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의 시험지옥

과거, 중국의 시험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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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과거, 중국의 시험지옥』은 관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했던 과거라는 바늘구멍의 실체를 흥미롭고 체계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입시 지옥을 넘어 취직 시험 지옥으로, 급기야 N포 세대가 만연한 오늘날 한국의 현실에서 그 옛날 중국의 시험지옥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저자

미야자키이치사다

저자미야자키이치사다는1901년일본나가노현에서태어나1995년타계했다.일본의동양사학자로,중국의사회·경제·제도사에탁월한연구업적을남겼다.교토대학문학부동양사학과를졸업했으며,졸업논문으로「남송말의재상,가사도(南宋末の宰相賈似道)」를썼다.같은대학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고평생교토대학교수로재직하면서후학을양성하고연구와집필을계속했다.1960~1965년에는파리·하버드·함부르크대학에객원교수로초빙되기도했으며,1965년정년퇴직후에는함부르크대학의명예객원교수가되었다.특히정년퇴직뒤많은독자가중국사에흥미를가질수있도록문장에심혈을기울인대중역사서를펴냈다.대표적인저서로는『구품관인법연구(九品官人法の硏究)』,『아시아사연구(アジア史硏究)』(전5권),『과거:중국의시험지옥』,『논어의신연구(論語の新硏究)』,『수호전:허구속사실』,『옹정제(雍正帝)』등다수가있으며,1991년에는그의모든저작을한데모은『미야자키이치사다전집(宮崎市定全集)』(전24권)이간행되었다.

목차

목차
머리말
과거제흐름도
서론
시험공부
현시(縣試):학교시(學校試)1
부시(府試):학교시2
원시(院試):학교시3
세시(歲試):학교시4
과시(科試):과거시(科擧試)1
향시(鄕試):과거시2
시험날짜/시험관의파견/시험장/밤을새며작성하는답안/공원(貢院)에는귀신이나온다/선행에는보답이따른다/시험종료/복잡다단한채점방식/인과응보/거자(擧子)의일곱차례변화/합격과불합격의갈림길/거인(擧人)의위상/시험관부정사건/시험여담
거인복시(擧人覆試):과거시3
회시(會試):과거시4
회시복시(會試覆試):과거시5
전시(殿試):과거시6
전시의기원/문제작성/전시시험장입장/답안작성법/전시답안의심사/문맹의수석시험관/전시성적발표식/연회와사은의식/당대(唐代)의진사/장원의명예와책임/50년전의미소년/한번웃고한번낙심하고/전시에도부정이있다/전시에나타난응보
조고(朝考):과거시의연장선
무과거(武科擧):과거의별과(別科)
제과(制科):과거보다도수준이높은시험제도
맺음말:과거에대한평가
과거는유용했나/과거의이상과현실/낙제자의비애와반항/과거제도의붕괴/과거의뛰어난점
후기
과거연표
해설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세계에서유례를찾아볼수없는,
진보적이념이담긴탁월한인재등용제도
중국의관리등용시험인과거제도는처음수나라에서귀족들의세력을억누르고천자의권위를강화하기위해만들어졌다.중국에서는관리등용을선거(選擧)라고일컫는데,시험에는여러종류의과목이있었으므로‘과목에따른선거’,그것을줄여과거(科擧)라는단어가만들어졌으며,이제도는시대가변하고이민족의왕조(몽골족이세운원왕조와만주족이세운청왕조등)가들어서서도폐지되지않고청대(淸代)까지1,300여년을이어온다.
귀족...
세계에서유례를찾아볼수없는,
진보적이념이담긴탁월한인재등용제도
중국의관리등용시험인과거제도는처음수나라에서귀족들의세력을억누르고천자의권위를강화하기위해만들어졌다.중국에서는관리등용을선거(選擧)라고일컫는데,시험에는여러종류의과목이있었으므로‘과목에따른선거’,그것을줄여과거(科擧)라는단어가만들어졌으며,이제도는시대가변하고이민족의왕조(몽골족이세운원왕조와만주족이세운청왕조등)가들어서서도폐지되지않고청대(淸代)까지1,300여년을이어온다.
귀족세력을억누르려는목적이있었다지만,신분제사회에서가문이나혈통이아닌개인의능력을중심으로인재를뽑았다는사실은그제도에깔려있는매우진보된사고방식에놀라움을금할수없다.특히답안지를채점하는과정에서심사자는수험자를알아차릴수없도록답안지의사본(등사담당관리들이수험생의답안지를베껴심사관에게전달)만가지고서점수를매겨야했다.수험생의이름이쓰인부분은풀로봉해알수없고오직좌석번호만보여진다.물론과거를치를수있는자격에는일정정도한계가있었다.자신을포함하여할아버지,아버지가특정천직에종사했던적이있으면안된다는점이바로그것이다.이경우만제외하면사농공상을따지지않았다.시험에만합격하면누구라도관리가될수있었다.
중국의과거제도가수나라에서처음만들어질당시유럽은봉건제후가할거하던시기였으며,과거제도가완비되는송대에유럽은곳곳에서전쟁을치르던때였다.학문이보급되고그학문적성과를이룬뛰어난인재를선발한다는생각은동일한시기에유럽에서는상상조차못하던일이었다.문치주의가발달했던시대답게송나라는과거를통해관료가된이들이정치를좌지우지했다.
이책은,송대에체제가잡힌뒤가장완성된형태로발달한청대의과거제를다룬다.무엇보다많은사료가남아있고수필이나소설등다양한자료가남아있어과거제도와관련된에피소드도풍부하다.시험장의풍경과시험을치르는수험생의심리,답안을심사하는과정,거기에더해시험비리와관련된갖가지이야기들,합격자발표식의장엄한모습등,과거제도에대한역사적연구를넘어풍성한이야깃거리를가득전해준다.
탁월한제도였음에도불구하고
왜붕괴될수밖에없었나?
저자미야자키이치사다는과거제도의실상을아주세밀하게서술하고있을뿐아니라,그것의이상과현실,이점과폐해,중국사에미친영향도조목조목서술한다.주관을섞지않고있는그대로서술하겠다는의도로써내려갔으나맺음말에이르러서는과거에대한평가를날카롭게내놓고있다.저자가생각하는과거제도의큰특징중하나는교육을수반하지않는관리등용시험이었다는점이다.바로이점때문에중국의학교교육이부실해질수밖에없었다고진단한다.지방과중앙에국립학교를세우긴했으나정부는학교와교육에큰돈을들이지않고민간에만맡겨둔채오로지유능한관리를어떻게뽑는가에만관심을기울였다.그러면서여러복잡한시험절차와공정한평가제도를갖춰나갔다.
그러나아무리공정함을기한다해도폐단은있는법.수백년을이어져오면서부정이생겨나는것을막을수는없었다.문제는,기강을바로잡고시험장분위기를일신하는등여러조치를취했음에도근본적인개혁을이뤄내지못했다는점이다.시험과시험사이에추가시험을계속늘림으로써지붕위에또지붕을얹는꼴로개혁이진행되었을뿐이었다.청나라과거에서제일마지막시험인진사에합격하기위해서는몇차례의학교시험을통과하여생원자격을획득하고난뒤본격적인과거시험을일곱단계(과시→향시→거인복시→회시→회시복시→전시→조고)나치러합격해야했다.그리하여20대에진사의영광을얻는사람은굉장히운이좋은것이고30대도늦지않은나이로인식되었다.
교육제도의쇄신없이운영되는인재선발은시대가발달하고사회가진보하는속에서뒤처질수밖에없었다.게다가그인재가경서의암기나시와문장을얼마나잘짓는가에국한된다면,밀려드는서구의발달된문물에대적하기에는역부족이다.
저자는노신의『공을기(孔乙己)』라는소설속주인공을소개하며과거시험에목숨을건늙은지식인의비참한생활모습을통해과거제도의말로를보여준다.
오늘날한국에도계속되는시험지옥
개혁의실마리는?
천년도훨씬전에중국에서는이미시험지옥현상이나타났다.젊은이들은시험에온통인생을걸었다.40만자가넘는경서를통째로외우고,수천,수만명의경쟁자를물리치고관리가되기위해과거의좁은문을향해들어갔다.몇년이고몇십년이고시험에만목매달았다.그도그럴것이과거에서합격하는것은최고의영광과명예를얻는일이자,가장유리한직업을갖는것임을뜻하기때문이다.중국에서1,300여년을이어온과거는1904년의시험을마지막으로완전히폐지되었다.
그로부터반세기가지나중국의과거제를연구한일본인학자미야자키이치사다는자신이살고있는1960년대일본에도중국의그옛날과거제도와비슷한시험지옥을젊은이들이겪고있다고말한다.좋은일자리를구하기위해그에걸맞는대학에진학하려하고,그대학에입학할가능성이높은고등학교에진학하며,그고등학교를위해중학교를,그중학교를위해초등학교를,심지어유치원에까지경쟁이확대되는사회라고개탄한다.
저자가이책을펴낸1963년이후또반세기가지난한국의오늘날모습도중국·일본의시험지옥과다를바없다.선행학습이니뭐니하면서아이들은이런저런학원에끌려다니고있다.비단청소년뿐인가.대학생도마찬가지다.입시지옥을넘어서면취업시험의지옥이기다린다.대체어디서부터어떻게개혁을해나가야할까?지금의우리도곰곰이생각해볼일이다.
저자는50여년전에일본의시험지옥을바라보며이렇게말했다.
정말로교육에열성적이라면좀더교육을소중히하는국회의원과나라의수장을뽑아야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