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아기염소가 쓰는 서사시 (고재동 산문집)

강아지와 아기염소가 쓰는 서사시 (고재동 산문집)

$13.00
Description
안동 선돌길 언덕에서 시인이자 수필가인 고재동 작가가 보내온 순박하고 독특한 느낌의 산문집, 『강아지와 아기염소가 쓰는 서사시』.
석 달 전에, 아기염소가 강아지만 있던 우리 집에 살러 왔다. 그때부터 써온 글이 모두 90편이다. 1부 한 달- 산이 품은 돌배, 2부 두 달- 시가 열리지 않는 나무, 3부 석 달- 앉은뱅이꽃 서서 걷다, 이렇게 정다운 부제가 붙은 각부에 그믐날의 이야기 서른 편씩을 담았다.
세상 걱정하는 강아지와 아기염소, 이 어린 동물 둘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와 참 고운 시 한 편을 같이 묶은 특별한 형식의 고재동표 산문이다. 전원생활을 하며, 정치 문화 사회 환경 경제문제 등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강아지와 아기염소의 순진하고 정감 넘치는 말투가 참 읽기 좋다. 하지만 두 어린이의 얘기에 좀 더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짧은 이야기 속에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올곧은 식견과 희망에 대한 바람이 깔려있음을 알게 된다. 언뜻 보아 재미난 동화집 같은 이 책이 사실은 순수하고 청고한 안동 선비인 작가의 세상을 살피는 곡진한 마음이 깊이 스며든, 일종의 서사 시집이기 때문이다.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있기나 한 거야?
비 갠 뒤 전깃줄에/ 참새 한 쌍 앉아 논다// 고개 돌려 마주 보며/ 까르르/ 째째짹짹 // 저들도 둘이 하나 되는 날/ 있을 거야/ 아마도 (-「부부의 날」)
부부의 날인데도 누나네 아빠는 어젯밤에 일 나가시고, 엄마는 컨디션이 안 좋다며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 것 같던데, 맞아?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할 일이 없어서 ‘강아지와 아기염소가 쓰는 서사시 敍事詩’를 쓰고 있는 게 아니잖아? 진정 그런 세상이 있다면, 진정 그런 세상이 온다면 이 이야기는 바로 마침표 찍을 수도 있을 텐데 말이야. 그럴 줄 알았어. 둘이 하나 되는 날인데도 누나네 주인 아빠, 엄마 혼자 두고 일 나가시더라니… 차가 말썽을 부렸다면서? 오늘 지인 결혼식이 있어 두 분 함께 대구를 가시기로 돼 있거든. 그런데 새벽녘에 차도 없이 걸어 들어오시더라니까. 나도 깜짝 놀랐잖아. 그런 적이 없었거든. 차를 시내 정비소에 두고 오셨나 봐? 부부의 날을 기념하고 일 나가시지 않았으면 차가 멈춰 서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우리 주인 아빠, 벌 받은 거야. 언제 정비 끝내고 대구 결혼식에 갈꼬?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열리면 매일 부부의 날일까? 오늘 새 출발 하는 젊은 부부는 매일 부부의 날이기를…. (-「공정과 상식」 전문)

각 편에 삽입한, 소박하고 아름다운 서정시가 우리의 메마른 마음에 쉼표를 찍듯 신선한 감동을 안겨준다.

봄볕을 캤다/ 마른 소나무 가지로/ 땅을 파헤쳤다/ 3년 전/ 땅따먹기에서 확보한/ 금 그어놓은 땅이다/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맨손으로 땅을 팠다/ 어깨 뒤에서/ 봄볕이 응원을 보냈다/ 드디어 봄볕의 주먹만 한/ 봄볕이 땅속에서 나왔다/ 향이 짙다/ 얼마나 절실했으면/ 지축을 뒤흔들까/ 봄볕은 처음부터/ 더덕이었나 보다 - 「4월, 더덕ㆍ1」

‘…그러나 나무가 산에 애걸하여 곁을 얻어낸 건 아니다. 다람쥐 한 마리, 산비둘기 한 쌍, 구구구 산속에 들어 나무를 매개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에 붙박이로 서 있길 작정한 것뿐이다.(「앉은뱅이꽃 서서 걷다」 중)’라는 시구절에서 보듯 『강아지와 아기염소가 쓰는 서사시』에는 ‘세상이 평화의 토대 위에 바로 서길 바라는’ 작가의 떳떳하고 꿋꿋한 마음이 곳마다 들어 있다. 자연 속에서 뛰어놀면서 배운 동심의 맑은 감성으로 재미난 이야기 속에 조금 따끔하면서도 따뜻한, 바른 삶의 충고를 담아 들려주는 『강아지와 아기염소가 쓰는 서사시』를 함께 들어보자.
저자

고재동

ㆍ안동시와룡면출생
ㆍ1988년《한국수필》초회추천및《월간문학》신인상당선
ㆍ전한국문인협회안동지부회장
ㆍ현재국제펜한국본부경북위원회회장
ㆍ와룡문학회회장
ㆍ대표에세이문학회부회장
ㆍ한국수필가연대부회장
ㆍ문학과비평작가회부회장
ㆍ한국수필가협회이사
ㆍ한국문인협회70년사편찬위원

□저서
ㆍ시집『바람색하늘』,『바람난매화』,『바람의반말』,『바람꽃그녀』
ㆍ수필집『낮달에들킨마음』
ㆍ산문집『간큰여자』,『강아지와아기염소가쓰는서사시』등

목차

작가의말

한달-산이품은돌배
하루꽃사과시대/이틀더덕심기/사흘더덕향도십장생?/나흘볕좋은날/닷새미나리/엿새이풍진세상/이레꽃의슬픈전설/여드레인내는쓰다/아흐레팔자소관/열흘게으른농부농사짓듯이/열하루삼척동자/열이틀오월/열사흘아빠,다녀오마/열나흘꽃은성찰을몰라/보름매일피는꽃열엿새칼과칼/열이레묵언시대/열여드레애기똥풀같은소리/열아흐레금계국피면/스무날인간송충이/스무하루말말말/스무이틀산이품은돌배/스무사흘아낌없이주는나무/스무나흘돌아가는길/스무닷새둘이하나되는날/스무엿새공정과상식/스무이레갓바위다람쥐는알까/스무여드레찔레꽃과장미/스무아흐레과학자윗물/그믐날썩는도낏자루

두달-시가열리지않는나무
하루강아지와아기염소/이틀시가열리지않는나무/사흘마음속의뿔/나흘코로나,뿔로떠받기/닷새입마개/엿새개보름쇠듯/이레보름달먹은하룻강아지/여드레열엿새달/아흐레종이비행기/열흘코로나와대포/열하루염소학교/열이틀문명앞,문명뒤/열사흘지구의가격/열나흘능구렁이담넘듯/보름평화의소녀상/열엿새망각의세월/열이레보릿고개/열여드레귀족왕버들/열아흐레청보리축제/스무날농자천하지대본/스무하루하늘그릇/스무이틀비행/스무사흘꽃,그리고꽃/스무나흘뜬눈,감은눈/스무닷새공룡은공룡류?/스무엿새범내려온다/스무이레LH탓/스무여드레빈뜰/스무아흐레별식/그믐날개띠,염소띠

석달-앉은뱅이꽃서서걷다
하루민들레백신/이틀김치백신/사흘앉은뱅이꽃서서걷다/나흘생강나무의본질/닷새벚꽃질무렵,목련필무렵/엿새노랗게웃다가/이레서울까치집/여드레진달래哀歌/아흐레볕이달다/열흘여의도농부/열하루이발/열이틀갑질하는지구/열사흘밤비,봄비/열나흘순백잃은목련/보름공룡시장/열엿새신방차리던날/열이레등불/열여드레내로남불/열아흐레소가웃는다/스무날밀물썰물/스무하루비/스무이틀나무의묵언/스무사흘시장이반찬/스무나흘죽단화/스무닷새달맞이꽃/스무엿새내집이궁전/스무이레내일은해가뜬다/스무여드레가시오갈피/스무아흐레할미꽃/그믐날꽃보다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