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개념과판단,논리학입문을
이한권으로!
12세기logicavetus삼부작이하나의텍스트로묶이다
『범주들』,『명제에관하여』그리고『입문(이사고게)』
톱이나도끼처럼일할때쓰는연장을뜻하는오르가논(Organon).오르가논은철학적사유의도구노릇을하는아리스토텔레스의논리학관련저술을부르는이름이기도하다.그중낱말즉개념을다루는『범주들』과문장즉명제형태로표현된판단을다루는『명제에관하여』가그린비고전의숲에서포르퓌리오스의『입문(이사고게)』과하나의텍스트로묶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논리학관련저술은총여섯편이다.『범주들』,『명제에대하여』,『앞분석론』,『뒤분석론』,『토포스론』,『소피스트식논박』순으로놓인다.이는논리학에서사용되는개념,판단,추리의순서를반영한것으로저술순서는아니다.이저술들은흔히철학을준비하는학문,즉예비학문의성격을띤다고해석되는데,아리스토텔레스가플라톤의아카데미아에서활동했던시기에쓰였다.그중『범주들』과『명제에관하여』는서양에서도오랫동안하나로묶어출판해왔다.여기에중세서양에서천년이상논리학과철학입문서로지위를굳힌포르퓌리오스의『입문』,일명이사고게가한텍스트로묶여선보이게된것이다.사실아리스토텔레스의『범주들』과『명제에관하여』그리고포르퓌리오스의『입문』은12세기초반부터삼부작을이루며구논리학(logicavetus)이라불렸던저술들이다.
세계의종단면을들춰보는존재론이자논리학『범주론』
참과거짓을판별하는명제란무엇?『명제에관하여』
옛그리스인들은우리가발딛고살아가는세상과이세상을둘러싼우주의근원이무엇인지,또만물이궁극적으로무엇으로되어있는지하는의문을다양한방식으로풀고자했다.그들은우선신화를통해천체와지상의온갖사물에이름을붙이며큰밑그림을그렸다.그리고그밑그림을바탕삼아철학자들은존재를비롯하여생성,변화하는세계를합리적으로분석하며체계화하기시작했다.신화를전하는시인들처럼철학자들은세계의창조자로서신을논했다.그리고만물의근원물질을물,불,흙,공기의4원소로환원하기도했다.이러한우주론과존재론의언어적토대는과연무엇일까?
‘만학의아버지’아리스토텔레스는『범주들』에서그물음에대한답을제시하고있다.세상을이루는모든것들은,그것들을나타내는‘낱말’(단어,개념)로표현된다.따라서세상에존재하는사물들을체계적으로분류하는작업은낱말을분류하는작업에서부터시작된다.마치사고파는물건들을부문별로분류하듯,아리스토텔레스는열가지범주로써낱말을분류하는작업을수행한다.그런다음곧바로『명제에관하여』에서낱말들로구성된문장들을분류하는작업을이어간다.『범주들』의핵심은실체와나머지아홉가지범주와의관계다.이관계는철학적으로는실체와속성의관계이고,언어적으로는주어와술어의관계이기도한데,아리스토텔레스는더나아가이둘이어떻게연결되는지를묻고,낱말들의의미관계를묻는다.
『범주들』은세계의종단면을들춰보는존재론이자논리학이다.범주는술어라는문법적뜻을넘어사물을분류하는근본개념이기도하다.또한열개의범주는어떤주어에붙는열가지술어지만,다른한편으로는‘있는모든것’(모든존재)을분류하는열개의큰유(genos)개념이기도하다.이렇듯『범주들』의범주들은문법적,논리학적의미뿐아니라존재론적의미도가진다.그것은나아가대립,반대,선후,동시,변화개념등을논의한다.이로써기본적으로세상의횡단면을들춰보면서도생성과변화의문제를다루는자연학저술들의탄생을예고한다.아울러『범주들』은범주에관한논의가들어있는아리스토텔레스의다른저술들,예컨대,『형이상학』,『니코마코스윤리학』을올바로이해하기위해거쳐가야할통로이기도하다.
『명제에관하여』는참,거짓의판별문제를제기한다.낱말과낱말이제대로이어졌는지살펴야하는것이다.그리하여『명제에관하여』에서는참,거짓을판별할수있는명제들과그종류,명제들의상호관계등이다뤄진다.명제즉문장들의상호연결관계를따지는추리에앞서그토대가되는요소들이분석대상이다.4장에서아리스토텔레스는기원,권유,명령등을나타내는문장은명제에서제쳐놓는데,참또는거짓을가리기힘들기때문이다.문제가되는것은서술문,주장문,진술문이다.『명제에관하여』는문장과더불어문장을구성하는요소들이어떤방식으로결합되어어떤성질의문장을만들어내는지를다루는데,문법적,논리적관점뿐아니라심리적인관점에서문장을다루기도한다.이는『분석론』의논의로이어지면서,전통논리학교과서에서개념(단어),판단(명제,문장),추리의틀을이루었다.
『범주들』로의입문서라는해석을낳았으나
논리학전반,그리고철학에대한안내서인『입문(이사고게)』
중세서양에서천년이상논리학과철학입문서로지위를굳힌포르퓌리오스의『입문』은아리스토텔레스의저술원문을전하는대부분의필사본에서오르가논의첫저술인『범주들』앞에놓여있다.그래서『입문』이『범주들』에대한입문서라는전통적인해석을낳기도했는데,사실『입문』은말과사물의관계,그리고존재론의주제를다루고있다는점에서논리학전반에대한입문서이자철학에대한입문서다.이런이유로포르퓌리오스는자신의책에‘입문’이라는제목을달았을것이다.한편고대후기에는일반적으로아리스토텔레스의논리학으로철학공부를시작하였기에포르퓌리오스의『입문』이아리스토텔레스의『범주들』로의입문서로받아들여지게되었다.
『범주들』과『명제에관하여』는2005년에『범주론·명제론』이라는제목으로출간되었다가2008년『범주들·명제에관하여』라고제목을고쳐개정출간된적이있다.이번그린비고전의숲출간에서는가독성을높이기위해기존의한글용어를오히려친숙한한자로바꾸었다.또한괄호도되도록없앴으며,문장도더다듬었다.여기에2009년에출간했던『이사고게』를『입문』이라는제목으로바꾸어합본하였다.‘이사고게’의라틴어Isagoge는그리스어를가져다쓴것으로영어의Introduction과같은의미다.생소하게여겨지는제목대신이해하기쉬운제목으로바꾼것이다.또한이전판에는보에티우스의라틴어원문이대역으로실려있었으나이번에는번역문만실어부피를줄였다.이에대한아쉬움은‘찾아보기’에있는그리스어-라틴어용어로달랠수있을것이다.
이렇게낱말과문장의종류와성격을다루는세권의책이한데묶였다.그중아리스토텔레스의두저술은이를테면완성도높은플라톤의대화편과는다르게초고의형태로되어있다.문장이짧고상세한설명이빠져있기도해서이해하기가쉽지않다.책안에모든설명을넣을수는없으니,뜻을같이하는사람들과함께읽으면서스스로생각해보고관련강의에참석하여전공자의상세한풀이를들으면이해의폭이넓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