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의 시대

관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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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취미와 의견조차 관심을 위해, 인증하기 위해 소비되는 시대. 시장질서마저 관심 끌기에 따라 재편된 시대. 관종의 시대. 관종은 운명적으로 타자 혐오와 우울로 귀결되기 마련이며, 존재의 빈곤과 악플에 의한 자살 등의 각종 사회문제 또한 ‘관종’ 키워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관종이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종의 시대는 타자 학살의 시대다. 이 책은 이러한 소거의 문화에 저항하기 위해 쓰였다.
저자

김곡

본업은영화감독으로,공동작업자김선과함께‘곡사’라는이름으로활동중이다.시라큐스영화제에서작품상과여우주연상을수상한「고갈」뿐만아니라,「방독피」,「자본당선언」,「자살변주」같은실험적인독립영화로베니스영화제,베를린영화제,모스크바영화제,부산영화제,로테르담영화제등에초청된바있으며,상업영화로는「화이트」,「앰뷸런스」,「보이스」같은장르영화들을연출하고있다.정부를비판하였다가상영불가판정을받았던「자가당착:시대정신과현실참여」(김선감독)로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와제한상영가위헌소송투쟁을하기도했다.
현재영화를만들고있지만대학시절전공은철학이었다.「투명기계:화이트헤드와영화의소멸」과「영화란무엇인가에관한15가지질문」을연달아출간했다.

목차

서문6
1장존재에서관심으로13
2장셀프의시간37
3장골방스펙터클53
4장악플의로드레이지69
5장혐오편집증83
6장관심의정치경제학109
7장제국주의와우울증123
8장하이퍼민주주의137
9장관종의주권155
10장관종이성비판179

출판사 서평

‘관심종자’에대한최초의철학적분석!
이시대의우울과혐오,그저변에깔린‘관심충동’을파헤치다

관종은운명적으로우울하다.존재와관심을맞바꾸는데어떤저항감도없는삶을살기때문이다.과거를지배했던질환인강박증과히스테리가관심의시대에와서편집증과우울증으로대체된것은,편집증과우울증이모두존재의폐기에입각하는질환이기때문이다.

‘종자’부터우울한관종에대하여

물론관종이나강박,히스테리와우울증같은것들이이번세기처음등장한것은아니다.히틀러도관종이었다.그러나선동가와라디오,선전영화보다진보한인터넷과SNS가오늘날있다.모두가자기모습과삶을얼마든지보여줄수있는21세기의제일도덕은저항아닌‘증명’이,수치심아닌‘노출’이되었다.일상에서우리가‘나는뭐든지할수있다’라는과잉가능성을주입하는자기계발사회속에있는것처럼,온라인에서우린‘나는누구에게도관심받을수있다’라는과잉가능성을주입하는자기홍보사회속에있다.대기업조차SNS로자사를셀프홍보하는사회,이러한자기홍보사회에서우리는우리에게끊임없이'나'를증명하고노출하여관심을축적하기를스스로(셀프)명령하기에이른다.
자신이관심받을만한사람이란것을끊임없이증명하지않으면세계에서배제될것이라는,바로이지점에서우울증은그어느시대보다강렬히태동한다.증명해야할존재가노출되고노출되다가,그존재의가치라곤‘관심’외에는텅비어사라지고,다시그자리를관심으로채우려는악순환이그를잠식하기때문이다.이런점에서『관종의시대』는피해자이자그자신에대한가해자로서의관종을파헤친다.

자기만의왕국을꿈꾸는제국주의자,‘관종’

『관종의시대』는먼저관종의본질이‘셀프’와‘나르시시즘’이라고규정하면서,관종이가지는내외재적폭력성은바로여기서나온다고선언한다.과잉자기홍보사회는끊임없이우수한셀프가되기를명령하기에,그는‘관심’에매몰되어그의외부에타자가있음을점점더알지못한다.급기야관종은‘셀프’의영역에들어오지못하는대상이나타자의소거를통해자신이더욱공고해짐을느끼며,‘셀프’라는고립된왕국에스스로를옹립한다.그런점에서그는존재한다고볼수도없다.존재는타자를전제해서만존재이기때문이다.결국관종은어떤형태로든타자혐오증자로귀결되며,심한경우혐오표현과악플이‘관심’축적을위한하나의아이템으로소비되기에이른다.

“혐오는타자의소거를통한관심의전유다.혐오범죄는스토킹과그루밍처럼나르시시즘범죄다.‘그것은타자가존재하지않는하나의세계를실현하려고기도하는일과대등하다.’”-본문중에서

‘좋아요’는일종의자본이자명령으로서,셀프의공고화를넘어확장화의수단으로기능한다.관종이관심의축적을위해@ㆍ#ㆍ♥등온갖기표들을동원해서반드시지시해야할,점령해야할토지는‘셀프’자체로,인터넷에서셀프가스스로를확장한다는것은하이퍼링크를통해네트워크를점령해나간다는뜻이고,네트워크를점령한다는것은하이퍼링크의통행세를더많은관심으로거둔다는뜻이다.실제로인스타그램에서‘좋아요’가“나도‘좋아요’해줘”라는강요로사용되는것을깨닫고나면,결국엔관종이일종의제국주의자적면모마저가질운명이라는저자의주장에수긍하게된다.

‘관심’에종속된주권과민주주의,
잃어버린타자를찾아서

나아가『관종의시대』는관종의민주주의,나아가주권이란무엇인지를살핀다.‘하이퍼민주주의’와‘정치관종’이라는개념을제시하며,우리존재자체를지탱해주었던주권개념이관종의시대에이르러어떻게변질되고방기되었는지철학적으로분석한다.심지어저자는최악의경우‘민주주의자체’가하나의관종이될수있다고경고한다.선거날투표인증샷으로단결하는SNS,서명을독려하는해시태그로똘똘뭉친링크공동체가그자체로메가셀프를지어,타자에비판에아랑곳없이‘민주주의는그래도잘돌아가고있다’는집단행복-폐쇄회로로스스로를밀어넣는다는것이다.
따라서『관종의시대』결론장에서는칸트의『순수이성비판』에비추어관종의이성을비판하며,관종의시대에서추방되어버린타자성과분별력의회복을위해다시한번이성의복권을촉구한다.아울러니체와화이트헤드의개념을통해이성의복권은육체의복권과같은것임을보여주며,관종의시대에긴급하게필요한것은타자성을감각해내는육체성임을주장한다.‘좋아요’를눌러주는이들과‘팔로워’들은타자가아니다.소거,차단가능한타자가타자일수는없는것이다.
이시대의폭력은,자기만의공간에서댓글을지우듯너무쉽게타자를지울수도있고언제든다시‘좋아요’할수있다는,관심만주고받으면그래도괜찮다는가정에서생겨난다.이러한소거의문화에저항하고자한다면,관심대관심이아닌사람대사람으로서,타자로서‘존재’하고자한다면,『관종의시대』가그전환의시작이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