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책 (지식의 보물창고를 털다)

조선의 책 (지식의 보물창고를 털다)

$33.25
Description
일기문(日記文), 이야기책, 백과사전까지
인문 콘텐츠 탐구를 위한 마중물
조선의 책에 빠져들다!
방에 들어와 아내를 보니 아내가 성을 내며 질투하기를 ‘멀지도 않은 곳에 있으면서 어째서 밤에 들어오지 않고 기생을 끼고 남의 집에서 잤느냐? 이것이 늙은이가 할 짓인가?’
-조선시대 사대부가 기생과 어울리다 외박을 한 일로 아내와 부부 싸움 한 일을 기록한 〈묵재일기〉 중에서-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한류는 처음 드라마에서 시작해 영화, 공연,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확장되었고, 이들은 모두 문화 콘텐츠 장르다. 우리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간직한 문화 콘텐츠가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문화 콘텐츠의 핵심 동력이 인문학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인문학적 지식의 보고(寶庫)인 ‘조선의 책’을 둘러보는 의미는 충분할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는 요즘,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오랫동안 강연과 글쓰기를 해온 저자가 개인의 일상에서 국가의 공적 업무, 야담(野談), 우스갯소리, 고금(古今)의 온갖 지식까지를 광범위하게 기록한 ‘조선의 책’이 역사 속 인문 콘텐츠 탐구를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완성했다. 일기문과 이야기책, 백과사전 등 당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다채롭게 새겨진 ‘조선의 책’을 탐색해 보자.
저자

김진섭

동국대학교문과대학사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영상대학원문화콘텐츠학과에서인문콘텐츠를공부하여문화예술학박사학위를받았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홍보·교육·도시빈민간사,강원국제관광엑스포홍보제작전문위원,강원인재육성재단사무처장,한국미디어콘텐츠학회이사를지냈다.춘천교육대학교겸임교수,동국대학교만해마을교육원교수를거쳐춘천교육대학교,동국대학교영상대학원,인천대학교에출강했다.현재대학에출강하며우리문화와역사를주제로강의와교양서집필활동을하고있다.
지은책으로는『나비야청산가자,김법린』,『일제강점기입학시험풍경』,『정도전의시대를읽다』,『왕비,궁궐담장을넘다』,『신화는두껍다』,『이야기우리문화』,『조선건국기재상열전』,『조선의아침을꿈꾸던사람들』등이있다.논문으로는「리얼버라이어티쇼의확장성과전통연희에대한소고:2006년무한도전등장이후를중심으로」,「리얼버라이어티쇼에내재된동시대인의일상연구」가있으며,‘김치의혁명을몰고온고추’,‘우산,근대와전근대가만나다’등이고등학교교과서에실려있다.

목차

들어가는글4


1부일기문(日記文):사대부의일상을읽다

『묵재일기』,16세기양반가의일상을읽다
양반가(兩班家)의가족으로살아가기 ㆍ나는어젯밤주인이한일을모두알고있다 ㆍ특별한의례에도평범한일상이있었다 ㆍ어느시대나자식교육은마음같지않은가보다 ㆍ500년만에주목받다 

『미암일기』,사대부의인간관계를읽다
정성이최고의가치다 ㆍ사대부로살아가기 ㆍ사대부의모범적인부부관계를보다 ㆍ여성지식인으로살아가다 ㆍ사대부집안도인간관계가다양했다 ㆍ하루도거르지않고일기를쓰다 

『석담일기』,정치인의참모습을보다
제자들이비밀리에보관하다 ㆍ아쉬움을토로하다 ㆍ자신의정치관(政治觀)을담다 ㆍ치밀하게기획된역사서로평가받다 

『이재난고 』,지방선비의시대의식을읽다
도둑의두목은양반이거나영웅이어야하는가? ㆍ18세기과거장풍경을담다 ㆍ지방과중앙지식인의인식차이를보다 ㆍ풍수지리와도다양한인연이전하다 


2부이야기책:조선의지식인,이야기책에빠지다

『태평한화골계전』,무질서속에서질서를찾다
문명전환기에새로운글쓰기매체에주목하다 ㆍ기생과사랑에빠지면약도없다? ㆍ이야기책의계보를만들다 ㆍ잡학(雜學)에도치도(治道)가있다

『금오신화』,또다른글쓰기를시도하다
새로운글쓰기방식을개척하다 ㆍ다섯개의이야기,세상은합리적으로운영되는가? ㆍ세상의부조리에저항하다 ㆍ두천재,엇갈린삶을살다 

『어우야담』,이야기가확장되다
조선최초로공식기록에나타난귀신은? ㆍ흉가(凶家)에서는무슨일이벌어졌나? ㆍ기이한이야기도기록으로남기다 ㆍ일상의지혜를담다 ㆍ교조주의적명분을뛰어넘다 ㆍ전환기의시대상을담다 

야담(野談)에서백과사전까지,일상에깊게뿌리내리다
관우신앙이들어오다 ㆍ지방관아에서도마을신을제사지내다 ㆍ호랑이는종합병원이었다? ㆍ저주사건으로도이어지다 ㆍ사대부들의비판을받다 ㆍ일상의점복행위에서세시풍속으로확장되다 


3부백과사전:세상의모든것을담으라

『지봉유설』,최초의백과사전이탄생하다
16세기지식인에게서양은어떻게인식되었나? ㆍ동남아시아에서이슬람까지,호기심으로바라보다 ㆍ국방을튼튼히하지않는것은백성을버리는일이다 ㆍ획기적인저서로평가받다 ㆍ새로운지식의바람을일으키다 

『유원총보 』와『성호사설』,중국의백과사전과차별화를시도하다
지식인의책임감을실천에옮기다 ㆍ『성호사설』,백과사전의전통을세우다 ㆍ중국으로부터거절당하다 ㆍ모든것은사람이하기에달려있다 ㆍ초자연적현상에도주목하다 ㆍ유행과사치그리고야만의풍속을경계하다 ㆍ박물학적학풍을추구하다 

『송남잡지』,이야기를꽃피우다
모든것은사람이하기에달려있다 ㆍ초자연적현상에도주목하다 ㆍ유행과사치그리고야만의풍속을경계하다 ㆍ
박물학적학풍을추구하다

『오주연문장전산고 』,18세기북학파와19세기개화사상을이어주다
귀신도사람을두려워한다 ㆍ세시풍속과민속놀이의유래를찾아서 ㆍ19세기지식인의서양에대한인식을담다 ㆍ근대와전근대를이어주다 

참고문헌 |찾아보기 |그림출처

출판사 서평

문화콘텐츠의관점에서
‘조선의책’을바라보다

최근개봉한역사미스터리영화〈올빼미〉는소현세자의죽음을기록한‘조선의책’〈인조실록〉에서출발한이야기라고한다.국사편찬위원회의〈인조실록〉46권자료에따르면“세자는본국에돌아온지얼마안되어병을얻었고병이난지수일만에죽었는데,온몸이전부검은빛이었고이목구비의일곱구멍에서는모두선혈(鮮血)이흘러나오므로,검은멱목(幎目)으로그얼굴반쪽만덮어놓았으나,곁에있는사람도그얼굴빛을분변할수없어서마치약물(藥物)에중독되어죽은사람과같았다.그런데이사실을외인(外人)들은아는자가없었고,상도알지못하였다.(인조23년6월27일)”는내용이다.사실이렇게전통소재를문화콘텐츠로끌어온예는셀수없이많다.
이책은우리문화와역사를주제로오랫동안강연과글쓰기를해온저자가서지(書誌)에관한정보보다는책에소개된‘콘텐츠’에주목하여완성한인문교양서다.조선시대에는문자(한자)를독점한사대부가한자로된글을읽고쓰고했지만,그들이남긴책은우리의다양한문화를기록한것이었다.저자는인문콘텐츠의마중물이될역사적,문학적가치가높은조선의책12권을주제와형식에따라일기문(日記文),이야기책,백과사전의세가지로분류하고내용과편저자등과관련한책들을함께소개하여서문에서밝힌바대로100여권안팎의도서를담아냈다.이와더불어책속의재미있고,은밀하고,기이하고,우스운이야기들을풍부하게수록함으로써문화콘텐츠의기본원천을마련했다.조선의책을기록한사대부들의극적이고흥미로운행보도기본원천이되기는마찬가지다.
〈삼강행실도〉,〈경국대전〉,〈동국세시기〉,〈목민심서〉,〈반계수록〉,〈연암집〉,〈동문선〉,〈동국여지승람〉,〈연려실기술〉,〈징비록〉,〈택리지〉등본문에서자세하게담지못한널리알려진책들은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서비스하는사진을싣고설명글에서제작시기와편저자,내용과의의등을기술했다.이제본격적으로‘조선의책’에담긴대표적인책이야기속으로들어가보자.

‘일기,야담,우스갯소리,집약된지식’을통해
조선의문화와역사를만나다

조선의일기문은생활사연구차원에서500년만에주목받고있다.저자는우선묵재이문건의〈묵재일기〉,미암유희춘의〈미암일기〉등을통해사대부의일상과인간관계등을살펴본다.책에는양반가의가장으로서노비를비롯해집안식구들의건강을챙기는모습,스스로점을쳐서일상의일들을결정하는모습,때로는자상하게때로는엄격하게자녀를훈육하고아내와는애틋하면서도모범적인부부관계를이어간사대부의삶이세세하게펼쳐진다.율곡이이가쓴〈석담일기〉는내용가운데60퍼센트가인물평인데다그평가가지나치게직설적이고박한탓에좀더객관적인비교가가능하도록실록과일기에쓰인내용을함께실었다.1738년(영조14)부터1791년(정조15)까지무려53년간기록된이재황윤석의일기〈이재난고〉에는풍수지리와관련해당시만연했던산송(山訟,묘지와관련한소송)문제가어떻게노비와전답소송과함께조선시대3대민사소송에해당하게되었는지가흥미롭게전개되고,군도(群盜)가들끓던시대상황과지방선비로서받는차별과불평등의소회등이진솔하게드러나있다.이외에도문신권벌의관직일기〈충재일기〉,명나라에다녀온소순의사행일기〈보진당연행일기〉,오희문의전쟁체험일기〈쇄미록〉등이소개되어있다.
이야기책은서거정이〈태평한화골계전〉의서문에서“후세에전하려는뜻을둔것이아니라세상에대한근심을잊어버리고자한것이다”라고밝혔듯이사대부지식인들의삶의여유를바탕으로한사랑방문화가담겨있다.이야기속에는유교사회에서비주류로통하는승려,기생,여인등이자주나오는데,저자는그이유를그들의눈을통해허세와무능,욕심에찬지배계층을지적함으로써사대부지식인으로서의여유와자신감을보이려한것으로분석했다.또등장인물의대화체서술이압도적으로많은것에도주목하면서이러한특징이생동감과입체감을느낄수있는서술방식이라고설명한다.어우당유몽인의〈어우야담〉은그야말로흥미로운콘텐츠의보물창고라할수있다.야담류의효시로알려진이책에는귀신이야기,흉가이야기,현실을뛰어넘는기기묘묘한이야기등지금당장이라도끌어와쓸수있는창작거리가가득하기때문이다.이외에도성종의명으로성임이엮은설화집〈태평광기상절〉,여러계층의인물을수록한성현의〈용재총화〉,소화집(笑話集)인강희맹의〈촌담해이〉,패관문학의대표작인어숙권의〈패관잡기〉등이소개되어있다.
백과사전은새로운세계와지식을다룬유서(類書)였다.특히17세기전반기에편찬된지봉이수광의〈지봉유설〉은프랑스의백과사전파보다도150년이나앞설정도로근대적지성의출현을알린우리나라최초의백과사전이었다.사대부지식인들이유서편찬에눈을돌린이유는〈유원총보〉를편찬한김육의일화에서짐작해볼수있다.당시명나라조정은조선사신단의서적구매요청을번번이거절했고,귀국길에는짐수색까지벌였다고한다.결국김육은자신의손으로유서를편찬하기로결심하고〈유원총보〉를완성했다.서문에서“이책으로두아들을가르쳤다”고밝힌조재삼의〈송남잡지〉는박물학적지식욕에대응하는학습서로평가했다.왜냐하면〈송남잡지〉에중국유서인〈운부군옥〉과〈사문유취〉에서선별한내용을많이수록했는데,이책들은당시과거준비나시문창작에참고할수있는유용한서적으로사대부문인들에게필수적이었기때문이다.오늘날로치면적중률이높은족집게수험서였다고나할까.한편오주이규경이지은〈오주연문장전산고〉는근대와전근대를잇는유서로평가되는데저자는이책이변증(辨證),즉직관이나경험에의하지않고논리적으로분석하여대상을설명한점에주목했다.이외에도잡록의일종인홍만종의〈순오지〉,속담집인정약용의〈이담속찬〉등이소개되어있다.

백범김구선생은〈백범일지〉‘나의소원’에서“오직한없이가지고싶은것은높은문화의힘”이며,“나는우리나라가남의것을모방하는나라가되지말고이러한높고새로운문화의근원이되고목표가되고모범이되길원한다”고하였다.그바람대로이제강력한문화콘텐츠강국으로발돋움하고있는작금의현실이‘조선의책’을일독할것을권하는이유다.콘텐츠에관심이많은학생이나일반독자들에게는두고두고참고하기좋은정보서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