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아이러니,
"아름다움은당신이생각하는그곳에없다”
‘아름다움’이라는단어를들었을때우리가생각하는것은무엇인가.아마도보기에좋은것,예쁜것,깔끔한것등등일테다.그러나미학에서이야기하는아름다움은무조건긍정적이거나흠잡을데없는아름다움이결코아니다.그럴듯한가짜아름다움을추구하던우리는느닷없이스스로의텅빈상태를느끼고알수없는공허감에빠지곤한다.부지런히가꿔오던일상이한순간에무의미하고부조리하게느껴짐은물론이다.미학은어떠한부정성도없는매끈한아름다움이아니라,결코계산될수도팔릴수도,때로는이해할수조차없는고유한,어떠한가능성을품고있는것들에주목한다.진정한아름다움이란기성품처럼쉽게계산되고대체될수있는것이아니라‘결코교환될수없는것’에머물기때문이다.이러한아름다움을향한여정속에서만나고도착하는무언가와의관계만이진정한우리자신을되찾게한다.
아름다움을이해하기위한긴여정을통해우리는삶을기존과는다른방식으로이해하는새로운관점을갖게된다.이책은돈을잘벌고건강하게사는것이최선이라는다수의무의식적목표만이아닌,새로운삶의형식이자존재로서‘진짜나는누구인지’,‘어떤아름다움을지니고있으며나와다른타자를어떻게이해하며다가갈수있는지’등의미학적물음에답하고자한다.결국아름다움을진정으로이해한다는것은곧나를이해하는것이며,나아가타자,삶을이해하는일이다.
철학과영화로읽는미학
이책에서는니체,하이데거,레비나스,데리다,푸코,블랑쇼,아도르노,바디우,바타유등다양한철학자들의개념이언급된다.그러나마치수업을듣듯,평범한학생의질문과이에응답하는선생님의친절하고쉬운답변이라는형식으로풀이하고있기에철학,철학자라는단어에겁을먹을필요는없다.어쩌면난감할수있는물음들이구체적사례를통해해소되는과정을함께따라가면서,책을읽는것만으로도자연스레생각의흐름을가져갈수있도록했다.
또한각장마다중요한개념을이해하기쉽도록다양한영화를접목하기도했다.예를들어「헤어질결심」의유명한대사,“당신에게영원히미결사건으로남고싶다”라는말이과연미학적으로어떻게해석되는것인지,「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를통해내가아닌다른사람이될수있는‘탈주’의가능성과‘수동성안의능동성’을설명한다.하마구치류스케감독의「드라이브마이카」에서감당할수없는아픔을겪은이후에도계속해서살아가는존재가어떻게아름다워지는지그리고타자에게‘응답’한다는것은무엇인지보여주며,「스즈메의문단속」에서는재앙,곧카오스적시간의아이러니한아름다움과가능성을밝혀내는식이다.
왜아름다움을포기하면안되는가?
‘우리’를위한미학적존재론
진정한아름다움에다가가는일이이토록사회의통념,지금까지내가당연하게알고있던것들을거스르고올라가는여정이라면,이를그만두어선안되는궁극적인이유는무엇일까?바로그것이우리가인간이라는‘유한한존재’를벗어날수있는유일한길이기때문이다.바깥으로부터닫힌존재,자기안에서만온전해지려는행위는우리스스로를닫히고고립된존재로만든다.그러나바깥에서도착해온아름다움과하나가된느낌,낯선손님을환대하는일은우리에게‘무한한순간’을선사한다.우리는계속해서서로부딪히고,상처받고,피흘리고,그안에서살고사랑하며계속되어야마땅한존재들이다.그리고그러한존재들은그여정자체로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