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양장본 Hardcover)

우정 (양장본 Hardcover)

$32.57
Description
문학과 철학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있어 사르트르만큼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 모리스 블랑쇼. 예술, 정치, 문학, 철학에 관한 그의 29개의 비평적 에세이와 평론을 모은 『우정』(1971)이 그린비 블랑쇼 선집 6권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문학의 공간』(1955), 『도래할 책』(1959) 등 그간 블랑쇼가 해온 문학 비평의 연장선으로서, 라스코 동굴 벽화의 수수께끼에서부터 원자 폭탄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의 관심사를 폭넓게 기록하고 있다. 블랑쇼는 문학과 예술, 정치와 혁명 등에 대해 바타유, 말로, 레비스트로스, 뒤라스, 카뮈 등 그가 우정과 존경을 바치는 작가들을 들어 써 내려간다. 글로써 그가 이들과 나누는 무한한 대화는 때로는 파괴하며 융합하고, 분산하며 수렴하는 무신론적 깨달음의 세계를 공유한다. 독자들은 블랑쇼의 비평의 눈을 거쳐 20세기 프랑스 현대문학사의 맥락을 한눈에 꿰어 볼 수 있다.
저자

모리스블랑쇼

MauriceBlanchot
1907년프랑스켕출생,2003년이블린에서사망.젊은시절몇년간저널리스트로활동한것이외에는평생모든공식활동으로부터물러나글쓰기에전념했다.작가이자사상가로서철학·문학비평·소설의영역에서방대한양의글을남겼다.문학의영역에서는말라르메를전후로하는거의모든전위적문학의흐름에대해깊고독창적인성찰을보여주었고,또한후기에는철학적시론과픽션의경계를뛰어넘는독특한스타일의문학작품을창조했다.철학의영역에서그는존재의한계·부재에대한급진적사유를대변하고있으며,한세대이후의여러사상가들에게큰영향을주는동시에그들과적지않은점에서여러문제들을공유했다.주요저서로『토마알수없는자』,『죽음의선고』,『원하던순간에』,『문학의공간』,『도래할책』,『무한한대화』,『우정』,『저너머로의발걸음』,『카오스의글쓰기』,『나의죽음의순간』등이있다.

목차

『모리스블랑쇼선집』을간행하며ㆍ4

1.예술의탄생ㆍ13
2.박물관과예술과시간ㆍ34
3.박물관의고통ㆍ80
4.백과사전의시대ㆍ95
5.번역하다ㆍ105
6.위대한축소주의자들ㆍ113
7.영점(零點)에선인간ㆍ131
8.느린장례ㆍ148
9.공산주의에대한접근(필요와가치)ㆍ165
10.마르크스의세가지말ㆍ173
11.기대를저버린종말론ㆍ178
12.전쟁과문학ㆍ191
13.거부ㆍ193
14.파괴하다ㆍ196
15.헛된말ㆍ203
16.천사와의싸움ㆍ225
17.몽상하다,쓰다ㆍ243
18.수월한죽음ㆍ257
19.신들의웃음ㆍ290
20.위반에관한짧은메모ㆍ314
21.단순함을향한우회ㆍ324
22.전락과탈주ㆍ347
23.동일화의공포ㆍ358
24.흔적들ㆍ375
25.곡과마곡ㆍ395
26.카프카와브로트ㆍ415
27.마지막말ㆍ435
28.최후의마지막말ㆍ456
29.우정ㆍ497

옮긴이의말ㆍ505

출판사 서평

우리의거리가오히려우리를가깝게한다는아이러니,
동일성에서벗어난글쓰기가가져다주는
문학적우정에대하여

문학과철학의관계를탐구하는데있어사르트르만큼중요한인물로평가받는모리스블랑쇼.예술,정치,문학,철학에관한그의29개의비평적에세이와평론을모은『우정』(1971)이그린비블랑쇼선집6권으로출간되었다.이책은『문학의공간』(1955),『도래할책』(1959)등그간블랑쇼가해온문학비평의연장선으로서,라스코동굴벽화의수수께끼에서부터원자폭탄의시대에이르기까지그의관심사를폭넓게기록하고있다.블랑쇼는문학과예술,정치와혁명등에대해바타유,말로,레비스트로스,뒤라스,카뮈등그가우정과존경을바치는작가들을들어써내려간다.글로써그가이들과나누는무한한대화는때로는파괴하며융합하고,분산하며수렴하는무신론적깨달음의세계를공유한다.독자들은블랑쇼의비평의눈을거쳐20세기프랑스현대문학사의맥락을한눈에꿰어볼수있다.

관계맺지않으며관계하는
자유로운우정의가능성

블랑쇼는조르주바타유의‘공모적우정’이라는말을언급하며『우정』을시작한다.이때공모적우정이란‘어떤종속성도,어떤일화성도없는우정’을가리킨다.이것은내앞에있는사람이나와같지않은자,절대적타자라는사실을잊지않은채여야만가능한것이다.우리는흔히타인을나와동일시하는오류때문에인간관계에서실망을경험한다.그러나우정은‘절대적가까움’을뜻하지않는다.블랑쇼는‘어떤절대적거리’를가지는우정을통해기존의통념을거부한다.그리고그가공모적우정을느끼는동시대작가들을소환하여,비평으로서그들과연대할수있음을보여준다.
표제작인「우정」에서블랑쇼는바타유의죽음을통해‘죽음’이라는이별이관계를어떻게변화시키는지살핀다.죽음은‘추억’하고대화를이어가기를강요한다.즉죽음이분리를지워버림으로써둘사이의공허를사라지게하는데,블랑쇼는이를경계한다.‘분리’는언제나존재했던것으로,블랑쇼는‘분리되어있으면서도연결되어있는관계’,‘말없는신중함’을추구한다.이는소통을관두는것이아니라‘때로는말의침묵속에서서로가연결되는’우정의방법이다.즉,서로에게현존이되어주는것이다.

너자신이되지말라,
인간이란‘끊임없이극복되어야할무엇’이기에

‘현존’은블랑쇼의화두로서,실존은언어와에고가있어야만가능한반면현존에는‘무언어’와‘무아’(無我)가필요하다.그는‘에고’라는허상에현혹되지말고끝없이분열하고해체될것을말하고있다.자신에게익숙한세계에동화되면안심을느낄순있으나자기한계에매몰되고만다.블랑쇼에게문학은곧‘에고’에서벗어나는일이다.인간은이러한퇴행성을극복하기위해문학을읽는다.익숙한것이부재한중성적텍스트들을통해에고의올가미를벗어야한다.
루이르네데포레,미셸레리스,장폴랑등은문학에서이궁극의무,무심함에도달하기위해수행한작가들이다.앙드레고르츠는현대문학의소임은강력한소속으로부터탈출하는일이라며개성성,자기중심주의,소속주의,애국주의,한마디로일체의동일화를공포로여겼다.블랑쇼는문학이하는놀라운일이있다면바로이런무심함에대해열정을보이는것이라고말한다.
인간이세계를인식하는데필수적인언어를우리는결코버릴수없겠으나,20세기현대유럽의작가들은언어를버리기위해오히려언어를껴안는역설적문학행위를수행했다.2차세계대전후프랑스현대문학이자기파괴적면모를보인연유도이것이다.해방되기위해서는결국자기자신으로부터도해방되어야하기때문이다.

그런데한계를넘는위반의힘으로훨씬많은것이고발된다.왜냐하면무한자체가무한에게는한계가되기때문이다.무한은중립적표명을통해한계를알림받게된다.여기서중립적표명이란한계내에서말하면서도한계너머를말하는식으로표명된다.이런의미에서모든중요한문학은우리에게마지막새벽처럼나타난다.재앙과도같은지난밤을뜬눈으로지새우면서도항상어떤가변성은띤다.혹독한무아(無我),무장한저인내심깊은상상을통해이도저한거부의상태에이르는것이다(르네샤르)._본문중에서

무심함에대한열정,
작가란과연무엇인가?

그리하여블랑쇼는작가카뮈가이르려했던‘무심함’,‘무관심’이‘부조리’라는무거운이름으로알려진데에대해해명하려한다.사람들은카뮈를그가주장하는극단적인생각에가둬두려했으나카뮈는이것을거부했으며‘부조리’라는고정된용어로부터벗어나고자했다.블랑쇼는카뮈가‘자기생각을직접말하기보다늘우회를통해말한다.그러다보니거부하고,피하고,바꾸기를줄곧하면서우회를통해서만새로운진실이표명되도록한다’고밝혔다.카뮈는전복이라는자유로운흐름에있으면서도결코그무엇에도장악되지않았다.블랑쇼는카뮈의이러한‘이상한무관심’에주목한다.
그는또한책의후반부상당부분을할애해,카프카문학의순수성을진단한다.카프카는자신의작품을출판하지않고전부파괴하고자함으로써익명성을추구하였다.그러나사후에친구인막스브로트에의해그의글들이출판되면서아이러니하게도명성을얻었다.블랑쇼는이러한남용을절제된언어로비판한다.카프카와그의편지,문학을대하는그의태도등에대한논의로말미암아우리는『카프카에서카프카로』에서드러났던,카프카를통한블랑쇼의‘문학’을다시한번엿본다.많은이들이스스로를작가라칭하는이시대에,독자는블랑쇼의사유를통해작가란과연무엇인가에대해숙고해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