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매체철학 : 디지털에서 포스트 디지털로 - 철학의 정원 69

21세기의 매체철학 : 디지털에서 포스트 디지털로 - 철학의 정원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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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전염병과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 등으로 급변하는 시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매체와 인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은 정보 제공을 넘어 지식 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예술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매체의 개념과 철학에 대한 사유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이 책은 ‘혼종화된 철학’으로서의 21세기 매체철학을 통해 매체, 공간, 인간, 예술 간의 복합적 관계를 탐구하고, 비판적 매체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술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저자

심혜련

저자:심혜련
독일베를린훔볼트대학에서발터벤야민의매체이론에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전북대학교과학학과와과학문화연구센터에서예술과과학기술,매체에관한강의와연구를하고있다.특히매체가공간구조를바꾸는방식과매체로인해바뀐공간이우리의신체와감각에어떠한영향을미치는지관심을갖고지속적으로연구해오고있다.대표저서로『아우라의진화』(2017),『20세기의매체철학:아날로그에서디지털로』(2012),『사이버스페이스시대의미학』(2006)이있으며옮긴책으로볼프강벨슈의『미학의경계를넘어』(2005)가있다.

목차


머리말5

들어가는글:디지털에서포스트디지털로17
1.왜‘21세기매체철학’인가?17
2.왜‘포스트디지털’인가?20
3.포스트디지털매체의특징은무엇인가?26
4.어떻게포스트디지털매체시대에혼종화를다룰것인가?30

I.매체와공간41
1장.매체-공간적전회43
1.다양한문화적전회들43
2.매체적전회49
3.공간적전회57
4.매체적전회와공간적전회의만남61

2장.현실공간의혼종화67
1.혼종화된도시의등장67
2.다공적도시72
3.확장된도시81
4.혼종화된도시에서의산책자87

3장.매체공간의혼종화93
1.환영공간에대한오래된꿈93
2.매체적환영공간97
3.장소가된매체공간110
4.혼종화된매체공간에서의산책자117

4장.혼합현실과헤테로토피아123
1.또다른현실공간1232.현실공간에서의헤테로토피아126
3.매체적헤테로토피아134
4.디지털헤테로토피아에서의디지털페르소나142

II.매체와인간149
1장.혼종화된주체151
1.기술적키메라의등장151
2.혼종화된몸156
3.디지털자아의혼종된정체성166
4.휴먼에서포스트휴먼으로176

2장.원격현전시대에서의소통과관계맺기181
1.호모커뮤니쿠스(homocommunicus)의운명181
2.소통형식과정보전달186
3.원격현전공간에서의소통191
4.접속과접촉사이에서201

3장.지각의매체화와탈매체화207
1.지각의재평가207
2.장치의발전과지각의변화213
3.매체에의한지각의확장과축소222
4.지각의탈매체화230

4장.탈문자적사유와간헐적사유239
1.매체와사유방식의변화239
2.기록매체와담론체계244
3.이미지로사유하기255
4.간헐적사유262

III.매체와예술267
1장.매체와이미지269
1.새로운매체와이미지생산269
2.이미지의기술적재생산276
3.이미지의디지털적변형282
4.이미지존재방식의혼종화290

2장.매체예술과장소성295
1.탈장소화또는장소특정적295
2.매체예술과장소302
3.디지털매체공간에서미술관으로308
4.특정장소에설치된매체예술315

3장.매체예술과수행성321
1.디지털매체기술과퍼포먼스의만남321
2.매체성과수행성328
3.신체적현전과매체적현전335
4.공간에서의현전과분위기지각343

4장.매체예술의수용방식353
1.관조에서관여로353
2.행위를통한상호작용360
3.장치작동에의한상호작용368
4.감성적주체의지각작용379

맺음말389
참고문헌396

출판사 서평


“매체의확장은
곧인간의확장이다”
매체와인간의공통된운명을
읽어내는사유의모험

변화의소용돌이,
인공지능과의공진화시대

지난몇년간우리는이전에경험할수없었던많은것을경험했다.매체뿐만아니라,모든영역에서변화는매우극적으로빠르게진행되었다.변이와연속을찾아보기어려울정도로변하는경우도허다했다.한쪽에서는전염병이창궐하고,또다른한쪽에서는‘인공지능’(artificialintelligence)이인간을대신해거의모든자리에등장했다.코로나팬데믹이후로‘메타버스’가등장했고이새로운공간에대한논의는꽤오랫동안지속될것만같았다.그러나이윽고인공지능,챗GPT가곧바로논의의중심으로부상했다.

과거디지털매체가그러했듯이,인공지능이모든분야의논제들을집어삼키고있다.물론철학도예외는아니다.그이전에도인공지능에대한인문학적담론들은다수존재했지만,이정도로빠르게‘인공지능과의공진화’시대가본격적으로열릴줄은예상하지못했다.인공지능이‘정보’를제공하는일을넘어,‘지식’을생산하고제공하기에이르렀다.인간만이가지고있는특징이라고여겨졌던예술영역에서마저이미인공지능의활약이눈부시다.

이런상태라면,앞으로또어떤변화들이일어날지전혀예측할수없다.한세기를묶어서뭔가를이야기하는것조차무의미해질지모른다.매체를둘러싼상황도마찬가지다.디지털매체가‘새로운매체’로논의된지그리오래되지않았는데,벌써‘포스트디지털’에대한논의들이쏟아져나오고있다.매체는너무나도빠른속도로‘새로운매체’에서‘오래된’또는‘낡은’매체가된다.그러나매체의역사에서알수있듯이,낡은매체가되었다고결코사라지는것은아니다.더나아가,지금은새로움과낡음을구분하기어려울정도로이둘이밀접하게혼종화되고있다.낡음은새로움의내용이되기도하고,또새로운매체의주된형식으로등장하기도한다.

왜지금매체철학이필요한가?

그런데혼종화되는것은매체만이아니다.매체를중심으로공간,인간그리고예술등등모든것들이혼종화되고있다.한마디로말해서,21세기포스트디지털매체시대의특징은바로이러한혼종화에있다.혼종화현상을이해하기위해서는매체에대한사유가필요하다.혼종화현상의중심에는매체가있고,또매체도계속혼종화의과정에있기때문이다.오래된매체와새로운매체가서로혼종화되듯이,매체철학또한혼종화된다.즉과거매체에대한사유는지금의첨단매체에대한사유에도적용된다.물론매체상황이변했기때문에그대로적용할수는없다하더라도,근본적인사유틀은지금의매체적상황에서도여전히유효하다.

인공지능은또다른매체다.본래인간도매체였다.그리고이제인간은매체의매체가되었다.매체적관점에서이둘을다루기위해서는역설적으로이전의매체와인간그리고인공물에대한철학이필요하다.결국지금이야말로그어느때보다도매체에대한사유가필요할때인것이다.그렇다하더라도21세기의초반인지금,다소성급히21세기매체철학을이야기하는이유는무엇인가?21세기의끝에세상이어떻게변화해있을지,인간이온전히존재해있을지누구도모르기때문이다.과연‘철학’이라는학문조차여전히남아있을것이라확신할수있는가?또는‘철학함’이라는행위가여전히가능할까?철학이소멸되거나또는지금과는전혀다른방식으로‘철학함’이진행되지는않을까?

이러한판단이전혀근거없는우려는아닐것이다.기본적으로‘철학’은‘철학함’이라는행위를의미하며,‘철학함’의기본은생각하기이다.그런데생각하는행위는지금과는다른양상으로진행될것이다.매체가변하면,인간의존재방식,사유방식그리고문화예술을표현하는방식모두변화하기때문이다.디지털매체를넘어인공지능을둘러싼담론이대세가되었지만,앞으로또어떤매체가등장할지전혀예측불가능하다.사람들이이에대해어떻게사유할지또한전혀알수없다.아니어쩌면‘사유’라는행위도사라질지도모른다.인간도포스트휴먼또는트랜스휴먼으로진화되고있는지금,인간의사유방식도함께변화할수밖에없다.

이미사유의기본능력이라고할수있는‘기억’이‘기록’으로대체된지오래되었으며,경험과정보와지식을기록하던뇌의기능이축소된지도오래되었다.각종기록장치가인간의뇌를대신하게되면서,뇌는신체와분리되어,‘외재화된뇌’가되고있다.21세기가끝날무렵상황이어떻게변화될지전혀예측할수없다.그전에일단‘21세기매체철학’이라는이름으로지금까지진행된상황에대해정리하고이에대해생각할필요가있다.어쩌면우리는이미인간의황혼기에살고있을지도모른다.

21세기의매체철학은‘혼종화된철학’이다

이책에서시도한‘21세기매체철학’은일종의‘혼종화된철학’이다.저자는전통적의미의철학으로서매체에대한개념적작업에몰두하기보다는매체,공간,인간,예술이라는영역에서매체가가져온변화를중심으로‘사유하기’를선택했다.혼종화된철학은철학의확장이다.일상에서이미혼종화가다양한영역과방식으로진행되고있는지금,혼종화된철학의등장은필연적이다.특히매체철학은혼종화될수밖에없는영역이다.포스트디지털매체시대에서혼종화되지않는영역은없다.그중특히변화가도드라지게보이는영역이바로공간,인간그리고예술이다.이책또한그요소들을따라세부분으로구성되었다.물론변화의핵심은‘혼종화’이다.

I부1장은매체와공간그리고매체공간과현실공간의혼종화를이해하기위한이론적작업에속한다.혼종화를이해하기위해먼저디지털매체가가지고있는의미를‘매체적전회’라는이름으로,그리고일상공간을중심으로진행되는공간이론들을‘공간적전회’라는이름으로정리한후,이둘이혼종화될수밖에없는이유에관해설명한다.그다음구체적인공간의혼종화현상을현실공간의혼종화와매체공간의혼종화로나누어각각분석한다.이두주제는사실동일한현상을도시의측면에서또매체의측면에서본다는차이만있을뿐이다.4장에서는확장된도시공간과혼종화된매체공간이이제하나의혼합현실이되었고,이자체가미셸푸코(MichelFoucault)가말하는‘헤테로토피아’(Heterotopia)가되었음을설명하고있다.

II부의주제는매체와인간이다.마샬맥루언(MarshallMcLuhan)의말처럼,“매체의확장은곧인간의확장”이다.공간의변화는그공간에서삶을살아가는사람들의의식도변화시킨다.저자는이러한전제를수용하면서,특히인간의몸이실제로어떻게확장되는지그리고이확장이인간의지각,소통그리고사유과정에어떤영향을주는지를분석한다.

마지막III부에서는매체와예술을문제를다루었다.새로운기술과이를토대로한예술은늘논쟁적주제가되었다.최근예술과관련해가장빈번하게접하는문제의식은‘인공지능이만든작품을예술로인정할수있는가?’이다.그런데이러한질문은이미90년대디지털매체예술이등장했을때,특히예술과매체간의관계설정이문제가되었을때제기되었다.즉그당시에도앨런튜링의물음,즉‘기계가생각할수있을까’라는물음은‘기계가예술을만들수있을까?’라는물음으로대체되어야한다는주장이있었다.이미디지털매체가예술영역에깊이관여했을때,기계가생산한예술을인간이인정하고이를수용할수밖에없는시기가올것이라고예상했던것이다.

21세기융합적매체연구의필요성

21세기매체철학은일종의융합적인매체학이다.이러한매체학은모든매체연구의일원화가아니라오히려각각의고유한매체연구를기반으로해서매체학이라는큰우산아래모이자는것이다.서로이질적인것들을강제적으로또는단지필요성에의해서융합하자는것이아니다.매체학이라는큰영역안에서각자매체를연구하며,각각의방법론을기반으로해서다양한매체현상과매체예술을분석할필요가있다.지금이야말로매체현상에대한비판을할수있는담론,‘비판적매체학(KritischeMedienwissenschaft)’이필요한때다.때를놓치기전에,미네르바의올빼미가날아올라야할것이다.

우리는매체가인간의인식,정체성,그리고사회적관계에미치는영향을분석함으로써,매체의역할을보다종합적으로이해할수있다.『21세기의매체철학』은인간과기술의관계를재정의하는데기여하고자한다.단순히기술을받아들이는대신,인간존재와경험의본질을탐구하고매체가우리의사고와행동방식에미치는영향을이해하자는것이다.이책은변화하는기술환경속,스스로또하나의매체인인간으로서과연어떻게살아갈것인가에대한지혜를제공하는이론적토대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