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아래에서 역사를 기록하다 황현이 본 동학농민전쟁 | 오하기문

오동나무 아래에서 역사를 기록하다 황현이 본 동학농민전쟁 | 오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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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늘의 거울로 삼아야 할, 황현의 역사 기록
『오동나무 아래에서 역사를 기록하다』는 120여 년 전의 기록이지만 기시감이 드는 역사서이다. 권력의 농단으로 부패의 극한까지 내달렸던 그 시대 몇몇 인물의 이름을, 권력을 사익 확대의 도구쯤으로 여기는 오늘날 부패한 고위 관료들의 이름으로 환치하면, 120여 년 전의 역사가 현실의 정치와 하등 다를 바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는 치란을 궁구하고 선악을 판별하여 왕도 국가의 태평 시대를 꿈꾸었던 당대 지식인의 분만과 탄식이 교차한다. 그 분만과 탄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과거’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따라 이 책은 권력의 부패와 제국의 침탈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망국으로 향해 가는 봉건 왕조를 애도하는 만가이자, ‘재생산된 과거’가 초래한 한반도의 위기를 극복하고 태평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자기 모습을 비춰 보아야 할 ‘거울’같은 역사서이다.

저자

황현

저자황현(黃玹)은1855(철종6)∼1910.조선말기의순국지사·시인·문장가.전라남도광양출신이며,본관은장수長水이다.자는운경(雲卿),호는매천(梅泉)이다.
어린시절총명과재기로향리에서자못문명(文名)이있었으며,과거응시차상경한서울에서당시문명을떨친강위(姜瑋)·이건창(李建昌)·김택영(金澤榮)등과깊이교유했다.1883년(고종20)보거과(保擧科)에응시했을때초시초장(初場)에서수석을차지했으나시험관이그를시골출신이라는이유로차석으로돌렸다.조정의부패를절감하고관직에회의를느껴회시(會試)·전시(殿試)에는응시하지않고귀향했다.1888년아버지의명을어기지못해생원회시에응시하여장원으로합격했다.당시는임오군란과갑신정변을겪은뒤청나라의적극적인간섭정책아래수구파정권의부정부패가극심했다.역시관직에나가지않고귀향했다.
이후구례에거처를마련하여3,000여권의서책을쌓아놓고독서와역사연구에몰두했다.1894년동학농민전쟁,갑오개혁,청일전쟁등을직접겪은뒤자신이보고들은것을기록하여『매천야록』과『오하기문』을저술했다.1905년11월일제가을사늑약을강행하자,당시중국에머물던김택영과함께국권회복운동을하기위해망명을시도했지만실패했다.1910년8월,한일병합조약에통분하여절명시4수를남기고서아편을복용하고자결했다.1962년건국훈장독립장이추서되었다.
저서로는『매천집』,『매천시집』,『매천야록』,『오하기문』,『동비기략(東匪紀略)』등이있다.

목차

목차
책머리에:반성하지않는역사는되풀이된다
첫번째기록(首筆)/두번째기록(二筆)/세번째기록(三筆)
부록
해제:새롭게탄생한120여년전의동학농민혁명기록(박맹수)
제도·기관·관직등?주요용어사전/인명록/참고자료/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완전히새롭게재탄생한,황현의『梧下記聞』
한문학의명문장가가쓴역사기록이쉽고친절한우리글로거듭나다
『오하기문』과『매천야록(梅泉野錄)』은매천황현의대표적인역사서로꼽힌다.두권모두황현자신의당대역사를편년체서술방식인연월일별로정리하면서,날카로운비평을서슴지않고써내려간,사료적가치가매우높은저작이다.이미여러역자가번역하여다양한판본이있는『매천야록』에비해『오하기문』은1994년역사비평사에서펴낸『번역오하기문』이유일한한글판으로있을뿐이었는데,그마저도절판된...
완전히새롭게재탄생한,황현의『梧下記聞』
한문학의명문장가가쓴역사기록이쉽고친절한우리글로거듭나다
『오하기문』과『매천야록(梅泉野錄)』은매천황현의대표적인역사서로꼽힌다.두권모두황현자신의당대역사를편년체서술방식인연월일별로정리하면서,날카로운비평을서슴지않고써내려간,사료적가치가매우높은저작이다.이미여러역자가번역하여다양한판본이있는『매천야록』에비해『오하기문』은1994년역사비평사에서펴낸『번역오하기문』이유일한한글판으로있을뿐이었는데,그마저도절판된상황이라헌책방에서나어렵게찾아볼수있었다.
이번에펴낸『오동나무아래에서역사를기록하다』는『번역오하기문』과원저가같다.또한1994년에번역했던김종익이다시새롭게옮겼다.그러나동일한역자가똑같은원저를번역했다고해서1994년의개정판이라고부를수없다.이책은완전히새로운梧下記聞이다.
동학농민혁명100주년을기념하여펴낸1994년판의『번역오하기문』은직역에가깝고,전문가가아니라면쉽게읽어내지못하는문장이많은편이었다.문명(文名)으로이름을드날린황현은수많은고사(故事)를인용하고중국의옛역사에비유하여글을썼는데,이에대한충분한이해가없다면앞뒤맥락을파악하면서행간을읽어내기가여간힘든일이아니었다.
그러나이번에펴내는『오동나무아래에서역사를기록하다』는방대한고사는물론이고고어나고지명,고문헌등을일일이고증해내고,어려운한자어는쉬운우리말문장으로풀어쓰면서‘잘읽히는글’로완전히새롭게번역했다.그뿐만아니라『조선왕조실록』과『승정원일기』는물론이고,『주한일본공사관기록』이나『동학농민전쟁사료총서』,또중국측의자료등과철저히비교하고조사하여황현의오기나오류를각주에서바로잡아설명하고,『한서』와『후한서』등역대중국의역사를집성한24사와경서등을섭렵하여이해하기어려운중국의고사(古史)에얽힌이야기나고사(故事)를모두상세히풀어서옮겼다.그리하여독자는황현이말하고자하는바가무엇인지를어렵지않게이해할수있다.
시인이자,비평가이자,역사가인매천황현
그가남긴1894년동학농민전쟁의생생한기록
황현의기록은임술년(1862,철종13)부터본격적으로시작되지만,그에앞서순조·헌종시대의전반적인세도정치를논하고들어간다.이후갑자년(1863,고종1)부터임오년(임오군란),갑신년(갑신정변)의사건을소상하게기록한뒤갑오년(1894,고종31)에이르러서는월일별로중앙정계의정치적상황,지방의정치·사회상황,동학의창도,동학농민군의봉기와청일전쟁,갑오개혁등1894년에초점을맞춰서술했다.그중에서도특히동학농민전쟁의기록은그어떤사료보다자세하고생생하다.황현자신이전라도구례에살면서직접보고듣고경험한사실을기록했기때문이다.매일매일의소식을전해주는신문(최초의신문인한성순보는1883년창간되고열흘에한번씩발간되었지만1884년갑신정변으로종간,근대적의미의관보는1894년6월부터발간)도변변히없는그시대에이렇게치밀하게기록했다는사실이놀랍다.
과거에서장원을차지할정도로문장력을인정받았지만정치를포기하고향리로내려온그는독서와역사연구에몰두하여,마침내당대의역사기록인『오하기문』과『매천야록』을저술했다.사실에바탕을두되,저자황현의비판적관점이그대로드러난기록이다.전통적유학자의한사람으로서개화파와그들이일으킨갑신정변을대단히부정적으로바라보고,동학농민군에대해서는‘도적’이라는표현을써가며소탕해야할무리로보았다.그러나그는연암박지원을흠모한인물답게‘실용’과‘실질’을중시하기도했다.
이무렵새로정한법과조례는모두일본사람이의견을내고서양의제도를참고해서형식적인제도를없애고실질적인것을중시했다.비록선왕들이세상을다스렸던법은아니지만현재의폐단을개선하기위해서는빨리시행해야할것들이었다.이러한법과조례를처음보는까닭에놀라고의심하는사람이많았지만,또한그옛날관중과상앙의부국강병이의미하는바가바로실질을중시하는것이었다.(본문284~285쪽)
또한백성이들고일어설수밖에없는원인을민씨정권의부정부패와언로의막힘으로진단하면서날카로운현실인식을드러냈다.더구나동학농민군을도적이라하면서도그들이일반백성의지지를얻는모습을가감없이서술했다.
나라가잘다스려지고있어도언로가막혀있으면장차세상이어지러워지리라는것을알수있고,비록세상이어지럽더라도언로가열려있으면간혹난리가수습되는경우도있다.(본문77쪽)/조선팔도에는원망하는소리로뒤덮였고,세태를풍자하는동요가널리퍼졌다.사람들은한결같이“왜난리가일어나지않을까?”라고반문했다.또어떤사람들은“무슨좋은팔자라고난리를볼수있겠냐?”며장탄식을하기도했다.(본문93~94쪽)/도적은…주변의주민에게폐를끼치는행위를금지하는명령을내려조금도피해를입히지않았다.심지어행군하다가주변에쓰러진보리를보면일으켜세워놓고갔다.…도적의진영에는음식광주리가끊이지않았지만관군은굶주린기색이뚜렷했다.(본문139쪽)
저널리즘의원류,역사서술의본보기,
그리고동학농민전쟁에관한통사
자신이사는당대의역사를사실에기반하여쓰되날카로운비평을덧붙인황현의기록은역사를어떻게서술해야하는지,그전범을보여준다.주관적의견과해석을달았지만,그렇다고사실을왜곡하지는않았다.(물론여기서정보의제약등시대적한계로말미암은오기나오류는제외해야할것이다.)오히려동학농민군이질서를유지하면서민심을얻고있던사실과점점기강이해이해지고내부갈등을빚는모습,민씨정권의부정부패와무능,동학농민군진압에나선일본군의비리와만행,농민군의최후를있는그대로서술하였다.
소설가김훈은이를‘저널리즘의원칙에충실한서술’이라고말했다.지난2010년에‘당신이뽑은2010년의책은무엇입니까!’(2010-12-24)라는기사가실렸다.여기서김훈은『번역오하기문』을꼽았다.
나는요즘나온책보다는옛날책,특히기록물을주로읽는다.그중하나가조선말기문장가인매천황현(1855~1910)의『오하기문』으로,그가자기시대의잡사(雜事)를시시콜콜히적은책이다.서양에서도입한신문,잡지등의매체를저널리즘의시초로여기는통념에서벗어나,이책은황매천의다른저서인『매천야록』등과더불어우리저널리즘의연원이어디에있는지를보여준다.황매천은우국지사로서시대를보는확고한생각과는별개로,탄탄한과정을밟아사실에접근하고그렇게수집한사실에서거대한역사를읽어낸다.주관적의견을말하더라도사실을바탕으로말해야한다는저널리즘의원칙에충실한것이다.사실에접근하려는노력은별로하지않고섣불리문장가나우국지사가되려고하는요즘언론행태를이책에비춰볼만하다.
자신의의견을거침없이말하더라도이는사실에기반해야신뢰를쌓을수있다는말이다.그렇기때문에이책은저널리즘의연원을탐색하려는사람은물론이요,역사에관심을갖고공부하는사람도꼭읽어보아야할책이다.단언컨대이번에새롭게펴내는『오동나무아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