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떠나며 1945년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최후

조선을 떠나며 1945년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최후

$17.00
Description
조선에서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얼굴을 파헤치다!
1945년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뒷모습을 추적한 역사 논픽션 『조선을 떠나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인 이 책은 조선의 해방으로 인해 한반도를 떠나게 된 일본인들의 얼굴에 주목했다. 본토 귀환을 앞둔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당시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생생한 묘사와 르포 같은 서술로 전해준다.

이 책은 해방 후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 한일 두 민족의 헤어짐의 방식과 인간 군상의 모습을 일본인들의 회고를 통해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조선총독부 최고위 관료부터 시작하여 독립운동가를 고문한 경찰, 일본인 갑부, 조선 태생의 일본인, 교사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계층의 에피소드를 통해 조선에서 패전을 맞이한 일본인들이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폭넓게 담아냈다.
한일 양국의 사람들이 헤어지는 과정에서 창출된 복잡다단한 사회상이 펼쳐진다. 일본인들의 회고를 통해 엮어나간 이야기 속에는 그들이 조선에서 어떻게 패전을 맞았는지, 일본으로 어떻게 돌아갔는지, 그리고 돌아간 일본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등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그들이 오랜 한일관계사 속에서 어떤 집단이었는지, 그들이 남긴 흔적이 한일 양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엿볼 수 있다.
저자

이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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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책머리에:‘억류와탈출’,‘송환과밀항’의변주곡ㆍ5
1.뜻하지않은재앙,패전
되돌아온조선총독부인의배ㆍ16/생경한공포의실체ㆍ24/은행창구로몰려가다ㆍ33/거리마다넘쳐나는물자ㆍ39/패전국민의자화상ㆍ45
2.사면초가에처한조선총독부
야속한일본정부ㆍ54/무능한조선총독부ㆍ58/지도부의갈등ㆍ62/회심의묘책ㆍ65/김계조사건과일본인접대부ㆍ68/조선총독부의변신,일본인세화회ㆍ72/원죄가부른보복ㆍ75
3.잔류와귀환의갈림길에선일본인들
때아닌조선어강습열기ㆍ80/잔류파와귀환파의기싸움ㆍ84/항구에서붙잡힌수산업계의대부ㆍ88/도둑배와송환선,무엇을탈것인가ㆍ91/왜노소탕을외치는조선인ㆍ97/믿을수없는점령군ㆍ101
4.억류ㆍ압송ㆍ탈출의극한체험
문신투성이로스케ㆍ108/사람잡는‘현지조달’ㆍ114/사고뭉치소련군과그앞잡이ㆍ117/끌려간자와남겨진자ㆍ121/일본인도꺼리던만주피난민ㆍ130
5.뒤집어진세상을원망하며
뒤바뀐운명ㆍ138/생경한집단생활ㆍ142/뼈에사무치는삶의낙차ㆍ148/아지노모토를내다파는사람들ㆍ154/‘로스케마담’의등장ㆍ160/캄차카고기잡이와노동귀족ㆍ168/‘마담다바이’놀이와대탈출ㆍ175
6.모국일본의배신
동포에게당한설움ㆍ188/사회적낙인,히키아게샤ㆍ193/총리실로날아든20만통의편지ㆍ200
‘전쟁피해자’라는기묘한논리ㆍ206/체험과기억의틈바구니ㆍ212
7.만남과헤어짐,그리고다른기억들
‘왜노’출몰소동의전말ㆍ222/친일파의계보를잇는모리배ㆍ229/또다른보복의악순환ㆍ240/일본인의마지막모습ㆍ247/회한과그리움의장소,조선ㆍ256
마치며:가해와피해의기억을넘어서268
미주ㆍ274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1945년그때,조선에서패전을맞은일본인들의뒷모습을추적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선정한우수저작,역사비평사가펴낸역사논픽션
식민지,정치예속,경제적침략과수탈…
1910년한일병합과동시에시작된일제35년간을특징짓는핵심키워드들이다.우리는한일양민족의지배와피지배관계로시작된불편한만남과그이후,즉식민지시기에대해서는많은책들과다큐멘터리를통해어느정도실상을알고있다.또한(아주당연하지만)해방을맞은조선의다양한표정과조선인들의신국가건설노력에대해서도잘...
1945년그때,조선에서패전을맞은일본인들의뒷모습을추적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선정한우수저작,역사비평사가펴낸역사논픽션
식민지,정치예속,경제적침략과수탈…
1910년한일병합과동시에시작된일제35년간을특징짓는핵심키워드들이다.우리는한일양민족의지배와피지배관계로시작된불편한만남과그이후,즉식민지시기에대해서는많은책들과다큐멘터리를통해어느정도실상을알고있다.또한(아주당연하지만)해방을맞은조선의다양한표정과조선인들의신국가건설노력에대해서도잘알고있다.
그런데1945년조선의해방(일본으로서는‘패전’)을계기로일본인들이한반도를떠나가는과정과그모습에주목한책은찾아보기힘들다.조선에서패전을맞은일본인들은과연어떻게되었을까?식민자로조선에왔으니,패전을맞아모국본토로아무문제없이그냥돌아갔을까?
이책은1945년조선에서패전을맞은일본인들의뒷모습을추적한역사논픽션이다.일본인들의회고를통해에피소드로엮어나간이야기속에는조선총독부최고위관료부터시작하여독립운동가를고문한경찰,일본인갑부,조선태생의일본인,교사등이1945년조선에서어떻게패전을맞았는지,조선에남긴폐긴폐해는무엇이며,일본으로어떻게돌아갔는지,그리고돌아간일본에서어떤대우를받았는지가생생하게그려져있다.
오랜한일관계사속에서식민지조선으로부터일본으로돌아간일본인들은과연어떠한집단이었을까?그들이한반도를떠나가면서남긴흔적은한일양국에어떤영향을미쳤을까?이책이던지는물음이다.
1945년조선은해방을맞이했지만,
일본인들에게그것은일찍이겪어보지못한생경한공포요,끔찍한재앙이었다
1945년8월16일부터23일까지약1주일동안조선전역에서중앙에보고된‘불상사건不祥事件’은총913건이었다.사건내역을살펴보면조선인이집단으로습격한곳은주로경찰관서,지방행정기관,신사였다.또한개인을상대로한살상과폭행사건은약267건이보고되었는데,주된표적은경찰관,학교교원,행정기관의공무원,그리고그가족들이었다.(…)패전후벌어진이같은사태에당황한총독부는8월18일각기관에걸어둔천황사진을불태울것을지시하는한편,각지역신사에신속히연락해신령이불경한일을당하지않도록위패를불태우는승신식昇神式을거행하라고했다.일본식민지배의상징인천황사진은말할것도없고,거류민에게온갖재앙을막아주는액막이로서정서적안정감을안겨준일상의공간이자일본문화의구현체였던신사가‘불경’하기그지없는조선인들에의해파괴되는것을차마두손놓고지켜볼수없었던것이다.일본인들은사건의경중과다과를떠나이러한초유의사태를경험하며집단적공포에시달렸다.
-본문25~26쪽
천황의항복선언직후조선각지에서는조선인들의집단행동이표출되었다.일제식민지배하에서고통받고신음하다가해방을맞아그동안봉인되었던해묵은감정을토해낸것이다.
집단적공포와공황상태에빠져든일본인들은저마다제살길을찾느라여념이없었다.이들은통장과도장을들고은행창구로몰려가고,귀환에앞서가재도구를팔기에바빴다.한치앞도내다보기힘든비상시국에서조선총독부는무능했고,아무런힘도쓰지못하는관이자신들을지켜주지못한다고생각했기에이들은‘돈’을더믿을수밖에없었다.
당시일본정부는식민지의일본인들이본토로한꺼번에쇄도하여사회혼란이일어나는것을원치않았기때문에총독부로하여금가급적조선의일본인들을현지에머무르게하라고지시했다.조선의치안유지를감당할힘도없고,일본정부의지시를따르지않을수도없으며,점령군에게일본인의안전을보장받기위해교섭도벌여야한데다,하루라도빨리귀환하려는일본인들의요청을계속무시할수도없는조선총독부는그야말로사면초가에처했다.
각기다른처지에놓인남쪽과북쪽의일본인들
집단송환과밀항,그리고억류ㆍ압송ㆍ탈출
조선에서태어나고자랐거나조선땅에서오랫동안뿌리박고살아온일본인들은조선을자신의‘고향’으로생각했기때문에,패전으로인해왜자신들이‘낯선’땅일본으로돌아가야하는지이유를모르는사람들도있었다.그들은조선을떠난다는것을상상조차하지못했다.이때문에잔류파와귀환파의갈등이크게불거지기도했다.하지만조선인들의거센추방압력과미군정의송환행정에따라조선에남아계속살고자했던일본인들도결국은본토일본으로돌아가야했다.이제그들의고민거리는어떻게일본으로더많은재산을갖고가느냐였다.
1945년12월부산을떠들썩하게만든사건이발생했다.수십년동안부산에서‘3거두巨頭’혹은‘4거두’소리를듣던일본인유력자중의한사람이옹색하게도자전거튜브에주식ㆍ채권ㆍ보험증서등을숨겨일본으로밀항을시도하다가해안경찰에체포된것이다.
-본문88~89쪽
38도선이남을점령한미군정은처음에는송환행정을제대로운영하지못하다가점증하는조선인의요구를제한적으로반영하면서,송환하는일본인들의소지금을1인당1,000엔,화물은두손에들수있는짐으로제한했다.한푼이라도더많은재산을들고가려한일본인들은공식송환선이아닌밀항선,일명도둑배에오르기위해온갖수단을이용했고,미군정에각종로비행각을벌였다.그과정에서조선인브로커와결탁한갖가지폐해가성행했다.
한편소련점령지의북한내일본인들은바로송환되지못했다.특히식민통치와직결된남성의경우점령군이나새롭게들어선현지정권에의해투옥ㆍ압송ㆍ억류되었다.게다가각종공출과곧이어시작된재산몰수에따른집단공동생활은남한의일본인에비해훨씬열악한거류와귀환환경을초래했다.남성들이시베리아등지의타지로끌려가거나압송된상황에서남겨진부녀자와노약자들은가족과떨어져피난하고탈출해야했기에‘국가부재’와‘가장부재’를더뼈저리게실감해야했다.
모국에서도환영받지못한귀환자,그러나마침내전쟁피해자로공인받다
‘전쟁피해자’에담긴정치적수사
저자이연식은이책에서자신의생각과목소리를높이지않는다.1945년시점에서조선의일본인들이패전을어떻게바라보고대응해나갔는지,본토귀환을앞둔일본인들의표정과마지막뒷모습을그들자신의입을통해서술하고있다.당시의현장을그대로보여주는듯한묘사와마치르포같은서술로엮어내고있다.또한당시신문기사의내용도꼼꼼하게챙겨복잡다단한사회상을가감없이보여준다.식민기구의최상층을차지하는정치인보다는오히려평범한갑남을녀의일본인들이실제맞닥뜨린패전의공포와어떡하든자신의재산을지키고자좌고우면하는모습이적나라하다.그뿐아니라남쪽과북쪽에서각기미군정과소군정이자신의편의와이익을앞세우며처리하는행정체계,그리고귀환하는일본인들과결탁하여온갖부정을저지르는조선인브로커의모습도실감난다.이때문에논픽션으로서이책의특징이더욱잘드러나고있다.
그렇다고저자가자신의견해를아주숨기는것은아니다.이를테면“패전후일본인들이경험한이생경한불안과공포는곧조선인에대해굳이관심을두지않아도일상을영위할수있었던특권의대가였다.지난역사에대한망각과무지가곧불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