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

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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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친밀함과 폭력의 경계는 흐릿하다. 사랑의 손길은 너무나도 쉽게 약자에 대한 신체적 폭력으로 전환된다. 『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 생존에서 저항으로』는 “화목한 가족”의 이름으로 지워진 고통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정폭력의 원인과 결과를 냉정하게 직시한다. 코로나19로 가정폭력이 증가했다는 뉴스가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구조적 문제로 발생한 고통은 온전히 여성과 어린이 같은 약자에게로 향한다. 국가가 보호하는 “가정”이라는 테두리는 한순간에 무법지대로 변한다.

저자인 노부타 사요코는 40년 넘게 임상심리사로 일하며 알코올의존증, 섭식장애, 가정폭력 등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 그리고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에 이르는 다양한 이들과 상담을 해왔다. 그는 가족문제에 대한 언어 및 대응이 한계에 직면했고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저자의 논의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아동에 대한 폭력이 완전히 별개로 다루어지는 현실로부터 시작해, 여러 문제가 혼재한 가정폭력의 양상과 그 안에서 작동하는 권력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이어진다. 역사적, 구조적 배경 속에서 피해자들이 어떻게 부정당했는지를 분석하며, 국가의 폭력과 가족의 폭력이 구조적으로 유사한 형태임을 증명한다.
저자

노부타사요코

信田さよ子
1946년기후현출생.오차노미즈여자대학교대학원가정학연구과에서아동학을전공한뒤40년넘게임상심리사로일했으며,1955년하라주쿠카운슬링센터를설립해여러해동안소장으로지내고현재까지고문으로서일하고있다.2022년6월부터일본공인심리사협회회장을맡고있으며,알코올의존증,섭식장애,가정폭력등으로괴로워하는사람들과그가족,그리고폭력의가해자와피해자에이르는다양한이들과상담을해왔다.『카운슬링으로무엇을할수있을까』,『후회없는자녀교육』,『가해자는달라질수있는가』,『애정이라는이름의지배』,『가정폭력과학대』등많은저서를발표하였고,모녀관계의병리를다룬『엄마가부담스러워견딜수없다』는일본에서베스트셀러에오르며‘묘지기딸’(墓守娘)이라는말이널리쓰이는계기가되었다.국내에는『결혼제국』,『나는엄마가힘들다』,『나는착한딸을그만두기로했다』등의공저가번역및출간되었다.

목차

머리말어머니는끊임없이증식한다

1부가족이라는정치
1장어머니와아들그리고내셔널리즘
2장가족은재생하는가:가해·피해의종말
3장DV지원과학대지원사이
4장‘DV를목격한자녀’가낳은것
5장‘DV’라는정치문제
6장가족의구조개혁

2부가족의저항
1장피해자의불행비교를어떻게막을까
2장가해자와피해자의만남이지니는의미
3장가해자에대한접근이야말로피해자지원이다
4장회복탄력성에서저항으로
5장마음의요새를재구축한다

후기지식은연결을낳는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친밀함과폭력의흐릿한경계,
국가와힘의논리로만든“화목한가족”이야기

친밀함과폭력의경계는흐릿하다.사랑의손길은너무나도쉽게약자에대한신체적폭력으로전환된다.팬데믹이후1년도되지않아전세계에서코로나19로가정폭력이증가했다는뉴스가보도되기시작했다.국가는개인에게외부활동을자제하길권고하고,통제로인한스트레스는온전히여성과어린이같은약자에게로향한다.국가가보호하는‘가정’이라는테두리는한순간에무법지대로변한다.

『가족과국가는공모한다:생존에서저항으로』는“화목한가족”의이름으로지워진고통과죽음에대해이야기하며,가정폭력의원인과결과를냉정하게직시한다.언론은아이에대한어머니의학대를보도하지만,아내가남편에게당했던폭력에대해서는외면한다.국가는트라우마에시달리는참전군인을적극적으로돕지만,참전군인의트라우마로인해가정폭력에시달리는다른구성원은외면한다.남성들은‘강한남성’이되어야한다는강박때문에어머니에게당한폭력을무시한다.제대로지원받지못한피해자들은자신의불행과비교하여남의불행을비하하는행위에탐닉한다.이책은트라우마가낳은복잡한세계를있는그대로묘사함으로써폭력의연쇄를끊을수있는구체적방법에대해논의한다.

저자인노부타사요코는40년넘게임상심리사로일하며알코올의존증,섭식장애,가정폭력등으로괴로워하는사람들과그가족,그리고폭력의가해자와피해자에이르는다양한이들과상담을해왔다.그는가족문제에대한언어및대응이한계에직면했고패러다임의전환이필요하다는생각에서이책을썼다고밝힌다.저자의논의는여성에대한폭력과아동에대한폭력이완전히별개로다루어지는현실로부터시작해,여러문제가혼재한가정폭력의양상과그안에서작동하는권력관계를면밀히들여다보는것으로이어진다.역사적,구조적배경속에서피해자들이어떻게부정당했는지를분석하며,국가의폭력과가족의폭력이구조적으로유사한형태임을증명한다.

말할수없어서존재하지않았던“진짜가족”
외면했던진실들이돌아온다

가족은애정으로묶인공동체로인식되었기에공권력이개입하는데는한계가있었다.그러나가족관계는비대칭적인권력관계이며,그안에서일어나는폭력은가해와피해의구도를띤다.‘부모의사랑’이라는신화를등에업은부모의절대적권력아래가족은무법지대가된다.가족이라는사적영역에서일어나는신체접촉은애정과폭력의경계를확인하기가어렵다.가령성학대의기억은시간이흐른뒤에갑자기되살아나트라우마로나타난다.피해자들은기억을떠올리자마자한인간으로서자아를통합시키는생존의과정을시작한다.일반적인인식에서부모가자식을성폭행하는일은벌어지지않는다.그러나현실에서는부모와자식사이에서온갖끔찍한폭력이일어난다.이괴리가피해자들의자아를분리시키고고통으로몰아넣는다.

때문에상담자들은가족의형태를풍부하고유연하게인식해야한다.지배적가족관에의지하면피해자들에게벌어진현실을이해할수없다.한내담자는저자에게기뻐하며말한다.“선생님,드디어어머니가돌아가셨어요.”일반적인상식과동떨어진내담자의말에상담자는동요하지않는다.상담자의역할은내담자에게정해진이론을들이대는것이아니다.상담자는피해자들이자신의경험과대면하며언어를획득하도록돕는다.피해자들에게는외부시선에개의치않고자신의이야기를털어놓아생명을유지할수있는피난처가필요하다.또한애정,동정,다정함,따뜻함등을말하는심리학에서지배,힘,피해,가해,전략,협상등을말하는정치학의관점으로패러다임을전환해야한다.‘가족의구조개혁’은일상적인커뮤니케이션실천을통해관계를변화시키는작업이다.이것은비단상담에만국한되는문제가아니라국가의가족관에도연결되는문제이다.

피해이후의삶,
고발이후의시대를준비하다

3.11동일본대지진이후,일부내담자들에게하향비교,즉불행을비교하는태도가나타났다.이로인해내담자들은상태가나아진듯보이기도했다.‘저렇게힘든사람들도있는데내불행은아무것도아니다’라는식의하향비교는자신의존재기반이위태로울때나타나며피해자사이에서빈번하게발생한다.이는“너보다내가더불행하니닥쳐라”라는공격으로전환되기도한다.피해자들이지닌면책성이거대한승인욕구로바뀔때,피해자임을과시하며다른이들을공격하는‘피해자권력’으로나아간다.저자는이러한피해자의하향비교,불행비교를어떻게막아야하며,피해자로서의당사자성획득과피해자의권력화를어떻게구분해야할지를논한다.

가해와피해의이항대립은‘가해자는악’으로,‘피해자는절대적선’으로단순화시키는폐해를낳는다.그러나피해자들은순진무구하고무력한존재가아니라,매일그환경속에서살아가기위해‘저항’을수행하는주체이다.자신을DV(DomesticViolence;일본에서DV는여성이친밀한관계인남편이나애인에게당하는폭력을지칭한다)피해자로정의하는것자체가저항이며,남들의눈으로는이해하기어려운행동역시가해자의폭력으로부터살아남기위해몸에부착한저항이다.DV에서회복이란피해자라는자기정의에서벗어남을의미한다.DV와학대피해자가회복에이르기까지가족을둘러싼지배적논리에저항하려면마음의요새가필요하다.또한‘정의로움’이라는힘에현혹되어스스로‘피해자권력’을휘두를위험성을자각하기위해서도필요하다.DV는단순한정의의문제만이아니라,가부장적권력이라는구조자체에뿌리내린폭력이라는사실을잊어서는안된다.

친밀한관계에서여성들이겪고있는폭력의문제에대해서는여전히많은논의가필요하다.아동학대에대처하는방식역시위험요인이제대로제거되지않은상태에서피해아동을다시원래의가족으로돌려보내는등여전히‘부모의사랑과보호’라는신화에매몰되어있다.한국과일본은사회적으로여성과아동에게가해지는폭력에대해비슷한인식을공유하고있다.가정폭력문제에서개별적인사건이나특정이슈만부각된다는점역시비슷하다.일본사회를바라보며저자가내놓은성실한문제제기와오랜경험에바탕을둔주장은한국에서도공감대를형성하여새로운논의의활로를열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