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다고지 (50주년 기념판) -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5

페다고지 (50주년 기념판) -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5

$15.13
저자

파울루프레이리

(PauloFreire,1921~1997)
교육의궁극적인목표는인간해방임을알리고,평생을통해이를실천한20세기의대표적인교육사상가.브라질의빈민지역헤시피에서태어나어린시절부터가난하고억눌린사람들을보아온프레이리에게민중의굶주림과고통은언제나해방의과제였다.문맹퇴치교육을통해전세계의피억압민중스스로가사회적·정치적자각을얻을수있도록힘썼던그는,1950년대에는농민들에게글을가르치는과정에서일상적인용어와생각을이용해교육하는것이아주효과적이라는점을깨닫고나름의방법을개발하였는데,당시그가가르친학생들은대부분30시간의교육만받고서도글을읽고쓸수있었다.1964년군사정권이들어서자체제전복혐의로투옥되었고,석방된뒤에는1979년까지망명생활을하면서전세계28개대학에서명예교수를지냈다.
프레이리는경제적으로무력하고정치적으로소외된사람들의상태를‘침묵의문화’라고규정하고,이를영속화시키는역할을하는교육제도대신인간화교육의필요성을강조했다.기존의교육을사회의질서에순응케만드는‘은행저금식교육’이라고비난하며‘문제제기식교육’을역설한것도같은맥락에서나온주장이다.가난하고억눌린사람들의입장에서있었던그의교육철학은『페다고지』이외에도『교육과의식화』『프레이리의교사론』등그가쓴20여권의책에담겨있다.

목차

50주년기념판발간에부쳐/도나우두마세두
저자서문

제1장
피억압자를위한교육의정당성/억압자와피억압자의모순및그것을극복하는방법/억압과억
압자/억압과피억압자/해방:선물이나자기성취가아닌상호과정

제2장
억압의도구로이용되는‘은행저금식’교육개념,그전제와비판/해방의도구로이용되는문제
제기식교육개념,그전제/‘은행저금식’교육개념과교사-학생모순/문제제기식교육개념과교사-학생모순의해소/세계를매개로하는상호과정/미완성의존재로서의인간,미완성의의식,완성에이르려는노력

제3장
대화:자유를실천하는교육의본질/대화와토론/대화와교육내용의모색/인간-세계의관
계,‘생성적주제’,자유를실천하는교육내용/‘생성적주제’의탐구와그방법론/‘생성적주제’의탐구를통한비판적의식의자각/탐구의여러단계

제4장
반(反)대화와대화:대립하는문화행동이론의두가지토대,억압도구로서의반대화와해방도구로서의대화/반대화적행동이론과그특징:정복,분할통치,조작,문화침략/대화적행동이론과그특징:협동,단결,조직,문화통합

“투쟁은계속된다”(Alutacontinua):『페다고지』후기/이라숄
현대학자들과의인터뷰
1970년영어판초판머리말

출판사 서평

아직‘자유의실천’이되지못한교육

여전히많은사람들이교육의중립을이야기한다.전교조가처음결성될때도사람들은“학생들이중립적인사고를하도록인도해야지의식화하는것은편향된교육”이라말하며“인간화교육”을외치는많은교사들을강단에서몰아냈다.그러나1970년에발간된『페다고지』초판의서문을쓴리처드숄은이렇게말한다.“교육과정에서중립적인것이란없다.교육은젊은세대를기존체계의논리에통합시키고따르도록만드는도구로기능하거나,그렇지않으면‘자유의실천’으로서현실에대해비판적이고창조적으로대응하고세계의변혁에참여하는방법을발견하기위한수단으로기능할뿐이다.”
교육이궁극적으로목표하는것이무엇인가?다수의아이들을희생시켜서라도소수의아이들이더나은계층으로편입하도록도와주는것인가?아니면아이들하나하나가진정한한사람의“인간”으로자라게하는것인가?이질문의답은의심의여지없이명확해보이지만현실은그답과는반대의길을가고있다.대학입학이이후의삶을결정하는중요한요소가되고,서울대와비서울대,명문대와비명문대,대졸자와비대졸자가끊임없이구분되는사회에서행해지는교육의목표가무엇인지는자명하다.그리고이런사회분위기속에서도“인간화교육”(인간화는프레이리교육철학의주요개념이기도하다)을외치는선생님들은무능력한선생님으로간주되고있다.
프레이리는『페다고지』에서억압자의교육에서는학생들이세계바깥에있는하나의대상이되어사물로전락하는반면,피억압자의교육에서는학생들이세계속에서세계와더불어한인격체가된다고말한다.그리고이렇게학생들과교사들이세계속에서주체와주체로만날때교육은비로소‘자유의실천’이된다고역설한다.


여전히존재하는억압과피억압

프레이리는말년에무한경쟁을추구하는신자유주의사상이팽배하고있는것을우려했다.그가『페다고지』50주년기념판에서문을쓴도나우두마세두매사추세츠대학교수와함께작업한책에서한말을들어보자.

“우리는금세기말(20세기말)에전개되고있는신자유주의적숙명론,즉다수의삶을희생시키면서소수가대부분의이득을취하는시장윤리에대해결단코반대해야만한다.이것은바꿔말해서경쟁할수없는자는죽는다는윤리다.그것은잘못된윤리며,사실상윤리가부재한윤리다.나는계속인간으로서살아갈것을주장한다.”(PauloFreireandDonaldoMacedo,「IdeologyMatters」)

프레이리의사망후신자유주의가세계를휩쓴속도는가히상상이상이었다.그리고우리사회에서는기회의평등속에자유로운경쟁이라는원리가만고불변의진리로굳어진듯하다.하지만기회의균등과자유경쟁이과연의미있는구호일까?
물론눈에보이는억압은사라졌다.그러나프레이리는계급이없어졌다고이제그런구분은무의미하다고말하는사람들에게“브라질북동부의어느가족이쓰레기더미에서먹을거리를찾고,잘려진사람의가슴살덩이를일요일점심으로먹을만큼끔찍한생활조건에대해서는무시할수없을것”이라고말한바있다.프레이리가이책에서언급하고있는것처럼다음과같은신화가여전히힘을발휘하는한누구도이제억압은사라졌다고쉽게말할수없을것이다.“모든사람이원하는대로자유롭게일하며,따라서직장상사가마음에들지않으면언제든직장을떠나다른일자리를찾을수있다는신화,근면하기만하면누구나기업가가될수있다는신화,노점상도대규모공장주에못지않은기업가라는신화,모든초등학생중에대학까지진학하는학생은극히일부인데도교육의보편적권리가보장되고있다는신화,‘내가누군지알아?’하는식의말이여전히통용되고있음에도불구하고모든개인이평등하다는신화,……억압자는근면하며피억압자는게으르고부정직하다는신화,피억압자는본성적으로열등하며억압자는우월하다는신화……”.
우리의현실은여전히『페다고지』의사상을필요로한다.더많은사람들이인간다움을회복하여보다사랑하기쉬운세상을다함께만들어가길바랐던프레이리의염원은여전히유효한것이다.

희망을주는교육학,『페다고지』

우리는무한경쟁의시장속에내던져져있고,우리의아이들은여전히입시지옥속에서괴로워하고있다.대화적인교육을실천하기엔아직도교사대학생의비율은턱없이높고,문제제기식교육을실천하기엔교사들을억압하는환경이너무나공고하며,프레이리가말한대로세계를이름짓는주체로학생들을거듭나게하는의식화교육은아직도빨간색을연상시킨다.하지만바로이런이유때문에역설적이게도우리는『페다고지』를‘희망의교육학’으로부를수있다.
한사회의미래는자라나는아이들에게서볼수있다.지금의우리아이들에게서볼수있는우리의미래는어떤모습인가?무한경쟁속에서친구를누르고명문대에진학하는것만이인생의목표가되어버린아이들,돈만을인생에서쟁취해야할가장큰가치로아는아이들,이런아이들에게인간과세계에대한따스한시선을기대한다는게과연가능한일일까?아이들은어른을보고자란다.어른들은아이들의끔찍한폭력과이기심에혀를차지만아이들을그렇게만든책임은분명어른들에게있다.의식화되지못한채,즉자신과세계의관계를깨닫지못한채은행저금식교육만받은아이들이이런모습을보이는건어쩌면너무당연한일이아닐까?프레이리가제기하는사랑과신뢰를바탕으로한대화,그리고그대화를통해이루어지는문제제기식교육이우리에게희망의교육학으로다가오는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