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것들의 말하기

입은 것들의 말하기

$15.00
Description
우리에게 옷이란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예쁨을 드러내고 추함을 감추려는 욕망의 도구이고, 누군가에겐 양보하고 희생해 온 흔적이자, 또 누군가에겐 지난 시절을 그립게 하는 추억이면서 한편으로는 그저 추위를 막는 덮개에 지나지 않는 이 ‘옷’이라는 존재는 오늘날 지구 평균 기온을 올리는 데 영향을 줄 만큼 커다란 산업의 한 부분으로 갖가지 이슈의 중심이 되었다.

강다민 작가는 기후위기를 불러온 한 가지 축인 패스트패션을 청소년 문학 안에 담고자 옷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옷을 둘러싼 갈등을 세 사람과 옷 한 벌을 각각 주인공으로 하여 옴니버스 구성 소설로 풀어냈다.

답답함, 불안, 질투, 원망, 섭섭함, 슬픔 같은 감정이 주변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다른 감정으로 변해 가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입은 것들’에 대하여 다르게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소설이다. 누군가는 옷을 입었을 뿐이지만 그 일로 누군가는 해를 입고, 누군가는 은혜를 입고, 또 누군가는 혜택을 입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오늘 우리가 입은 옷을 보며 ‘입은 것들’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줄거리
늘 비싼 옷들을 척척 갖다 주면서 모델처럼 자신을 활용해 온 엄마에게 실망해 무작정 바다를 찾아 떠난 오담. 돌아가신 할머니의 옷장에서 갖가지 사연이 담긴 옷들을 발견하고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되는, 뭐가 되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슬픔에 잠긴 엄마를 위로하고는 싶은 예린. 스타일 좋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로 보이지만 친엄마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으로 자신을 억압하다가 결국 비뚤어져 버린 유정. 그리고 갑자기 의식을 갖게 된 쥐색 코트 한 벌. 이들은 저마다 마주한 자기만의 옷장에서 끝끝내 자기 자신을 찾아갈 수 있을까.
저자

강다민

저자:강다민
첫째조카가태어나면서그림책을만들기시작했고,동화책몇편을쓰고그렸습니다.이제그아이가고등학생이되어서저도청소년책을씁니다.누군가에게는아직추운봄이누군가에게는벌써너무더운봄일지라도결국모두는여름을맞이하듯이,각자의속도로자신만의마음으로청소년시절을보내고나면결국모두는어른이될것입니다.그시간을기다리는시절에한줄이라도위안이될수있는책이되었으면합니다.
지은책으로『당신의기억을팔겠습니까?』『백년전에시작된비밀』『핵발전소의비밀문과물결이』『보신탕집물결이의비밀』등이있고,희곡으로는<용팔이><달나라로!><날개><특별한저녁식사>등이공연되었습니다.

목차

하얀운동화/할머니의옷장/오늘도넌나를보고웃네/주머니의말

출판사 서평

패스트패션,기후위기,쉐어런팅,쇼핑중독,텅빈마음과꽉찬옷장…
옷을둘러싼세상과그세상이만들어낸옷들이독자들에게말한다
“우리는어디로가는걸까”

민영화,친일행위,핵발전소,개를먹는문화와편견같은묵직한소재로독자들에게생각할거리를안겨주던작가강다민의첫청소년문학!이번에는패스트패션과기후위기다.

글에는패스트패션이나기후위기같은단어가직접나오지않지만,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저절로우리의옷소비문화와오늘날패션산업그리고그속에묻힌공허함과결핍에대해돌아보게된다.강다민작가는패스트패션과기후위기라는문제의식에깊게공감하지만,당연한말을강요하는글이되지않게하려고무척이나고심한끝에이작품을탄생시켰다.

평범하고싶은고등학생예린,오담,유정세사람각각의이야기가옴니버스로구성되어있고,특별한코트한벌이주인공인토막이야기가글을끝맺는다.독자들은이책을통해쉐어런팅(부모가자녀동의없이사진을SNS에공유하는행위),쇼핑중독,사별과그리움,외모비관,부모에대한원망같은갈등과감정들이충돌하는과정에서옷을둘러싼개인적-사회적문제가불어나는모습을마주하게된다.

세사람과옷한벌이각각주인공인네가지이야기
당신에겐평생간직하고픈특별한옷이있습니까?
아니,당신의옷장속옷들은당신을특별하게생각할까요?

첫째이야기,하얀운동화
엄마는오담을SNS모델처럼활용했다.SNS에서내가만든적도없던내계정을발견한오담은엄마를의심하고는친구가을과가출여행을떠난다.늘슬리퍼를신고다니던가을의사정을듣는일부터결백을주장하는엄마의뜻밖의사과그리고특별한미술시간친구를사귀기까지의과정속에서오담은언제나당연하게주어지던비싼신발들이아닌진짜세상에하나뿐인자기만의운동화를찾게된다.그것이곧누구도아닌나로사는일임을깨달으며.

둘째이야기,할머니의옷장
할머니가돌아가신뒤예린네집으로오게된할머니의옷장은박물관같았다.엄마와두이모가어릴때부터입고자란세월이옷장속수십벌옷속에고스란히담겨있었기때문이다.이젠옷으로밖에찾을수없는할머니의흔적을보며엄마는할머니의옷장에들어가잠이들었다,할머니가남긴늙은고양이와함께.그러자예린은슬픔에잠긴이들을위해특별한선물을준비한다.아무것도버려지지않는방식으로.

셋째이야기,오늘도넌나를보고있네
유정은학원에가더라도교복이아닌예쁜옷으로갈아입고가는아이였다.옷도잘입고공부도잘하고집안도잘사는부러울것없어보이는아이지만,마음엔늘친엄마에대한원망과그리움이공존하는상처입은아이였다.마음을꾹꾹눌러담다가쇼핑중독에빠진유정은결국도둑질까지하게되는데….

마지막이야기,주머니의말
나는어디서와서어디로가는걸까.의식을갖게된옷은생각했다.그는자기가왜다른옷들과달리의식을갖게되었는지까닭을알수없었다.다행히도자기처럼의식있는옷을가끔만났다.세탁소에갔을때,처음중고매장에버려졌을때,다음주인의집에서,그리고수북하게쌓인수많은옷더미사이에서.그의의식은끝도없이옷을버리고새로사는인간들을미워하기보다는,나는어디로가야하는지를생각하다가점점희미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