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형식 (소설과 비평, 반시대적 글쓰기)

사건과 형식 (소설과 비평, 반시대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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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학평론가 최진석의 평론집 『사건과 형식: 소설과 비평, 반시대적 글쓰기』는 최근 한국소설에 나타난 새로운 경향과 현상에 주목하여 그 의미와 가치를 조감해 보고, 미래적 전망을 타진한다.

이 책은 최은영, 황정은, 이장욱, 김숨, 최진영, 이기호, 윤이형 등 현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세월호, 미투, 표절, 혐오, 예술가의 노동 같은 한국사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설은 언제나 지금-여기를 뜨겁게 사유하면서 지금은 들리지 않는 미-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비평은 소설이 포착한 진실이 계속해서 사건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불쏘시개를 댄다.

소설비평을 비롯해 비평에 대한 성찰, 우리 시대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고찰 등을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소설창작과 그에 대한 비평활동을 시대의 지배적 정서나 관행, 예술규정에 반하는 글쓰기 행위라 선언하며, 우리 시대의 문학과 문화에 대한 통찰적 독서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저자

최진석

문학평론가,수유너머104연구원.2015년『문학동네』평론부문에당선된후현대문학과문화에대한비평을이어가고있다.『사건의시학:감응하는시와예술』,『불가능성의인문학:휴머니즘이후의문화와정치』,『감응의정치학:코뮨주의와혁명』,『민중과그로테스크의문화정치학:미하일바흐친과생성의사유』등을썼고,『다시,마르크스를읽는다』,『누가들뢰즈와가타리를두려워하는가?』,『해체와파괴』등을옮겼다.현재『뉴래디컬리뷰』편집인이자『청색종이』및『문화/과학』편집위원으로활동중이다.

목차

서문비평,사건의수신기?5

1부.도래할문학의시간(들)
1.미-래의목소리와예술?17
-세월호를사건으로기억하기위하여
2.문학,혹은공감의사건?46
-감응의감성교육을위한시론
3.장편의상상력과그전망?79
-최근공모전을통해살펴본장편소설의가능성

2부.소설,반시대적고찰
4.?비인간,또는새로운부족들의공-동체?111
-황정은의소설이던진물음
5.우리모두의이장욱?138
-주체없는자리에서주체처럼글쓰기
6.원형의감옥?168
-최진영소설의기억과자유
7.진실을조형하는허구의미학과윤리?212
-김숨의『한명』에대한감응적독서

3부.신없는세계의글쓰기
8.이웃,그신성하고도섬뜩한이야기?247
-문학과타자의정치학
9.적대와우정사이의모호한타자?262
-이웃,우리시대의소설사회학
10.너희도신처럼되리라?285
-이기호소설의신학정치론
11.서사의향락,혹은신없는세계의두려움과떨림?311
-윤이형과최정화의정치신학

4부.비평과정치적무의식
12.감응과커먼즈?327
-비평의아방가르드를위한서곡
13.사건과형식?356
-비평과글쓰기의운명
14.삶의비평과일상의비평?371
-체화된이론의시간을기다리며
15.비평의무의식과비평가의자의식?383
-도약과정신승리사이에서

5부.예술의사회학과사회의예술학
16.문학,노동바깥의노동을위한시론?393
-예술의새로운가치이론을위하여
17.기초예술의예술적기초?421
-사회예술에서사회적예술로의도정

발표지면?443

출판사 서평

사건은“소설과비평”을통해기억된다!
한국소설의지난10년-현상,그리고미래

2014년4월16일이후,모든것이변했다.한국사회에세월호는거대한트라우마가되어지금까지도우리의무의식을지배하고있다.『사건과형식:소설과비평,반시대적글쓰기』의저자최진석은“이세기를살아가는우리모두는2014년4월16일이라는날짜를수형번호처럼(무)의식에새겨넣고말았다”고이야기한다.지난10년동안의한국소설을분석하는이책이세월호에대한이야기로시작하는것은우연이아니다.소설은,그리고비평은사건을사건으로만든다.보상금,사상자수,화물의손실과같은‘사실’이아니라우리를뒤흔들고더이상이전과같은삶을살수없게만든‘사건’말이다.

이책은최은영,황정은,이장욱,김숨,최진영,이기호,윤이형등현시대를대표하는소설가들과그들의작품에대한이야기인동시에세월호,미투,표절,혐오,예술가의노동같은한국사회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소설은언제나지금-여기를뜨겁게사유하면서지금은들리지않는미-래의목소리에귀를기울인다.그리고비평은소설이포착한진실이계속해서사건으로기억될수있도록불쏘시개를댄다.“소설과비평은서로다른주파수를발신하되동일한운명을공유하는반시대적글쓰기”의형식들이다.

“모든것이변했다”라는말에는소설과함께우리자신도포함된다.그렇다면무엇이변했고,무엇이변할것인가?『사건과형식』은최근한국소설에나타난새로운경향과현상에주목하여그의미와가치를조감해보고,미래적전망을타진한다.소설비평을비롯해비평에대한성찰,우리시대의문화예술정책에대한고찰등을담아내고있는이책은소설창작과그에대한비평활동을시대의지배적정서나관행,예술규정에반하는글쓰기행위라선언하며,우리시대의문학과문화에대한통찰적독서로독자들을안내한다.

예술은무엇을듣고무엇을기록해야하는가?
감응의공동체를위하여

이책은세월호사건을계기로돌아보는예술과시간성의문제로시작한다.지금이시대를격동시키는사회적사건의의미와문제성을발판삼아,예술이무엇을듣고무엇을기록해야하는지,그시야의지평을열고자한다.저자는시간적인과성의한요소인‘미래’를넘어서,파열적사건성을띄며육박하는‘미-래’의즉흥성과힘을직시할것을주문한다.미-래의목소리는사실그자체로는기록될수없다.그것은의미가확정될시간이알려지지않은낯선소음이다.예술이기대하고예견해야할것은바로미-래로부터의응답이며,이는재현불가능한목소리와그에대한응답을만들어내는문답의순간을구성하는작업일것이다.가령최은영의「미카엘라」는가족이아닌타자들사이에서생성되는동일시의순간에주목한다.이는먹고살기위한돈벌이나가족의이해관계이상으로나아가지못하는사실세계‘너머’의사건이다.여기서우리는감정에대한기존의정의를벗어나무의식적인신체성의감각으로서감응(affect)을주목해야한다.그것은현시대를지배하는다양한장르적규칙들,사회적제약들을이탈하는새로운미학적형식을창안하는사건의힘이다.

감응은타자와의관계를새로이구성하기위한출발점이된다.감정이감각을특정한이름에결박시킴으로써옳고그름을미리정해버린다면,감응은특정한상태에서다른상태로의변화와이행을나타내며우리를낯선타자의세계로데려간다.가족,민족,국민이라는정체성너머의공동체를위해서는이러한감응의사유를끌어들여야하는것이다.저자는황정은,이장욱,최진영,김숨에대한평론을통해문학이한시대의여러양상들을그저재현하는기술적장치가아니라,감응을기반으로한새로운공동체와사회적감수성,미-래적지향을담아내는표현적장르임을밝히고있다.공동체가더이상불가능한시대에어떻게공-동적삶을형성할것인가(황정은),주체가부정당하는근대이후의시대적지형에서어떻게우리는주체로서자신과타자를만날것인가(이장욱),지나간것을아름답게포장하는데서그치지않고어떤식으로자신의기억을직시하여미-래적삶을향해나아갈것인가(최진영),피해자의식에갇히지않은채비참하고고통스러운과거(위안부경험)를지금-여기의타인들과공유하고공감을얻기위해서는무엇이필요한가(김숨).이질문들에소설이답하는여러경로들을모색하고,독자의답변은무엇인지저자는촉구하고있다.

전위로서의비평과창작,
글쓰기란무엇인가

문학은사회적공유지대이자공유자산이라는명제는우리시대의첫번째금언이다.SNS로대변되는글쓰기플랫폼은작가나비평가의전통적구분이더이상작용하지않으며,모두가작가이자비평가로거듭나는시대상황을증언한다.그렇다면비평가와그의활동은더이상무의미해진것인가?비평은이제소멸해야할시점인가,혹은다른자기의식과역할을떠맡아새로운모험에나서야하는가?4부에실린네편의글은근대의끝자락에서비평이처한위기의식을검토하고,그위기를자기창안적성찰과글쓰기의실행으로전환시킬수있는출구를찾고있다.비평또한창작과마찬가지로글쓰기의아방가르드가되어야하며,이는어떤장르에서라도모두공통적인글쓰기의운명이자과제라할수있다.

책의마지막을장식하는두편의글은문화예술정책에대한저자의인문학적성찰이다.글쓰기행위를사회적노동에동치시키고일반노동행위에동등하게대우하라는작가들의요구는정당하다.그러나문학이예술적장르의하나인이상,노동가치론이지배적인가치이론으로작동하던근대적노동의의미와문학창작이정확히동일할수는없다.공장과회사에서이루어지는임노동과작가의글쓰기는동일한기준으로동일화시킬수없는상이성을갖는것이다.저자는문학이갖는독특한가치생산의과정과논리를입안하여,예술의가치이론을새로이구축해야할시점이라고주장한다.‘사회안의예술’로서존재하던근대예술을사회일반의노동행위와유비적인가치생산의활동인‘사회적예술’로재정의해야한다는뜻이다.근대성이후,모든가치창조활동의양상과형태,인정의규칙들이변모하고있는우리시대에예술을바라보고감상할뿐만아니라인식하고가치평가하는모든해석적이론들도변화해야한다.예술의가치생산이론은지금-여기에부재하는것이기에,문학장에속한이들의노력을통해구현해야할미-래적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