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어느 개의 연구 -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6

변신·어느 개의 연구 -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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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은 철학과 인문학의 시각을 빌려 세계문학의 고전을 읽었다. 하여 저마다의 읽기가 수없이 많은 갈래를 만들고, 거기서 수없이 많은 세계가 생길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세계가 단지 밈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이 손 내민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단지 하나의 문일 뿐이다. 그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줄 도슨트가 내미는 손을 독자는 이제 잡으면 된다.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여섯 번째 권으로 출간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ㆍ어느 개의 연구』에서 도슨트 이진경은 답을 지우거나 아무 답도 제시하지 않고 끝나버리는 카프카의 소설들이 말하는 바가 무엇일지 얘기한다. 카프카는 닫힌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역설과 익살로 묘사함으로써 세계를 비판하며, 세계에 저항하고 투쟁했다. 어둠 속의 삶, 소수자의 삶에 시선을 두고 끊임없이 물음을 던진 그의 소설은, 존재했으나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하고, 뻔하다고 여겼던 세계를 전혀 새로운 감각으로 대면하도록 만든다.

저자

프란츠카프카

저자:프란츠카프카
1883년체코의프라하에서태어났다.아버지는유대인상인이었으며,부유한집안출신의어머니와결혼하여카프카와엘리,발리,오틀라라는세여동생이태어났다.1901년프라하대학교에서법률학을공부한카프카는1906년에법학박사학위를받았다.이시기「어느투쟁의기록」을쓴카프카는1908년부터1922년7월퇴직할때까지스스로‘기동연습생활’이라일컬을정도로고된,낮에는일하고밤에는글을쓰는생활을이어나갔다.1912년9월여덟시간만에「선고」를완성하고,12월에「변신」을탈고하여프라하에서첫번째공개낭독회를가졌다.그로부터삼년뒤인1915년에『변신』을,1916년에『선고』를출판한다.1917년폐결핵진단을받은카프카는집필을계속하여1919년에『유형지에서』를출판하고,이후1922년『성』을집필하였으나병세가악화되어1924년에키어링요양원에머물다가6월3일사망했다.이후나머지작품을모두없애달라는카프카의유언에도불구하고친구막스브로트가보관하고있다가카프카의작품들을출판했다.

역자:조원규
서강대학교독문과와동대학원,독일뒤셀도르프대학교에서독문학을전공했다.1985년문학사상으로등단하여『아담,다른얼굴』,『밤의바다를건너』,『난간』등의시집을냈고,옮긴책으로안겔루스질레지우스의『방랑하는천사』,구스타프마이링크의『나펠루스추기경』,프란츠카프카의『독수리』,엘리아스카네티의『모로코의낙타와성자』,크러스너호르커이라슬로의『사탄탱고』,페터한트케의『시없는삶』등이있다.

해설:이진경
지식공동체수유너머파랑연구원,서울과학기술대학교인문사회교양학부교수.『철학과굴뚝청소부』를시작으로,자본주의와근대성에대한이중의혁명을꿈꾸며쓴책들이『맑스주의와근대성』,『근대적시·공간의탄생』,『수학의몽상』,『철학의모험』,『근대적주거공간의탄생』,『필로시네마,혹은탈주의철학에대한10편의영화』등이다.사회주의붕괴이후새로운혁명의꿈속에서니체,마르크스,푸코,들뢰즈·가타리등과함께사유하며『노마디즘』,『자본을넘어선자본』,『미―래의맑스주의』,『외부,사유의정치학』,『역사의공간』,『우리는왜끊임없이곁눈질을하는가』,『사랑할만한삶이란어떤삶인가』등을썼다.『코뮨주의』,『불온한것들의존재론』,『삶을위한철학수업』,『파격의고전』등을쓰면서지금여기에서의삶을바닥없는심연속으로끌고들어가고있다.

목차

1.프로메테우스9
2.만리장성을쌓을때11
3.도시의문장30
4.거절33
5.양동이를탄사내42
6.단식광대46
7.포세이돈61
8.공동체63
9.사냥꾼그라쿠스65
10.시골의사73
11.법앞에서83
12.「법앞에서」에관한대화86
13.법에대한의문96
14.변호사100
15.변신104
16.학술원에드리는보고180
17.요제피네,여가수또는생쥐종족195
18.어느개의연구224
19.튀기282
20.술취한자와의대화286
21.나이든독신주의자,블룸펠트292
22.가장의근심327
23.인디언이되고싶은마음330
24.세이렌의침묵331

도슨트이진경과함께읽는『변신·어느개의연구』
세계의바깥혹은알수없는것들의매혹7

끝없는길,끝없는소설7
시선바깥의고독과흡혈귀카프카14
감각의외부,세계의외부21
법앞에서,아니법안으로29
변신의기술들40
생각바깥에있는것,혹은세계바깥의사물53
외부의매혹,침묵의매혹60

출판사 서평

한번도완전히이해된적없는‘카프카’라는세계
질문과수수께끼그자체가답인역설의세계를향하여

문학과철학의만남으로나의삶과세계를확장하는법,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6:프란츠카프카,『변신-어느개의연구』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여섯번째권으로출간된프란츠카프카의『변신-어느개의연구』에서도슨트이진경은답을지우거나아무답도제시하지않고끝나버리는카프카의소설들이말하는바가무엇일지얘기한다.카프카는닫힌세계를살아가는인물들의삶을역설과익살로묘사함으로써세계를비판하며,세계에저항하고투쟁했다.어둠속의삶,소수자의삶에시선을두고끊임없이물음을던진그의소설은,존재했으나우리가미처보지못했던것들을보게하고,뻔하다고여겼던세계를전혀새로운감각으로대면하도록만든다.


인공지능시대에도모든질문은
결국‘나의삶’으로수렴된다

문학은우리가살지않은삶을경험하게하고,만나지못한인물을만나게하며,겪지못한일을체험하게한다.문학을통해우리는작가와나만의새로운세계를만들어낸다.이세계가없으면우리의삶은온갖정보와소음속에서더욱축소될것이다.문학의세계가만드는,현실과개인의삶사이의이완충지대는우리가보지못했던틈을보여준다.그러나문학의상징과비유는독자들을난관에빠뜨리기도한다.작품을표면적으로만이해하거나읽기를포기하게만드는것이다.<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은철학과인문학자의시각을빌려세계문학의고전을읽게해준다.이를통해저마다의읽기가수없이많은갈래를만들고,거기서수없이많은세계가생겨난다.

<그린비도슨트세계문학>의해설은문학에딸린부록이아니라,그자체로한권의책과같은가치를담고있다.이는문학작품을어떻게읽을것인가를고민하는독자들과자신만의독특한사유를개척하려는독자들에게중요한길라잡이가될것이다.특히해설이시작되는뒤표지에서부터책을읽을수있도록구성함으로써,문학과맞물려있는철학혹은사유의긴밀함을표현했다.


“내가죽어가는것은굶주림이아니라고독때문인것같았다.아무도,땅밑의누구도,땅위의누구도,공중의누구도내게관심을기울이지않는다는것은분명한사실이었다.”(「어느개의연구」중에서)

『변신-어느개의연구』에는알쏭달쏭한수수께끼를던지며시작하는단편「프로메테우스」를시작으로,한없이연기되는시간적끝없음을한없이넓은공간의공간적끝없음으로바꾼상상력을불어넣은「만리장성을쌓을때」,최대한의높이에이르려는욕망의무의미함을다룬「도시의문장」,대중의몰이해속에서도자신의단식을예술적경지까지이어가려던「단식광대」,보던대로만보는시선속에서없는존재가되어사라져버리는「양동이를탄사내」,배타적공동체에대한단상「공동체」,이승과저승사이를떠도는「사냥꾼그라쿠스」,바로옆에있어도보이지않던것이보이게되는사건을겪는「시골의사」를비롯하여어느날아침일어나보니흉측한벌레로변한그레고르의이야기「변신」,인간을모방하다가인간의말까지하게된원숭이를등장시킨「학술원에드리는보고」,연구자내지는철학자처럼생각하는개가등장하는「어느개의연구」등총24편의작품이하나의거대한유기체처럼이어져있다.종착지에도달한줄알았는데둘러보니시작점으로돌아와있는,마치‘끝없는소설’을쓰고싶어했던카프카의소망처럼.


닫힌세계에낯선균열을만든
카프카가보여주는매혹적인출구들

『변신-어느개의연구』에실린24편의작품에서주목한것은‘바깥혹은외부’이다.짧고간결한작품부터장편에이르기까지카프카의시선은언제나바깥을향해있다.관심의바깥,감각의바깥,인식의바깥.세계의바깥,법의바깥등.바깥이란눈밖에난것,생각밖에있는것,뜻밖에오는것들이다.다시말해바로옆에있었으나보지못했던것,눈으로보았지만무엇인지알수없는것,무언가해야하는데뜻대로되지않은것들이다.이것들은닫힌세상에서나가기위한출구들이다.

“몇몇작품을발표하긴했지만대부분은발표하지않았고,발표된작품들또한독자의시선바깥에오랫동안방치되어있었지요.그것은사실스스로택한‘운명’이기도합니다.강한의미의예술이란널리공유된감각이나통념에서벗어나는것이아니면안되니까요.그렇기에대중의지지가있을때에도실은충분히이해되기힘든것이기마련입니다.그런점에서카프카는고독이자신에게운명적인것임을잘알고있었을겁니다.카프카는환한대낮의어둠속에있는작가입니다.그러나그고독은자기만의남다른세계를추구하는자의고독이아니라남들이보지못하는것으로그들의시선을돌리게하고,사람들이열지않는출구로그들이빠져나가도록하기위한것이었습니다.자신의‘내면’에빠져있는내면주의자의고독이나자신만의자유에심취한‘실존주의자’의고독이아니라벌건대낮에캄캄함어둠에갇힌이들과더불어닫힌세계의출구를찾는작가였습니다.”(도슨트이진경과함께읽는『변신-어느개의연구』해설중에서)

즉카프카는닫힌세계에끊임없이낯선출구를낸작가인것이다.그가낸출구로언뜻보이는풍경들은낯설뿐아니라황량한대지나악몽처럼보일수있다.그러나이것들은질문이며수수께끼이기도하다.수수께끼는세계바깥에있는것들이존재하는방식이다.매혹적이다.매혹이란익숙한것에서벗어나게하는힘이다.남들이가지않은길을걸어간카프카는닫힌세계를끊임없이낯설고새롭게만들며끊임없이우리를유혹하고있다.무수한뱃사람들을자신에게이끌던세이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