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평전 (상) : 성인을 꿈꾼 소년 (양장)

양명평전 (상) : 성인을 꿈꾼 소년 (양장)

$65.00
Description
양명의 삶과 철학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최고의 전기
『양명평전』은 명 중기의 위대한 유학자 양명 왕수인의 전기이다. 그것도 방대한 분량의 거질(巨帙)! 원서의 제목은 『陽明大傳(양명대전)』으로, 양명의 방대한 전기라는 뜻이다. ‘대전(大傳)’이라는 말로 한국에 소개할 경우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평전’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2015년 『朱子大傳(주자대전)』을 펴낼 때 주희의 문집인 『주자대전(朱子大典)』과 구별하기 위해 『주자평전』이라는 타이틀로 바꾼 이유와 같다).
『양명평전』이 다른 전기나 평전과 차별되는 점은 분량이 아주 방대하고(한국어판 기준 상·중·하권 총합 2,868쪽) 인물의 이력과 활동, 사상에 관한 서술이 아주 상세하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 수징난은 이 평전을 하나의 독립된 저작으로 구상하지 않고 왕양명이라는 한 역사 인물의 전체 삶을 철저히 파헤쳐서 현재화하였다. 이 원대한 구상은 ‘일문(佚文)’, ‘연보’, ‘전기’라는 삼부작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서 완성되었다. 먼저, 저자는 양명의 생애를 추적하기 위해 공인된 문집에서 누락되었거나 유실되어 흩어졌거나 해외로 유출된 편장단구(片章短句)까지 낱낱이 찾아서 ‘일문집’을 편집하였다. 또, 공인된 문집을 꼼꼼하고 철저하게 고증을 한 뒤, 관·사찬 역사서, 지방지, 양명이 시문을 주고받은 상대방의 텍스트까지 하나하나 찾아내서 연대기 순으로 재배치하여 생애의 이력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방대하고 상세한 ‘연보’를 작성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양명의 삶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여 ‘전기’를 완성하였기 때문에 양명의 일생을 곁에서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환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저자

수징난

저자:수징난
강소성(江蘇省)단양(丹陽)사람이다.1968년에난징대학(南京大學)역사학과를졸업하고양저우(揚州)사범대학에서강의를하였다.1978년푸단대학(復旦大學)중문과에들어가서중국고대문학을연구하였다.이시기에는문학창작에도관심을기울여서많은문학작품을발표하였다.1981년에석사학위를취득한뒤쑤저우대학(蘇州)중문과에서강의를하였다.1992년에교수로승진하여고대문학연구소주임,중화문화연구소소장을역임하였다.1995년부터저장대학(浙江大學)으로옮겨서저장대학고적연구소,중외문화교류센터,송학연구센터에서교수,박사지도교수를역임하였다.2024년5월22일에서거하였다.
학문연구의범위가매우넓어서대학원연구시절부터문학,역사,철학의여러분야에걸쳐연구를하였다.장자,맹자,양웅,양천,사마상여등을주제로한수많은논문을발표하였고,1982년이후송명의이학,경학,역학易學,불교와도교문화연구로전향하여주렴계의태극도,노자와태극도,보어(N.H.D.Bohr)의역학力學,석도石濤의회화미학,방언학등100여편의논문을발표하였다.또한주자와왕양명을중심연구주제로삼아일문집(佚文輯),연보,전기가삼위일체를이룬전인미답의방대한저작물을남겼다.

역자:김태완
경북봉화에서태어나유년기와청소년기를보냈다.서울로올라와숭실대학교에서철학을공부했으며,특히퇴계와율곡에깊은관심을두었다.공부할수록조선성리학의심오한매력에빠져들어서마침내율곡이이의책문을텍스트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이의책문을통해조선의지식인들이이론과실천의조화를어떻게추구하고풀어나가려했는지를보면서감탄하고,이를알리고자하였던노력이『책문,이시대가묻는다』와『율곡문답』으로결실을맺었다.
그밖에지은책으로는『경연,왕의공부』,『우화로떠나는고전산책』,『살기좋은세상을향한꿈,맹자』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주자평전』,『성학집요』,『중국의고대축제와가요』등이있다.

목차


서론.21세기새로운양명학선언
1장.하늘위‘석기린石麒麟’의강생
2장.태학의상사생上舍生:옛시문짓기를좋아하는문사文士
3장.‘상국유上國游’의새교향곡악장
4장.잘배우고잘변화하다(善學善變):새로운사상변화의용솟음
5장.을축년의깨달음:양명심학의길로가는기점
6장.병부주사兵部主事에서용장역승龍場驛丞으로
7장.용장의깨달음(龍場之悟):백사심학을초월하는길
8장.봉황의재생(鳳凰再生):여릉지현廬陵知縣에서이부주사吏部主事로

출판사 서평

유학의본연을회복하기위한
양명학의완성과정

양명은어린시절에‘성인되기’가학문의진정한목표라고생각했다고한다.양명은‘참인간’으로서인격완성을추구하는공맹의유학과더나아가‘성인되기’라는주렴계(주돈이)이후신유학의본질적탐구의정신을충실하게계승하여학문의체계를완성하였다.양명이극복하고자한주자학도원래그학문정신은인격완성과도덕적인간의추구를본질로삼았다.우주로부터인간과모든사물에이르기까지일관된논리로존재론적체계를세우고인간을도덕적주체로선언하고그도덕적본질을우주와인간에게하나로부여된이(理),곧성(性)에서확인하는것을골자로한다.

그리하여주자학이송대신유학을집대성하여학문체계를정립하였을때동아시아학문세계는인간의도덕적성취를위한새로운가능성을열어주었다.그러나주자학은원대이래관학이되면서진리를추구하고권력을비판하는학문의참다운정신을잃어버리고국가권력의정당성을입증하는논리로전락하였으며지식인세계에서는권력에참여하는출세의수단으로변질되면서도덕적인격완성이라는본래의학문정신은구두선이되고말았다.

양명은바로속학이되어버린성인의가르침,성인의학문을재건하여성인되기라는유학의본래정신을회복하고학문을통해인간을성인이되게끔하는진정한학문을구축하려고하였다.동서양을막론하고철학과학술사상의주요흐름을이루어낸철학자,사상가들은기존학문의체계가세계의존재와우주의질서,인간의행위를설명하는데한계에봉착했을때새로운논리를개발하고학문의체계를정립하여학문의본질을구제하였다.인간은나면서부터알고자하는본성이있다.인간은자기를둘러싼세계를어떻게든해명하고설명하려고하였다.이러한본성적욕망은학문의토대가된다.아무리완벽하게보이는학문체계라도인지가발달하면서기존의학문체계는허점을드러내게마련이다.

양명은당대까지완벽한학문으로여겨졌던주자학이학문의근본정신을잃어버렸을때,주자학이관학화하면서공자와맹자가추구했던바,그리고송대유학자들이각성한바도덕적존재로서인격완성의학문정신은오히려주자학으로인해왜곡되었다고판단하였다.그리하여주렴계를비롯한북송유학이정이천(정이)-주자(주희)의학문으로주류를형성하면서소외된정명도(정호)-육상산(육구연)의학문,육상산의학문을받아들였다고여겨지는백사진헌장의학문을바탕으로유학이본래추구하던인간성취의목표,유학의본연을회복하려고했던것이다.

학자이면서장수였고,행정가이면서사상가로서
이론과실천을완전하게조화시킨삶

왕양명은절강여요의명문에서태어났고재상에오른부친의후광으로일찍부터행정관료로출사한권력의세계에서부침하면서삶의고비를여러차례겪었으며,심지어기사회생을한경험,야만의이민족사이에서생활하면서인간의생물학적보편성에대한자각,유학자지식인으로서는아주특이하게도수차례군사상의행동을주도했던이력이그의학문을만들어냈다.주자도만년의이력에서는역사현실의시련을여러차례겪기도하였지만양명은주자가겪은학문적,사상적금고의수준을넘어서실제로부패한권력의물리적폭력을몸소겪고생사의고비를여러차례넘었기에모든인간은보편적으로‘성인’의바탕을갖추고있다는그의깨달음은관념적공허한울림이아니라실존적체험의웅변으로서성인되기라는신유학의학문이념을몸으로보여준것이다.

양명의삶은학자이면서장수였고,행정가이면서사상가였다.중국에서는주도적이데올로기에따라평가가극과극을달리기는하지만아무튼중국역사의제일인자라는평은전혀손색이없다고여겨진다.사실어느한측면에서역사에뚜렷한업적을남기는사람은많지만학문과이론의분야에서도행정과국가수호의측면에서도남이쉽게따를수없는탁월한공훈을남기고평생이론과실천을완전하게조화시킨사례는드물다.양명의전기를읽어보면한시대의자식으로태어나서자기에게주어진삶을한점아쉬움도없이살아간삶의전형을보는듯하다.

“하늘이장차이사람에게큰임무를내리려고할때에는반드시먼저그의마음과의지를괴롭게하고그의힘줄과뼈를수고롭게하고그의몸과살갗을주리게하고그의몸을궁핍하게하여서그가무슨일을하건어지럽히는데이것은마음을격동시키고성질을인내하게하여서그가하지못했던일을할수있는능력을증익하게하려는것이다.”라고한맹자의말에가장걸맞은삶을살았다.

다차원의문화적시야에서
왕양명의삶을조명하다

저자수징난은중국유학문화사의양대고봉인주자와왕양명의방대한전기를자기만의독특한연구와서술의방법론을세워완성하였다.한역사적인물을다차원의문화적시야에서접근하고문화환원의방법을적용하여그문화의심리상태를밝혀낸다는것이다.그에따르면사람이란사회관계의총화이며,사람은문화를창조하는주체이다.사람은사회와문화의매개이며사람이야말로문화연구의출발점이다.

이런전제하에저자는주자,왕양명과같은역사의위대한인물을사람-문화-사회라는삼차원의유기적계통으로연구하여송·명사회문화의배경을거시적으로통찰하고주자,왕양명의심리구조를미시적으로투시하여문화의총화로서한역사적인물의삶을재조명하고입체적으로그려냈다.『양명평전』은상,중,하전체18개장으로구성되어있으며,양명의생애이력을따라가면서생활사,정치사회적활동,학문과사상을충실히다루고,주고받은시문을통해그의삶의각단계를문학적(미학적)으로승화하여형상화한다.

왕수인에대하여(王守仁,1472~1528)

초명은운(雲),자는백안(伯安),호는양명(陽明),시호는문성(文成)이다.명대중기의유학자다.사대부지식인의세계관을구현하는송대이학이원·명대에관학이되면서학문의기능을잃어버리고권력과이익을탐하는수단으로전락한현실에직면하여인격완성을추구하는공자,맹자의유학이지닌본래정신을되찾아심학을완성했고,유학의진리를체득해서‘성인’이되기위한치열한삶을살았다.유교문화사에서학문의이념을현실에서완벽하게실천한학자의전범이되었다.

절강성(浙江省)여요(餘姚)의명문귀족집안에서태어나청소년시기에는호협하고방달한기상을분출하기도하고지적·정신적으로방황하면서도교와불교의진리를깊이탐색했는데,이런학문적개방성과지적모험이그의심학형성에지대한영향을미쳤다.젊은시절에관료로출사하여문명(文名)을떨치고행정관료의자질을십분발휘했으나,곧불의에맞서다권력을농단하는환관세력의핍박으로죽음의고비를넘긴뒤귀주(貴州)용장역승(龍場驛丞)으로폄적되어이민족사회에서환난의시기를견뎌낸다.이경험은중화와이적,문명과야만이라는민족적·문화적차별의식을불식하고인간의보편성에관한신뢰를갖는계기가된다.

또한이시기에그의심학발전에중요한각성을함으로써전승된경전이아니라생생한삶에서진리를추구할수있다는가능성을깊이체득했다.복권된뒤지방과중앙정계에관료로출사하여지식인으로서현실의책무를다하는한편,학자들과다방면으로교유하며학문을탐구하는과정에서진백사,육상산의학문을통해심즉리,치량지의양명심학을완성했다.양명의생애를규정하는양대축의하나는명대중기에빈발하는민란과농민봉기,지방권력의반란을여러차례진압했다는사실이다.유학자로서공자,맹자의선진유학이래주자에버금가는학문을성취했을뿐만아니라무인으로서도기울어가는국운을두어깨로지탱한양명은동아시아전통사회에서문무겸전한,가장이상적인인물의전형이라고할수있다.양명의저술은『왕문성공전서(王文成公全書)』에수록되어있는데그의학문과사상의고갱이는『전서』의맨앞에수록된「전습록(傳習錄)」에갈무리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