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멀티플 : 의료실천에서의 존재론 - 몸문화연구소 번역총서 5

바디 멀티플 : 의료실천에서의 존재론 - 몸문화연구소 번역총서 5

$19.89
Description
그린비 몸문화연구소 번역총서 다섯 번째 책. 질병과 아픔 그리고 의료라는 지극히 가까운 삶의 문제를 중심으로 객관적 구분으로 규명할 수 없는 우리 몸의 다중성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신체와 정신, 정상과 비정상, 자연과 문화 등 지금껏 통용된 모든 이분법을 무너뜨리는 이 책은 인류학과 과학기술학에 이른바 ‘존재론적 전회’를 가져왔다고 평가받는다.

나의 몸은 그저 ‘하나의 몸’에 불과할까? 이 책에서 전개하는 몸의 존재론은 우리가 존재라고 부르는 것이 고정된 실재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이 행하는 혹은 그것에 행해지는 진단과 실천에 따라 다르게 실행되는 것임을 보인다. 하나의 몸은 그저 하나로서 ‘어느 한 편’에 있지 않다. 하나로 보이는 것은 사실 여러 겹으로 접혀 있다. 이런 식의 사유는 보편주의와 이분법의 재단에 맞서 존재론적 정치의 장을 여는 무기이자, 우리 곁에 도래한 신유물론이라는 패러다임을 이해하도록 돕는 발판이 될 것이다.
저자

아네마리몰

저자:아네마리몰
네덜란드의인류학자이자철학자,과학기술학자.위트레흐트대학교에서철학과의학으로석사학위를,흐로닝언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1996년트벤테대학교정치철학소크라테스교수를거쳐2010년부터현재까지암스테르담대학교의몸인류학(anthropologyofthebody)교수로재직중이다.『의료에서의차이들』(DifferencesinMedicine,공저)에서실천을중심으로서구의학이일관적이고단일한분야라는신화를깨는작업을시작했고『복잡성들』(Complexities,공저)에서는여러과학학자의글을통해단순함과복잡함의이분법너머실천속복잡성에주목했다.실천과존재론에대한관심을본격적으로펼쳐낸저서이자첫단독저서인『바디멀티플』로몰은2004년과학기술학분야의가장권위있는학술단체인‘과학의사회적연구학회’(SocietyforSocialStudiesofScience)에서주는루드비크플레츠크(LudwikFleck)도서상과의료인류학분야의대표적인학회지중하나인『건강과병의사회학』(SociologyofHealth&Illness)에서수여하는도서상을수상했다.이후의료현장의돌봄에대한문제의식을발전시켜『돌봄의논리』(TheLogicofCare)를,최근에는음식과먹기에관심을두고『이론에서의먹기』(EatinginTheory)를펴냈다.일찍부터실천과실재의다중성에관심을두고연구해온몰은인류학과과학기술학의접점에서‘존재론적전회’를주도한인물로평가받고있다.

역자:송은주
이화여대영문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런던대SOAS에서번역학을공부했다.현재이화여대인문과학원학술연구교수로재직중이며,2014년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옮긴책으로는『순수의시대』,『선셋파크』,『시스터캐리』,『시대의소음』,『우리가날씨다』등이있고,지은책으로는『당신은왜인간입니까』,『포스트휴먼이몰려온다』(공저)등이있다.

역자:임소연
과학기술학연구자.인간향상기술과몸,신유물론페미니즘,과학기술과젠더등을주제로강의와연구를해왔다.국제학술지『민족과인종연구』,『의료인류학』,『과학의사회적연구』등에단독및공저논문을발표했고,『겸손한목격자들』(공저),『21세기사상의최전선』(공저),『과학기술의시대사이보그로살아가기』등의책을썼다.현재동아대학교기초교양대학조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서문5

1장질병을행하기―19
분야들간의움직임19·사람들의관점들28·실천의실재38·누가행하기를하는가?49

2장다른동맥경화증들―61
결코홀로가아닌61·근본이되는가아니면뒤따라가는가72·대상들84·어느위치인가?92

3장조정―101
지역적정체성들101·하나의실재가이긴다105·합성그림122·번역131·조정149

4장분배―153
분리된지역성들153·진단과치료155·적응기준167·단계와층178·혈액이있는장소188·다른편과다른위치들199

5장포함―205
하나의전체로?205·신체의껍질을벗기기209·긴장과루프217·통합된마찰들229·간섭242·존재론들253

6장이론을행하기―257
과학은어떻게관계맺는가258·의심270·누구의정치학279·무엇의정치학288·선택을넘어서297·임상의학302

옮긴이해제309
참고문헌314
색인321

출판사 서평

다중적인존재로산다는것은
책임을나누며산다는것이다

바디멀티플,즉‘다중신체’라는말은일견모순되어보인다.우리는누구나하나의몸을가지고있으니말이다.내가하나인이상몸또한하나다.그렇다면여기서몸이다중적인존재라는것은무슨뜻일까?하나의질병,그리고그상태를겪는하나의몸이실재하기위해서는환자와의사가서로를필요로해야한다.환자가의사에게증상과고통을말하지않는다면,그리고의사가의학적설명과진단도구그리고치료를제공하지않는다면질병은존재할수없다.즉‘실재’는‘실행’에따라좌우된다.그러나병원에환자와의사만있는것도아니다.간호사,테크니션등의실천에따라질병과몸의실재는또달리다중화될수있다.따라서의료현장은하나의몸과질병에대해의사와환자그리고테크니션등이서로다른해석을하는경합의장이라기보다,그들이함께실행한여러개의몸과질병이공존하고때로충돌하지만‘연결되는’존재론적정치의장과다름없다.

몸과질병은과학(의학)·철학·사회학등이어떤보편적/이분법적틀로고정시킬수없다는몰의주장은,누구도나의몸과질병을완전히통제하거나설명할수없음을의미한다.무엇이치유인가에대한기준,무엇이건강이고무엇이‘정상상태’인가에대한기준이각주체마다상이함에도,우리는기존의사회문화적기준과과학기술학적진단을수동적으로받아들이곤한다.그러나『바디멀티플』에서드러내는,온갖진단과검사에도불구하고다중적으로실체화되어제대로포착할수없는몸을보다보면,이세상모든존재에대해우리는조심스럽게다루어야하며,누군가의생명과안녕에개입한다는것은판단과정의내리는일이아니라“같이조정하며책임을나누는일”이되어야한다는교훈을얻을수있다.서로다른존재,서로다른사유간의횡단과포용이요구되는시대에,이교훈은도래하는시대를향한큰도약이되어줄것이다.

실천과문헌은어떻게만나는가?
경험주의철학연구를가능하게한횡단의시선

이책은두개의텍스트,즉상위텍스트와하위텍스트가병치되어진행된다.먼저일반적인본문에해당하는상위텍스트는저자가의학이신체와질병을다루는방식을성찰하기위해직접병원에서행한경험주의철학연구,즉‘실천지’적탐구의기록과‘몸의존재론’이전개되는텍스트다.여기서몸의존재론이란몸을어떻게‘아는가’에대한사유가아니라몸그자체에대한사유로,이를통해몰은말과앎이아닌실천과함(doing)에주목하며,앞서설명한실천에따라다중적으로실체화되는몸을진료기록과환자/의료진간인터뷰등을곁들여생생하게보여주고있다.

상위텍스트가경험적인자료라면,하위텍스트는그러한경험주의철학연구의필요성을낳게한문헌들에대한텍스트다.철학,인류학,과학,기술연구,페미니스트이론,사회학,정치학등다양한분과의문헌들이언급되고참조되는이곳에서서구학문이지금까지몸과질병을다뤄온방식들의양상및한계또한파악할수있다.나아가하위텍스트는이책의문제의식에대한본보기가되는문헌들을제시하고그것들을상위텍스트와공명하게끔하여,독자로하여금이책을낳은지적전통‘위에’올라설수있게한다.이렇듯두텍스트사이횡단은몸과고통에대한인식론적접근뿐만아니라연구방식자체에대한배경을파악할수있게한다는점에서그야말로‘다중적’인성찰이다.또한이평행하는두텍스트를통해실제프로젝트가실행될때과학적연구와문헌학적접근이어떻게이루어지는지독자가직접경험해볼수있다는점에서강력한교육의도구가되기도한다.

신유물론담론속에서빛나는존재론적연구

『바디멀티플』이포착하는다중성은단순히자연이복수로존재할수있다는다원주의가아니다.몰은이를“여러겹으로접혀있지만,다원적이지는않다”고표현한다.이는잘알려진“하나는너무적고둘은너무많다”라는과학기술학자도나해러웨이의말과상통하는것으로,그것이구성주의적전회이전경직된실재론이나생물학적결정론혹은과학주의로의회귀도아니고자연상대주의도아님을분명히보여준다.

모두가신유물론을이야기하는지금.비인간,물질,사물,자연,몸등존재자체에대한관심이어느때보다높아진이시점에서그동안해왔던구분법과표준화를거부하는몸과질병에대한인식을담은아네마리몰의책을만나는것은어쩌면당연하고자연스러워보인다.물질적세계에대한구래의구분법들을극복하여존재들의실천적역량을확장하고자하는것이신유물론이라면,이책은그것이어떻게구체적으로가능한지,실천적연구에대한방법론으로서의대안을제시해준다.

지금까지한번도본적없는방식으로병과의료행위를보고,철학과과학을사유하는『바디멀티플』.이책이성취하고있는과학과사회,자연과문화,인간과비인간,의사와환자…의이분법적구분을없앴을때우리에게찾아오는전혀새로운인식의영역은우리를초과하며,그로인해이책은철학과의학,사회학을완전히다른경지로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