완역 금병매 3

완역 금병매 3

$13.80
Description
음란과 인정(人情) 사이에서
인간 운명의 정곡을 찌르는 ‘천하제일기서’
중국의 대표적인 색정소설! 정작 내용은 도외시한 채 제목만으로, 그 위상만으로 설왕설래가 지극한 책이 『금병매』다. 『삼국지』 『서유기』 『수호전』과 함께 중국 4대 기서로 손꼽히는 『금병매』는 ‘천하제일기서’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데, 그만큼 4대 기서 중에서도 은밀하고도 기이한 서사가 매혹적임을 의미한다.
다른 3대 기서가 기존에 전승되어온 설화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웅호한이나 초인적인 인간의 삶을 그려낸 것과 달리, 『금병매』는 평범한 인간의 욕망과 날것의 삶을 세태 속에 녹여내는 현실 드라마다. 그렇듯 너무도 생생한 인물 묘사와 생활상 묘사 등 탁월한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당시 부패한 정치인의 적나라하고 변태적인 성생활을 풍자한 것으로 인해 『금병매』는 출간된 이후 청대에는 민간의 풍속을 해치는 음서로 낙인찍혀 출판과 유포가 금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병매』가 단순히 ‘성’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기만 하다면 그 생명력이 오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금병매』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 속에 ‘중국 명나라 시대의 사회사’가 들어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위로는 황제에서부터 밑으로는 하인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생활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마치 한 편의 기록영화를 보듯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아큐정전』으로 잘 알려진 루쉰(魯迅)은 『금병매』를 두고 명나라 때의 소설 가운데 인간의 세태를 가장 잘 표현한 ‘인정소설(人情小說)’이라고 평을 하였다. 이렇듯 음란(淫亂)과 인정(人情) 사이에서 극단의 평을 받는 『금병매』는 그간 노골적인 부분이 삭제된 축약본으로만 국내에 소개되어 왔다. 이번에 국내 최초 완역본으로 출간되는 『금병매』는 최고의 『금병매』 연구자로 꼽히는 강태권 교수의 노력의 결실이다. 역자는 그동안 삭제되었던 내용과 작품 속의 시詩와 사詞도 빠짐없이 번역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온전하게 작품을 감상하도록 했다. 비로소 천하제일기서의 진면목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저자

소소생

극단적으로칭찬과비판을동시에받는이작품의작가는표현의음란함으로인해자신의신분을밝히지않아후세의문학연구자들에게많은논란을던져주고있다.다만작품에산동지역방언이등장하는점으로봐서명나라중기의산동지역문인으로추정하고있다.

목차

제22화아,뜻하지않은일이려니009
서문경은몰래내왕의처를범하고,
춘매는정색하며이명을꾸짖네

제23화물따라흐르는가벼운복사꽃026
옥소가월랑의방을망보고,
금련은장춘오에서몰래엿듣네

제24화매화는매서운바람도두렵지않아051
진경제가대보름날밤에여인을희롱하고,
혜상이화가나내왕의부인을욕하네

제25화꿈속의사람을일깨우다074
손설아가밀애를이르고,
내왕이취해서서문경을비방하네

제26화청룡과백호가같이길을가니100
내왕은서주로쫓겨나고,
송혜련은부끄러워자살하다

제27화오늘같은인생이얼마나될까136
이병아가비취헌에서밀애를나누고,
반금련이취해서포도시렁을어지럽히다

제28화하루종일끊이지않는정165
진경제는신을가지고금련을희롱하고,
서문경은화가나소철아를때리다

제29화누가귀하고누가천한상인가186
오신선이집안사람들의관상을보고,
반금련은난탕(蘭湯)에서낮거리를하다
제30화때가되면녹슨무쇠도빛이나니218
내보가생일선물을운반하고,
서문경은아들을얻고벼슬에오르다

제31화낮만으로는즐거움이부족해243
금동이술병을숨겨옥소를놀리고,
서문경은잔치를벌이고축하주를마시다

제32화모든것은말못함속에있는법275
이계저는월랑의수양딸이되고,
응백작은임기응변으로응수하다

제33화서강의물로도부끄러움은씻을수없어301
진경제는열쇠를잃어버려벌로노래를하고,
한도국은놀아난부인때문에싸움을하다

출판사 서평

‘금병매’라는거울로‘인간의욕망’을읽다

소설은바로그시대를비추는거울이라고한다면,‘시대를비추는거울’로서의소설의역할,그진수가『금병매』라하겠다.현재『금병매』연구자들은이작품을단순히성문학의대표로평가하지않는다.명나라시대중국의참모습을그야말로제대로반영했다고여겨그작품성을인정하고있다.작자소소생은인간과사회의추악한면과어두운면을전체적으로통찰하고심각하게깨달은뒤이작품을썼다.인물의형상화에서도긍정적인물보다는부정적인물묘사에더치중함으로써독자들에게강렬한인상을심어준다.
서문경이채경에게뇌물을써관직을얻고난후축하연을벌이는장면에서는당시의음주문화를알수있고,이병아가죽었을때그녀의장례를치르는모습에서는그어느기록에서도찾아볼수없는명나라때의장례의식을보게된다.그밖에하인들의몸값,전당포에서의이자율,집값,명절의놀이들,종교의식,음식의종류,의상등을알수있다.세태소설로서의진면목이아닐수없다.
또한『금병매』는여성중심의세계를그려낸측면도있다.반금련과이병아,방춘매등과같은여인들의‘애정사’라는관점에서본다면분명히여성중심적인시각도있다.이러한관점에서보면,작품중에넘쳐흐르는‘성’의묘사는당시사회의모순과인간의정신상태를폭로하기위한수단이지결코그자체가목적은아니라고할수있다.작자소소생은반금련과춘매의죽음을통해과도한음욕을비판하고있으나,정상적이면서도절제가있는정욕은부정하지않는다.즉,적당한정욕의발설과그에따른만족은인간에게행복을가져다주지만,과도한음욕은생명을상하게할수도있다는보편타당의진리를확인시켜주는것이라하겠다.
작자소소생은당시사회에만연해있던부패와인간의모순,도덕의타락등을예리하게들추어내고인간사회의추악한면모를한폭의그림속에생생히펼쳐보여주었다.또한작품전반에유한한생명을가진인간의무한한욕망이대조적으로잘나타나있기도하다.독자들은『금병매』라는거울을통해우리들인간의적나라한욕망을보게될것이며,그로써역설적으로삶에서소중한것이무엇인지를나름의시각으로성찰하는기회를갖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