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하는삶’이우리에게
가져다줄수있는기쁨은무엇인가?
문학과철학의만남으로나의삶과세계를확장하는법,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5:조지오웰,『1984』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다섯번째권으로출간된조지오웰의『1984』에서는도슨트고병권이어떤권력도끝낼수없는자유의원천이있다는사실을어떻게알아보고간직할것인지말하고있다.영원할것만같은겨울도언젠가는끝나고봄이어김없이찾아온다.우리에게중요한것은이러한봄의신호를읽고그즐거움을나누는법을터득해가는일이다.
인공지능시대에도모든질문은
결국‘나의삶’으로수렴된다
문학은우리가살지않은삶을경험하게하고,만나지못한인물을만나게하며,겪지못한일을체험하게한다.문학을통해우리는작가와나만의새로운세계를만들어낸다.이세계가없으면우리의삶은온갖정보와소음속에서더욱축소될것이다.문학의세계가만드는,현실과개인의삶사이의이완충지대는우리가보지못했던틈을보여준다.그러나문학의상징과비유는독자들을난관에빠뜨리기도한다.작품을표면적으로만이해하거나읽기를포기하게만드는것이다.〈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은철학과인문학자의시각을빌려세계문학의고전을읽게해준다.이를통해저마다의읽기가수없이많은갈래를만들고,거기서수없이많은세계가생겨난다.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의해설은문학에딸린부록이아니라,그자체로한권의책과같은가치를담고있다.이는문학작품을어떻게읽을것인가를고민하는독자들과자신만의독특한사유를개척하려는독자들에게중요한길라잡이가될것이다.특히해설이시작되는뒤표지에서부터책을읽을수있도록구성함으로써,문학과맞물려있는철학혹은사유의긴밀함을표현했다.
“그들은당신에게어떤말이든하게할수있지만
그말을믿게만들수는없어요.”
1984년,가상의국가오세아니아는독재자빅브라더가이끄는당에의해통치되고있으며,철저한감시와통제로시민들의자유를억압하고역사를조작한다.오세아니아의수도에어스트립원(런던)의외부당원윈스턴스미스는진실을조작하는기관인‘진리부’에서근무하며당의선전과거짓을퍼뜨리는일을한다.그러나그는당과체제에반감과의문을품고있는인물로서,마찬가지로당원인줄리아라는여성과사랑에빠져당의감시를피해비밀리에만남을지속하게된다.서로의자유와인간성을되찾으려는그들의만남은결국당에발각되고,둘은체포되어고문을당한다.이처럼『1984』는전체주의와독재,감시와통제,언어와진실,저항과인간성이라는여러주제를관통하면서현재우리사회에대한깊은성찰을유도한다.
‘몸’이라는진실의노트
오웰은‘몸으로아는지식’의중요성을강조하며,더나아가구체적인감각경험과몸의지식이전체주의에맞서는중요한힘의원천이된다고본다.몸은‘진실의노트’로,전체주의체제가부정하려는진실이새겨진곳인것이다.당이눈과귀로얻은증거를거부하라고말하는것은몸을믿지말라는이야기이다.따라서『1984』는몸으로형성한세계관,곧자신의감각과경험을신뢰하는것이전체주의에저항하는핵심적인방법이될수있음을말하고있다.
“오웰은나무,물고기,나비,두꺼비같은구체적인사물들에대한감각과애정에기초한세계관을전체주의반대편에두고있습니다.전체주의에맞서평화롭고상식적인미래를만들힘의원천이여기에있는것처럼말하고있습니다.(중략)전체주의가윈스턴을얼마나철저히파괴했는지가아니라윈스턴이전체주의로부터어떻게자신의삶을방어했으며,죄의식에서벗어나어떻게자신의욕망을긍정하게되는지,그리고무엇보다전체주의에맞설저항의원천,전체주의적미래와는다른미래를열어줄힘의원천을어떻게깨닫는지의관점에서『1984』를읽어볼필요가있습니다.이작품에는감시와억압,통제만이있는것이아닙니다.전체주의기계의작동이미치지않거나그것의작동을막는요소들도많이있습니다.”(도슨트고병권과함께읽는『1984』해설중에서)
『1984』속윈스턴의이야기를통해,오웰은전체주의에서의저항이비록죽음으로귀결될지라도그자체로의미있는삶의방식임을보여준다.윈스턴은저항을선택함으로써진정한삶의기쁨을경험하게되고,이는체제에순응하며사는이들이결코느낄수없는것이기때문이다.비록그는일기를쓰기시작하면서부터언젠가당에게이사실을들킬것을이미예감하고따라서자신을죽은사람으로여겼으나,육체적으로는살아있더라도‘죽은채로살아가던’사람들과는다른삶을살았다.그렇게그는삶의‘절정’에도달할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