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여행 (들뢰즈 철학으로 읽는 헬레니즘)

신들의 여행 (들뢰즈 철학으로 읽는 헬레니즘)

$19.50
Description
이 책은, 본래 하나였으나 오늘날 분리된 삶의 영역과 철학의 세계를 ‘유목미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함께 이야기한다. 들뢰즈의 유목론은 규정된 공간의 질서를 재현하는 정주민과 달리 미규정의 공간에서 스스로 다양한 형태의 영토를 창조해 가는 유목민에 빗대어, 전통적 재현의 논리에 맞서는 창조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이를 모티브로 한 유목미학은 마치 분절된 영역을 자유로이 횡단하는 유목민처럼 추상적인 철학의 세계와 구체적인 삶의 사이를 가로지르며 이들을 연결하는 ‘감성의 다리’ 역할을 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어떤 이유로 한없이 멀어진 철학과 삶을 이어 주는 접속의 장이 되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온갖 감성의 영역이 세상을 홍수처럼 뒤덮어 충만하다 못해 차고 넘치는 이 감성의 시대에, 우리 삶 속에 숨어 있는 철학적인 개념들을 삶의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창조적 사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숙경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에서수학했다.동서양철학·과학·예술장르를두루공부하고,동서비교철학논문으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경희사이버대학교양학부에서특임교수로재직했으며,유목미학연구소를운영하며연구에매진하고있다.오랜학문적유목끝에문득뒤를돌아보니미로처럼얽히고설킨학문역정이그자체로길이되어있었다.그길에‘유목미학’이라이름붙이고여전히그길위를유목하고있다.끝없는유목의여정은삶이다하는날까지계속될것이다.

목차

프롤로그:신화와예술을넘어서ㆍ5

1부차이를만든접속:신들의변신

1부를열며:그리스신들이동쪽으로간까닭은?ㆍ21

1장동방으로간그리스신들ㆍ27
땅과씨앗의접속:동방에심긴그리스문화의씨앗ㆍ27
동방헬레니즘의변천과신들의변신ㆍ34

2장동방헬레니즘1기:접속의시작ㆍ39
아이하눔의그리스신들ㆍ39
미트라와하나가된제우스ㆍ44
승리의여신니케의굴욕ㆍ50
박트리아왕국의그리스신들ㆍ54

3장동방헬레니즘2기:신들의컨소시엄ㆍ59
파르티아문화의특징ㆍ59
선신과악신ㆍ65
파르티아의제우스와아폴론ㆍ68
동서영웅신의만남ㆍ70
비껴간인연ㆍ72
여신들의다중연합ㆍ78

4장동방헬레니즘3기:헬레니즘과불교의만남ㆍ87
간다라vs마투라ㆍ89
불교에흡수된인도의전통신들ㆍ93
불교에흡수된그리스신들ㆍ113

5장실크로드를따라간그리스신들ㆍ137
동서문화의집결지,타림분지ㆍ139
타림분지의불교미술ㆍ143
타림분지의그리스신들ㆍ151

6장동아시아와의접속ㆍ173
불교의동아시아유입ㆍ174
불교문화의역류ㆍ178
복합문화의결정체:둔황막고굴ㆍ179
헤라클레스의흔적,동아시아사천왕ㆍ189

1부를맺으며:잡초예찬ㆍ197


2부들뢰즈철학으로만나는신들의변신

1장신들의정체성ㆍ203
신화의시작에신들은없었다:무한변이,카오스ㆍ203
하나이면서여럿인:다양체ㆍ206
모든얼굴이잠재되어있는단하나의면:내재면ㆍ217
내재면의또다른이름:신체와탈기관체ㆍ222
감춰진무수한얼굴들:잠재성ㆍ226
숨은얼굴찾기:현실화ㆍ231
현실성과잠재성의무한순환:영토화와탈영토화ㆍ235

2장제3의신화:신들의재탄생ㆍ241
두개의접속:나무와리좀ㆍ241
동방헬레니즘의그리스신들:양적다양체와질적다양체ㆍ245
파르티아의그리스신들:리좀형의접속ㆍ251
불교라는중심뿌리:수목형의접속ㆍ255
뫼비우스의띠:뿌리의마디와리좀의발아ㆍ260
타림분지①:세상에서가장매끈한공간ㆍ268
타림분지②:리좀과패치워크의공간ㆍ275
고정불변하는정체성으로부터의해방:되기,그리고증식ㆍ280

2부를맺으며:문화는생명이다ㆍ288

에필로그:세상의모든접속ㆍ291
참고문헌ㆍ295

출판사 서평

삶과철학을자유로이오가는
무한한신들의여행속으로


분리되어버린,
드러난세계와감춰진세계

이책은유라시아신화속의신들과이들을소재로한조형예술을다루고있다.그러나,단순한신화이야기는아니다.예술작품의아름다움을논한이야기는더욱아니다.이책은신화와예술을넘어선,그이면에숨겨진특별한이야기를하고있다.그것은문화예술의현상세계이면에서그것들을움직여가는세계,즉드러난세계와감춰진세계에대한이야기다.

드러난세계가삶의영역에해당한다면감춰진세계는삶의원리에대해묻는철학의영역이라고할수있다.따라서철학과삶은동전의양면처럼뗄수없는관계로공존하는세계이지결코분리되어따로존재하는세계가아니다.그러나본래하나임에틀림없는철학과삶은웬일인지상호간에분리되어까마득히멀어져버렸다.그렇게서로가서로를알아보지못하고심지어는서로다른세계의언어로이야기하기에이른것이다.어떻게하면한없이멀어진이둘을화해시킬수있을까?어떻게하면본래의모습그대로이둘을함께이야기할수있을까?

‘유목미학’
삶과철학을이어주는감성의다리

이책은‘유목미학’(Nomadicaesthetics)의원리를적용해드러난세계와감춰진세계의이야기를함께풀어나간다.유목미학은들뢰즈의유목론(Nomadology)을바탕으로하고있다.유목론은규정된공간의질서를재현하는정주민과달리미규정의공간에서스스로다양한형태의영토를창조해가는유목민에빗대어,전통적재현의논리에맞서는창조의논리를전개하고있다.이처럼감성의영역에서철학적사유를구현하고있는유목론은그자체로유목미학의모티브가되었고,유목미학은이러한들뢰즈의유목론을이론적뼈대로하여고안되었다.

유목미학은일반적으로미학(Aesthetics)에서다루고있는미(美)와예술에관한담론이아니다.미학은본래철학의한분과로서감성인식의영역을담당해왔으나,유목미학은인식에있어감성인식의영역에주목하되이를독립적인미학의영역으로가져가지않는다.유목미학은마치분절된영역을자유로이횡단하는유목민처럼추상적인철학의세계와구체적인삶의사이를가로지르며이들을연결하는‘감성의다리’역할을하고자한다.그리하여,어떤이유로한없이멀어진철학과삶을이어주는접속의장이되고자하는것이다.


차이를생성하는
신들의유목여정을따라가다

하나의생명이자하나의몸임에틀림없는철학과삶이본래의모습으로상호소통하기위해서는서로가서로에게부단히스며들어야하며,또한서로의언어를사용해서이야기할수있어야한다.따라서유목미학은다양한추상적개념과원리들을끊임없이삶속에투영하는방식으로,다른한편으로다양한삶의현상으로부터끊임없이개념과원리를뽑아올리는방식으로이야기를펼쳐나간다.이처럼삶의영역과철학의영역이마블링되어흐르는유목미학의글쓰기방식은구체적인적용에서부터창조적인변용에이르기까지무한적용될수있다.그러므로유목미학의적용범위는세상의모든이야기가되며,『신들의여행』은그이야기의첫시작에해당된다.

이책의1부「차이를만든접속:신들의변신」은알렉산드로스의동방원정이후전개되는문화의접속에초점을맞추고,접속에따라변화되는문화의제양상을추적해간다.먼저알렉산드로스와그의후계자들이동방의정복지곳곳에그리스문화를이식하는과정을,다음으로현지문화와접속하여변화를겪고새롭게재탄생하는현상들을신들의이동경로를따라남겨진조형예술을통해차례로살핀다.그공간적범위는동방원정이후그리스의식민지였던페르시아와인도북부의간다라지방,더나아가실크로드가열린이후로전개되었던중앙아시아타림분지와중국·한국·일본의동아시아삼국에이른다.즉,1부는알렉산드로스의동방원정로와중앙아시아실크로드를따라동쪽으로유입된그리스신들의변신을주요테마로,‘만남과접속에의한차이의생성’이라고하는문화의속성을확인하는과정이다.

삶과철학의접속
‘새로운미학’의길을열다

1부가‘드러난세계-삶의영역’에해당한다면2부「들뢰즈철학으로만나는신들의변신」은1부의내용전반에대한철학적읽기라할수있을것이다.비유컨대삶의영역이신체의맨바깥부분인살에해당한다면,삶의이면에감춰진철학적원리는신체의제일깊은안쪽에자리하고있는뼈에해당한다고할수있다.신체에있어살갗은외부로드러나있어오관(五官)에잡히지만,뼈는신체를해부해서살을발라내지않는한오관으로감지할수없다.마찬가지로철학은늘삶속에내재해있지만,감각으로인지할수없는추상의세계에속하므로일상적으로체감하지못하고살아간다.이책의2부는마치혈관을통해흐르는피가살과뼈를관통해서순환하듯,삶의영역인1부와그이면에내재되어있는철학의원리를가로지르며소통한다.바로유목미학이다.

이처럼철학과삶이상호소통하는유목미학의원리는필연적으로감성의영역에서구현될수밖에없다.요컨대유목미학은철학적개념들을감성의영역에서이해하기위해고안되었다.다시말해삶속에숨겨진철학적개념들을삶의표면으로끌어올려오관에생생하게살아숨쉬게하는것이다.그리하여온갖감성의영역이세상을홍수처럼뒤덮어충만하다못해차고넘치는이감성의시대에,철학역시속도를잃지않고계속흐를수있는물길을터주고자하는것이바로유목미학의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