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와 폭력 (사르트르의 철학과 문학에 나타난 폭력의 얼굴들)

사르트르와 폭력 (사르트르의 철학과 문학에 나타난 폭력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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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폭력이라는 키워드로 읽는 사르트르의 철학과 문학. 전기와 후기를 대표하는 저서인 『존재와 무』와 『변증법적 이성비판』을 통해 폭력의 기원을 탐사한 뒤, 사르트르의 소설과 극작품에 드러나는 다양한 현상과 인간관계를 분석한다. 사르트르가 낯선 독자들에게는 사르트르의 사상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사르트르와 젊은 시절을 함께한 독자들에게는 우리가 몰랐던 폭력의 철학자 사르트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

변광배

한국외국어대학교불어과와같은학교대학원을졸업했으며,프랑스몽펠리에3대학에서20세기철학자,작가사르트르연구로불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국외국어대학교미네르바교양대학교수로재직중이다.지은책으로는『존재와무:자유를향한실존적탐색』,?『사르트르의〈문학이란무엇인가〉읽기』,?『제2의성:여성학백과사전』,『사르트르의미학』(공저),?『카페사르트르』(공저)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사르트르평전』,?『프랑스인류학의아버지,?마르셀모스』,?『변증법적이성비판』(공역),?『레비나스평전』(공역)등이있다.

목차

서론?11
1.문제의제기11|2.라로셸에서의체류14|3.의사소통적윤리모델22|4.방법론과구성38

1부사르트르의관점에서본폭력의기원과정의?43

1장_폭력의기원에대한존재론적관점?46

‘신’이되고자하는욕망?46
‘백지상태’로서의인간46|‘신’이되고자하는실현불가능한욕망47

타자,존재의제3영역?54
시선54|타자의상반된지위57

타자와의구체적관계들?66
제1태도와사랑,언어,마조히즘66|제2태도와무관심,성적욕망,사디즘,증오79

2장_폭력의기원에대한인간학적관점?100

욕구에서폭력으로?100
욕구에서실천으로100|다수의인간들과희소성108

실천적-타성태:가공된물질의‘반(反)실천적’특징?114
가공된물질과물질적인간의사회성114|물질적인간과가공된물질과의관계118|‘계급-존재’의물질성127

집렬체:실천적-타성태의일상성?133
버스승객들의예133|직접적군집과간접적군집140|계급의이중지위153

집렬체에서융화집단으로?162
묵시록적순간162|이중의매개173|공포,희망,자유및폭력179

융화집단에서서약집단으로?185
서약185|공포와형제애193

조직화된집단과제도화된집단?200
서약집단에서조직화된집단으로200|조직화된집단에서제도화된집단으로204

3장_폭력에대한사르트르의정의?226

폭력에대한정의의일반문제?226
난점들226

폭력의기본구성요소들?233
폭력의일차적의미233|폭력의네가지구성요소234

폭력에대한다양한정의?251
정의들251|사르트르의정의258

2부팡데모니움또는악의소굴:폭력이난무하는사르트르의문학세계?263

1장_타자에대한폭력?266

낙태또는생명선택의권리?266
낙태방지법266|불발로끝난낙태271|기존폭력에대한폭력311

억압적인아버지들?317
아버지의상반된지위317|그아버지의그자식(들)322|제2의아버지421

시선에의한객체화와절도?439
시선에의한객체화439|절도465

사디즘?476
빗나간사디즘476|성적사디즘483|불발로끝난사디즘490

살인?517
의사소통수단으로서의살인517|오레스테스의살인521

2장_자기에대한폭력?542

마조히즘?542
존재론적힘의불균형542|마조히즘의사례들544

자살적타살?567
공포와동지애567|소르비에의강요된자살568|프랑수아의죽음573|자살적타살의또다른경우588

3부폭력에대한대안:의사소통적윤리모델로서의‘작가-독자’관계?599

쓰기행위또는대항폭력?602
순수폭력에대한두가지대안602|상호보완적경쟁관계606

작가와독자의공동행진을향하여?609
쓰기행위의동기609|이중의환원:‘함-가짐’과‘가짐-있음’618

작가와독자의공동행진?632
작가의불가능한구원632|쓰기행위와읽기행위의결합640|독자의자유에대한호소로서의쓰기행위651

결론?677
저자후기?693
참고문헌?699

출판사 서평

한권으로읽는사르트르의철학과문학,
“자유의철학자”는왜“폭력의철학자”가되었는가?

20세기를자신의세기로만든철학자사르트르,자유의철학자라불리는그에게‘폭력’이란어떤의미를담고있을까?『사르트르와폭력』은폭력이라는키워드를통해사르트르의철학사상과문학세계전반을탐사한다.사르트르가낯선독자들에게는철학자이자문학가인사르트르의사유전반을들여다볼수있는기회를,사르트르와젊은시절을함께한독자들에게는우리가몰랐던폭력의철학자사르트르를만날수있는기회를제공한다.

이책의내용은크게세부분으로구성된다.사르트르가정의하는폭력의기원,사르트르의문학작품에담긴폭력에대한분석,사르트르의글쓰기이론에서찾는대안모색등이그것이다.폭력의기원문제는사르트르의전기와후기사상을대표하는『존재와무』와『변증법적이성비판』을통해조망된다.두권의저서를통해각각폭력의기원에대한존재론적관점과인간학적관점이검토된다.다음으로사르트르의소설과극작품에나타난다양한폭력현상이분석된다.여기서폭력은그것이행사되는방향에따라타자에대한폭력과자기에대한폭력으로구분된다.마지막으로,폭력에대한대안으로언어적대항폭력,즉‘글쓰기-문학’이제시된다.사르트르는이따금‘폭력’에대한대안으로‘폭력’을제시하기도한다.하지만궁극적으로그는인간들의완벽한상호주체성에입각한비폭력적대안을목표로하며,이는‘작가-독자’의관계가바탕이되고미학과윤리가결합한‘의사소통적윤리모델’로이어진다.

나를사물로만드는누군가의시선,
타인이라는지옥을어떻게극복할것인가?

단편「벽」의주인공파블로는감옥안에서시선의폭력을경험한다.동료인톰,후안과함께사형선고를받은그는감옥을방문한의사에의해철저히객체화된다.의사는그들을응시하고,그들의신체를검사하고,그들의상태를수첩에기록하면서파블로와동료들을하나의사물로만들어버린다.파블로는자신을향한시선에저항하려하지만죽음의공포에사로잡힌그의몸은이미의사의공격에노출된상태다.

이처럼사르트르의문학작품에는시선에대한언급이빈번하게등장한다.사르트르에따르면타인은‘나를바라보는자’이고,타인이지옥인이유도시선을통해나를객체화시키는존재이기때문이다.「어느지도자의유년시절」의뤼시앵은자신의비밀을알고있는베르제르를증오하고,『무덤없는주검』의대독협력자들은자신들의죄를알고있는마키단원들을죽음으로몰아넣는다.그러나이처럼타인을제거하려는인물들조차도타인이갖고있는자신의이미지앞에서는무기력하다.타인이죽음속으로사라질지언정나를바라본타인의시선은영원히비밀속에감춰져있기때문이다.

그런데역설적으로우리는자신의존재실현을위해타인의시선을갈망하기도한다.사물은스스로에대한인식없이그자체로존재한다.반면에인간은스스로에대해인식하는존재이다.‘나에대한인식’과‘나라는존재자체’가불일치할때인간은실존의불안을겪는다.여기서나의존재를보증해줄타인의시선에대한갈망이생겨난다.『알토나의유폐자들』의요한나는배우로서의화려한시절이끝나자자신의존재이유를잃어버린다.『철들무렵』의다니엘은자신을악인으로여기며,그러한자기자신에대한이미지와타인의평가를일치시키기위해악행을저지른다.타자는나를사물로만드는지옥인동시에나의존재근거를담보해줄수있는보증인의역할을하는것이다.사르트르는우리의인간관계가이러한타자의상반된지위로부터출발한다고규정한다.그리고서로를객체화시키는시선이아닌서로의자유가인정받는방식으로각자의존재근거를확보할수있는방법을모색한다.

집단과공동체를유지하는맹세,
“여러분이나를살해하는걸허락합니다”

『무덤없는주검』에서감옥에갇힌마키단원들은리더인장이숨은곳을발설하지않기위해노력한다.대독협력자들이가하는온갖폭력에도불구하고그들은공동체를유지하기위해최선을다하는것이다.그러나단원중한사람이장의위치를말하겠다는의사를보이자그들은혼란에빠진다.한개인의의사를존중할것인가,아니면공동체를지키기위해자신들의일원중한명을제거해야하는가?

사르트르는집단을유지하기위한방법중하나가서약이라고말한다.내가집단을배신한다면나를살해해도좋다는서약,그러나반대로당신이집단을배신한다면우리가당신을살해할것이라는서약은우리의공동체를유지하는공포와폭력에해당한다.이렇듯사르트르는폭력으로부터우리를보호하기위해만들어진집단이결국우리에게폭력을가하는상황에주목한다.앞서살펴본『무덤없는주검』에서마키단원들은대독협력자들이라는적에맞서기위해자신들사이에서벌어지는폭력을용인한다.또『더러운손』의위고는당의미래를위해당의서기인외드레르를암살하려한다.그리고당에게버림받은이후에는당의존속을위해자신의범죄동기에대하여거짓말을하게된다.

이런집단내의공포와폭력은처음부터존재했던것이아니었다.공동의목표와신뢰가없는개인들은경쟁에지배당하는‘집렬체’에불과하다.그들사이에는어떤유대감도없으며,외부의압제와공격에도무기력하다.결국그들은폭력에저항하기위해또다른폭력을불러온다.『파리떼』의아르고스주민들은죄책감을잊기위해‘죽은자들의축제’를벌인다.이축제는르네지라르가이야기한‘희생제의’의성격을띠며,다른한편으로는주민들에게거대한공포를안겨준다.사르트르는이런폭력이의도하는것이바로집단구성원들사이의완벽한의사소통이라고이야기한다.구성원은자유의지를통해서약을함으로써,집단의의지와자신의의지를일치시킨다.나를살해하는타자의행동은곧공동의목표를실현하려했던나의의지이기도한것이다.

‘작가-독자’의관계에서찾아낸소통의윤리

그렇다면폭력이없는상호인정과의사소통은불가능한가?폭력은오로지대항폭력으로서만극복할수있는것인가?사르트르는작가와독자의관계에서폭력에대한대안을찾고자한다.작가에게쓰기행위란자신과세계를드러내는행위이다.즉작가의쓰기행위는그의자유를전제로하고있다.한편독자는독서행위를통해작가의작품에객체성을부여한다.이는작가의존재근거를마련하는일과다르지않다.그런데독자의역할은작가의의도에종속되어있지않다.오히려작가의쓰기행위가독자의요구에응답하는과정이라고할수있다.독자는작가의작품에서그자신의이미지와그가속한집단의이미지를보게된다.이러한과정을통해작가와독자는자신들의존재를정당화하며,작품의탄생이라는공동과업에참여한다.사르트르가의도했던완벽한상호주체성이출현하는순간이다.

사르트르에게있어폭력의문제는서로의존재근거를확보하는문제이자서로의자유를인정하는문제였다.개인의자유가사라진상태,혹은의사소통이차단된상태가곧폭력이지배하는상태라는걸고려하면이는당연한결론이다.‘폭력의세기’로일컬어지는20세기를자신의세기로만들었던철학자,소설가,극작가사르트르의저서들을다시한번살펴보는것은우리의지난시간을정리하며새로운가치관을정립하기위한준비과정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