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아는역사용어는올바른역사용어일까?
삼국시대에는과연고구려·백제·신라만있었을까?신사유람단은말그대로‘예절바른사람들이어슬렁거리면서산천구경을한모임’이었을까?‘을사조약’과‘한일합방’은공식조약명칭일까?독립운동이맞을까민족해방운동이맞을까?한반도의상황은정전이맞을까휴전이맞을까?극동은누구를기준으로부르는용어일까?우리가무심코쓰는역사용어에는알게모르게용어를이름지은주체와그주체의역사인식이녹아있다.그런데그용어를이름지은주체와용어에담긴역사인식에명백한오류가있다면?한번지어진이름이라고잘못된이름을계속부르면서살아야할까?아니면지금이라도늦지않았으니반성과새로운모색을통해바른이름을붙여야할까?이책????역사용어바로쓰기????는이런문제의식에서시작되었다.
이책은잘못쓰이거나주체에따라달리쓰이는40개의역사용어(또는용어군)를재검토하고있다.근대사회로의전환과정에서적합하지않은용어가쓰인경우,학문적검토없이잘못된용어가일상적으로사용되다가학술용어로정착한경우처럼,우리주변에는관용적으로써온잘못된용어혹은의미가탈색되었거나제대로알지못하고쓰는역사용어가많다.이책은그러한역사용어를엄선해그대안은무엇인지,우리가꼭알아야할역사용어개념은어떤것이있는지,어떤용어들이논쟁중에있는지를자세하게풀어쓰고있다.35인의학자들이전공분야의연구내용을일반인을위해대중적으로서술한이책은역사용어바로쓰기를위한학자들의노력과그결실을담고있다.우리가무심코쓰는역사용어의진실과현실을둘러싼논쟁,그리고그대안을모색한40편의글을통해올바른역사를배울수있는기회를제공한다.
역사용어를바로써야하는이유—바른역사용어가바른역사를만든다
말은의식을구속하고제약한다.이말은곧잘못된용어로쓰인역사는잘못된역사이해와역사인식을낳는다는말과동일하다.그렇기때문에말을바로쓰고이름을바로붙이는일,역사용어를바로이름짓고부르는것만큼중요한것은없다.
바른역사용어의이름을붙이는일은‘역사용어와역사기억을어떻게주체적으로자기화(自己化)할수있을것인가’와연결된다.이문제는다시‘누가기억을관리하는가’의문제와도직결된다.왜냐하면기억에이름을붙이는사람이사물의인식방향을지배하기때문이며,자신의기억에스스로이름붙인다는것은곧‘주체적역사인식능력’을지니고있음을뜻하기때문이다.역사용어또한새로운역사인식과가치관에따라일반인이널리쓰는보편적용어를선택해야바른역사인식을보여줄수있다.따라서지금시기의역사용어재검토는곧한국사회의‘근대사회만들기’과정을비판적으로성찰하는것이기도하다.
‘바른이름[正名]’을가지기위한노력은또한역사적실천의의미를가진다.왜냐하면역사이해와역사명명(命名)은과거의문제가아니라현재의문제이기때문이며,사건에연루된사람들의삶을평가하는문제이기도하고,한사회의집합적이성과민주주의의문제이기도하기때문이다.따라서‘바른이름’을가지고부르기위한노력은역사의시간이계속되는한끊임없이진행되어야할작업이며,이책은그러한작업의연장선상에자리하고있다.
35인의학자가역사연구를대중화한작업!!
이책은최근활발한연구업적을쌓고있는35인학자들의공동작업으로이루어졌다.2005년광복60주년을맞이해????역사비평????편집위원회는식민지시대와해방공간,분단시대를거치면서관용적으로써온역사용어들가운데원래의미가타당하지않거나그의미가오염·훼손되거나그의미를잃어버린용어를재검토하고그대안을마련하는‘역사용어바로쓰기’특집을마련했다.그리고그특집은2005년겨울호를거쳐2006년여름호까지이어졌으며,올바른역사용어사용의중요성을동감한여러분야의학자들은흔쾌히‘역사용어바로쓰기’작업에동참했다.
선정된주제와필자에따라내용과형식은조금씩다르나동일한점이있으니,그것은바로이책의집필진으로참여한학자들이자신의주요연구분야와관련된글을썼다는점이며,그글의내용이지금까지의연구성과를반영하고있다는점,그리고이내용을역사에관심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이해할수있도록알기쉽게풀어쓰고있다는점이다.
고구려·백제·신라세나라만공존한기간은98년간에불과하다는사실,그래서삼국이아닌가야를포함한사국시대로불려야하는것이마땅하다는주장(김태식),‘을사조약’과‘한일합방’이공식명칭이아니며,여기에걸맞은제대로된용어가필요하다는주장(이상찬,이태진),한국전쟁과관련해서‘미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보관된‘북한노획문서컬렉션’의중요성을일깨워준글(정병준)과남과북이한국전쟁을기억하고기념하는방식의문제점을지적한글(박명림)처럼이책에실린글은모두학자들이자신의연구결과물또는연구과정에서알게된역사적사실을중고등학생을포함한일반대중이쉽게이해할수있도록요약정리하고있다는점에서‘학문적연구성과의대중화’라할수있다.
이책은독자들에게우리가잘몰랐던사실(史實)을새롭게알수있는기회뿐아니라최근학계의신선한주장과목소리를접할수있는기회를제공해준다.기존의학문영역에서만머물던연구성과를대중적으로소개하고알리는작업은,역사용어가학문적영역과일상의영역모두에서제대로쓰여야한다는학자들의문제의식을고스란히보여준다.
이책에실린역사용어의선택기준과주요내용
—글의성격에따른다섯가지분류
이책에실린40개의역사용어(군)은①역사용어의이름지을권리가잘못사용된것을포함해잘못된역사적사실에기초한것,②몰주체적인혹은비주체적인관점의것,③냉전적관점의것,④특정개인이나집단중심의것,⑤이견과논란이심한것을위주로선정되었다.그범주는역사적시대구분에서는근현대를중심으로고대시대를포함하고있으며,학문분야에서는정치사를넘어서사회경제사와일상생활사,문학사,문화사,그리고국내를넘어중국과같은동아시아를포괄하고있다.
각각의글은내용과형식의다양성뿐아니라집필자의다양한역사관을담고있다.이는아직도한국역사학계에서진행되고있는모색의과정을보여주고있기때문이다.다양한시각에따라다양하게이름붙여질수있는현상을단하나의역사용어만으로정리한다는것은어찌보면바람직하지않은일일수도있다.그러나바른용어를쓰고자하고바른대안을모색하고자하는이책의시도는,역사용어를둘러싼다양한논의와토론을이끌어내는데하나의계기가될것이라고본다.글의성격과내용을토대로분류하면다음과같다.
①그동안통용되어온기존의용어(역사상)를비판하고새로운용어(역사상)를제안하거나대안검토를제안한경우
삼국시대가실제로는가야를포함한사국시대였고,그렇게명명해야함을주장한「삼국시대에서사국시대로」(김태식),마찬가지로발해를우리역사로복원해통일신라시대가아닌남북국시대로불러야한다는「통일신라시대에서남북국시대로」(송기호),신사유람단의이름이잘못지어졌으므로주요활동내용을중심으로그이름을다시명명해야한다는내용의「신사유람단을1881년일본시찰단으로」(이이화),개화기우리나라가일본,중국,그리고서구열강과맺었던‘조규’와‘조약’의차이를알려주고제대로쓸것을주장한「조규와조약,무엇이다른가?」(김민규),우리가알고있는1905년의‘을사조약’은공식명칭이아니므로제대로된대안을찾아야한다는「을사조약이아니라한일외교권위탁조약안이다」(이상찬),1910년의‘한일합방’은잘못된이름이라는「한국병합조약인가,한일합방조약인가?」(이태진),8·15해방후남한에는미군정기가있었다면북한은소(蘇)군정이있었다고하는데정말그러한가를살펴본「소군정은실재했는가?」(기광서),한국전쟁이후북한의최대권력갈등사건으로알려진‘8월종파’사건을통해북한의당문제를살펴본「‘8월종파’:종파,분파,당내경쟁」(백준기),우리식으로외국의국가명을표기하자는주장을담은「외국국가명표기를바꾸자」(김동택)을들수있다.
②혼용되고있는용어들을소개하고바람직한용어를대안으로제시한경우
‘위안부’와‘정신대’의차이를살펴보고일본의공창과의차이점,성노예라는표현은적합한지살펴본「‘위안부’,정신대,공창,성노예」(강정숙),독립운동이란용어가맞을까?민족해방운동이맞을까?그해답을제시한「독립운동인가,민족해방운동인가?」(이기훈),일본에서번역해들어온아나키즘과무정부주의의상관관계를살펴본「무정부주의와아나키즘」(류시현),중간파,중도파,합작파라는용어를살펴보고여운형·김규식노선을회색노선이아닌중도노선이라고본「중간파인가,중도파인가,합작파인가?」(서중석),정전협정이맞을까,휴전협정이맞을까에대한해답이들어있는「정전협정인가,휴전협정인가?」(박태균),월북과납북의의미와디아스포라의개념을자세히소개한「월북과납북」(이신철),정치범의역사와그들을지칭한용어들을짚어본「근현대정치범의다양한이름」(최정기),극서는없는데극동은있다?극동이라불리는지역,그리고동아시아와동북아시아라는지명에대해심도있게고찰한「극동,동아시아,동북아시아의함의」(김희교)등이여기에속한다.
③혼용되고있는상이한용어들을소개하고이용어들이사용되는담론의맥락을비교분석한경우(단일한대안은제시되지않음)
급진변법온건시무양무로구분하는기존개화파용어를비판적으로살펴본「기존개화파용어에대한비판」(주진오),1876년부터1910년까지와1910년부터1945년까지를지칭하는다양한용어의쓰임과문제점을지적한「한말,개항기,개화기,애국계몽기」(이윤상),「왜정시대,일제식민지시대,일제강점기」(김정인),일제시대‘친일’과‘협력’의역사인식을살펴본「친일과협력」(이기훈),‘해방’과‘광복’의차이를되짚어본「해방인가,광복인가」(신주백),중국의애국주의의실체는무엇인가를현재적시점에서논한「중국애국주의의실체:신중화주의,중화패권주의,민족주의」(김희교)가있다.
④의미변천사를포함하여기존용어의의미를상술한경우
한국역사에서민(民)의성격을세용어로써살펴본「백성,평민,민중」(정창렬),대한제국기광무연간에수행된고종의개혁사업을‘광무개혁’이라칭할수있는지알아본「광무개혁을둘러싼논쟁」(왕현종),민족자본이란무엇인가궁금할때읽어보면좋은「민족자본의개념을다시돌아본다」(전우용),사회주의,공산주의,그리고민족주의의다양한이름,한국적조어인자유민주주의의개념을살펴본「사회주의와공산주의」(류시현),「부르주아민족주의,우파민족주의,문화민족주의」(박찬승),「자유민주주의」(임대식),우리사회의재벌과기업등시사성강한용어의의미를살펴본「재벌기업과재벌총수」(김기원),각용어의역사성과차이를설명한「동포와민족」(김동택),「의사와열사」(은정태),「양력과음력」(신동원),「한의학(漢醫學)과한의학(韓醫學)」(신동원),「민족문학,국민문학,민족주의문학」(하정일),「‘순수문학’이라는오해」(한수영)등의글이있다.
⑤복합적인성격을가진경우
우리가잘못알고있는반탁과찬탁의진정한사실(史實)을알려준「반탁은있었지만,찬탁은없었다」(박태균),한국전쟁또는6·25라불리는역사적사건을둘러싸고남과북이이를기억하고기념하는방식의문제를제기함으로써한국전쟁의의미를올바로알려주는「한국전쟁,6·25를기억하는방식」(박명림),한국전쟁당시미국이노획해간‘미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보관된‘북한노획문서컬렉션’의실체와이자료의중요성을일깨워준「탈취-노획의전쟁기록,NARA의북한노획문서컬렉션」(정병준),간도라는지명과이지역을둘러싸고일본과중국이맺은간도협약의내용,그리고간도출병이란용어의의미를살펴본「간도,간도출병」(배성준)등의글이여기에속한다.
■이책의집필에참여하신분들(*가나다순)
강정숙기광서김기원김동택김민규김정인김태식김희교류시현박명림박찬승박태균
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