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경사 바틀비 -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2

필경사 바틀비 -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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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은 철학의 눈, 인문학자의 친절한 눈을 빌려 세계문학의 고전을 읽었다. 인문학자들이 유능한 도슨트가 되어 써낸 해설들은 신선한 관점과 깊은 통찰 덕분에 새로 번역한 문학 텍스트들과 같은 무게를 지닌다. 즉 문학에 딸린 부록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한 권의 책과 같은 가치를 담고 있다. 빼어난 읽기의 한 예를 보여 주는 이 해설들은 문학 작품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독자들, 그리고 자신만의 독특한 사유를 개척하려는 독자들에게 중요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의 『필경사 바틀비』는 도슨트 성기현이 바틀비가 사용하는 정형어구의 효과, 멜빌의 인물 유형들을 통해 살펴본 바틀비와 변호사의 관계, 멜빌을 위시한 19세기 미국 문학의 지향점이었던 보편적 형제애 등의 논점을 통해 작품을 읽어 냈다.

저자

허먼멜빌

저자:허먼멜빌
1819년,미국뉴욕에서부유한무역상집안의8남매중셋째로태어나유복한유년시절을보내나13세에아버지가거의파산상태에이른후죽자농장일꾼,가게점원,학교교사등을전전하며가족의생계를돕는다.20세에상선의선원이되어영국의리버풀까지항해했고,22세에다시포경선의선원으로남태평양에나갔으며,1844년에군함의수병이되어귀국하였다.이때의경험을살려쓴작품으로,포경선에서탈주하여남태평양마르키즈제도의식인종마을에살았던경험을그린『타이피』(1846),타히티섬에서겪은모험을엮은『오무』(1847),태평양을무대로한우화적소설『마디』(1849),리버풀을왕복하는상선생활을그린『레드번』(1849),군함에서겪은체험을토대로한『하얀재킷』(1850)등이있다.
『모비딕』은1851년10월런던에서『고래』(3권)로,11월뉴욕에서는『모비딕,혹은고래』(단권)라는제목으로출간되었다.너새니얼호손은“멜빌이쓴책은대단하다!”라고찬사를보냈으나평론가와독자들의반응은냉담했다.이어니힐리즘의책『피에르,혹은모호함』(1852)을발표하지만혹평을받았으며판매도저조했다.그럼에도멜빌은글쓰기에매달렸고,걸작중편『필경사바틀비』(1853),미국독립전쟁을풍자한『이스라엘포터』(1855)를출간했다.1857년장편『사기꾼』을출간한후로는소설을발표하지않았다.1866년뉴욕세관의검사관으로임명되어19년간일했으며,그사이72편의시로구성된『전투조각과전쟁의양상』(1866)과성지순례를다룬장편서사시『클라렐』(1876)을펴내기도했다.1891년72세의나이에심장비대증으로세상을떠났다.유고로는미완성중편『빌리버드』(1924)를남겼다.

역자:정해영
성균관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을졸업하고,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리버보이』와『빌리엘리어트』,『올드오스트레일리아』,『곰과함께』,『번역의일』,『이폐허를응시하라』,『하버드문학강의』,『회계는어떻게역사를지배해왔는가』,『페미니스트99』,『데카메론프로젝트』,『떠나는것은어려운일이아니다』,『묘사의기술』,『정상은없다』,『우주를듣는소년』,『좋은엄마학교』등이있다.

해설:성기현
한림대인문학부교수.2017년서울대미학과에서「질들뢰즈의감각론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충북대철학과박사후과정연구원과서울대인문학연구원선임연구원으로재직한바있다.저서로『들뢰즈의미학』,『프랑스철학과정신분석』(공저)이있으며,『들뢰즈와가타리의무한속도』와『들뢰즈,초월론적경험론』을번역했다.주요논문으로「들뢰즈의후기프루스트론에대한연구」,「들뢰즈와과타리의보편사개념」,「들뢰즈와해석의문제」,「칸트라는분기점:랑시에르vs.리오타르」등이있다.

목차

필경사바틀비7

도슨트성기현과함께읽는『필경사바틀비』
철학자들뢰즈와함께읽는『필경사바틀비』7

들어가며7
바틀비의정형어구:‘안하는쪽을택하겠습니다’9
정형어구의효과:변호사의광기와바틀비의마비12
멜빌의인물들:편집증자,심기증자,선지자20
‘보편적형제애’의실패와바틀비의죽음26
나가며:바틀비효과28

출판사 서평

“문학이라는세계와어떻게만날것인가?”
문학과철학의만남으로
나의삶과세계를확장하는법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

인공지능시대에도모든질문은
결국‘나의삶’으로수렴된다

통계와사회학이아무리많은숫자와도표를들이밀며얘기해도와닿지않던사회문제가한편의문학작품으로는확와닿을때가있다.꾸며낸말들과허구일뿐인문학에과연어떤힘이있는걸까?문학은우리가살지않은삶을살게한다.만나지못할인물을만나게한다.겪지못할일을체험케한다.문학이만들어낸그세계에반응함으로써우리는작가만의것도,그리고나만의것도아닌새로운세계를만들어낸다.세계를만들어내지않으면그렇지않아도왜소한우리의삶은온갖정보와소음속에서더욱축소되어버릴것이다.

문학이만들어낸세계는현실속외부세계와개인의삶사이에완충지대가된다.이완충지대는우리가이전에미처못보았던틈을내준다.일상이놓친다면적인현실을다채로운언어로되비추는문학은그러나상징과비유라는특유의우회로때문에독자들을난관에봉착하게만들기도한다.작품을표면적으로만이해하거나읽기자체를포기하고마는것이다.그지점에서<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은철학의눈,인문학자의친절한눈을빌려세계문학의고전을읽었다.하여저마다의읽기가수없이많은갈래를만들고,거기서수없이많은세계가생길수있도록,그래서우리의세계가단지밈으로축소되지않도록<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이손내민것이다.물론이것은단지하나의문일뿐이다.그문턱을넘을수있도록도와줄도슨트가내미는손을독자는이제잡으면된다.

인문학자들이유능한도슨트가되어써낸<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의해설들은문학에딸린부록이아니라그자체로한권의책과같은가치를담고있다.빼어난읽기의한예를보여주는이해설들은문학작품을어떻게읽을것인가를고민하는독자들,그리고자신만의독특한사유를개척하려는독자들에게중요한길라잡이가될것이다.문학과맞물려있는철학혹은사유의긴밀함을표현하기위해해설이시작되는뒤표지와해설의본문을뒤집어,뒤표지부터읽어도또하나의온전한책으로시작될수있도록구성했다.

“저는안하는쪽을택하겠습니다”

『필경사바틀비』는1853년에처음출판된허먼멜빌의단편소설로,불가사의한필경사바틀비와그를고용한변호사인화자와의관계를중심으로전개된다.월스트리트에서법률사무소를운영하는화자는바틀비를필경사로고용한다.바틀비는초반에는놀라운업무능력을발휘했으나,필사업무외에대해서는“저는안하는쪽을택하겠습니다”라는정형어구로답한다.어떻게든바틀비를이해하고그가업무를수행할수있도록애쓰는화자의계속된노력에도불구하고바틀비는이내일자체를거부하기시작한다.바틀비를돕고싶은욕망과자신의사업을운영해야하는현실적인요구사이에서화자는방황한다.

도슨트성기현과함께읽는
『필경사바틀비』―해설중에서

“미규정상태의호모탄툼이되는것이바틀비의목표일까요?호모탄툼은사회가허락하지않는삶의방식을가진존재,그런이유때문에사회에서배제되는존재입니다.그런데들뢰즈는이런호모탄툼이역설적으로어떤정치적가치를가질수있다고봅니다.호모탄툼은사회를구성하고작동시키는이분법,즉‘복종’아니면‘저항’이라는이분법에서벗어나있기때문입니다.(중략)바틀비는변호사의지시를거절함으로써자신이다른선택을할수있다는사실을보여주지만,그다른선택이무엇인지우리에게결코말해주지않습니다.소크라테스가제자에게아무것도말해주지않았던것처럼말입니다.그러니바틀비가동의할수있는선택지를새롭게고안해야하는책임은바로우리에게있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