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나스와 정치적인 것 (타자 윤리의 정치철학적 함의)

레비나스와 정치적인 것 (타자 윤리의 정치철학적 함의)

$18.00
Description
‘타자의 철학자’로 불리는 에마뉘엘 레비나스. 그 자신이 철학의 제1과제로 ‘존재’가 아닌 ‘윤리’를 꼽았던 만큼, 그를 독해하는 여러 방식 중에서도 윤리에 방점을 찍은 시각이 대세를 이루는 것은 필연적이고도 또 온당하다. 이 책 『레비나스와 정치적인 것: 타자 윤리의 정치철학적 함의』는 이러한 기존의 논의에 발 딛고, 그로부터 한 발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레비나스에게 정치란 있는가?”, “레비나스의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이 책은 레비나스의 ‘정치’ 사유를 주제적으로 탐구하려는 최초의 시도로서 ‘윤리’를 통해 정치의 공간과 개념을 새롭게 경계 짓고 또 넘어설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

김도형

부산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부산대,부경대,인제대등에서강의하고있다.주요논문으로는「레비나스의정의론연구:정의의아포리,코나투스를넘어타인의선으로」,「레비나스의인권론연구:타인의권리그리고타인의인간주의에관하여」,「레비나스와페미니즘간의대화(1):레비나스에서여성의문제」등이있고,옮긴책으로는『신,죽음그리고시간』(2013),『전체성과무한:외재성에대한에세이』(2018)등의공역서가있다.

목차

1장_들어가면서:레비나스철학에서의정치

2장_레비나스정치사유의토대
타자와타자의얼굴|그자신에내맡겨진정치|윤리와정치

3장_레비나스의정의론:어려운정의
『전체성과무한』의정의관|『존재와달리또는존재성을넘어』의정의관|정의의아포리

4장_레비나스의인권론:타인의권리
근대인권론비판|타인의권리로서의인권|타인의휴머니즘

5장_레비나스와정치
레비나스적정치|레비나스적평화|레비나스에대한문제제기

6장_나가면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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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타자에대한책임으로정치를갱신하라!
레비나스의‘윤리’속에서길어낸‘정치적인것’의의미와가능성

‘타자의철학자’로불리는에마뉘엘레비나스.그자신이철학의제1과제로‘존재’가아닌‘윤리’를꼽았던만큼,그를독해하는여러방식중에서도윤리에방점을찍은시각이대세를이루는것은필연적이고도또온당하다.『레비나스와정치적인것:타자윤리의정치철학적함의』는이러한기존의논의에발딛고,그로부터한발더나아가다음과같이질문한다.“레비나스에게정치란있는가?”,“레비나스의정치란무엇인가?”라고.

이책은레비나스의‘정치’사유를주제적으로탐구하려는최초의시도다.그린비출판사레비나스선집중『신,죽음그리고시간』과『전체성과무한』의번역자로참여한김도형은이책을통해레비나스에게있어‘정치적인것’의자리를모색한다.그것은레비나스의정치사유가인간성의회복과공동체의재건을도모하려는우리의노력에,낡은의미의정치가붕괴되고더이상불가능해진상황에서새로운사유를시작하려는우리의기획에하나의단초를제공할수있다고믿기때문이다.

레비나스의사유속에는한편으론국가,법,제도,중립성등으로드러나는정치와그정치적실천이,다른한편으론책임,환대,대신함으로대변되는혁명적정치의근원이동시에놓여있다.레비나스정치가가진새로운가능성을발견할수있는것도바로이지점이다.국가의폭정이나익명적보편성에맞서는가운데,타자의유일성,윤리의우선성,평화에대한새로운발상으로부터정치의공간과개념을새롭게경계짓고또넘어설수있는단초를,또그필요성을이해할수있게되는것이다.이책은그러한작업을위한초석으로서레비나스사유의독해와그실천적적용에있어하나의새로운문을열어젖힌다.

윤리의지평에서정치를재사유하다

리처드로티는레비나스의철학이민주주의적현실정치와결코화해할수없다고단언한바있다.무한과외재성에대한그의사유가‘비현실적’이라는이유에서다.레비나스가내세우는타자에대한아나키적책임,그리고윤리에기초한정치가결코현실속에온전히자리잡을수없다는점에서로티의주장은일견정당하다고할수있을것이다.그러나레비나스철학의중심에윤리가놓여있고윤리를통해정치의정당화를요구한다고해서그가정치내지국가의존재를무시하거나부정한것은결코아니다.레비나스가문제삼는것은자아의중심성을대체하고나의정체성을의문시하는윤리적명령이없다면,정치는일정정도확장되는자기이해의계산으로남을수밖에없다는사실이기때문이다.

레비나스정치철학의독특성은윤리의지평에서정치를재(再)사유한다는데에,구체적으로는타자에대한책임속에서종래의정치적인것을재발견하려한다는데있다.레비나스에게정치의출발점은타자에대한책임과유관한데,이것이의미하는바는정치란단순히윤리외부에서구성될수없다는것이다.이런맥락에서이책은레비나스정치철학의근간을이루는여러요소들을검토하는것에서시작하여,‘정의’와‘인권’에대한그의새로운해석을면밀히고찰하고있다.그리고이를토대로레비나스적정치,소위윤리적정치가무엇일수있는지를그려본후,레비나스철학이가지고있는한계와그의의를몇몇관점에서조망하고있다.

형식상의평등과합법성을넘어서

레비나스의정의론은그의타자론에기초해있다.타자성을중심으로하는그의패러다임은고립된주체모델과완전히다르다.자유주의가상호성과그형식상의평등성을주장하는데반해,레비나스는비대칭성및나에대한타자의우위를이야기한다.레비나스는‘타자에대한책임으로서의정의’라는자신의독특한정의관을표명한다.레비나스가정의를타자와맺는대면적관계로등치시킴으로써강조하는것은정의는타자의부름에대한직접적인응답이라는점,다시말해타자의호소와나의책임이라는대화적상황을지시한다는점이다.이같은주장의초점은개인을원자적실체로놓는자유주의의관점을윤리를앞세운관계론적관점에서비판하는데있다.

자유주의적정의이론이본연적인나의권리를요구하고그럼으로써발생하는다수의‘나들’의권리를공정하게중재하는데서성립한다면,레비나스의정의이론은타인의호소에서정의의근원적의미를발견한다.레비나스의강조점은정의와법적시스템을구분한다는데,정의는형식적인합법성이상의것을요구한다는데있다.레비나스정의론의특색은타인에대한책임으로부터정의의요구가발생한다는점,나아가정치의보편성의영역밑에타인에대한책임이이미성립해있다는점을내세운다는데에있다.이럴때정의는단순한필요성에의존하는것이아니라타인에대한책임으로,즉타인의고통에대한염려와주의로서,타인에대한행위로서만가능할것이다.더욱이타인이처한상황과그의처지가내가이미차지하고있는자리와필연적으로관련을맺는다면,이정의로부터나는결코사면될수없다.우리는타인의부름에응답해야할책임이있으며,어느누구도이책임에서벗어날수없다.우리가타인의부름을무시하거나거부할수는있겠지만,이것은오히려책임의실재성을확인시켜줄뿐이다.


인권―타자의긴급하고절박한요구에응답하기

레비나스는근대인권담론이가능케했던인간해방과인간평등에대한요구를존중하면서도,현대의관점에서그것을비판적으로분석한다.모든인간은동등한권리의소유자라는평등의식의내면에는자신의권리추구의정당성을인정받으려는욕구가,자기자신을소유하고지배하려는‘동일자의제국주의’가놓여있다는것이그의진단이다.레비나스인권론의핵심은그가인권을‘타자의권리’로내세운다는데있다.인권의주체는보편적인간이아니라구체적인간,비교불가능한유일한인간,더정확히는요구하고명령하는타자다.

레비나스는“인간의권리는절대적으로그리고근원적으로타인속에서만다른인간의권리로서의미를갖는다”라고말한다.그리고인권이그중요성과의미를획득하는‘근원적경험’으로되돌아가야한다고강조한다.그경험이란곧타자와의대면,그러니까타자가나에게권리를주장하고나의책임을요구하는상황에대한경험이다.이런방향성이왜권리의담지자가책임을지는자와단순히교환될수없는것인지를보여준다.그리고권리의이비대칭적구조야말로레비나스인권담론의간과할수없는중요한부분일것이다.

그의인권담론은권리일반에서타자의권리로강조점을옮겨놓음으로써인권을보호한다는것이의미하는바를새롭게혹은그근원에서질문케한다.그래서부각되는것은바로타자의요구가갖는긴급성과절박성일것이다.구체적만남속에서출현하는구체적타자의권리를보호하는일은법적보편성의영역에서완전히성취될수있는것도,정치적현실을고려한후에비로소논의될수있는것도아니다.타자의헐벗음과굶주림은언제나과도하며,즉각적인응답을요구하기때문이다.인권이매우긴급하고의미를가지게되는것은그런극단적인상황에서이다.
한편으로는이주노동자,결혼이민자,탈북자,난민으로대표되는우리집단외부의타자들이,다른한편으로는성소수자,장애인,여성처럼집단내부에있지만감춰졌던타자들이우리앞에모습을드러내고있는현실이다.이러한타자들과의관계맺음에있어,이들의자리를찾아줌에있어소위‘정치공학’에머물거나‘공정한중재의프레임’에갇히기일쑤인‘정치적해결책’만으로문제를해결할수있으리라고기대하는것은‘윤리적호소’에만의존하는것못지않게순진한것이아닐까.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타자윤리를정교화하고그것을일상과정치에섬세하게적용하여정치의공간을새롭게경계짓는일일것이다.레비나스의철학이.그리고이책이그러한작업을위한발판이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