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수 시인의 시집 ⌈가끔 꺼내 불러보는 이름⌋의 ‘맛깔’은 ‘짭조름・새콤・달콤・쌉싸름’이 버무려 있으면서도 시마다 제 맛을 낸다. 이 시집은 이 ‘맛깔’로 비움에서 시작해 호명으로, 다시 수선과 연대로 나아가는 하나의 유기적 흐름을 형성한다. 처음에는 자신을 덜어내며 살아남으려던 시적 화자가 점차 떠나간 존재들의 이름을 불러낸다. 그리고 그 기억의 파편들을 꿰매며 마침내 서로를 지탱하는 관계 속으로 들어간다. 이 과정은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방식의 탐색이다. 특히 이 시편들이 도달하는 지점은 불완전한 채로 이어지는 삶의 지속성이다. 흔들리는 갈대, 떨어지지 않고 매달린 열매, 다시 피어나는 꽃과 같은 이미지들은 모두 그 지속의 은유들이다. 결국, 이 시집이 보여주는 것은 거창한 구원이나 결말이 아니다. 서로를 비추며 꺼지지 않으려는 작은 등불들의 연대다. 그 미약한 빛이 모여 삶을 견디게 하고 다시 살아가게 한다. 그 사실에 대한 조용한 확신이야말로 이 시집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깊은 ‘울림’일 것이다. 앞으로도 신종수 시인이 이 ‘울림’으로 독자의 마음을 흔들기를 기대한다. - 송재일(문학평론가, 공주대 명예교수)
가끔 꺼내 불러보는 이름 (신종수 시집 | 개정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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