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도시재건축은도시약탈이다!!”
―1950년대미국도시의흥망을통해본도시의오래된미래!
1950년대미국,사람들의귀중한세금을쏟아부으면서도이렇다할만한결과를내지못했던도시계획.도심재개발프로젝트라는이름으로수십억달러를투자하면서도도시를안전은물론이거니와흥미롭지도,활력이넘치지도않는곳으로만들어버리는모습을목격한『건축포럼』(ArchitecturalForum)의부편집장제인제이콥스(JaneJacobs,1916~2006)는,그때부터정통도시계획이론의정반대편에서며...
“도시재건축은도시약탈이다!!”
―1950년대미국도시의흥망을통해본도시의오래된미래!
1950년대미국,사람들의귀중한세금을쏟아부으면서도이렇다할만한결과를내지못했던도시계획.도심재개발프로젝트라는이름으로수십억달러를투자하면서도도시를안전은물론이거니와흥미롭지도,활력이넘치지도않는곳으로만들어버리는모습을목격한『건축포럼』(ArchitecturalForum)의부편집장제인제이콥스(JaneJacobs,1916~2006)는,그때부터정통도시계획이론의정반대편에서며계획가들과는전혀다른방식의도시살리기운동을시작했다.현재의도시계획은수십억달러를들여도시의활력을떨어뜨리는결과가나올뿐이며,르코르뷔지에(LeCorbusier)같은유명한건축가들과도시계획가들이오히려도시의다양성과생명력을파괴하고있다고주장했다.
엄밀하고명징하고풍자적이며,문학적이기까지한제이콥스의『미국대도시의죽음과삶』은1961년초판이나온이래,도시를실제로이용하고그곳에서살아가는사람들에게는열광적인지지를받으며도시계획의패러다임을바꾸어놓은,우리시대의고전이되었다.이책에서저자제이콥스는어떤특별한건축적인비전이나전략을다룬다기보다는도시를유토피아가아닌현실세계로바라볼줄알았던,게다가보도의공중생활을사랑했던한‘시민’으로서의소소한기록을남기고있다.우리가살고있는이도시에진정으로필요한것은폭력적이고일방적인개발과공사가아니라조그만동네와오래된건물들,북적거리는사람들과도로에서뛰어노는아이들임을,미국각도시의실례를들어구체적이고다정하게설명하고있는것이다.
“이제까지수십억달러를쏟아부어우리가건설한것들을보라.저소득층주택단지는기존의슬럼보다도더심한비행과파괴와전반적인사회적절망상태의중심이되어버렸다.도시생활의활기나활력과는동떨어진불가사의한답답함과획일성의표본인중산층주택단지.김빠진천박함으로공허를누그러뜨리려고애를쓰는호화주택단지.좋은서점을유지하지못하는문화센터.여기저기돌아다니는것말고는선택의여지가없는부랑자들만찾는시민센터.규격화된교외체인점쇼핑을흐리멍덩하게모방한상업센터.어디서시작해서어디서끝나는지알수없는,산책하는이하나없는산책로.대도시의속을들어내버린고속화도로.이런건도시재건축이아니라도시약탈이다.”(본문22쪽)
도시는누구의것인가,혹은누가살고있나
재개발은누구를위한것인가
폭력은무지(無知)로부터시작하는경우가많다.어떤파괴,어떤폭력.개별존재에가해지는폭력,그것은잘알지못하기때문에생겨나기가쉽다.도시란곳은자본주의시스템이필연적으로발생시키는과잉축적의위기를공간의부단한생산과파괴를통해잠정적으로해소하는곳인까닭에,이런폭력은차라리자연스러운일이지만말이다.
제인제이콥스가살던시기의뉴욕,이스트할렘.그곳에새로정비된한저소득층주택단지에는눈에띄게크게자리를잡고있는잔디밭이있었다.지역관계자들은그잔디밭을보면서한마디씩했다.“참예쁘군요.이제가난한사람들도누릴거다누리는군요.”(본문36쪽)그러나정작주민들은자신들의집을헐어버리면서자신들의동네를커피한잔,신문한부구할데없는곳으로만들어놓은그잔디밭을좋아할수없었다.“누가저게필요하대요?”“어느누구도이곳을지을때우리가뭘원하는지관심을기울이지않았어요.”사람들의구체적인삶에는전혀관심을기울이지않았던시당국과개발관계자들.그들은지역주민들,혹은그들의삶에대해서실제로아는바가없었기때문에‘개발’이나‘주거환경개선’이라는명목으로엄청난폭력을휘둘러서류상의정의에의해‘슬럼’으로명명되었으나실제로는살기좋았던곳을,단돈5센트도빌리기어려운명명백백한슬럼으로만들어대고있었다.그리고1950년,혹은60년대의미국의모습은2000년대에세계곳곳에서,또한대한민국에서,여전히반복되어나타나고있다.제인제이콥스는가장구체적인이야기를통해서가장일반적인주장을펼쳤던것이다.
50년전이나지금이나재개발은사람들의실제적인삶을개발해내는데실패했다.도시가어떻게살아서움직이고작동하느냐가문제가아니라,그저어떻게보이느냐가중요했던소수전문가집단의결정으로그몇십,몇백,몇천배되는사람들의삶이이랬다저랬다하는상황.용산참사에서도,평택대추리에서도,수많은뉴타운지구,그어디에서도정부및관계자들은실제로그지역에서살고있는사람들일상의흐름,그들의네트워크,삶의터전,생활방식에대해화폐이외의다른가치로는고려한적이없었다.50년전의이책,『미국대도시의죽음과삶』은그런식의일방적인개발이가져오는도시의죽음을경고하고있다.개발로죽어간미국의많은도시들과우리나라의지역들사이의거리를잴수있을때우리는비로소도시의죽음을늦출수있을것이다.
저소득층의주거보조의다양화
지난1월한신문보도에따르면,서울인구의1%에달하는사람들이고시원에산다.현대판쪽방이라고불리는고시원은애초에주거를목적으로만들어진것이아니었으나고시생은물론이고,직장인,외국인노동자,결혼한부부들까지도비싼전세금을마련하지못할경우,그쪽방에들어가서산다는것이다.불과5,6년전만해도자취를목적으로고시원을선택하는것은지방거주대학생들의몫이었으나,이제는고시원을선택하는사람들의범주가꽤많이확장된셈이다.50년전의제인제이콥스의지적처럼,우리의도시에는공공의양심상사람들이마땅히가져야한다고생각하는양질의주거의값을치를수없는가난한사람들이존재한다.다른점이있다면,제이콥스의경우에는많은도시에서주거의공급자체가너무적어서과밀없이는인구를수용하지못한다고지적한반면,지금우리의경우에는주거의공급자체는차고넘치는데,단순히주거에대한대가라고하기에는지나치게높은비용이문제가된다는것.서로다른이유때문이기는하지만제이콥스의미국과우리의한국은도시주거의일정한비율에대해서는보조가필요하다는동일한결론에다다른다.
그런데이주거보조에서제이콥스가문제삼았던것은주거에많은비용을치를수없는사람들,즉사기업에의해주택을공급받을수없는사람들을눈깜짝할사이에하나의통계―소득!―에기초하여죄수같이특별한주거요건을가진통계집단으로바꿔놓고있다는것이었다.저소득층사람들은도시의주거보조라는과제를수행하기위하여유토피아론자들이이리저리갖고노는특별한기니피그집단이되는것이다.도시를하나의‘과제’로생각하고그곳에서살고있는사람들을대상화하여본다면,그리고그대상화가되는척도가단지그들의소득수준일뿐이라면,도시발명가들이내놓을수있는결론도단지소득수준에따른방법일수밖에없을것이다.다른도시개발의문제에서도마찬가지이겠지만,주거보조의문제에서는더더욱사람들의여러가지스펙트럼과다양한사정이고려되어야하며,단지가난하다는이유로다른결정권자들에의해자신들의삶이휘둘리지않아야한다.도시의문제들이단순히돈으로해결할수있는것이었다면,그많은돈을쏟아부어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