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슬픔(큰글자책)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기)

철학의 슬픔(큰글자책)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기)

$25.00
Description
*시력 약자를 위해 판형과 글자를 키운 큰글자책입니다.

오늘날 철학은 더 이상 이전의 방식으로 세계와 삶의 의미를 해명할 수 없다. 물리학과 천문학, 진화생물학과 진화심리학, 신경생리학, 정보과학, 인류학 등등의 성과가 세계관과 인간관의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학문이지만 또 가장 새로워야 할 학문인 철학은 다시 한번 위기의 시간을, 위축과 슬픔의 시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그러한 철학을 차분하게 일으켜 세우려는 글들의 모음이다. 철학의 위상과 역할, 행복의 의미, 인공지능(AI)과 얼굴의 윤리, 사랑과 여성성, 환대, 약함에 대한 감수성, 정치와 윤리의 관계, 변증법의 현재성, 민주주의와 힘의 문제 등 다양한 영역과 주제 속에서 철학의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한다.
저자

문성원

서울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경기대,서울대,서울시립대,서울산업대등에서강의했으며,2000년부터부산대학교철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지은책으로『철학의시추:루이알튀세르의마르크스주의철학』(1999),『배제의배제와환대:현대와탈현대의사회철학』(2000),『해체와윤리:변화와책임의사회철학』(2012),『철학자구보씨의세상생각』(2013),『타자와욕망』(2017)등이있고,옮긴책으로지그문트바우만의『자유』(2002),자크데리다의『아듀레비나스』(2016),에마뉘엘레비나스의『신,죽음,그리고시간』(2013,공역),『전체성과무한』(2018,공역)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철학의슬픔
행복에대하여
인공지능,무한,그리고얼굴
사랑과용서
환대하는삶
정치와윤리
약함을향한윤리
끝나지않은변증법의모험
민주주의를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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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철학은어떻게‘슬픔’에서빠져나올수있을까
타자의철학을통해바라본현대사회,그리고철학의나아갈길

‘철학의슬픔’,딱히특별하달것없는두단어의묘한결합으로이루어진이제목이뜻하는바는무엇일까?(철학이감정을가졌을리없으니)‘철학자의슬픔’에대한은유일까,‘한국에서철학한다는것의슬픔’에대한자조일까,혹은‘철학은태생이슬픈학문이다’라는존재론적고뇌를담은표현일까?
물론이모두가진실의어느조각에닿아있겠지만,필자의의도는‘철학이라는학문자체가오늘날느끼는슬픔’에가장가까운듯하다(물론철학이감정을가졌다고치고말이다).삶에상실의변화가없을수없고그래서슬픔이따르듯이,철학의역사에도변전의위기가닥쳐오고반성과위축의시기가시작된다.오늘날철학은더이상이전의방식으로세계와삶의의미를해명할수없다.물리학과천문학,진화생물학과진화심리학,신경생리학,정보과학,인류학등등의성과가세계관과인간관의변화를추동하고있다.가장오래된학문이지만또가장새로워야할학문인철학은다시한번위기의시간을,위축과슬픔의시간을맞고있는셈이다.
이책은그러한철학을차분하게일으켜세우려는글들의모음이다.사회철학적맥락에서레비나스와데리다사상에오랫동안천착해왔고(『배제와배제의환대』,『해체와윤리』,『타자의욕망』등),그린비출판사레비나스선집번역에직접참여하기도한(『전체성과무한』,『신,죽음그리고시간』)문성원은이두사상가의문제의식을빌려와철학과시대의대화를시도한다.철학의위상과역할,행복의의미,인공지능(AI)과얼굴의윤리,사랑과여성성,환대,약함에대한감수성,정치와윤리의관계,변증법의현재성,민주주의와힘의문제등다양한영역과주제속에서철학이빠진‘슬럼프’에대해,그리고그이후의철학에대해고민하는것이다.
타자와윤리를중심에두고“어떤경계에얽매이지않고시대성을찾고자하는”저자의고민이알차게담겨있는독특한철학책으로,철학책으로는다소파격적인에드워드호퍼의그림을활용한표지와소설가테드창의방식을패러디한권말의‘후기’도소소한재미를준다.

철학의활용법,그슬픔의활용법

에드워드호퍼의이그림은특이하고도놀랍게도‘철학으로의외도’(ExcursionintoPhilosophy,1959)라는제목을달고있다(침대위에놓인책은플라톤의『국가』라고한다).화가의깊은속내야짐작할수밖에없을따름이지만,“호퍼의그림이전달하는황량함과쓸쓸함그리고슬픔의정서는,바깥의빛과대비하여현대문명의내적초라함을들춰내는데서오지않을까.(중략)호퍼의그림은메마른현대의내면을열어젖혀그우울을조망하고견디어낼수있게한다”(37쪽)라는점에서우리는이‘슬픔의정서’를활용하는방식에대한하나의실마리를찾을수있다.
슬픔은분명부정적인정서이지만,쓸데없는것은아니다.심대한상실을당한자가슬픔을느끼지못하고함부로나대다간더큰해악을입을수있다.공포가외적위험에대해꼭필요한소극적반응이라면,슬픔은내적위험에대해자세를가다듬는역할을한다.슬픔에따른침잠과반성의시간을통해우리는상실을메우고다시전진할힘을비축할수있다.그렇기에‘철학의슬픔’이라는제목은“슬픔에빠져허우적대겠다는뜻에서가아니라,위축과상실에대처하는자세인슬픔이우리의삶에서뿐아니라철학의처지에서도때로적절하고긍정적인방안일수있다는생각에서”(8쪽)붙여진것이며,이책에실린아홉편의글들은그러한슬픔속에서도전진의기반을다지고방향을모색하고자하는문제의식과노력의소산이다.

변화된현실에필요한타자의철학

위기에대한반성이내부만을향하는것은아닐터.오히려외부와의관계를다시조망하고그에따라스스로의태도를재조정하는데반성의주요한의의가있다.저자는한걸음더나아가오늘날철학에요구되는전환의주요계기가‘자기중심성에서벗어나기’라고말한다.
쉬운예로“환경문제를둘러싼생각들이그렇다.환경문제를해결해나가기위해선인간위주의사고방식에서탈피해야한다.(중략)그리고이러한사태의근본에는실제로인간이세상의중심이아니라는사실이놓여있다.내가,내가족이,내이웃이,내나라가중요하지만,그렇게내것만찾아서는더이상자신조차지탱하기어려운단계들이있는법이다.자기중심성을두드러지게내세우는것은아주취약한처지에나어울리는삶의태도라할만하다”(7~8쪽).
이책에서타자와바깥에대한논의가중심을이루는것은이런맥락에서다.‘타자의철학자’라고일컬어지는레비나스가많이거론되는것은당연하다.데리다나아감벤,벤야민,랑시에르등다른철학자들이언급되는맥락도,다르덴형제의영화처럼철학외부의여러영역이다뤄지는맥락도크게다르지않다.
저자는어떤철학이든불변하는내적가치를지닌다고보지않는다.레비나스의철학이20세기말에와서세간의주목을받기시작한것은그사상의완성도에못지않게시대와사회상황의변화에힘입은바가크다고생각한다.이를테면우리에게낯선타자가우리에게근접해있고우리가맞아들여야할이웃이라는레비나스의주장은이미우리의일상에서현실이되어있지않은가.
변화된현실속에서맞이한부정적인상황을직시하고,그것에모종의슬픔을느끼되마냥침잠하지않으며미래로의한걸음을떼는것.그것이야말로우리가삶을지탱해나가는방식이자필자가철학에게해주고픈,그리고우리가철학에게해주어야마땅할어떤‘위로’일것이다.그리고그렇게차분하게일으켜세운철학은어느틈에슬며시다가와슬픔에빠진우리를차분하게일으켜세워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