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 : 문화유산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의 세계사

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 : 문화유산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의 세계사

$26.00
Description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자랑하는 〈모나리자〉.
이탈리아가 낳은 천재적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2019년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거 50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는 〈모나리자〉 환수운동을 추진했다.
이탈리아의 어떤 학자는 〈모나리자〉의 실존 인물로 추정되는 리자 델 조콘도의 무덤을 발굴하며 DNA를 검사하고, 어떤 정치인은 프랑스에 공개적으로 〈모나리자〉의 반환을 요구했다.
이탈리아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를 프랑스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며 미래 세대에게 넘겨줄 문화유산의 도난과 약탈, 환수에 관한 이야기다. 문명 세계에서 벌어진 잔혹한 약탈과 서구 박물관에서 버젓이 전시되는 예술품, 그리고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불편하지만 직시해야 할 시선, 나치 약탈품을 되찾는 지난한 역사를 살펴본다.
저자

김병연

저자:김병연
국제법을전공했으며,2008년부터2023년4월까지문화재청에서국외문화재환수업무를담당했다.2008년서울에서‘문화유산환수촉진정부간위원회(ICPRCP)’설립30주년특별회의및전문가회의가개최되었을때‘서울선언문’을초안하여식민지문화유산환수의국제여론을조성했고,2010년일본궁내청소장조선왕조도서(1,205책),2014년한미수사공조를통한대한제국국새등인장9점,2017년문정왕후어보와현종어보,2019년국새대군주보와효종어보등문화유산환수의현장에빠짐없이참여했다.이에대한공로로2014년에근정포장을받았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한국박물관협회에서매년주관하는‘박물관·미술관학예사를위한문화유산불법거래방지교육’에강사로도활동하고있다.또한언론사칼럼을통해문화유산약탈과환수에대한올바른지식을청소년과시민사회에전달하고자노력하고있다.
논문으로는「남북간문화재환수협력을위한제언」(2018),「전쟁으로부터문화재보호의게으르지않은역사」(2020)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예술품이면의역사에대하여

1부.문화유산개념형성의역사
01.<티투스개선문>과약탈의권리
02.문화유산보호와중세가톨릭교회의시대적공헌
03.예술품보호를향한르네상스의헛된희망
04.1648년근대의시작과사유재산의보호
05.나폴레옹의약탈과하이델베르크원칙
06.문화유산보호를위한신생국미국의기여
07.국제인도법과문화유산보호
08.문화유산개념도입과「1954년헤이그협약」
09.문화유산,테러에직면하다

2부.출처를알면문화유산이즐겁다
10.출처와‘상당한주의’에대한이해
11.힌두의보물과‘눈으로만하는상당한주의’
12.할리우드배우들의별난수집품
13.영국팝스타보이조지와장물취득
14.아프로디테가된비운의페르세포네

3부.문화유산을바라보는다양한시각
15.인간의유해는문화유산일까?
16.수출통제와문화유산
17.문화유산,변화하는시대의가치를담다
18.문화유산을바라보는불편한시선,‘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19.장소특정적미술과창작자의권리

4부.유네스코문서코드명R·R에감추어진환수이야기
20.아프리카의눈물과프랑스의약속
21.식민지문화유산의해법,우티무트원칙
22.애국심으로환수를추진하는<모나리자>
23.도굴품환수의새로운기준,맥클레인법리
24.폴란드에찾아온운명의장난과소련의전리품여단

5부.국가를알면문화유산이보인다
25.창작과발견으로본기원국논쟁
26.국가의자격과원고가될권리
27.국가의특권을극복한<우먼인골드>
28.국가의특권에무너진자크고드스티커의비극
29.세상을바꾼에곤실레의<발리의초상>

에필로그:약탈에대응하는힘

출판사 서평

세계적슈퍼스타의의도치않은장물취득
출처확인을게을리할때벌어질수있는일

재료의원산지정보를표기할때보통‘출처’라는말을쓰는데사실이는문화유산에사용되는개념이었다.문화유산에서출처의정확한의미는“발견되거나창작된시점에서부터현재까지의박물관자료에관한모든내력및소유권전반을가리키는용어로서진위여부와소유권을결정한다.”이출처확인을소홀히함으로써곤욕을치른영화배우와가수가있다.할리우드의유명배우이자슈퍼스타니컬러스케이지와리어나도디캐프리오,그리고1980년대세계적인기뮤지션보이조지다.이들은합법적인경매를통해물건을사고,지인으로부터선물을받고,미술상에게제돈을주고그림을샀지만모두문제가되었다.무엇때문이었을까?
1985년런던의한골목에서판토크라토르(그리스도상)를구입해집거실에걸어놓은보이조지는2008년TV인터뷰방송을하면서집을공개했다.카메라가거실을한바퀴도는순간,그찰나의때를키프로스정교회소속의주교가놓치지않았다.
그판토크라토르는1974년튀르키예가키프로스를침공했을때차랄람보스교회에서약탈했던문화유산이었다.보이조지는장물인지모르고성화를구입했던것이다.주교는보이조지측에연락했고,상황을전해들은보이조지는판토크라토르반환에흔쾌히동의했다.1974년은키프로스문화유산의약탈여부를판별해줄수있는‘결정적시점’이라고일컬어진다.만약판토크라토르를취득하고자한다면1974년이전에누구의소유였는지,영수증이나기록은조작되지않았는지를꼼꼼히살펴보아야한다.문화유산의출처를정확히파악했을때만이취득의적법성을주장할수있기때문이다.
니컬러스케이지는경매를통해구입한공룡화석을몽골에반환해야했고,리어나도디캐프리오는지인에게선물받은그림을스스로FBI에양도해야했다.모두출처확인을제대로하지않았기때문이었다.

소유자와창작자의갈등
작품이있는그곳에서예술적의의를갖는장소특정적미술

비무장지대에있는경의선철도역중의하나인도라산역에2007년평화와통일을염원하며설치되었던벽화가2010년갑자기사라졌다.2006년통일부의의뢰로작가이자교수인이반이첩부벽화형태로제작한그림이었다.그러나2010년통일부는벽화가난해하고어둡다는이유를내세워작가와상의도하지않고,심지어작가에게아무런통보조차없이폐기나다름없는방식으로철거했다.이반작가는예술의자유와저작인격권이침해되었다며국가를상대로소송을제기했다.이소송은어떻게진행되었을까?작가와국가는각각어떤논리를내세웠을까?
공공미술품은‘장소특정적미술’이라는특성에근거한다.작품이소재한장소가특별한의미가있기때문에해당작품이‘특정장소’에있어야만작품의예술적의의가있는경우를말한다.그런데해당작품이특정장소를벗어나게되면두가지권리가대립할수밖에없다.바로‘소유자의권리’와‘창작자의권리’간대립이다.소유권은천부인권이면서배타적권리인데,그렇다면소유자가창작자의작품을이전시키거나훼손했을때그작품은어떻게보호받을수있을까?도라산역벽화는장소특정적미술로서,소유자인정부(통일부)와창작자의권리가부딪친사례다.
외국에서도공공미술품과관련된소유자와창작자간의갈등사례는종종나타난다.최고의조각가로꼽히는로댕의<발자크기념상>은처음선보일때배가툭튀어나온모습에사람들이경악했고,결국당대에설치하지못했다.1990년대초뉴욕에서그라피티미술의성지가된파이브포인츠(5Pointz)그림훼손사건도건물소유주와예술인간의소송으로번졌다.지금은뉴욕월스트리트의상징이된<돌진하는황소상>역시경찰에의해철거된바있었다.

애국심으로<모나리자>를환수할수있을까?
모나리자의집은어디인가

프랑스혁명이후나폴레옹이정권을잡은뒤그의침실에잠깐걸려있었던때를제외하곤루브르박물관에서거의나오지않은<모나리자>.워낙귀한작품이라외국박물관에대여전시도잘하지않는다.누구나다알고있듯이<모나리자>는이탈리아의천재적화가레오나르도다빈치의작품이다.
1911년<모나리자>가루브르에서도난당하는세기의사건이벌어졌다.전세계언론이앞다투어보도했고,파리시민들은슬픔에빠지고루브르의빈벽에장미꽃을꽂으며애도했다.2년여가지나고잡힌범인은다름아닌루브르박물관에서그림의보호를위해유리상자를만들던빈첸초페루자였다.이탈리아태생의그는법정에서<모나리자>가이탈리아인의그림이며나폴레옹이약탈해갔기때문에애국심의발로에서훔친것이라항변했다.기실나폴레옹이약탈해간유럽여러나라의예술품중에는원소유국에반환된것도있었다.바티칸박물관에반환된<라오콘군상>이대표적이다.페루자의주장은이탈리아배심원들을감동시키고적은형량의판결을이끌어냈다.
그러나<모나리자>는이탈리아우피치미술관에서2주남짓전시된뒤프랑스루브르박물관으로돌아갔다.<모나리자>의반출과정에불법이나부당성이없었으므로프랑스의정당한소유가맞기때문이다.즉,모나리자는나폴레옹이약탈한것이아니라프랑스국왕이다빈치의제자에게대금을치루고합법적으로구입한그림이었던것이다.그런데도오늘날까지이탈리아에서는일부인사들이프랑스로부터<모나리자>의반환을주장하고있다.이탈리아인의작품이라는이유에서다.
문화유산의반환을요구하기위해서는불법까지는아니더라도식민지배나외국군점령과같은‘부당한’역사적사실이전제되어야만한다.

나치약탈품환수의지난한과정
구스타프클림트,에곤실레의작품이원소유자에게돌아가기까지

금빛으로화려하게빛나는<키스>는한국인이사랑하는구스타프클림트의대표작이다.황금의화가클림트의또다른유명한작품<아델레블로흐-바우어의초상Ⅰ>은그소유권을두고상속인인아델레블로흐-바우어의조카와벨베데레오스트리아갤러리간에법정소송까지갔다.그림에얽힌사연과법정다툼까지가게된과정,그결과를그려낸영화가<우먼인골드>이다.실화에바탕을둔이영화를온전히이해하기위해서는이책27장「국가의특권을극복한<우먼인골드>」일독을권한다.
제2차세계대전때오스트리아유대인재산을강탈하는과정에아델레의남편인페르디난트블로흐집안도공장과건물,예술품까지나치에강탈당한뒤,그부부의조카이자상속인이60여년이지나미국에서오스트리아를상대로소송을제기했다.
전쟁이끝난뒤<아델레블로흐-바우어의초상Ⅰ>은원소유자에게돌아가지않고벨베데레가소장했는데,그것을다시돌려받는일이란쉽지않았다.시간이많이흘렀고,기록은많이소실되었으며,무엇보다개인이국가를상대로하는소송이니어려울수밖에없었다.
오스트리아벨베데레는당연히<아델레블로흐-바우어의초상Ⅰ>을대표소장품으로유지하길원했고,상속인은나치에의해약탈된그림이니돌려받길바랐다.법정공방은예상할수있듯이치열한법리가불을튀겼다.그들이각각내세운논리는무엇이었을까?오스트리아는미국에서국가가피고가되지않을특권,즉국가면제이론을들이댔고,상속인측은국제법위반을들어국가면제에제한을두어야한다고주장했다.그렇다면이법정소송은어떻게결론이나고,그림은누구의소유로돌아갔을까?

이책의주요내용

이책은예술품,더넓은범주로보면‘문화유산’에관한이야기다.
1부에서는고대로마시대부터1954년까지문화유산개념형성의역사를살펴본다.‘문화유산’개념은「1954년헤이그협약」을통해최초로등장했지만로마에서부터시작하여중세,르네상스,근대국가,17세기계몽주의,1·2차세계대전을거치면서국가적으로중요한예술품을보호하기위해지속적으로발전해온개념이다.
2부에서는‘출처(provenance)’개념을다룬다.나치가약탈한예술품을환수하고자1998년워싱턴회의이후예술품환수를위해부여한첫번째조치가‘출처조사’에있을정도로이문제는뜨거운주제이다.할리우드배우등슈퍼스타들조차도난품취득과정에서출처확인에소홀히하며발생하는문제점을살펴볼것이다.
3부에서는문화유산을바라보는다양한시각을소개한다.인간유해는문화유산인가,미국자연사박물관에서루스벨트동상은왜철거되었나,도라산역벽화와포스코센터앞의조각품에얽힌이야기다.
4부에서는원상회복,반환,본국귀환,동종물에의한원상회복등유네스코환수용어R·R에감추어진여러이야기를들려준다.아프리카에서약탈해간문화유산을반환하는문제,도굴품을원소유국에반환하는원칙을만들어낸법리,제2차세계대전당시폴란드가소련에약탈당한문화유산을되찾아오기위해내세운논리등을살펴본다.
5부에서는나치약탈품을되찾는지난한소송의과정을통해국가와문화유산의관계를알아본다.영화<우먼인골드>로도제작되어유명한구스타프클림트의<아델레블로흐-바우어의초상Ⅰ>을둘러싸고벌어진마리아알트만과벨베데레오스트리아갤러리간의소송,에곤실레의<발리의초상>을놓고벌어진헨리본디와오스트리아레오폴트미술관간의소송이야기가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