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100년 전 신문으로 읽는 오늘의 인문학)

예나 지금이나 (100년 전 신문으로 읽는 오늘의 인문학)

$19.00
Description
『예나 지금이나』는 100년 전의 신문기사를 통해 당대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를 읽어내고 있다. 총 세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풍속, 2부는 교육, 3부는 정치 및 역사와 관련된 꼭지들이 묶여 있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꼭지들부터 시작하여, 후반부로 가면서 점차 짙어지는 망국의 그림자를 차근차근 해부해 가는 것이다. 특히 3부의 만민공동회 이야기를 읽다 보면 오늘날 한국의 현실과 겹쳐 보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2016년 가을의 현 상황에서 이 책은 애초의 기획 의도보다는 훨씬 더 강렬한 방식으로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라는 제목은 우리 삶의 면면이 시대를 초월하여 다 비슷비슷하다는 사실을 함축하는 한편으로, 당연히 달라지고 나아져야 할 부분들까지 똑같은 모습으로 답습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하고 있다.

후자의 현실을 새삼스럽게 상기하다 보면 아득한 절망감이 덮쳐오는 것도 사실. 하지만 해학의 ‘예나 지금이나’가 아닌 자조의 ‘예나 지금이나’만큼은 100년 뒤에까지 또 반복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100년 전의 역사를 오늘날의 역사와 나란히 놓고 읽어야 한다. 그리고 보다 다각적으로 읽어야 한다. 이 책이 열어 보여 주는 풍부한 기록들과 그 기록의 결을 읽어 내는 인문학적 통찰이 그러한 작업에 훌륭한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박성호

저자박성호는어렸을땐조종사가될줄알았다.고등학생땐작가가될줄알았다.대학와서는방송국에서PD같은걸하게되지싶었다.정신을차리고보니대학원에있었다.뒤늦게군대를다녀와졸업을하고보니어느덧서른을훌쩍넘겼다.그리고언제부턴가,‘직업’을‘희망’으로지정하지않게되었다.그저<메밀꽃필무렵>의허생원처럼봇짐둘러메고이곳저곳떠돌면서글을쓰고강의를할뿐이다.우연히글월장에서만난나귀(박성표)와이책을쓰다.

목차

서문

1부ㅣ조선의풍속과청춘

●1913벚꽃지다
●뚱뚱한건강모델
●방향을바꿀땐손깜빡이를켜시오
●아저씨,개이름이뭐에요?
●인천행기차는아홉시에떠나네,문명의그늘을향해
●권련권하는사회
●코리안타임
●BacktotheFuture
●못다이룬자주국방의꿈
●우리아이가어른이되려나봐요
●허세쩔던우리젊은날
●조선의썸타기
●‘얼개화’에서‘된장녀’까지
●이미인은누구인가?

2부ㅣ조선의교육과문화

●일본어조기교육
●너는앞으로장차무엇이되려고하니?
●감추지말고생각한대로서술하시오
●오직아내이자어머니일뿐
●착한사람이되어야지?
●조선의하믈렛트
●지나가는행인이말하기를……
●영원히고통받는대중문화
●잃어버린양서(良書)를찾아서
●오빠는풍각쟁이야
●KoreanmaninNewYork

3부ㅣ조선의정치와역사

●한국시민혁명의원형
●식민사관은어디서왔는가?
●도돌이표헬조선
●기록은기억을지배한다
●나는유사(類似)제국주의자로소이다
●일본군을위해의연금을모금합니다
●시일야방성대곡:왔노라,보았노라,목을놓아울었노라
●테디베어는따뜻했다,제국주의자에게는
●배반의언어
●진실된거짓말
●물밖으로나온한국
●친일의싹
●살림살이는좀나아지셨습니까?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망국시대’의생생한기록으로오늘을비추다!
옛신문으로떠나는구한말-일제강점기로의본격시간여행!!


열두살먹은아이가연설을하다가우리나라망하겠소말한마디에그아이도울고사방에듣던이들도다통곡하며눈물흘리었소.(?황성신문?,1898년11월8일자)

요사이서울형편은어떠한가?/서울형편말말게,기막히네./무엇이기가막히나?/나온다네,나온다네./무엇이나오는가?/통감이나온다네.내치든외교든다차지하고재정이나군사모두감독할통감부관제가이미반포되어통감이하70여명이나온다네./그러면할수없이망하였네./이사람꿈을꾸나?벌써망한지오래라네.(대한매일신보』1906년1월4일자)

2016년가을,거리로쏟아져나온사람들의머릿속에서‘망국’(亡國)이라는두글자를지울수있을까.이불길한단어가새겨진것은단순히국가의주요한정책이몇몇자격없는자들에의해결정되었기때문이아니라사적이익앞에깡그리무시되어버릴정도로허약한시스템,그것을가능케한도덕적해이,그리고그결과가우리삶의기반들을기어이허물어뜨리고말리라는것을절감한위기의식때문일것이다.우리는,이런시대에,살고있다.
그리멀지않은역사에그러한시대가있었다.바로대한제국말기다.일제는때로는은근하게,때로는노골적으로침략의야욕을드러내고있었고,조국은그에대처하기에는너무나도무력했다.그리고당시의한국인들은근대화에대한열망과식민에대한불안사이에서혼란스러워하며‘망국의감각’속에서자신들의삶을살아냈다.이책?예나지금이나:100년전신문으로읽는오늘의인문학?은?황성신문?,?매일신보?등구한말과일제강점기초기의신문기록을토대로당시한국사회가처한격랑과시련을,그리고한국인의생활세계와집단심성을생생하게그려낸책이다.페이스북페이지‘글월’(https://www.facebook.com/about.sentence/)에연재되었던글들을추려모은것으로,두저자는100년전활자들의골목길을누비며오늘날의우리에게말을걸어오는이야기들을신중하게건져올려맛깔나게다듬어냈다.
이책이처음기획될때만해도이렇게까지시국과긴밀하게맞닿을줄은누구도예상하지못했다.머리말에서밝힌것처럼,이책은구한말과일제강점기의역사를바라볼때갖는모종의“의무감”내지는“마음의부채”에서약간은벗어나과거와현재사이의‘친밀한’대화를시도하기위해집필된것이다.“마치카페에앉아대화하듯,서로먹고사는이야기,그리대단치도진지하지도않은이야기,때로는웃어넘길수있고때로는동정을보내기도하며혹은잠시상념에잠겨보게끔하는이야기”들을주고받다보면이시대에“피가돌고생기가흘러하나의살아있는‘표정’으로서우리앞에설수있게되지않을까”하는마음에서말이다.
하지만2016년가을의현상황에서이책은애초의기획의도보다는훨씬더강렬한방식으로독자들을만나게되었다.‘예나지금이나’라는제목은우리삶의면면이시대를초월하여다비슷비슷하다는사실을함축하는한편으로,당연히달라지고나아져야할부분들까지똑같은모습으로답습되고있다는사실을고발하고있다.후자의현실을새삼스럽게상기하다보면아득한절망감이덮쳐오는것도사실.하지만해학의‘예나지금이나’가아닌자조의‘예나지금이나’만큼은100년뒤에까지또반복되어서는안되지않겠는가.한발자국이라도더나아가기위해,우리는100년전의역사를오늘날의역사와나란히놓고읽어야한다.그리고보다다각적으로읽어야한다.이책이열어보여주는풍부한기록들과그기록의결을읽어내는인문학적통찰이그러한작업에훌륭한단초가되리라믿는다.

1898년가을의만민공동회와2016년가을의촛불시위

이책은세개의부로구성되어있으며,1부는풍속,2부는교육,3부는정치및역사와관련된꼭지들이묶여있다.조금은가벼운마음으로읽을수있는꼭지들부터시작하여,후반부로가면서점차짙어지는망국의그림자를차근차근해부해가는것이다.특히3부의만민공동회이야기를읽다보면오늘날한국의현실과겹쳐보이지않을도리가없다.
1898년3월,부산영도를러시아에조차한정부의결정에항의하면서처음시작된만민공동회는10월에‘헌의6조’를채택하여고종황제에게올리기에이른다.고종은이를기꺼이받아들였고자신이5개조항을덧붙여총11개의조항을시행할것을천명하였으나,이내독립협회간부들을역모혐의를씌워잡아들이고조항시행을백지화한다.이에대한11월의항의집회가바로만민공동회의하이라이트였다.사람들은밤새내린차가운비에도꿋꿋이자리를지킨다.나무장수는장작을,과일장수는과일을보내온다.시골아낙은콩나물판돈을,걸인은하루동안구걸한돈을,아홉살배기소년도아버지에게받은용돈을내놓는다.백성에게총칼을겨눌수없다며도망가는군인도있고,백성들을막아서는안된다고사직서를내는관료도있다.하지만이러한저항의대가로돌아온것은결국황국협회를앞세운폭력진압과민간집회에대한전면금지조치였고,대한제국은이후차근차근몰락의길을걷는다.한국가의최고권력이약속을지키지않았고,그에항의하는사람들을찍어눌렀다.공적언어의신뢰성에치명적인금이갔을때의결과를작금의우리는너무도잘알고있다.우리는지금‘그곳’에서흘러나오는말들을아무도,또아무것도믿지않는다.
만민공동회이후로을사조약이체결되기까지,그리고그이후에도한국사회는위기와절망사이를왔다갔다했고,이는다양한신문기사의내용과논조에도잘드러난다.폴란드망국사를다룬책을읽은기자가꿈에서폴란드인을만나“너희는왜그렇게멍청하게당하고사느냐”라고질책하다가“너희도곧그렇게될것이다”라는역공(?)을당했다는이야기가기사의형태로실리는가하면,을사조약체결후자결한민영환의방에서그의피를먹고자랐다는대나무이야기가신문을통해확대재생산되면서급기야특집페이지가만들어지기에이른다.가쓰라-태프트밀약의존재는까맣게모른채미국에대한기대감을담아루스벨트대통령딸의관광방한에온갖환대를다하는모습을그린기사도있고,노심초사나라를걱정하는해외유학생의기고도있다.이책은이러한다양한기사들을통해망국을전후한시대를살아가는한국인들의치열한고민,그리고그고민의한계를적나라하게드러내보여준다.

알고보니예전에도참여전했던세계

애초의기획의도에충실한비교적가벼운읽을거리들도많다.읽지도못하는영자신문을외투호주머니에잘보이게꽂고선허세를부리는청년이라든가데이트중에‘쉬었다가자’라고꼬드기는남자이야기를읽다보면정말“예나지금이나”라는(한숨섞인?)대사가절로나온다.김동인이잡지지면에서벌인,구차하기그지없는‘문학비평자격논쟁’은오늘날의‘키보드배틀’과다를바가없다.
그보다는좀더진지한이야기.수십년간여러다른형태를빌려반복되어온(하지만이제는그에대한비판도그만큼커진)‘노(오)력담론’이라든가‘패기도없이편한것만찾으려는젊은이들’에대한질책등도이미한세기전부터존재하던것이었다.여기에여성에대한차별이야기를빼놓을수있으랴.여성들도‘개화’되어야한다고그렇게열심히주장하면서도자신들이그어놓은선을넘어서려는여성에대해서는‘얼개화’(어설픈개화)딱지를붙이는모습은영락없이‘오빠가허락한페미니즘’의100년전버전이다.정말지긋지긋한‘예나지금이다’다.
이외에도이책에는신문기사에서발견한그시대‘삶’의소소한면면들이다채롭게펼쳐져있다.벚꽃을보러우이동에모인인파,개를기르려면목에이름표를달라는정부시책과그에대한격렬한반발,경인선의개통과철도가바꾼시간감각,전차회사가자사창고에서연‘음란’활동사진상영회,빼곡한광고들사이에서조금이라도눈에더띄려는‘티저’광고등등…….이러한미시사의퍼즐조각하나하나가모여그려내는큰그림이바로저자가말하는그시대의‘표정’이아닐까.
다시,그러한시대의표정을짓게하는것은결국‘정치’다.그렇기에이책은한시대의표정을읽어내고그이면을보기위해때로는드론처럼,때로는돋보기처럼시선을자유롭게전환하는것이다.그러한저자의시선을따라가면서자연스럽게만나게되는질문과고민들을통해독자들은스스로의삶과그삶을만들어낸정치에대해한번더생각해볼기회를갖게될것이다.자,그렇다면우리의간난한삶과권력의추악함이절대별개의것이아니었음이만천하에폭로된2016년의표정은어떤것일까.우리는그표정을어떻게변화시켜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