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민족주의 및 목적론적 역사관과 결별하여 동아시아 지평에서, 당대의 맥락에서 외교의례를 독해하다
원 복속기에는 통상적인 외교의례뿐만 아니라 국왕 국상 시의 외교의례에서도 전면적인 변화가 있었고, 질적으로 전환된 외교의례 양상은 이 시기에 국한되지 않고 고려 말기에 전유와 계승의 과정을 거쳐 조선 말기까지 이어졌다. 특히 고려와 명은 과거 고려와 원 사이의 의례를 공통으로 전유하여, 고려는 번국에서 명(황제)을 대상으로 거행하는 의례의 의주를 명 측에 요청하였고, 명은 지방 관부에서 황제를 대상으로 거행하는 의례를 활용하여 번국에서 거행할 의례의 의주인 『번국의주(蕃國儀注)』를 마련해 고려에 하사하였다. 이후 고려와 조선은 기본적으로 『번국의주』를 토대로 외교의례를 운영하였다. 조선은 명에서 전달받은 『번국의주』를 기반으로 영조칙례(迎詔勅禮)를 운영하였고, 명 역시 사실상 『번국의주』와 동일한 의주를 사용했음에도, 영조칙례의 실행 과정에서 조선과 명 사신은 일부 예식절차를 두고 갈등하기도 하였다. 종래에는 이러한 갈등을 조선과 명 간의 갈등으로 확대해석하여 양국 간에 이해가 충돌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았으나, 근대적 시각에서 벗어나 당대 맥락에 초점을 맞춰 보면, 이는 ‘올바른’ 예의 실천 방식에 대한 조선과 명 사신 간의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조선의 프로토타입, 원 복속기 (원 복속기 외교의례의 전환과 그 역사적 유산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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