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쉽게접할수있는인터넷지도서비스로다시태어난,
자연이그린작품들이살아숨쉬는‘지상최대의미술관’!
인공위성이나항공에서촬영한영상자료를활용하여우리주변의사물이나사람등과연결하여새로운이름을부여하고섬의내력을맛깔스럽게펼쳐낸??상상력의마술상자,섬??의저자한국해양과학기술원최현우박사가오랜만에조홍연박사와함께갯벌을무대로무한한상상력을펼쳐보인다.
세계5대갯벌의하나로서울면적의4배가량차지하는서해와남해에드넓게펼쳐진우리나라갯벌은우리에게어떤가치가있을까?어업활동등과관련한경제적가치,환경정화능력을갖춘환경적가치,관광자원의가치,홍수·태풍·해일등의완충능력을지닌재해예방의가치등이있다는것은이미확인된사실이지만,예술을통한상징적가치가있다는점은분명흥미로운사실이다.
저자는자연이갯벌에그림을그려내는과정을다음과같이표현한다.캔버스는거칠기가다른모래갯벌,펄갯벌,이두가지가섞여있는혼성갯벌이며,물감은햇빛,눈,염생식물,바닷말류(해조류),바닷물이고,붓은밀물과썰물바람이다.이재료를바탕으로자연은항공사진촬영시기(계절과시간,물때)와갯벌의종류그리고조류의방향과강약,갯벌의해저경사도,갯벌에서식하는식물의색깔에따라우리가미처알지못할뿐만아니라접할수도없었던그림을그려낸다.
이처럼자연은마치풍경화의대가처럼갯벌에봄,여름,가을,겨울등사계의모습을그려넣는가하면,폭포와숲그리고토테이도와돌담을그리기도한다.또자연의세계에서자라는여러모양을지닌상상의나무는물론고래지느러미와돌고래,황소와멧돼지를비롯한동물과멸치떼와금강모치도그려내고,도깨비탈춤과샤워하는여인등인간의모습을투영한그림도그린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빅데이터센터에서연구하고있는두저자는갯벌에서발견한다양한작품들을항공촬영한영상을제공하는카카오맵(https://map.kakao.com)에서2008년부터2013년까지의영상을발췌했으며,온갖상상력과창의력을발휘하여거대한그림이전시되어있는‘지상최대의미술관’의화집을펴내기에이르렀다.여기에실린갯벌작품42가지마다직감으로떠오른제목을달았고,되도록절제된,마치시와같은짧은문장으로자연이선사하는느낌을독자들과공감하고자했다.
자연이갯벌이라는캔버스에그린신비하고흥미로운작품들을담은저자들은이책의의미를다음과같이설명한다.
“과학이질문에대한답을찾는것이라면,예술은문제를찾아내는것이기도하다.갯벌그림을예술이라는직감으로감상하다보면자연스레‘왜,어떻게이런작품이나왔을까?’라는질문이뒤따른다.즉,예술로갯벌을접하고,과학으로의문점을해결하는단계를거치게된다.이렇게갯벌을통해자연을예술로바라보고호기심을이끌어낸다는점은과학의출발점에서중요한과정이라고생각한다.”
◆바로이순간에만존재하는갯벌에그린작품은
역동적인변화를체험할수있는소중한공간!
갯벌은실제로크기(길이)가수백에서수천제곱미터에이른다.거칠기가다른갯벌이라는캔버스에빛이라는물감을풀어내면밤낮에따라다르고,태양의각도에따라다르고,계절에따라다르고,구름으로대표되는날씨에따라다르고,갯벌을보는각도에따라다른형태와다른색깔을보여준다.오늘보는이갯벌의이색깔은바로,이시간에만존재하는갯벌의고유한색깔이라할수있다.
이갯벌에숨어있는과학은무엇일까?첫째,갯벌의색깔을결정하는기본적인인자인퇴적물질의성질이다.이퇴적물질은환경에따라시시각각색상변화를일으켜정적인화랑에서동적인화랑으로변화하는모습은마치현대미술의한경향으로보는것같다.
둘째,‘경사와갯벌유속의관계’로설명할수있는데,경사가급할수록흐름은빠르고,그흐름이어느한계를넘어서면갯벌토사가움직이게되고,그로인하여물길이만들어진다.줄기와가지,실핏줄과동맥·정맥으로대표되는큰핏줄,개울·개천과큰물길이되는강은기하학적으로동일한구조이다.
이책에실린작품들은밀물과썰물(조석)에따라들고나는바닷물이만들어내는물길인갯골의기본형태는나무와같은선이다.나무의기둥에서부터하나둘씩갈라지는가지는나무종류마다그형태가각기다른데갯벌의갯골또한이와다를바없다.갯골은갯벌의물길이다.갯벌을보면작은나뭇가지들이모여굵은가지가되고,또하나의더굵은줄기를이루듯,축소된하천을떠오르게한다.이러한갯골은정도의차이는있지만대부분하천과기하학적으로유사한나무구조(treestructure)를보인다.이런형태는갯벌에서의흐름으로그형성과정을유추할수있다.
셋째,조금민감한경우에는퇴적물질의입자크기변화등도예상할수있다.흐름이강해지면굵은토사가흘러들수있고,흐름이약해지면가는토사가흘러들어질척한갯벌이형성되기도한다.어떤형태로변화하든이러한퇴적물질의변화에따라갯벌생물의기초를이루는저서생물의서식환경도바뀌기때문에지형과생물분포모두가변화한다.
초록,파랑,갈색,붉은색등갯벌에는없을것같은다양한색상이펼쳐지는작품도있다.햇빛의명암으로만들어지는색깔과는달리,드러난갯벌에살고있는돌말류,식물플랑크톤이갯벌의색깔을결정한다.드러난갯벌을촬영하는것만으로도갯벌에,갯골주변에어떤생물이살고있는지를알수있다니,새로운촬영관측만으로도생물자료를조사할수있게된것이다.
이처럼갯벌에펼쳐지는다양하고신비로운형태와색상은갯벌에서의‘물흐름’과‘그곳에살고있는생물’이오랜기간에걸쳐만들어낸자연적이고과학적인원리로설명된다.이책은갯벌에서볼수있는작품들을아름다움의미학과더불어빛과흐름에대한과학의관점에서살펴보는소중한기회라할수있다.
이책의저자들은시화호와새만금방조제주변에형성된갯벌을중심으로변화무쌍한갯벌작품을담아냈다.과학과인간의사고체계가결합하여탄생된갯벌의작품은같은지점이라도시간에따라갯벌의모습은시시각각변하고,개발이라는인간의개입으로사라지기도한다.갯벌작품하나하나는우리의자산이다.이러한자산이사라진다는것은큰손실이다.사라지는갯벌에서우리는어떤의미를건질수있을까?갯벌에서‘세종대왕’을찾아내고,‘한반도’를찾아내고,수많은작품을찾아낸다면굳이세계적인박물관,미술관을부러워할필요가있을까?
이렇듯아름답고신비한우리나라갯벌의소중함을다시한번일깨워주는것만으로도이책의가치는충분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