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영원으로 열리는 순간

김두현 신부는 사진 찍기를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속내를 담아 소통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다가 사진으로 빛을 담아내는 작업은 하느님의 빛을 통해 드러나는 우리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많은 사진 중에서도 대한민국, 미국, 싱가포르, 스페인, (저자가 특히 좋아하는) 캄보디아에서 찍은 소소한 일상의 사진들을 담았습니다. 그 사진들을 통해 우리 삶의 한복판에서 함께하시며, 모든 것을 통해 대화를 건네시는 하느님의 현존에 머무는 것은 어떨까요?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제1부’는 영신수련 ‘의식 성찰’의 단계에 따라 ‘감사 - 청원 - 성찰 - 새로남’의 순서로 구성되었습니다. 사진과 성경 말씀, 저자의 묵상을 통해 잠시 멈추어 머물면서, 삶을 하느님과 함께 돌아보고 기도하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제2부’는 ‘걷기’라는 주제로 산티아고 순례길과 해변, 그리고 모든 것이 멈추었던 코로나19 초기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쉼표, 둘’에서는 의식 성찰의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또 길을 걸으며 말씀을 묵상하고 사진으로 담아내는 피정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합니다.

우리는 ‘빨리빨리’와 ‘미래 일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일’에 익숙합니다. 그리하여 ‘오늘’을 또 ‘현재’를 충만히 살지 못합니다. 저자는 그런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려면, ‘쉼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문장 안의 쉼표는 흐름을 잠시 멈추고 숨 돌리게 하고, 그 뜻을 새롭게 바꾸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삶에서 쉼표는 우리가 하느님 안에 머물며 잠시 쉬게 해주고, 삶의 의미도 새롭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쉼에서, 우리는 무심코 지나쳐온 일상에서 우리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면서 하느님을 찾는, 영원으로 열리는 순간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김두현 신부의 사진과 묵상 글, 그리고 성경 말씀을 천천히 따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일상에 새겨진 사진과 묵상, 성경 말씀으로 자기만의 책 ‘쉼표’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인생의 사진첩에서 언제, 어떻게 하느님이 함께하셨는지, 이 책과 함께 그분의 손길과 현존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