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근대의 기억과 경험, 무엇을 보존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산업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모색과 제안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산업시설을 유산으로 인식해 보존·활용하는 일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 되었다. 하지만 산업유산의 보존·활용에 관한 논의와 움직임이 활발해질수록 이를 둘러싼 이해 당사자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그곳에 담긴 당사자의 기억과 목소리를 보존하는 것보다 경제적 효과를 우선시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볼거리로 꾸미는 데 치중하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폐산업시설을 새로운 ‘볼거리’가 아닌 ‘유산’으로 인식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그곳에 담긴 수많은 기억 가운데 ‘무엇’을 보존하고 지역 재생의 자원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이해 당사자가 모여 논의하고 고민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단순히 유휴산업시설의 건축적 가치나 지역 재생 사업의 이해관계를 넘어 그 장소에 결부된 개인과 지역, 국가 사이의 다층적인 기억을 포괄하는 ‘민주적인’ 유산 활동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산업유산은 ‘정치성’과 ‘역사성’을 갖게 된다. 뒤집어 말하면 그 과정이 민주적이지 못한 유산 운동은 국가주의나 권위주의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권력과 자본에 의해 획일화된 유산 보존과 활용은 민주주의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각국의 산업유산에 담겨 있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의 특수성을 파악하고 이해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만들어갈 산업유산의 가치와 의의를 탐색하는 데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자

박진한,김태윤,류은하,박진빈,염운옥,손승호,유현정,이연경,정용숙,황위위

인천대학교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소장겸일본지역문화학과교수

목차

1부산업유산보존·활용의다양한모습들_유럽·미국

1장‘산업혁명의요람’슈롭셔아이언브리지/염운옥
산업혁명의발상지슈롭셔/산업폐허에서발굴과보존으로/아이언브리지산업유산의세계유산화와박물관화/아이언브리지와코라클의경합하는기억/블리스츠힐빅토리안타운을통해본산업유산과진본성의문제/팔림세스트로서의산업유산화
2장사회적연대의탈산업화전략,루르산업문화/정용숙
석탄에서문화로/산업화와탈산업화/조합주의적구조조정/산업문화의노스탤지어/산업문화의미래
3장‘총조사사업’과다시태어난파리의세공장/류은하
탈산업화와‘산업고고학’의시작/‘산업고고학’에서산업유산으로:초기산업유산연구와관련위원회설립/문화부의‘산업유산지부’설립과산업유산총조사사업/파리지역산업유산의보존과활용/산업유산의식별에서산업유산보호로
4장브루클린수변지구재개발의세갈래길/박진빈
뉴욕시의여섯번째자치구/브루클린네이비야드(NavyYard)/그린포인트(Greenpoint)/레드훅(RedHook)/개발주체및산업시설소유주의차이와재개발사업의방향

2부보존vs활용,산업유산정책의현재_동아시아

5장북한에는산업유산이존재하는가?/김태윤
북한의‘유산’관리와산업시설/북한의‘산업국유화’에대한기억과산업유산의현재성/평양의산업시설현황과유형/북한에산업유산개념이생겨난다면?
6장보존과활용사이에서,중국공업유산법제화과정/유현정
올림픽경기장이된폐철강공업단지/유산의원형보호와공간활용/지방의공업유산보호법제화/중앙정부의공업유산보호법제화/기억의선택
7장타이완근대산업유산의보존과정부주도의유산활용/황위위
문화자산보존법과산업유산/근대산업유산의역사분기/타이완근대산업유산의보존과정/타이완박물관과지방문화관계통/타이완경제부관광공장과기억박물관계통/타이완근대산업유산보존의중요과제
8장일본의산업유산담론변화와국가공인화과정/박진한
메이지산업혁명유산을둘러싼한일양국의유산외교/산업고고학에대한관심과수용/산업구조의전환과유산정책의변화/‘규슈·야마구치의근대화산업유산군’에서‘메이지일본의산업혁명유산’으로/세계유산등재의문제점과남겨진과제

3부산업유산의등장과새로운공간의탄생_한국

9장탈산업화시대‘열린공간’으로서산업유산의가능성/박진한
산업구조의변화와산업유산의등장/정부의새로운‘유산(Heritage)’정책과산업유산에대한호기심/지역재생의자원과노스텔지어의소비/산업유산의개념과‘새로운공간’의가치/산업유산연구의의의와과제
10장산업시설은어떻게‘유산’이되는가/이연경
한국에서산업유산이란어떤의미일까?/제도와사업으로만들어지는산업유산/‘국가유산’과‘문화공간’으로재탄생한산업시설의현재/폐산업시설에대한높아지는관심이‘산업유산화’로이어지려면
11장폐광을활용한지역재생사업,문경은성광업소/손승호
석탄합리화정책과탄광도시의쇠락/문경의석탄산업과은성광업소/지방정부주도의관광자산화/폐산업시설의재탄생:석탄박물관건립과철도재활용/유산화하지못한폐산업시설과잊혀진기억들

출판사 서평

산업고고학과산업유산보존운동이시작된곳
-영국,독일,미국
1부에서는산업고고학과산업유산보존운동의발상지인영국,산업유산의재활용에서모범사례로여겨지는독일,폐산업시설을생태박물관으로활용하는프랑스,탈산업화와함께수많은‘유령도시’를양산한미국의경우를살펴보았다.
1장에서는아이언브리지세계유산가운데주철교아이언브리지와블리스츠힐빅토리안타운(BlistsHillVictorianTown)을중심으로산업혁명시기의오랜용광로,탄광,주철소,철공장,주택이산업유산으로거듭나는과정에서산업유산에접합된새로운의미와진본성(authenticity)에대해고찰했다.2장은산업유산보존·활용의성공사례로이야기되는독일루르지역의산업유산이광공업쇠퇴에대처하기위한경제적사회적구조조정의파생산물이자사민주의에기초한특수한정치문화기획의결과임을지적했다.3장에서는1970년대에본격화한프랑스의산업유산연구와조사작업이문화부의주도아래1980년대1차총조사사업과2000년대2차총조사사업을통해마무리되는과정을정리했다.4장은2010년대이후본격화한미국뉴욕브루클린수변지역의산업시설을소재로재개발사업의향배를살펴보았다.

산업유산보존·활용에관한거버넌스비교분석
-북한,중국,타이완,일본
식민지시기의불편한기억을담고있는산업시설을국유화해활용하는북한,국가차원에서‘공업유산’의집단기억을만들어가는중국,일제의식민지배와산업화의역사적경험을공유하면서도산업유산의보존·활용에적극적인타이완,국가주도의선택적인기억화로주변국과역사분쟁의불씨를제공하고있는일본의사례를비교검토했다.
5장에서는평양일대의산업시설을주된소재로산업유산에대한북한의사회적인식과미래의유산정책을조명하고자했다.6장에서는중국에서공업유산의법제화가실은국가차원에서집단기억을만들어가는과정임을드러내보이려했다.7장은제2차세계대전종전이후중화민국정부가일본통치시기의산업시설과건축물을국유화해산업유산으로보존·활용하게된역사적인경위를설명하고있다.8장은‘일본’이라는국민국가를구성하는‘집단구성원의연대의식을육성’하기위해메이지산업혁명유산이라는국가공인의유산담론이만들어지는과정을살펴본글이다.

국내산업유산정책과연구동향,실제사례
-한국의지역재생사업
2000년대이후에너지정책및산업구조변화에따른폐광,폐산업시설의등장을계기로본격화한국내산업유산정책과연구동향을정리하는한편,폐광을활용한지역재생사업의실제사례를검토했다.9장에서는폐산업시설이도시와산업의역사,노동과일상의기억을조명하는새로운공간으로거듭날가능성을탐색하고자산업유산에관한국내연구동향을정리했다.10장은2000년대이후한국에본격적으로소개된산업유산이공공영역의각종제도를통해보존·활용되는과정을살펴보고전국각지에산재한산업유산의보존·활용에관한사례를정리한글이다.11장은단일석탄광산으로국내최대규모를자랑했던문경은성광업소의폐쇄이후지역활성화를위한관광도시전략에따라문경시가탄광업관련산업시설을관광자원으로활용하는과정을살펴보았다.

문화재에서국가유산으로?
-유산의가치를국가적·민족적범위로제한해선안된다
이책의출간이준비되는동안한국의유산정책에커다란변화가일어났다.지난해5월‘국가유산기본법’의시행과함께한국에서‘문화재’는‘국가유산’으로,‘문화재청’은‘국가유산청’으로새로거듭난것이다.유산보호와문화향유를위해국가와지자체의책임을강조하는법률제정의취지와제도개편의필요성은누구나동의할것이다.하지만유산의가치를‘국가적·민족적’범위로제한하는것에는우려의시선을보내지않을수없다.
유산의가치를‘국가적·민족적’범주로제한하는것은국민국가의틀을유지하고구성원의‘연대의식’을육성하기위해아주효과적인방법일수있다.하지만일본의메이지산업혁명유산에서드러났듯이,국가에의한‘공인된유산의신화화’는서로다른기억을갖는인접국사이에기억전쟁을초래할수있는위험성을갖는다.그러나이보다문제인것은유산에담긴다양한기억과다채로운목소리를은폐하거나감추는역효과를부를수있다는점이다.유산의가치를‘국가적·민족적’범주로제한한다면서로다른기억을가진주체사이의대립을중재하기는커녕기름을끼얹어더욱격화시킬수있다.
이러한점에서유산의가치는‘국가적,민족적’범위로제한되거나수렴되어서는안된다.오히려노동과재해,환경,젠더등과같이다양한주체와집단이요구하는가치와이슈를포함할수있는범주로확대되어야한다.그래야만여러세대에걸쳐유산의가치역시창조적으로계승될수있을것이다.이러한점에서빛과어둠을함께갖는산업화의양가적인측면을고려하는가운데국민국가사이의‘특수’한관계를넘어,여러당사자와주체가민주적인절차에따라‘다양’하고‘보편’적인유산가치를찾아가는과정이야말로산업유산의가치를미래에까지지속가능하게만들어갈수있는가장효과적인방법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