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다의 동물 타자

데리다의 동물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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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근대 철학이 어떻게 동물 타자를 억압해 왔는지를 데리다의 사상을 통해 밝히는 책. 저자 임은제는 철학사와 현대 예술에 자리하는 뿌리 깊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며, 현대 산업 사회에서 체계화된 동물 착취의 근거가 데카르트로 거슬러 올라가는 근대 철학의 정신에 있다고 본다.

형이상학사의 해체를 통해 데리다가 주장하는 바는 ‘이성’과 ‘합리성’으로 이루어진 철학이 아닌 타자의 ‘고통’에 준거한 철학이다. 달리 말해 데리다의 철학은 이성, 합리성, 언어로 완전히 설명될 수 없는 생명과 자연에 대한 서사를 따라가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데리다의 후기 철학을 소개하며 철학사 전체를 동물 타자라는 주제로 사유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저자

임은제

홍익대학교미학과에서메를로퐁티철학을분석한「현대시각예술에서의지각의애매성에관하여:나우만,리히터,헤세,호크니작품을중심으로」로석사학위를,「생태미학적관점에서본데리다의동물타자:‘결핍’으로서의‘생성’을중심으로」로박사학위를받았다.공공미술프로젝트‘계수동이야기’,‘황해미술제’등타자,소수자,취약자에관한관심을주제로하는전시를기획했고갤러리상의큐레이터로활동하며월간『미술세계』에5년간전시비평문을기고했다.주요연구주제는비인간타자,동물,예술,신체,감각,정서등이며현상학,해체론,생태미학,탈인간중심주의철학으로연구영역을넓히고있다.

목차

1장.철학은어떻게동물을길들였는가?소거된채존재하는동물타자11
1.개괄: ‘해체’의행보와동물타자11
2.데카르트계보와‘결핍’으로인식된동물21
3.데카르트,동물기계론25
4.칸트,섭리의동물37

2장.존재·타자에서배제된동물45
1.하이데거의동물론과데리다의존재·타자로서의동물론46
2.아감벤의인간과동물이공유하는권태71
3.데리다와아감벤의‘생성’으로본동물의‘결핍’81
4.라캉의타자로서의조건과동물타자의배제90
5.지젝의데리다적동물타자105

3장.동물이란무엇인가?115
1.생성으로서의코라와생성으로서의동물타자·동물성117
2.레비나스의얼굴을가진타자와데리다의얼굴없는타자144
3.귀향을기다리는이방인,인간과뱀165

4장.예술은어떻게동물과친구가되었나?185
1.프랜시스베이컨과타자인동물,고기187
2.데이미언허스트와희생된타자,동물204
3.요제프보이스와꼭두각시타자,동물214
4.올레크쿨리크와인간안의동물,동물안의인간232
5.조은지와인간을응시하는타자,동물241

5장.동물타자에대한환대251
1.동물철학·동물윤리학253
2.데리다의생물학적·생태학적코기토276

결론297
참고문헌307

출판사 서평

기존의철학사는동물타자에대한억압이었다
은폐된고통을발굴하는데리다의새로운철학

인간의시각에서벗어나고양이의시각으로인간을바라볼수있을까?혹은닭,돼지,소의시각으로인간을바라볼수있을까?동물의자리에서인간을바라볼때기묘하고우스꽝스러운우리자신의모습이드러난다.아이를위한애니메이션에서동물은인간의친구로묘사된다.인간처럼옷을입고학교에가거나,수저와포크를사용하여식사를한다.동시에인간은동물이라면무엇이든먹어치워야만족하는위험한존재이기도하다.동물을친구로여기면서잔인하게도살하기도하는인간의모순적행동을어떻게이해하면좋을까?일찍이동물의이중적인위치를깨닫고,동물에대한인간의폭력적시선을비판했던철학자가있었으니바로프랑스현대철학자자크데리다다.알몸이된자신을바라보는고양이의시선에서당혹스러움을느꼈던그는인간주체를구성하는‘결정적타자’로동물을정의했다.

『데리다의동물타자』는데리다의사상을통해근대철학이어떻게동물타자를억압해왔는지를밝히고,그동안은폐되어온동물타자의문학적,예술적,철학적정체성을드러낸다.저자임은제는철학사와현대예술에자리하는뿌리깊은인간중심주의를비판하며,현대산업사회에서체계화된동물착취의근거가데카르트로거슬러올라가는근대철학의정신에있다고본다.반인간중심주의사유에기반하는이책의관점은생명중심주의에초점을맞추는포스트휴머니즘을따르며무엇보다자크데리다의후기사유를바탕으로한다.데리다의후기이론은동물을타자이자존재로간주하는철학으로동물을철학사의중요한주제로올려놓았을뿐만아니라철학사전체를인간중심주의의체계화이자공고화로비판하는새로운현대철학의프레임을제시했다.

포스트휴머니즘사유의시작,
데카르트적이분법을해체하다

데리다의후기저작인『동물그러므로나인동물』과『짐승과주권자』1,2권은철학의주요역사를구성해온데카르트의계보를동물타자에대한착취의논리이자인간중심주의사고의결과로간주한다.데카르트의계보는인간/동물의이분법에의존하며동물을인간에대비되는‘결핍’으로이해한다.애초에데카르트는동물을주체가아닌기계적자동장치로정의했기때문이다.데리다가적시하는데카르트의계보에는칸트,라캉,레비나스,하이데거와같은철학의대가들이포함된다.칸트철학에서동물은목적이아닌수단이었고,하이데거철학에서동물은언어가없기에세계와관계를맺을수없는존재였다.기존의철학을전복했다는평가를받은라캉과레비나스도동물을타자로인정하지않기는마찬가지였다.이런이유로데리다의사유는동물타자라는주제아래하이데거,레비나스,라캉같은현대철학자와가장극명하게분리된다.

데리다는데카르트적계보를‘동물타자’의논제로해체함으로써동물이가진결핍을새롭게해석한다.동물의결핍은다른철학자들이말하듯부정적부족함이아니라오히려생명에서가능성의조건이되는긍정적근원이라는것이다.동물은플라톤의코라처럼생성이자과정이며,언어와대립이존재하기이전의창조적공간이다.결과적으로데리다는철학사전체가동물타자에대한억압의계보학이자동물타자에근본적으로의존하는인간중심의논리로서,동물을억압하고착취하는산업화사회에구조적·이론적근간을제공해왔음을밝힌다.동물은철학이가진모순의틈안에처음부터존재했던타자성이며철학의여백에각인되어있었던또다른주제이다.철학은동물을배제하는듯보이지만,실은인간/동물의대립구도를통해우월성을획득하면서동물타자라는대응항에의존하고있었던것이다.

형이상학사의해체를통해데리다가간명하게주장하는바는‘이성’과‘합리성’으로이루어진철학이아닌타자의‘고통’에준거한철학이다.달리말해데리다의철학은이성,합리성,언어로완전히설명될수없는생명과자연에대한서사를따라가고있다.그것은이름붙여질수없지만이미존재하는것,혹은어떤이름으로불리지만그이름을넘어선동물타자와같은존재를지향한다.저자는이러한데리다의후기철학을소개하며철학사전체를동물타자라는주제로사유할수있는여건을제공한다.

철학의여백을사유하는예술,
이성의이면을향하는작가들에관하여

이책은현대예술을분석하는새로운프레임을보여주기도한다.저자는폴발레리,D.H.로렌스,프랜시스베이컨,데이미언허스트,요제프보이스,올레크쿨리크,조은지에이르기까지문학과미술에걸쳐동물을주제로한다양한작품을데리다의관점을통해설명하고분석한다.이과정에서발견할수있는건철학이드러내지못한것을보충적으로주제화하는예술의비판적인시각이다.인간보다부족하다는선입견아래배제된동물은공장식축산에서보여주듯산업사회의자원으로소비된다.그러나예술은동물을생명,존재,타자로성찰하며동물타자의희생을집요하게요구하는인간사회의이기성을폭로한다.이책은최근관심이증대하는채식주의나동물권의이론적배경을다루며,지금까지의인문학도서에서찾기힘들었던동물의존재론에관한학술적,철학적,예술적연구이다.

저명한철학자들의은폐된인간중심주의적측면과예술의비범한시각을동시에밝혀내는이책은보편성과일반성에서벗어난자유로운사유가어떻게각각의개성을지닌동물타자와만나는지보여준다.미학을전공한저자는일상에서한권쯤지니고다닐수있는예술철학서를염두에두고이책을집필했다고밝히는데,독자들은이책을통하여현대철학의변모하는지점을확인할수있을뿐만아니라현대문학과미술의다면적인지층을들여다볼수있을것이다.제인구달은인수공통감염바이러스로인한펜데믹위기가동물과자연에대한존중을잃어버렸기때문에일어났다고말했다.이책이궁극적으로전하고자하는바역시동물,자연,환경을타자로서존중해야하는것이인간의잊힌의무라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