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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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회적 유동성 수준이 상당히 축소된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이 보여 주는 탐구는 시의적절한 이론적 개입이다. ‘자수성가한 인물들’의 존재가 계급적 기준에 따른 사회적 선별을 개인의 능력에 따라 정당하게 자원을 분배한 것으로 둔갑시키는 능력주의 신화의 선전물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비-재생산 현상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은 기성 체제의 유지에 기여하는 것이다. 계급횡단자를 발생시키는 조건인 복잡다단한 인과 규정의 연쇄를 도외시한 채, 계급횡단자 혼자의 힘으로 어떤 성공을 거머쥐었으며 우리 사회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고 충분한 능력만 있다면 그 능력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부여하는 공정한 사회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데올로기적 가상에 불과하다.
샹탈 자케는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에서 스피노자의 ‘이해하라’(intelligere) 원칙에 입각하여 고전 철학의 분석 도구들을 활용하면서 재생산과 비-재생산을 결정짓는 사회적 역관계를 사유하는 한편 비-재생산 현상의 문제를 철학적 개념들에만 의존하여 풀어 나가지 않는다. 즉 스탕달의 『적과 흑』처럼 비-재생산 사례를 제공해 주는 픽션을 비롯하여 리처드 라이트의 『흑인 소년』, 존 에드거 와이드먼의 『형제와 보호자』처럼 문학적 접근과 이론적 성찰이 뒤섞여 있는 계급횡단자의 자전적 소설에 기초하여 이론을 전개하고, 아니 에르노, 디디에 에리봉, 리처드 호가트의 작품과 같은 사회적 전기형 자서전 속 이야기들을 통해 개인의 삶이나 운명이 외부의 인과 결정과는 유리되어 있는 한 자아의 성취가 아니라 그 개인이 관계하는 환경 속의 사회적 생산물이라고 사유함으로써 계급횡단자 혹은 비-재생산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그 개념을 손쉽게 이해하도록 만든다.
저자

샹탈자케

저자:샹탈자케

파리1대학명예교수이자근대철학사전문가이다.스피노자와베이컨,심신연합과신체그리고후각을주제로여러권의책을냈으며계급횡단자개념을통해비-재생산현상을분석하는사회철학적작업을수행했다.주요저서로는『영원의상아래서』(Subspecieaeternitatis),『신체와정신의통일성』(L’uniteducorpsetdel’esprit),『후각의철학』(Philosophiedel’odorat)등이있다.개인적연구성과외에도후진양성과학술대회조직에힘쓰며활발하게활동하고있다.파리1대학에서주관하는국제스피노자월례세미나조직과운영에참여하고있으며2005년에는『소르본철학논집』(Philosorbonne)을창간하여2015년까지기획총괄을맡았다.2018~2021년에는파리1대학산하의연구기관서양근대철학사연구소(Centred’histoiredesphilosophiesmodernesdelaSorbonne,HIPHIMO)의소장을역임했다.클래시크가르니에(ClassiquesGarnier)출판사에서발간중인“고대인들과근대인들:철학연구”(LesAnciensetlesModernes:etudesdephilosophie)총서의기획을담당하고있기도하다.2023년영향력있는100명의여성문화인(100Femmesdeculture)에선정되었다.



역자:류희철

스피노자철학을중심으로17세기고전시대사상의역사를전공하고있다.규범성과주체성의문제를중심으로연구를진행하면서고전철학의논제들을해석하고그개념들을현재를사유하는분석도구로서활용하는것을지향한다.비판이론과마르크스주의등현대사회철학의흐름에도관심을가지고있다.

목차

역자서문

서론_구별짓기속구별짓기

1부_비-재생산의원인들
야심,비-재생산의지배자?
모델과모방
가족모델
학업모델
비-재생산의사회경제적조건들
감정과마주침
자리그리고환경의역할
인게니움혹은기질

2부_계급횡단자의기질
I.탈정체화
개인적자아의해체
사회적자아의해체
이행으로서의기질
적응과도태사이의계급-이행
II.틈새
거리의에토스
마음의동요:긴장속에있는기질
타자를통해자기자신으로존재하기

결론_기질대아비투스

참고문헌
더읽을거리

출판사 서평

‘개천에서용나는’계급상승,
그예외적현상에대한본격적인토론장

한개인이부모계급과는전혀다른계급집단으로이행하는현상,특히사회적신분이급격히상승한경우는‘개천에서용난다’라는속담을만들어낼정도로특별하고예외적인사건이다.이‘비-재생산’의사례는그예외성덕택에사람들의이목을한몸에받으면서도바로그예외성때문에제대로분석된적이없다.계급을바꾸는일은결코일반화될수없는사건이고,학술적으로다룰수있는사회적현상이라기보다는어디까지나특출난개인의출세로간주했기때문이다.

누군가를둘러싼모든환경이계급의상승이동에불리했는데도사회적신분상승을이룬다면,더구나동일환경에처한다른이들은여전히그환경속에그대로머물러있다면과연한개인의능력과불굴의의지외에대체무엇을비-재생산의원인으로제시할수있을까?만약누군가가성공한이유가정말로그를가로막는모든장애물을극복할수있게해주는비범한능력과꺾이지않는의지에있다면,그는과연어떻게해서그러한능력과의지를가질수있게되었을까?근대철학전문가인샹탈자케는『계급횡단자들혹은비-재생산』에서대중의눈높이에맞춘언어로우리를비-재생산문제탐구로초대한후이를본격적으로토론하도록유도한다.

능력주의신화는그만!기성질서의전환과각성을위해
비-재생산현상은제대로분석되어야한다!

비-재생산현상의원인을한개인의능력으로설명하는것조차간혹화젯거리로인구에회자될뿐이현상에대한관심과분석은학계에서는거의그늘속에방치되어있었다.계급을바꾼이들을지칭하는명칭이전향자나탈락자,그도아니면벼락부자라는등의가치평가적인단어를제외하면전무하다는사실은비-재생산에대한학계의무관심을여실히보여준다.하지만이러한무관심은결코중립적인태도일수없다.왜냐하면‘자수성가한인물들’의존재가계급적기준에따른사회적선별을개인의능력에따라정당하게자원을분배한것으로둔갑시키는능력주의신화의선전물로활용되는상황에서비-재생산현상을제대로분석하지않고내버려두는것은기성체제의유지에기여하는셈이기때문이다.

무엇보다사회변혁을꿈꾸는사람이라면비-재생산사례에결코무관심해서는안될것이다.왜냐하면샹탈자케의분석은현재의사회적질서내에서과연어떤조건들이결합되었을때실제적변화가생겨나는지,또한사회내에서무수히길항한것들이한사람의기질안에서맞부딪혔을때어떤효과를불러오는지보여줄실마리를제공하기때문이다.

혼자만의힘으로사회적성공을거머쥔다는것은
이데올로기적가상에불과하다!

자케는스피노자의‘이해하라’(intelligere)원칙에입각하여고전철학의분석도구들을활용하면서출신계급을떠난사람들을제자리에서떨어져나온자라고쉽사리비웃거나배신자라고미워하기보다는그들을이해함으로써재생산과비-재생산을결정짓는사회적힘의관계를사유하고자시도한다.이를위해자케는먼저비-재생산의사례들을중립적으로기술해줄수있는학술적용어로‘계급횡단자’라는새로운개념을제시한다.나아가쟈케는계급횡단자들이생겨나기위한진정한원인에관해분석하기시작하는데단순히한개인의능력이나야심을계급횡단자의유일한원인으로간주하는시각을넘어서서사회적비-재생산을낳는데공동으로작용하는정치적,경제적,사회적,가족,개인적원인을분석하는데까지나아간다.이는곧계급횡단자의기질에대한사유로이어진다.

계급횡단자개인의독특성을이해하기위해서는그의기질이형성되는역사적과정을파악해야한다.그러한이해의노동은곧그가그자신으로직조되기위한원인의복잡다단한계열을분석하는작업이기때문이다.이러한분석은가족이나사회적환경내에서그개인이차지하는자리,감정들의작용과타자와의만남그리고성적,인종적차이가비-재생산과관련하여수행하는역할을탐색하는것으로이뤄진다.그탐색이드러내어보여주는여러원인의복잡다단한상호적얽힘이없다면계급횡단의사례는발생할수없다.어떤원인도단독으로는비-재생산을일으킬만한충분한힘을가지고있지않다.계급횡단자를발생시키는조건인복잡다단한인과규정의연쇄를도외시한채,계급횡단자혼자의힘으로어떤성공을거머쥐었으며우리사회는누구에게나기회가열려있고충분한능력만있다면그능력에따라정당한보상을부여하는공정한사회라고주장하는것은이데올로기적가상에불과하다.

비판철학으로서중요한가치를지닌
사회적비-재생산에대한사유작업

계급횡단자개념으로사회적비-재생산을사유하는작업은비판철학으로서중요한가치를지닌다.비록계급횡단자나우리가더나은사회를위해따라야할행동규범을세우는데까지나아가고있지는않지만,비-재생산현상에서은폐되었던측면을드러냄으로써능력주의이데올로기의허구성을폭로하여기성질서에관해다르게생각해볼수있는가능성을열어주기때문이다.이러한맥락에서‘개천에서용난다’는말에‘그개천은1급수’라는말이덧붙을정도로사회적유동성수준이상당히축소된오늘날한국사회에이책을소개하는것은시의적절한이론적개입이될것이다.

무엇보다『계급횡단자들혹은비-재생산』은사회철학에관심이있는독자들,특히계급문제와관련하여사회적구조의변화를모색하는독자들에게비판적사유를전개하기위한모델로서기능할것이다.주제적인측면뿐아니라방법론적측면에서도이책은상당히유익한독서경험을제공한다.독특한것을철학적개념을통해사유하려는자케의시도는계급횡단자에국한되지않는보편적적용범위를지니기때문이다.

자케는계급횡단자의사례분석을위해자신의연구성과에기초하여고전철학의개념을현재를사유하기위한도구로서활용한다.철학의현재적가치를고민하는독자라면이책으로부터철학을활용할수있는한가지방식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나아가이책의기획은자신의존재를말해줄수있는정확한용어가부재하여웅웅거리는어렴풋한소리로만스스로에대해말할수있었던사람들에게도도움이될것이다.이책의주요대상은계급의상승이동과관련한사회적비-재생산이지만비-재생산개념은주변환경에서우세한모델을반복하지않은모든경우를포괄할수있는개념이다.

정상성의용어로자신을설명하는데불편을느끼는이들이
자기스스로를이해하기위해필요한책

강제적이성애규범을따르지않고스스로를동성애자로서정체화한사람은성적비-재생산을수행했다고말할수있다.이처럼일반적법칙에서빠져나간독특한것을사유하려는노력은어떤의미로든‘정상성’으로부터멀어지고,오히려정상성의용어로자신을설명해야하는데불편을느끼는‘검은양’들이조금더적합한방식으로자기이해를시도할수있도록도와줄것이다.

각자는자신이바로지금의그러한자기자신으로직조되기위해필요했고또한필연적이었던복잡다단한인과규정의계열에대한사유함으로써정체성개념을넘어서서더욱깊숙하고철저하게스스로에대해이해해볼수있을것이다.왜냐하면정체성개념이의미를가진다면특정한정체성이특정한기준에따라부과될때가아니라이런저런정체성을자기자신의것으로인식하고인정하게되는역사적과정속에서그렇기때문이다.독특한것을사유하는것이가진보편적가치는샹탈자케가이책을‘모든계급횡단자’에게바친이유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