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밭 사람들 : 라틴아메리카 커피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 트랜스라틴 총서 6

커피밭 사람들 : 라틴아메리카 커피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 트랜스라틴 총서 6

$18.32
저자

림수진

저자:림수진
1971년전북익산에서태어났다.어려서관광버스운전수가되길간절히꿈꾸었는데어쩌다보니지리학자가되어버렸다.전북대학교사회교육과를거쳐서울대학교지리학과대학원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2006년이후현재멕시코콜리마주립대학교(UniversidaddeColima)정치사회과학대학(FacultaddeCienciasPoliticasySociales)교수로재직중이다.틈틈이멕시코태평양바닷가에면한콜리마주인근라임밭을기웃거리며그곳에서사람들이살아가는이야기를듣고있다.저서및논문으로『세계의분쟁』(공저),「코스타리카커피경제의시공간적전개와지역적다양성」,「식량위기시대의멕시코농업정책」,「멕시코토르티야위기」,「라틴아메리카커피,다시꽃피는봄을맞이하려나……」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_현장에가면영감이있다

1장/커피밭을찾아서
2001년가을,뉴욕
코스타리카,산호세
코스타리카에살다
‘타라수’를알게되다
페레스셀레동으로가다

2장/커피밭에서의삶
생애처음,커피를따다
나,불량노동자
얀시의바지를사러가다
커피꽃이피었습니다
엘레나와기예르모의결혼1주년기념일
둘리아의남편이돌아왔다
산타페농장으로가다
다시,타라수로돌아오다
해질녘,늘방죽가집을찾아가다
토요일오후그들의일상,타라수센트로풍경
니카라과사람들과과이미,그리고과이미여자들
‘독토르델카페탈’이미쳤다
내삶의위안,카페로스산토스

3장/내친구,프레디를찾아서
프레디가떠나갔다
니카라과,보아코,산타루시아
프레디의할아버지,돈레이놀드
프레디집을찾아가다
프레디를기다리다
마타갈파에들르다
마타갈파여관식모,글로리아
프레디부부를다시만나다
미국으로간프레디에게서전화가걸려오다

4장/2009년,지난삶의흔적을좇아떠난여행
다시찾은코스타리카,그리고사람들
페레스셀레동,산페드로마을사람들
타라수,카페로스산토스
타라수,도냐베르타가족
산타마리아도타커피집,그리고옛친구후안엘리

5장/프레디를찾지않는것이좋을뻔했다
2009년,다시니카라과로
마나과,호텔티카버스
보아코
산타루시아,도냐루신다민박집
돈레이놀드
프레디의집,프레디의우물
지오반과함께아랫마을로내려오다
다시,마나과로
안토니아에게전화를걸다

6장/2010년다시,커피밭에서만난사람들
기예르모
엘레나
다시사라져버린안토니아
방죽가집에홀로남은과이미여인

에필로그_여전히쓴그들의삶

출판사 서평

라틴아메리카커피노동자들의삶에대한보고서!
―여성지리학자가코스타리카현지에서커피밭노동자로살아가며기록한,그들의이야기!

현재멕시코콜리마주립대학정치사회과학대학교수로재직하고있는임수진은지금으로부터10년전,서울대학교지리학박사과정을마치고논문을쓰기위해지역연구에나섰다.그녀가택한곳은중미의스위스라불리는라틴아메리카의코스타리카.유럽의귀족들이그리고시간이좀지나서는유럽의노동자들과미국인들이찾게된커피가이코스타리카라는작은나라를어떻게세계체제속에규정하고변화시켜왔는지에대한연구,즉커피를매개로한라틴아메리카지역에대한연구를위해서였다.
그녀는2001년부터2003년까지코스타리카타라수지역과페레스셀레동지역에서커피수확철에현지의노동자들과함께생활하며직접커피열매를따면서지역연구를진행했다.연구자로머문것이아니라,그들과똑같은일당노동자로머물렀고,그들과자연스럽게친구가되었다.걸음마를떼기시작한두살때부터커피를따왔다는스무살새댁엘레나의집에머물면서농장에서일하는현지코스타리카노동자들과어울렸으며,타라수지역에서는니카라과에서코스타리카로건너온(불법)이주노동자인니카라과노동자들과우정을나누게되었다.
이책은지리학자임수진이2년여간커피밭노동자로살면서보고듣고느낀그들삶에대한기록이자,니카라과출신이주노동자인프레디부부와나눈우정의기록이기도하다(이책에는다시2009년과2010년그들을찾아나선이야기까지담겨있다).또한하루종일일해도커피한잔값정도의일당밖에벌지못하는이들의이야기는,전지구적자본주의시대를살아가는우리의과거이며,지금한국이주노동자들의현재이며,또한아직자본의손길이미처닿지않은곳의내일로읽힌다.하지만그안에서도삶을성실히살아내는,자기일상을지켜가는라틴아메리카노동자들의모습에서저자가느낀경외감은,이책을읽는우리들에게도‘삶’과‘행복’의의미를다시생각하게할것이다.
더불어커피의유행과함께그에대한온갖책들이쏟아져나오며카페여행기도있을정도이지만,정작커피를생산하는사람들에대한책은거의없는출판현실에서커피생산현지의사람들삶이담긴이책『커피밭사람들』의출간은‘유행’이면에감추어진다른지식과정보를전달해줄것이다.예컨대유명커피브랜드의5,000원대커피한잔에담긴현지노동자들의땀에대해서,공정무역으로도해소되지않을이전지구적빈부격차에대해서,그리고우리에게정말필요한부(富)가얼마만큼인지에대해서,말이다.

이책은오늘날우리삶에서너무나당연시되는일상의커피소비로부터시공간적으로가장먼곳에위치하는커피생산현장에대한이야기다.하루종일커피를따면서도하루에커피한잔값도벌지못하며삶을꾸려나가는라틴아메리카커피노동자들에대한기록이다.……이책에나오는장소와사람이름은모두가실명이다.그들은오늘이순간에도그곳에서여전히붉게익은커피열매를골라따고있을것이다.커피한잔값에도미치지못하는일당을받으면서말이다.……
커피가어지간히유행인모양인지,커피에관해쓴온갖글들이많은데,정작커피를따는사람들에대한글은없었다.거대이론이나통계속한부분으로이름도없이묻혀버리는그들의삶이아니라엘레나,얀시,기예르모,플로르,아우구스팅,하이메,에드윈,프레디,안토니아,둘리아……,이세상에태어나비록가난하지만진솔하게삶을꾸리며살아갔던그들의이야기를기록해남기고싶었다.모든것이시시각각변하는이포스트모던한시대에코스타리카커피밭에서100년전,200년전과전혀다를것없이일일이손으로붉은커피열매를따며살아가는그들의이름을이세상에남겨주고싶었다.―?책머리에?중에서

두살때부터커피열매를따다―엘레나이야기

저자임수진이지역연구를위해무작정아는사람도없는코스타리카로날아가우여곡절끝에생애처음커피열매를따게된곳은코스타리카의시골마을페레스셀레동이었다.이곳에서그녀는결혼한지1년이채되지않은신혼부부,엘레나(당시20세)와기예르모(당시26세)의집에더부살이를하게되었다.생전처음보는동양인에대한어떤경계심도없이,누추한자기집에손님이와주어오히려미안하고기쁘다는순박한부부와함께저자의커피노동자로서의삶이시작된다.물론저자본인이이책여러곳에언급하거니와,그녀는“불량노동자”였다.(본문61쪽참고)
엘레나와기예르모부부의삶은현재코스타리카일반민중의삶의모습을고스란히드러낸다.부부의학력은엘레나가초등학교3학년,기예르모가초등학교1학년을다닌것이전부이고,엘레나는두살때부터커피밭에서열매를따왔다.하루10시간을일하고도집안구석구석을쓸고닦는,천성이부지런하고성실한이부부의꿈은자기의자식들이고등학교까지는마치게하는것이다.우리의부모님들이그랬던것처럼가난을대물림해주지않기위해최선을다하는젊은부부다.
그러나10시간을커피열매를딸수있는날도1년에커피수확기인서너달의호사일뿐.나머지달은그마저도없이지내야한다.또이들의식사는기름에볶았다기보단기름에말았다고표현해야할정도의밥과약간의푸성귀가전부.가끔저급소시지를밥위에약간얹어먹을수있고,콜라를마실수있는날은정말행복한날이다.저자는이들과지내며가난함이라기보다궁핍함에가까운커피밭노동자들의삶에놀라고안타까워하지만,조금더시간이지나면서저자가더놀란것은그럼에도그들이가진삶에대한긍정성이었다.

집안구석구석바닥을닦는엘레나의노랫소리가들린다.커피를열네바구니나땄고,코카콜라를마셨고,고기도먹었고…….땡볕아래10시간가까이커피를따고돌아온엘레나는콜라한잔에아주행복해했다.나는콜라한잔에그녀만큼행복해할수있을까?세상사람들이콜라한잔으로지금의그녀만큼행복해질수있을까?설령나중에한국으로돌아가이들이상상할수없을만큼의돈을번다고해도지금이엘레나부부만큼행복하게살자신이없다.어쩌면이세상더없이많은것을누리고산다해도지금의엘레나처럼행복하게살수는없을것같다.초등교육3년이전부인배움과새벽동이트기전에일어나하루종일땡볕아래커피를따야하는상황에서도온전히자기삶에감사하는엘레나에비춰나를본다.커피따는손이여물지도못하고,굳은결심과는상관없이지각과조퇴를밥먹듯하고,게다가그녀만큼사소한것에행복해할줄모르니,나이어린엘레나앞에부족해도한참부족하다.하루10시간을일하고돌아와힘든줄도모르고흥얼흥얼노래까지불러가며집에반짝반짝광을내는엘레나를보고있으니,아무래도내가참불량하다.커피밭노동자로서뿐아니라,삶을살아가는태도도그녀에비한다면한참불량하다.그녀는알까?내마음속에이미그녀가커피밭에서뿐아니라삶에서도선배였다는것을.―본문72~73쪽에서

니카라과이주노동자의삶―프레디이야기

타라수(Tarraz?)는세계5대고급커피생산지중의하나인곳이다.코스타리카의정식행정지명은산마르코스(SanMarcos).이곳에서3대에걸쳐‘타라수커피’의산역사가된도냐베르타의커피농장에서저자는니카라과에서넘어온불법이주노동자들을만나게된다.코스타리카와국경을마주하고있는니카라과는원래1542년부터스페인부왕령산하과테말라총독령에속해있었고,1822년스페인으로부터독립한뒤에도10년넘게중앙아메리카연방공화국에속해있었으나,지금은사정이전혀달라졌다.두나라간경제차이때문일터인데(2009년기준1인당국민소득이니카라과는1천달러,코스타리카는6,500달러이다),코스타리카사람들은의식적으로니카라과사람들을무시하고천대하며,코스타리카에서허드렛일이나위험한일의대부분을불법이주한니카라과사람들이하고있다고한다.
처음에코스타리카사람들의말만듣고,니카라과사람들이거칠고폭력적이라고생각했던저자는막상그들과만나함께커피열매를따고또일이끝난후오후시간을함께보내면서,그들역시똑같은사람이고친구들임을확인한다.특히니카라과고향에어린남매를두고,집을지을돈을벌기위해커피수확철이면코스타리카로넘어온다는프레디와안토니아부부와는특별한우정을맺게된다.타국에돈을벌기위해어렵게넘어온처지임에도이들부부를비롯해커피농장에서일하는니카라과사람들은저자에게먹을거리를나누어주기를아끼지않음은물론이고,저자가오가는길에소떼들이있어다니기힘들까봐자신들이나서서소떼들을몰아주며저자가다니기편하게해주는등,마음에서우러난순박한우정을보여준다.
타라수의커피수확철이끝나고,떠나버린프레디부부를찾기위해저자는직접니카라과로넘어가서그들부부의집을들르기도하지만,이들부부를찾는일은쉽지않다.결국이들부부와겨우다시코스타리카에서만나고,또다시헤어지는과정과,후에남편인프레디가가족의생계를위해미국으로밀입국하여처음에는돈을좀버는듯하다가나중에는니카라과의가족들과소식이끊기고마는안타까운사연까지이책에는담겨있다.

2009년까지간혹프레디를생각하긴했지만,다시프레디를찾아나설만큼내삶이여유롭지못했다.……버스가산타루시아에닿자마자2003년프레디와안토니아를기다리며묵었던도냐루신다의집을찾았다.……프레디와안토니아소식에대해알고있느냐고,버스에서들었던바대로프레디는여전히미국에있고안토니아는딸을데리고코스타리카로간지1년이넘었다고했다.버스에서안토니아소식을듣고설마했는데,사실이었던가보다.안토니아마저없다는소식에서운함과막막함이밀려오려하는데,뒤이어도냐루신다가전하는소식에그만가슴이쿵하고내려앉는다.프레디가미국에서새로운가정을꾸렸다는것이다.새로운가정을꾸리며자연스레송금이끊어졌고결국은안토니아가살길을찾아딸을데리고코스타리카로갔다는것이다.―본문271~272쪽에서

그래도,삶은계속된다!?

저자는2003년코스타리카를떠난후2009년과2010년다시그곳을찾아간다.엘레나와기예르모부부는여전히해가뜨기전새벽부터고된일을계속하고있었지만,2009년에드디어자기들의집을짓고아이도낳고내년쯤에는염소를키울수있다며꿈에부풀어있었다.먹는것이나입는것이처음만났던8년전과별반다르지않음을보고안타까워하던저자에게그들의희망은진정반가운것이었다.하지만그로부터1년후기예르모의입원소식을듣고급하게코스타리카를찾은저자가만난것은사고로하반신이마비된기예르모와그런그의상태조차제대로모른채시골집에서둘째를임신한몸으로그를기다리고있는엘레나였다.
저자는이들젊은부부의불운과베트남커피로인해경쟁력이없어져서많은커피밭이사라져버린페레스셀레동의모습을보며안타까워하고마음아파하지만,그가운데서도신산한삶을웃음으로살아내는사람들의모습을이야기하며글을맺는다.이들의삶이앞으로물질적으로나아질것인가에대해서는물론,저자역시회의적이지만,저자는그들“삶의내공”에존경을표하며,그들이보여준인간에대한깊은신뢰와우정에서‘삶의힘’을보았다.
한지리학자가무작정‘커피밭사람들’의사진한장에이끌려떠났던지역연구에서만난것은결국거대담론이나이론이나통계로설명되지않는,인간의삶,자체였던것이다.이것에굳이‘희망’이라는말을붙이는것은경솔한일이될것이다.하지만거기에쉽게‘절망’적이라고말하는것도그에못지않게가벼운일일것이다.우리는안다.다른어떤것보다우리마음을움직여행동으로이끄는것이,‘삶’자체라는것을.그렇기에저자는코스타리카에서만난커피밭노동자들,그들의이야기를남겨서그들의이름을커피와함께전하고싶다고말하는것이다.우리가오늘마시는카페라테,카페모카한잔에담겨있는향기와맛속에그들,커피밭노동자들의삶이있다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