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응의 정치학 (코뮨주의와 혁명)

감응의 정치학 (코뮨주의와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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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성과 감성,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근대적 이분법을 넘어서기 위해 도입된 개념, 감응(affect, 感應).이 책은 인간학의 기초이자 정치학의 기저를 이루는 ‘감응’의 프리즘을 통해 개인과 사회, 일상과 삶의 본원적 차원을 다시 살펴보며 근대 이후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또한 감응의 핵심으로 꼽는 ‘코뮨’을 가지고 공동체의 삶을 이야기하는 저자는 어떻게 ‘함께-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코뮨주의’라는 삶의 제안을 던진다.
저자

최진석

문학평론가,수유너머104연구원.서울대노어노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근대비평사연구로석사학위를,러시아인문학대학교에서문화와반(反)문화의역동성을주제로문화학박사학위를받았다.문학과사회,문화와정치의역설적이면에관심을두면서강의와연구를이어가고있다.『민중과그로테스크의문화정치학』,『불온한인문학』(공저),『문화정치학의영토들』(공저),『코뮨주의선언』(공저)등을썼고,『누가들뢰즈와가타리를두려워하는가?』,『해체와파괴』,『레닌과미래의혁명』(공역),『러시아문화사강의』(공역)등을옮겼다.

목차

책머리에

1부·감응과분열분석
1장/감응의이미지
2장/아나키와문화
3장/우리시대의욕망과분열분석
4장/진보에대한반(反)시대적고찰

2부·혁명이후의혁명
5장/혁명과반복,혹은마음의정치학
6장/프롤레타리아문화는불가능한가?
7장/‘새로운인간’과무의식의혁명
8장/건축이냐혁명이냐?

3부·공-동체와코뮨주의
9장/분열적감응의미시정치학
10장/도래할코뮨,또는‘가장작은것’과의연대
11장/공동체에서공-동체로

|보론|‘정동’은우리를어디로인도할것인가?

출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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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떻게함께-살것인가?"
―감응으로바라본미-래의정치학

감응(affect,感應)의시대가도래했다.정동(情動),정서(情緖),혹은또다른단어들로다양하게번역되는감응은스피노자-들뢰즈의사유에서연원하는것으로서이성과감성,의식과무의식이라는근대적이분법을넘어서기위해도입된개념이다.감응은정신보다신체에우선작용하는힘이며,명석판명한관념보다무의식적으로몸에각인되고작동하는감수성의차원을아우른다.하지만그것은즐거움이나분노,우울,슬픔,기쁨과공포등의통상적감정들로환원되지않는데,무의식과신체를관류하는힘으로서감응은항상이행의과정에서만표현되기때문이다.지나가다새똥을맞았을때의불쾌감과공개석상에서모함을받을때의불쾌감이같을수없다.또한허기질때밥을먹고느낀쾌감과광장에서민주주의의대의를성취했을때의쾌감이동일하지는않다.쾌감과불쾌감이라는언어표현은같을지라도형언할수없는미묘한차이가있으며,그것은사건적으로만정의되는감응의여러가지양태들이다.
감응에대한관심은비단개인적이고정서적인측면에만머물지않는다.들뢰즈를빌려말한다면,사회적으로드러나는온갖가시적이고비가시적인차이의양상들은감응의응결체라할만하다.즉제도나법,규범,관습과습관,에티켓으로부터미학적개념과철학사상의체계,그리고예술작품에이르기까지,나아가혁명과파국,현상과사건속에서드러나는특정한사태에이르기까지우리가인식하는모든것들은감응이현실속에서특정한강도(intensity)를이루어표현된‘감응의응결체’인것이다.이렇게감응의프리즘을통해개인과사회,일상과삶의본원적차원을다시살펴보는일은근대이후의미-래를전망하기위한중요한이론적실천이아닐수없다.이책『감응의정치학』은근대를넘어서탈근대를향한감응의흐름을뒤좇아정치와사회,문화와예술,혁명과공동체의문제들을분석한다.코뮨주의(commune-ism)는그탐구의실천적과정을가리키는이름이다.

감응의인간학과정치학

감응은인간학과정치학의기본적인전제이다.스피노자에따르면,한편으로인간은“필연적으로감응에예속되어”있기에합리성만으로는설명될수없는존재다.흔히이성과더불어감성이인간의존재조건이라부르는것은바로이런측면을강조하기때문이다.다른한편으로인간은“공통의감응에의해자연적으로합치”할수있기에정치적사회체를구성하는존재다.인간이다른인간들,나아가인간들의집합체인사회와국가로결속할수있는이유는인간들‘사이에’감응의흐름이라는접속의가능성이있기때문이다.인간과인간의유대는이해타산만으로는이루어질수없고,감응적관계의설립을통한연대가필연적이다.만일감응을낱낱의개별화된감정과동치시킨다면,그와같은집합적연대는전혀생각할수없을것이다.감응은조각난감정이아니라연속적흐름속에서나타나는지속의감각이며,그로써개인들의신체를관통하고연관짓는힘으로서기능한다.그러므로인간이감응적존재라면필연적으로사회적존재라고도말할수있다.이성적판단뿐만아니라정서적인유대에있어서도,감응이라는존재조건으로인해인간은사회적본성을갖는것이다.“사람들은자연적으로(본성적으로)사회상태를욕망한다.사람들이궁극적으로사회상태를해체시키는일은불가능하다.”감응이인간학의기초이자정치학의기저를이루는까닭이여기에있다.

코뮨,또는공-동성(共-動性)의공동체

이웃관계에있는무엇을감수(感受)하는것은감응의실재와작동을드러낸다.그것은시각적표상에만한정되지않으며,공감각적지각에관련된모든효과를포괄한다.핵심은그와같은감응의이미지가획일적인감각표상에의해박제화되지않고,언제나사건의특이성을통해서만체험된다는데있다.사건이란무엇인가?정의상사건은유일무이한일회적발생이다.그러나단독자의유아독존적실존이사건을일으키지는못한다.유일무이하고일회적인것은인접한다른것들과의관계를통해서만사건으로서의특이성을발산한다.축구선수가영예의결승골을넣기위해서는다른열명의선수들이일사분란하게공을패스해주고결정적인슛을날릴만한위치로그를이끌어주어야한다.그가결승골을넣는사건은그같은시공간적배치속에서움직이는다른주자들과의협-조(協-調)에의해서만일어날수있다.러시아어로사건(sobytie)은‘함께’를뜻하는접두사‘so’와‘존재’를가리키는‘bytie’가결합해만들어진단어다.타자들이하나의시공간에모여들지않는다면,특정한배치를이루지않는다면사건은일어나지않는다.감응이생산하는효과는타자들이함께-있음(being-in-commune)으로인해유발되는함께-함(doing-in-commune)의사태다.따라서감응의문제의식이함께-삶(living-in-commune)이라는정치적인것과연관되는것은불가피하고도당연한노릇이다.감응의핵심은‘코뮨’에있다.어떻게함께-살것인가?
외부성과타자성을본질적으로포함하는공동체.그것은동일체가될수없다.동시에이는공동체가함께-하는운동을본원적으로내포하는집합체임을가리킨다.공동성은같은속성을공유하는것이아니라함께-움직임을-만드는리듬의연대에다름아니다.공동성은공-동성(共-動性)으로전환되어야하며,특정한조건속에서특정한리듬에맞춰추는춤이상도이하도아니다.이질성의연대란바로그런게아닐까?타자와함께출수있는춤,전혀들어보지못한생소한가락이어도몸이가는대로,손과손을부여잡은몸짓으로서로의움직임에호응하여어설프게나마리듬과박자를맞추어가는과정,그로부터생겨나는미묘한감응의공-동성.그렇기에공동성이란분열을내장하는힘이며,오직이질성의연대로서만공-동체일수있다.다르기때문에공동체를이룰수있으며,거꾸로공동체의구성근거에는필연적으로분열이있게마련이다.분열의공-동체,우리는여기서부터다시시작해야한다.
공동체에서공-동체로,그리고코뮨으로.삶이종결되지않는생명의과정이듯,공-동체의운동또한완결될수없는리듬으로채워져야한다.그런의미에서지금-여기를떠나다른시공간으로나아가기위해서라도과감히욕망하기를멈출수없다.또다른실패를기약하며,그러나실패를언제나감수하고넘어서는실험으로서이춤이지속되기를바라마지않는다.코뮨주의,그불가능한시도를다시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