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유전자 정치 (우생학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까지)

장애와 유전자 정치 (우생학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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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우생학적 횡포를 나치 때나 같은 과거의 일로 치부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 책 『장애와 유전자 정치』는 우생학이 첨단 유전 기술과 ‘개인의 선택’이라는 이념과 만나 더욱 세련되고 암묵적인 시스템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폭로한다. 유전질환에 대한 치료법은 부재한 상태면서 사전 판별을 권유하는 것은 무엇을 암시하는가? ‘맞춤 아기’ 등의 ‘더 나은 육종’을 위한 기술은 장애인을 어떤 사회적 위치에 점찍을 것인가? ‘장애’가 그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유전자’ 탓인가? 이 모든 성찰이 이 한 권에 담겨 있다.
저자

앤커

AnneKerr
영국글래스고대학교사회과학및정치학부학장.과학기술학(STS),의료사회학,젠더연구분야에서영향력있는다수의논문을발표했으며,저서로『유전학과사회:질병의사회학』GeneticsandSociety:ASociologyofDisease(2004)이있다.

목차

감사의말?5
추천사혹은참회문:우생세,능력주의를넘어서기를원한다면?7

1장_서론?19

2장_우생학의등장:영국과미국?35
사회적혼란:초기우생학의배경37|초기유전학,과학,의학39|우생학운동과대중적지지45|우생학법률과실천:시설수용과단종수술57|결론63

3장_나치의인종학?67
당시의지적분위기68|나치의등장73|단종수술77|안락사82|아동안락사89|비공식적안락사92|가해자들97|악의평범성105|항의자들107|결론114

4장_사회민주주의사회들에서의우생학?119
우생학으로의행로122|스칸디나비아의우생학프로그램131|우생학에대한반대144|결론148

5장_개혁우생학:1930년대에서1970년대까지?151
우생학의개혁153|분자유전학을향하여164|우생학적단종수술과차별의지속176|새로운사회생물학의등장180|결론187

6장_신유전학의등장?189
인류유전학에서재조합DNA까지190|초기의유전자치료및배아연구195|초기의임상유전학200|인간게놈프로젝트203|유전자특허취득213|유전자치료와약물게놈학219|재생산복제를향하여222|임상유전학의성장225|행동유전학에서행동게놈학으로233|구래의우생학과새로운우생학236

7장_문화로서의유전학?241
문화적표상들242|유전화의영향256|사회적다윈주의와행동유전학263|결론277

8장_사회적맥락내에서의선택?283
재생산선별검사프로그램의목적은무엇인가?287|사람들은충분한정보에근거한선택을할수있는가?294|불확실성과위험성307|아는것이힘인가,아니면모르는것이약인가?313|선택권은어디에나적용될수있는것인가?321

9장_선택의결과들?329
진정더나은아기를선택하게되는가330|유전적최하층계급인것을오히려반겨야하는가339|감시사회를향하여353|결론367

10장_게놈학에대한규제?369
규제력을지닌생명윤리373|국제적ㆍ국내적수준에서의조약과의정서378|국가차원의비법정자문기구383|직업행동강령387|시장네트워크389|시민참여398

11장_결론?405
회고408|숙고416|정책활용론421

옮긴이해제:생명권력과우생주의,그리고장애인의생명권?429
참고문헌?449
찾아보기?468

출판사 서평

‘장애’가나의문제가될때,
우생주의권하는사회

코로나19팬데믹상황에서미국앨라배마주는인공호흡기지원시중증장애인과인지적장애인을후순위로할수있다는지침을발표했고,이탈리아의의료지침역시단기간에치료가능한건강한환자를우선순위에두고장애를고려해의료자원을할당할것을주문했다.독일나치정권에서극단적인형태로발현된후전후에종료되었다고생각한우생학,그것은과연과거의일이기만할까?

우생학의역사는아직끝나지않았다

코로나시대에미국과이탈리아가장애인을대하는방식에서보이듯,사회는선택의기로가명확한현상을다룰때비로소제모습을드러낸다.한국에서도소록도강제수용소의한센인들을대상으로광범위한단종수술이시행된바있고,「모자보건법」을통해“본인또는배우자가대통령령으로정하는우생학적또는유전학적정신장애나신체질환이있는경우”예외적으로인공임신중절을허용해왔다.이뿐만아니라지금도발달장애인들에게불임수술이암묵적으로권장되고있다.
이같은몇가지단편적사례만보더라도우생학은결코반세기이전과거에속하는일로만간주될수없다.어떤의미에서이책의부제‘우생학에서인간게놈프로젝트까지’의뒤에는‘계속이어진우생주의’가생략되어있다고볼수있을것이다.
결국『장애와유전자정치』가말하고자하는바는우생학이라는용어가더이상쓰이지는않지만,오히려더욱세련되고시스템화된형태로,개인의선택을가장한‘소비자우생학’내지‘뒷문으로이루어지는우생학’의형태로현재에도이어지고있다는것이다.저자들은이같은현대적우생학이“현재널리퍼져있는재생산구조의발현적속성”이라고말한다.비유하자면이는뇌와의식간의관계와비슷하다.의식이뇌의어느곳에서생성되는지그부위를특정할수는없지만“대단히복잡한인간뇌의여러요소들의결합이의식을하나의결과물로생산”하는것처럼,현대사회의신자유주의적통치시스템과재생산시스템속에서우생주의가발현되고있다는것이다.예를들어첨단유전학기술이대중에게익숙해진이후‘우월해’보이는사람을향해“유전자가좋네”,“유전자잘물려받았네”등의말이심심치않게들리곤한다.이때장애인은암묵적으로‘나쁜유전자’의산물정도로취급되며,장애인이라서차별받는게아니라차별받기에장애인이된다는인식을희석하고만다.

국제적우생학연구의성과와논의의집대성

‘유전자정치’라는개념아래장애와우생학의문제를심도있게다루고있는이책은여러장점과미덕을지닌다.우선국제적우생학연구의풍부한성과와문헌들을바탕으로영국,미국,독일뿐만아니라우리에게잘알려져있지않았던북유럽의우생학까지도매우체계적이고종합적으로정리해내고있다.예컨대스웨덴은1922년전세계최초의국립우생학연구기관인국가인종생물학연구소를설립한나라였고,1935년단종법제정이후1975년까지약6만3000건의단종수술이이루어졌다.이는미국에서1907년부터1974년까지시행된6만5000건과맞먹는수치로,나치독일을제외하면세계에서인구당가장많은단종수술이이루어진나라가스웨덴이다.19세기말부터20세기후반까지의이같은우생학역사가이책의전반부를구성한다.
7장이후의후반부에서는20세기말부터본격적으로성장한인간게놈학(humangenomic)의성장과그영향을고찰하고있다.게놈학은흔히‘유전암호’라고불리는,게놈의염기서열과그특징을밝혀내는작업을기본으로한다.진단검사나대규모의선별검사프로그램을통해질병과연관된유전자를발견하는작업이핵심이지만,유전자치료및약물치료의발전또한큰중요성을갖는다.저자들은이러한발전뿐만아니라그에따른사회적결과,그리고그런발전이수반하는유전학,장애,질병에대한문화적이해및표상을고찰하면서매우통찰적인논의들을제시한다.

“새로운유전학지식은새로운딜레마를야기한다.사람들은그들자신의삶에서유전학의힘을어떻게이용해야하는가?사람들은유전정보가그들의재생산선택권에어떤식으로영향을미치게해야하는가?다른누군가가그정보에접근해서유전질환을지닌사람들을차별하는데그것을사용할수도있지않은가?그들을치료하기위해아무것도할수없다면,향후갖게될질환에대해알아봐야무슨소용인가?사람들은유전적위험성을판단하고대처할수있는가?”(8장「사회적맥락내에서의선택」중에서)

그렇다면이러한신우생학의시대에어떤실천이필요한가?저자들은결론에서유전정보에근거한차별및프라이버시와관련하여좀더강력하고효과적인규제를제창하고,경미한유전질환이나행동형질에대한산전검사의개발을중단하고,그와관련된정보가간접적으로입수가능한경우라하더라도그냥무시하는방법들을제시한다.윤리적으로동의하면서고개를끄덕이다가도,우리는장애가남의문제가아닌나의문제가될때어느새우생학자가되어버리곤한다.내아이가장애인이될것임을미리알아버렸다면,우리소위정상인들의평온한일상을위해장애인을안보이게할수있다면….데이터활용에대한법과규제,윤리는아직도갈길이멀다.하지만급속하게변화하고있는세계속에서우리는스스로그답을계속찾아나가야할것이며,그노력의일환으로이책읽기를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