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의 기억 (잊히지 않은, 바뀌지 않은, 끝나지 않은 5.18)

총알의 기억 (잊히지 않은, 바뀌지 않은, 끝나지 않은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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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5·18민주화운동 이야기
5·18은 현재진행형이다. 45년 전 광주의 계엄군은 시위대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임신부, 노인들에게도 총을 겨눴다. 그렇게 그날 광주에서 수많은 생명이 스러져갔다. 옳은 것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이들, 이들을 돕고자 애쓴 이들, 애꿎게 희생된 이들…. 국가가 저지른 살육의 만행에 저마다 소중한 가족과 이웃을 잃었고,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그날의 광주는 살아남은 이들의 가슴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지금의 광주 사람들에게 5·18은 여전히 슬픔과 고통, 절망의 기억일 뿐이다. 45년 전 광주에서 참극이 벌어질 당시 고교 3학년이었던 작가 역시 그가 목격한 국가폭력의 잔상이 자신의 삶을 내내 지배했노라고 말한다.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불과 몇십 년 전의 일이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2024년 12월에도 일어날 뻔했다가 불발로 끝났다. 하지만 ‘계엄’은 5·18 광주와 샴쌍둥이 같은 것이라, 광주의 비극을 가슴에 묻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45년 전 그날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45년 전 5·18 광주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작가는 지금도 바뀌지 않아서, 잊히지도 않고, 끝나지도 않은 아픔을 두 편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총알의 기억』은‘총알’과 ‘태아’를 통해 오월의 희생과 끝나지 않은 고통을 이야기하고 있다.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미안하다’말하고 ‘잊지 않겠다’고 말하며, 같이 아픔을 이겨내고 공감하고자 한다.
저자

범현이

저자:범현이
대학에서미술을,대학원에서문예창작을공부했다.2016년무등일보에「거위의집」으로등단했다.고3때오월항쟁을겪었으며대학시절거리에서보낸시간만큼그이후삶역시항쟁의참혹함을털어내지못한채현재까지화해하지못하고있다.오월미술관을운영하면서오월항쟁에서비롯된오월미술의기록과가치그리고수집에총력을기울이고있다.2018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문학창작기금을받았고2019년목포문학상본상을수상했다.펴낸책으로미술에세이『글이된그림들』(2018),단편집『여섯번째는파란』(2020)이있다.

그림:하성흡
전업작가.광주에서태어났다.고등학교3학년때오월항쟁을겪었으며그림으로오월항쟁이획득한민주주의의나아갈방향을찾고있다.대표작으로『박승희장례행렬도』를비롯해「광주화루」수상작인『1980.5.21.발포』가있다.2021년에는「역사의피뢰침윤상원열사일대기」전을국립아시아문화전당,부산진구청백양홀등전국에서순회전시하며오월항쟁을널리알렸다.2019년에의재미술상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
추천의글

꿈꾸는총알
1.명수야,나총맞았다/2.총알을구해오세요/3.허파인줄알았어/
4.다시오월을기억하게되었어요/5.나비가된우리는

아름다운상상
1.쑥쑥이/2.왜싸울까?/3.불안한함성소리가들려/
4.무서워요,아빠!/5.엄마!엄마!집에가자!

출판사 서평

나는오월의노란나비가될거야
<꿈꾸는총알>
건강하던할아버지가병원을찾으면서총알의실체가드러난다.순수하고장난기많던총알은요것조것참견하고회상하던중자신과할아버지의인연을알게되고큰충격을받는다.
자신을스스로할아버지배속장기로여기고당당하게살아온총알은드러난진실에엄청난죄책감을느낀다.총알이느끼는괴로움과죄스러움은,우리가그토록듣고자했던,5·18가해자들이전하는참회의목소리처럼들린다.그래서더욱먹먹함을안겨준다.

사람들을돕다총에맞은할아버지,총맞은친구를업고뛴명수할아버지,주먹밥을나눈미순할머니,가족을찾아나섰다실종된어머니를둔아들등남겨진사람들의아픔과슬픔,기다림이아프게전해진다.

엄마……엄마……어서집으로가자
<아름다운상상>
아기는두달후엄마와아빠를만날날만기다리며오늘도열심히보고듣고느낀다.아기는가끔불안한함성과엄마의초조한심장소리에덩달아무서움을느끼곤한다.

하지만가족이함께하는소소한일상은평화롭기그지없고,부모의사랑은아름답기만하다.아기의순수함과세상에대한호기심이결국아기의탄생을가로막는잔혹한참상과대비되어더큰슬픔을안겨준다.

책속에서

<꿈꾸는총알>
총을든군인들에게쫓겨서달리고넘어지고난리였어.최루가스에피부가짓무르고진압봉에두들겨맞는가하면대검에찔려피흘리고총에맞아죽어가던그날을어떻게잊을수있겠어.17쪽

난내형제들과함께아주오래전에계엄군의총을통해세상에나왔고몇몇형제들은사람들몸속에박혀서나처럼갇혀있다는것도처음알게되었지.그뿐이아니야.나와내형제들이많은사람을다치게하고죽게한것도알게되었어.그동안난내가할아버지를숨쉬게하는허파인줄알았어.40쪽

손바닥위의총알은미동도없는데나는같은국민을죽게한쌍둥이형제도무서웠고나도무서웠어.그리고총과계엄군은더무서웠어.안보와국가안전이라는이름으로권력자들이제나라국민을죽이는국가폭력이무엇인지도알게됐어.57쪽

<아름다운상상>
내키는40센티미터에가깝고몸무게도2킬로그램이넘어간다.피부는아직지방층이차지않아주름투성이지만눈을깜박이기도하고세상의밝은빛을볼수도있다.81쪽

대학생들은군부독재타도와계엄령해제를주장했다.군부독재니계엄령이니하는말이무슨뜻인지나는알수없다.그렇지만내가잘모르는그런말들을대학생도아닌아빠는자주이야기했다.95쪽

내가들어있는배를두손으로감싸고발을떼려는바로그순간,어디선가붉은불이긴꼬리를끌며엄청난속도로날아와엄마의몸을뚫고지나갔다.골목어귀에는어느덧엄마와나만남았다.엄마는내가들어있는배를안은채땅바닥에쓰러졌다.1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