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 (미하일 바흐친과 생성의 사유)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 (미하일 바흐친과 생성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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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바흐친의 사유를 통해 바라본 문화와 반문화의 동력학!!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은 저자가 2009년 러시아인문학대학교 예술사대학 ‘문화의 이론과 역사학과’에 제출했던 박사학위 논문 「바흐친의 저술에 나타난 문화 동력학의 문제들」을 저본으로 삼아 수정·보완한 것으로, 바흐친과 그의 사상을 재조명한다. 주로 한국 문학과 문화 이론에 호출되던 바흐친은 구소련 출신의 러시아 이론가로 대화주의와 다성악, 민중문화에 관한 저술로 잘 알려져 있다. ‘웃음문학’, ‘민중성’, ‘크로노토프’ 등으로 표지되는 그의 주요 개념들은 한때 학술논문의 분석적 도구나 이론적 프리즘으로 빈번히 사용되었으며, 인문학자들이 필수적으로 독파해야 하는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란 ‘이념과 사상 및 물질생활의 공유’라는 사전적 정의와 달리 그렇게 성립된 문화의 경계를 스스로 내파(內破)하는 힘이며, 문화의 역동성은 그 힘을 이론적으로 간취(看取)할 때 유의미하게 드러난다는 것이 이 책의 대략적인 내용으로, 저자는 문화들 간의 충돌과 이행, 변이를 ‘생성력’이라는 관점에서 이론화했다.
저자

최진석

저자최진석은수유너머104연구원,문학평론가.서울대학교노어노문학과를졸업한뒤같은대학원에서러시아근대문학비평사연구로석사학위를받고,2009년러시아인문학대학교에서문화와반(反)문화의역동성을주제로문화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이화여대HK연구교수로일하고있으며,여러곳에서연구와강의를이어가고있다.함께지은책으로『국가를생각하다』,『불온한인문학』,『문화정치학의영토들』,『코뮨주의선언』등이있고,옮긴책으로『누가들뢰즈와가타리를두려워하는가?』,『해체와파괴』,『레닌과미래의혁명』(공역),『러시아문화사강의』(공역)등이있다.

목차

서문ㆍ다시돌아올‘사건의책’을위하여

1장_변경의삶과사유
혁명의세기와‘현실너머’?
바흐친서클,혹은우정의정원
첫저작과체포,유형의시절
문학의사유,또는사유로서의문학
만년의영광,끝나지않은대화

2장_응답으로서의삶
전환기의감성과위기의식
현대,분열된세계상
칸트?:초월적도덕이삶을구원할것인가?
신칸트주의:문화의이념은윤리를대신할것인가?
개성과책임,또는일상행위의구조

3장_행위의철학,관여의존재론
체험의유일성과세계에대한응답
삶,또는체험과사건
행위와사건,제1철학의새로운지평
사건화,함께-있음의크로노토프
행위와사건,그리고삶의윤리학
청년바흐친의윤리학과건축학

4장_타자성의미학과윤리학
외부,타자를사유하기위한고리
타자,나의바깥에있는자의존재론과미학
작가와주인공,혹은타자성의안과밖
타자화와주체화의존재론적역동
경계이월,타자를향한이행의힘
대화주의,타자를향한사건
관계와생성을향하여

5장_무의식의사회학
무의식의문제설정
러시아와정신분석,무의식담론의논쟁사
『프로이트주의』의안과밖
일상의이데올로기,또는무의식의귀환
사회적무의식과정치적차원으로의개방

6장_외부성의언어학과문학
바흐친소설론의기원
발화와사건,명령-어로서의말
언어학의외부,이데올로기와사회적인것
일상적이데올로기와문화?-삶의생산
장르와스타일,헤테로글로시아의동력학
문학,대화화와소설화의역사
유물론적문학사와사유의운동

7장_민중과시뮬라크르
『라블레론』의역사
이미지,시뮬라크르와스타일
근대의포획장치들
민중,변형과이행의존재론
경계없는탈주와위반의정치학
민중이라는신화,그매혹과위험을넘어서

8장_인간너머의민중
민중의미스터리
민중성의세요소
인간없는민중,생성의사건을위하여

9장_그로테스크리얼리즘
생성의프리즘으로
그로테스크의문제설정
카니발,생성하는힘의세계
생성,문화와반문화를넘어서
유쾌한상대성,혹은절멸없는삶의기쁨
비근대와탈근대의동력학

10장_카오스모스,또는시간의카니발
바흐친사유의정치철학적전회
힘의일원론과존재의통일성
진리와생산,지형학적하부의논리
문화와반문화,또는강도의유형학
소수성의정치학과반(反)문화의동력학
민중의타자성,혹은반정치의정치학을위하여

11장_‘거대한시간’,그날은언제오는가?
생성력,사유의거미집
바흐친에저항하는바흐친
문화와반문화,어떻게좋은만남을만들것인가?

보론_안티-바흐친,사유의성좌를넘어서
제도와반제도의길항,바흐친연구의성립사
사유의위기와그결과들
제도화,혹은박제가된사유
정전화,마침내사유의위기가!
생성하는힘,문화란무엇인가?
안티-바흐친,사유의전화를위한조건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바흐친,신화가된사유의귀환!!
생성력의관점에서바라본바흐친의문화-반(反)문화의동력학!

문학및문화운동이한국지식사회의주된흐름을형성했던1980년대,문예학자로국내에소개된‘미하일바흐친’(MikhailBakhtin)은독일고전철학과고전주의문학비평으로중무장한루카치와나란히,혹은그의‘대항마’로내세워진각광받는이론가중한명이었다.주로한국문학과문화이론에호출되던바흐친은구소련출신의러시아이론가로대화주의와다성악,민중문화에관한저술로잘알려져있다.‘웃음문학’,‘민중성’,‘크로노토프’등으로표지되는그의주요개념들은한때학술논문의분석적도구나이론적프리즘으로빈번히사용되었으며,인문학자들이필수적으로독파해야하는방법론으로자리잡았다.여기에반공과억압으로점철된1980~1990년대한국에서바흐친이명성을얻고그의저작상당수가번역되었음을떠올려본다면,‘지난세기’에바흐친이라는이름을무시하고근대사유의지평을논하는것은매우부자연스러운일이었다.그러나21세기이후서구는물론국내의비평적논의에서바흐친이직접적으로거론되는일은아주드물다.지난1980년대이래,한국사회의정치적해빙이란조류와함께모든비평과이론의시작점이었던‘민중’과‘해방’의아우라를등에업고유입된바흐친의물결은,어느연구자의말을빌리자면‘부실한이해’와‘지적유행’그리고‘오독’속에표류하다끝내난파해버린실정이다.문학비평이나문화연구,철학적사유를위해한번쯤훑어봐야한다는바흐친의당위성은여전히공유되고있지만,한때‘바흐친산업’,‘바흐친르네상스’라표현되었던그의신화는분명흐려진듯하다.

구성된것으로서의문화적현실을폭파하라!

『민중과그로테스크의문화정치학』은이렇듯그중요성에비해소홀히다루어지고있는바흐친과그의사상을재조명한다.이책은저자가2009년러시아인문학대학교예술사대학‘문화의이론과역사학과’(kafedrateoriiiistoriikul’tury)에제출했던박사학위논문?바흐친의저술에나타난문화동력학의문제들?(“Problemydinamikikul’turyvrabotakhM.M.Bakhtina”)을저본으로삼아수정·보완한것이다.문화란‘이념과사상및물질생활의공유’라는사전적정의와달리그렇게성립된문화의경계를스스로내파(內破)하는힘이며,문화의역동성은그힘을이론적으로간취(看取)할때유의미하게드러난다는것이이책의대략적인내용으로,저자는문화들간의충돌과이행,변이를‘생성력’이라는관점에서이론화했다.
생성력이란근대적논리범주나개념틀에의해서는정확히포착되지않는원초적이며근원적인힘을일컫는말로,바흐친은이를『프랑수아라블레의작품과중세및르네상스의민중문화』(1965)에서문화의구성및해체에관여하는근본동력으로제안했다.바흐친에게문학이란단지글로쓰인제도의반영이아니라실제로약동하는삶의표현,특히민중적‘말’(discourse)이표현하는힘이다.이는국민/민족문학의범주에갇힌근대문학의한지류가아니라제도와형식을넘는문학의가장원대한힘이고,궁극적으로문학이라는틀자체마저도넘어서는원동력이라할수있다.근대문학자체가고전문학으로부터약동하는힘을빌려새롭게전면화된문학적생성력의표현이었고,근대문학역시그이후의문학에의해동일한파열과생성의장으로나아가야한다는것이바로바흐친의사상이며문화는그전과정에대한총칭적이름인셈이다.
또한바흐친에게있어생성력은현실을문화적인것으로구성하는동시에이미구성된문화적현실을폭파시켜새로운변화를촉발하는힘으로규정된다.『민중과그로테스크의문화정치학』은바흐친의전체저작에나타난생성력의개념적단초들을추적하는한편,생성력과연관되는그의여러개념들―‘대화’,‘민중’,‘웃음’,‘카니발’등을현대적사유의여러문제의식과엮어논의한다.들뢰즈가니체를빌려제시했던‘생성’과네그리의‘다중’(multitude)및‘소수성의정치학’등이그예다.이와같은이론적틀에서이책의내용을항목화하여간략히요약하면다음과같다.

ㆍ외부,타자를사유하기위한고리
바흐친의대표적개념으로서‘외부성’은문화현상의역동적차원을고려하는데필수적이다.이는초기바흐친에게부각되었던‘타자’의문제의식을‘이행과변환의능력’과연계해정의해준다.타자는지금-여기에서작동하는외부적힘으로규정될수있고,문화는이외부와만남으로써현재의의미와미래의변환가능성도갖기때문이다.이와더불어바흐친연구에서배제되었던‘무의식’이나‘욕망’등은생성의문제를해명하는열쇠로부각된다.

ㆍ욕망의흐름
위와같은이유로욕망이생성력의다양한표현형식들가운데포착된다.욕망은(탈)현대적사유의중심문제로제기되어온바,바흐친사유에서도동일한지점들이관찰되어왔으며,특히『프랑수아라블레의작품과중세및르네상스의민중문화』는그자체로‘욕망의흐름’에관한서사로읽을수있다.이때욕망의흐름이란본질적으로비(非)인칭적이고,전(前)인칭적인힘,생성적운동을가리킨다.하지만이것이현실의차원에서실현되기위해서는구체적인방향성을지녀야하며,문화적의례나문학텍스트는그전형적인현상들이다.바흐친은‘카니발’이란개념으로이현상들을담아내고자했다.

ㆍ라블레적그로테스크
라블레소설의주요모티브들인‘비하’(卑下)나‘육화’(肉化)의이미지는엄숙하고공식화된문화의틀을깨뜨리고,만물을상대화해소생시키는힘의순환과정이다.중요한점은특정한문화제도가파괴되거나새로생겨난다는게아니라,오히려그러한파괴와구성의과정이생성력이라는단일한힘의표현으로서반복적으로실현된다는점이다.

ㆍ카니발,생성하는힘의세계
바흐친의주요관심사는생성하는힘의해명이었으며,그의문학론역시동일한차원에서설명될수있다.생성력은현실의다양한구체적형식들을통해드러나는데,중세및르네상스의다양한민중연희와함께문학텍스트는명료하게형식화된표현물이었다.고급문학으로부터민중문학까지,현실에대한비판적개입의형태로나타나는문학텍스트는언제나카니발화를통해드러난다.그것은이미정형화된문화적·문학적틀을와해시키고새로운틀을만듦으로써현실에대해낯설지만창조적인관계를재구성하는과정이다.이때,바흐친이카니발화의배경으로제시하는‘민중’의이미지는구체적인인격체라기보다문화의해체/구성을주도하는경향성이며,‘주체화’라는이행적흐름을통해서만파악될수있다.

ㆍ문화와반(反)문화의동력학
문화에관한바흐친사유의핵심은다원론속의일원론,혹은일원론속의다원론이다.상호환원되지않는고유한형식으로서문화적표현형식들?카니발,관습,규약,제도등은사실단하나의유일한힘이서로다른방식으로불리는이름들에지나지않기때문이다.저마다의고유성을상실하지않는다양한표현형식들이존재한다는사실과아울러,그형식들이발생하고성장하며사멸하도록추동하는,그리고마침내새롭게재생될수있도록촉발하는유일한원천이있음을인식한다면,‘오직생성중인것만이유일하게실재적’이라는테제에동의할수있을것이다.또한모든문화적장에내재하는이른바반(反)문화적요소들이실제로는해당문화의해체를촉진하는동시에또다른문화가탄생할수있도록자극하는근원임을쉽게이해할수있다.따라서문화에관한바흐친의사유는궁극적으로문화와반(反)문화의역동성에관한것임을확인할수있다.이때새로태어나는문화는항상기존문화의경계를깨뜨리며저항한다는의미에서‘정치적’성향을띠는게당연하며,이로부터정치의문제가문화와문학의주요한의제로설정되는것은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