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야만의 시대,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
그 치열하고 처절한 시대를 살아온 이 땅의 독립군!
점점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그들을 보듬어
잠들어 있는 역사를 깨운다!
김진섭
동국대학교문과대학사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영상대학원문화콘텐츠학과에서인문콘텐츠를공부하여문화예술학박사학위를받았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홍보·교육·도시빈민간사’99강원국제관광엑스포홍보제작전문위원,강원인재육성재단사무처장을지냈다.춘천교육대학교겸임교수,동국대학교만해마을교육원교수를거쳐춘천교육대학교,동국대학교영상대학원,인천대학교에출강했다.현재한국미디어콘텐츠학회이사로있다.
지은책으로는『조선건국기재상열전』,『조선의아침을꿈꾸던사람들』,『이야기우리문화』,『신화는두껍다』,『왕비,궁궐담장을넘다』등이있다.논문으로는「리얼버라이어티쇼의확장성과전통연희에대한소고:2006년무한도전등장이후를중심으로」「리얼버라이어티쇼에내재된동시대인의일상연구」가있으며,“김치의혁명을몰고온고추”,“우산,근대와전근대가만나다”등이고등학교교과서에실려있다.
책머리에
1부영화보다더영화같은일이벌어지다
의병에서독립군으로,산천이동하고바다가끓는다_이진룡
무장한장정들이압록강을건너다│황해도를대표하는의병에서독립군으로│다양한전술과전략을구사하다│일제관헌도근절할수없음을시인하다│의병전쟁의고조기를맞이하다│국내에서항일의병투쟁의막이내리다│독립군양성과전투력향상에관심을기울이다│거액의현상금과밀정까지동원하다│왜적을토벌하여나라를구함이나의직업이다
광복후에야사건의진실이밝혀지다_우재룡
거액의세금운반마차를습격하다│만주로망명하다│국내에활동근거지를구축하며임시정부를지원하다│밀정의계략에빠져군산에서체포되다│재판부도그의당당함에당황하다
영화「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의모티브가되다_윤준희,임국정,최봉설,한상호,박웅세,김준
영화보다더영화같은사건이발생하다│나무찍는마음마다원수찍는마음이요│150억원에달하는거금을강탈하다│‘대한독립만세’를외치며웃음으로최후를맞다│비록완전하게성공하지는못했지만통쾌함을전하다│일제의정보에‘우리밀정’이라고기록하다│밀정인가,기회주의자인가│피를토하고죽으며한마디말을남기다
2부3·1운동,삶을송두리째바꾸다
경성시내한복판에서3·1운동을준비하다_이종일
철통보안속에서윤전기가돌아가다│파고다공원과함께역사의숨은주역이되다│교육과신문을통한계몽운동에적극나서다│본격적으로사회운동을벌이다│천도교에주목한이유는│대규모민중항쟁을준비했으나│연이어위기를넘기고3·1운동준비를끝내다│「독립선언서」가극비리에전국으로배포되다│조선인형사,마약중독으로사망하다│우국지사는장례비용도없습니다
베일에가려진독립운동가,미국으로가다_박노영
동양의마크트웨인으로불리다│계동43번지로청년들이모인이유는│경성에남아3·1운동을지휘하다│본격적으로독립운동에투신하다│좀더먼앞날을위해결단을내리다│우리나라최초로하버드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다│미국에서지식인으로활동하며자리잡다
3·1운동과서대문형무소의여성독립운동가들_동풍신,어윤희,김향화
아버지를대신해서만세운동에참가하다│동풍신의피묻은치마를상기하라!│개성만세운동의도화선이되다│새벽이되면누가시켜서닭이우느냐!│옥중에서3·1운동1주년기념만세운동을주도하다│역사적의미와뿌리가깊은‘애국창가운동’을이어가다│흙한줌남기지않고세상을떠나다│일본놈들에게술치지마라!
3부적의심장에폭탄을던져라
여성독립운동가로는최초로사형선고를받다_안경신
여성독립운동가들이적은이유는│갓난아이와산모가체포되어압송되다│여성독립운동가로는최초로사형선고를받다│재판이3년이나걸리다│관련자들이체포될때마다사건이확대되다│신의주지방법원이생긴이후로드물게보는사건이라더라│사건발생15년만에또한사람이체포되다
감옥대장,거짓말대장,배포대장이라고불리다_한훈
육혈포암살단,세상을놀라게하다│어찌하여부모의육신을깎고형제의피를빠는가│관련자들이계속체포되며새로운사실들이밝혀지다│5척단신소년,의병투사가되다│가장어린나이로비밀결사조직에참여하다│철저하게비밀의원칙을지키다│소문만무성했던‘육혈포암살단’배후들│19년6개월의긴수감생활을하다│감옥대장,거짓말대장,배포대장이라는별명을얻다│독립운동이라는말만들어도머리가아프다│죽어서도각별한인연을이어가다
대구중심가에서폭탄이터지다_장진홍
조선은행대구지점에폭탄이배달되다│대대적인검거선풍이일어나다│진범검거가거의절망상태에빠지다│나의현주소는대구형무소제6감방이다│형무소에서갑자기사망하다│또하나의의문,과연단독범행이었나│3·1운동을국제사회에알리기위해조사에나서다│가족에게도시련이이어지다
홀로압록강을건너국내에서무장투쟁을벌이다_이수흥
국내외를넘나들며지속적으로무장투쟁을벌이다│단신으로압록강을건너국내에잠입하다│경성시내파출소에서총격을가하다│100명의혐의자를조사했으나진범은그림자도보이지않다│나는일제의재판에목숨을구걸하지않겠다│구차하게사는것은세상에치욕을남길뿐이다│독립운동사의한면을장식하다
4부항공모함보다도강한무기가있다
24년만에귀국한유학파마술사에열광하다_김문필
유학파마술사의귀국이주목받은이유는│마술공연,근대와민족주의와도연관이있었다│대중오락의전성기를맞아하다│마술공연에열광한또다른이유가있었다│식민통치의홍보수단으로삼다│러시아와유럽에서활동하며실력을인정받다│우리공연에대한자부심이담기다│3년후러시아유학생마술사의공연이열렸으나
우리말과글은적의항공모함보다강하다_정태진,이극로
홍원역에서불심검문으로시작되다│비행기나군함보다밀정이현대전쟁을좌우한다│영어사용자는영국과미국의스파이다│우리말사전편찬작업이시작되다│영화「말모이」로새롭게주목받다│사전편찬작업을서둘렀지만│집요하게사건을파헤치다│밥먹는것도독립운동이냐│광복을맞아모두가풀려나기는했지만│사전편찬이다시중단될위기에처하다│여전히아물지않은상처를가슴에묻고
밀고자에서밀정그리고이중첩자까지,또다른적과싸우다
독립운동에서밀정은또다른무기이자강적이었다│해외에서밀정들을더욱치밀하게이용하다│독립운동조직을사분오열시키다│정치적특권과보상으로활동을독려하다│기회의땅만주에서밀정이양산되다│재판에서스스로밀정이라고주장했지만│재판이후에도의문이꼬리를물고이어지다│실제로밀정이었나
참고한자료
잊히거나일제에의해왜곡되거나축소된우리의독립운동사,
편린의기록들을엮어치열했던시대의한면을채우다!
우리나라5대국경일중가장먼저맞이하는삼일절!해마다3월1일을맞이하면누가일깨워주지않아도으레“기미년3월1일정오,터지자밀물같은대한독립만세……”노랫말이떠오른다.이어서태극기휘날리며“대한독립만세!”를목청높이외치는장면에일제의총칼앞에무참히쓰러져간우리의선열들이모습이겹쳐진다.어느덧100년을훌쩍넘어섰음에도가슴저깊은곳에서울컥치미는감정의정체는과연무엇일까?암울했던그시대,기억되지않은독립운동가,기록되지않은독립운동사가여전히역사의공백으로남아있기때문은아닐까?아니,우리가명쾌하게결론을내릴만큼일제강점기독립운동을잘알고있지못하기때문이아닐까?
숱한물음과고민의과정을거쳐,현재우리역사와문화를주제로강의와교양서집필활동을하는저자김진섭은점점잊히거나왜곡된일제강점기의독립운동사에주목하여단지연구논문이나자료로남아있는기록들을마침내한권의책으로엮어『비겁한근대,깨어나는역사』를펴냈다.
이책은안중근의사나유관순열사를비롯해우리에게널리알려진독립운동가가주인공이아니다.우리에겐조금낯선독립운동가들이어떻게일제에항거했는지,조국의독립을위해어떤활동을펼쳤는지그뜨겁고치열했던시대의조각조각을모아정리했다.비록단편적이기는하지만그들과관련한당시신문자료와함께그들이펼쳤던활동을생생하게접할수있다.
1910년일제에의해우리나라국권을상실한경술국치이후,일제는강압적으로국권을탈취하여식민지배를하고있으면서도대외적으로“평화적으로병합이이루어졌고,조선은자립적인국정운영의능력이없다.……조선은여전히봉건적이다”라고홍보했다.또한자립능력이없는낙후된조선을부각시키면서“병합이후다방면에서발전하며조선이근대화되었다”는점을강조했다.이러한일제의주장은식민지배의수탈목적을교묘하게감추기위한술책이며,이에대한민국임시정부를중심으로우리민족의독립에대한염원을국제사회에강조하기위해끊임없이거사를계획하고무장투쟁을벌였다.
철옹성같은일제의무력에맞서추위와배고픔,자기자신과의끝없는싸움을하며현실을이겨내야했던이땅의독립운동가!이책이앞으로우리후학들이기억되지않은독립운동가,기록되지않은독립운동사를발굴,연구하는데기폭제가되어마침내역사의공백을메꿀수있기를바라는마음간절하다.
무장투쟁과독립운동,독립운동가그리고밀정!
영화보다더영화같은삶을살았던그들을만나다!
19세기말부터시작된‘의병’에서1910년독립군이라는말이생겨났다.하지만근대화와애국계몽운동에서무장의혈투쟁등에이르는다양한활동에비하면이제까지우리가접한독립운동은극히일부분에지나지않는다.이책『비겁한근대,깨어나는역사』에서소개하는독립운동가는모두20명이지만,이들과관련하여우리가잘알고있거나조금은낯선수많은독립운동가들을만날수있다.
황해도를대표하는의병에서독립군으로활약한이진룡,국내에활동근거지를구축하며임시정부를지원하기위해헌신했던우재룡,밀정의계략에빠져비록완전하게성공하지는못했지만현재의150억원에달하는거금을강탈해통쾌함을안겨주었고,영화?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의모티브가되었던‘15만원탈취사건’의윤준희를비롯한독립운동가가있다.
우리독립운동사의큰축을차지하고있는3·1운동과관련하여비밀리에?독립선언서?를인쇄하고배포하는데중심적으로활동했던이종일,불교계의3·1운동을지휘한뒤에좀더먼앞날을위해미국으로건너가우리나라최초로하버드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은박노영,3·1운동으로체포되어유관순과함께수감생활을했던8호감방여성독립운동가동풍신과어윤희,김향화에얽힌일화가뜨겁게다가온다.
여성독립운동가로는최초로사형선고를받은안경신,5척(152센티미터)단신으로투사가되어꺾이지않은기개로‘배포대장’이라는별명을얻었던한훈,대구중심가에폭탄을터뜨려일제의간담을서늘하게하고사형을앞두고형무소에서갑자기사망한장진홍,홀로압록강을건너국내에서무장투쟁을벌인이수흥이독립운동사의한면을장식한다.
무장투쟁만이독립운동의전부가아니었다.러시아에서24년만에귀국하여마술사로활동하면서계몽운동을도왔던김문필,조선어학회를중심으로적의항공모함보다강한우리말과글을지켰던정태진,그리고결은다르지만,우리독립운동사에서결코무시할수없는밀정에관한이야기로마무리한다.
35년의일제강점기를거치면서조국의독립을위해목숨을아끼지않았던이땅의독립운동가에관한우리의기억은여전히몇몇독립운동가에국한되어있다.독립운동사의채워지지않은공백을살펴보면서뜨겁게살다간기억되지않은독립운동가를만난다는것은,그래서더욱가슴벅차고설레는우리역사읽기다.
책속에서
26쪽_이진룡의활동과관련해서는많은일화가전한다.이진룡은“목소리가우렁차고위풍당당했으며,180센티미터의장신에힘이장사였다”고한다.그가“작전을나갔다가근거지로되돌아오는데하루에백리를마치날아다니듯민첩하게달렸다”라고하며,사람들이함께걷다보면어느새사라져서그를‘준족(駿足)’또는‘번개다리[飛毛腿]’라고불렀고,“발바닥에한줌의털이나서걸을때소리가나지않고땅을주름잡아훨훨날아다니듯했다”라는이야기도전한다.또한이진룡은적의추격을뿌리치기위해몇십리나되는높은절벽에서압록강으로뛰어내려헤엄쳐서칭산거우의근거지로돌아올정도로수영도잘했다.사람들사이에서는“이진룡이압록강절벽에서뛰어내려풍덩하는소리가나면어느새건너편언덕으로올라오곤했다”라는이야기도전한다.
41쪽_재판장이“의병운동은잘못된불온행동이다”라고지적하자,우재룡은“지금나라의상태는독립국이란이름만있을뿐이고실질은없으며,임금은있으나권한은없으며,군대가해산당했으므로일본인을조선내에서전부추방하여완전한독립국으로만들생각으로의병에투신한것이다.……(독립이)가능하다든가불가능하다든가하는일에대해서는생각한일이없다.조선인으로서국권회복을도모하는것이의무라고생각하고있었다.요컨대일을도모함은하늘에있고,일을행하는것은사람에게있다”라며자신이의병활동을한것은너무나당연한일이라고강조했다.그리고“나는일찍부터남선의병대장정용기의의제(義弟)이다.의형(義兄)과맹서하기를이나라를구하는데생사를같이하자고했는데,의형이순국했으니사상만은변경할수없다”라며끝까지독립운동을하겠다는의지를굽히지않았다.
53쪽_‘15만원사건’은비록완전한성공을거두지는못했지만“독립운동가들이대담하게일제의조선은행자금을무기구입등독립운동자금으로활용하기위해거금을탈취했다”는점에서일제당국에큰충격을주었고,국내외독립운동가와동포에게는그야말로통쾌한소식을전해준역사적사건이었다.그래서오랫동안많은사람의입에오르내렸고,광복후에도중앙아시아고려인사회와북간도지역에서일제강점기무력투쟁을회고할때자주인용될정도로최고의화젯거리였다.그러나이사건은일제의적극적인통제로구체적인내용이보도되지못했고,관련자들이사형을당하거나일제의감시등으로정확한내용이알려지지못하다가광복후생존자들의노력으로구체적인내용이세상에알려졌다.
75쪽_이종일은1910년경술국치이후손병희에게지속적으로민족운동의필요성을역설했고,손병희역시권동진·오세창·최린등을통해나름대로민족운동을계획하고준비한것으로전한다.그리고1918년제1차세계대전이종료되면서국제질서가새롭게재편되는분위기가조성되자식민지배를받던세계의약소민족들은독립에대한희망을품었다.이러한상황에서1918년말부터손병희·권동진·오세창등천도교중진들은독립운동의3대원칙으로대중화·일원화·비폭력등을내세우며대중운동을준비했다.여기에1919년일본도쿄에서유학생들의2·8독립선언이있자크게자극을받아3·1운동에대한논의가구체적으로진행되었고,이종일은보성사를중심으로천도구국단과함께3·1운동준비및진행과정에참여하게되었다.
90쪽_박노영은일제강점기독립운동사에서잘알려진인물은아니다.“박노영은어쩌다그이름만언급될뿐그의생애나저서는그동안국내학계에서는아프리카오지처럼거의알려져있지않았다”라고할정도다.(……)3·1운동이후에는임시정부에서활동했고문학에도자질이뛰어났던그는‘동양의마크트웨인’이라는찬사를받았다.마크트웨인은특유의해학과기지를발휘한풍자문학가로잘알려진미국을대표하는소설가로,박노영역시문학적자질은물론재치와유머가뛰어났고“제국주의열강들이앞다투어침탈을일삼던암울한시기에태어나일생을치열하게살았던입지전적인물”로평가받는다.
113쪽_어윤희의경우1929년4월18일<매일신보>에따르면,“당시재판기록에누구도선뜻「독립선언서」배포를하려고나서지못할때민족의독립을고취하는전단을배포하여개성지역만세운동을주도한죄가크다”라고보도했다.또한형사들이어윤희를체포하며수갑을채우려고하자“천하에여자에게수갑을채우는나라가일본말고또어디에있느냐?당신들이내몸을묶어갈망정내마음은못묶어가리라”라고호통을칠정도로당당했다.어윤희는조사과정에서도형사가“배후가누구냐”고캐묻자“새벽이되면누가시켜서닭이우느냐?우리는독립할때가왔으니까궐기한다”라고훈계했다는일화도전한다.
132쪽_재판은6~7차까지이어지며해를넘길정도로오랜시간동안진행되었고,신문에서는“안경신의재판이열리는날이면매번수백명의방청객이몰려들어재판소마당을가득메웠고,재판정안에서는방청객들의날카로운시선이모두안경신에게쏠렸다”라고보도할정도로안경신과재판결과에사람들의관심이집중되었다.그렇게몰려드는방청객이부담스러웠던재판부는다섯번이나공판을연기했고,1921년10월26일최종판결이열렸다.그날재판부는“일심판결을취소하고다만치안방해와공모죄를인정하여징역10년에처한다”라고판결했다.이에안경신은재판장앞으로나가“내가무슨죄가있어3년간이나가두어두었다가10년징역에처하느냐고소리를벼락같이지르며다시증인이라도불러심문하여달라”고거세게항의했으나소용이없었다.그러나이것으로폭탄투척사건이모두종결된것은아니었다.
157쪽_한훈은대한광복회에참여하여전라도지역책임을맡아1919년3·1운동이일어나기전까지의열투쟁과군자금모집활동에적극참여했다.당시한훈은구체적인활동이밝혀지지않을정도로비밀리에임무를완벽하게수행했고,대한광복회는1917년말첫번째대상으로칠곡의친일부호장승원에대한응징을결행했다.장승원은의병이봉기하면자금을지원하겠다고약속했으나이를지키지않고밀고까지했던경북지역의대표적친일인물이었다.이후지역주민을괴롭히는친일면장으로악명이높았던도고면장박용하를처단한사건을계기로대한광복회의활동이세상에알려지게되었고,한훈의활동도일부가밝혀졌다.
181쪽_“나의현주소는대구형무소제6감방이다”라고답했고,재판장이선고하기위해장진홍을일으켜세우자그는먼저방청석을향해서서“내가잡힐때까지여러사람에게괴로움을끼쳐서대단히미안하오”라고정중하게인사했다.그리고재판장이사형을선고하자즉시방청석에서울고있는친족을향해목소리를높여서“아무염려할것이없다”라고말하고퇴장했다.이후그는가족과친지들의권유로재심을청구했으나같은해7월21일고등법원에서기각되어사형이확정되었다.당시장진홍에게적용된죄는폭발물취체규칙위반,치안유지법위반,살인미수등이었다.
209쪽_일찍부터무장투쟁의선봉에섰던의열단단장김원봉은평소에“우리단이노리는곳은도쿄와경성두곳으로,우선조선총독을계속해서대여섯명을죽이면그후계자가되려는자가없게될것이고,도쿄시민을놀라게함이매년2회에달하면우리독립문제는반드시그들사이에서제창되어결국은일본국민스스로가한국통치를포기하게될것이명약관화하다”라며지속적인무장투쟁의중요성을강조했다.그리고이수흥은이를직접실행에옮기며입증했다.
한편이수흥을밀고한후경찰서장에게금일봉을받았던이준성은광복후인1949년3월인사동자택에서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에체포되어마포형무소에수감되었다.그때이준성의나이마흔여덟살이었다.그러나그는보석으로풀려났고,반민특위가해체되면서처벌받지않았다.
238~239쪽_1940년대에들어서면서제국주의교육을책임지고있는조선총독부학무국장이영어를사용하는사람들을영국의스파이로규정하면서그들의박멸을주장하는등전쟁을방불케하는표현을서슴지않았다.특히“지식인과사회지도계층그리고유한마담등상류계층에영국을배척하는사상을주입하는것을제일의과제로삼아야한다”라고주장하면서,‘영어사용은유전매독환자’라며사회에서최악의암적존재로비판한것은영국을배격하는배영사상과직접적인연관이있었다.심지어일제는“영어사용은영국이나미국의식민지국가로전락한것이다”라며자기나라말,즉일본어에서영어를분리하여국가의독립과새로운건설을주장할정도로그들도식민지배가최악의상태이며,‘자기나라말과글을지키는일은곧독립의근간이었고,다른나라말의침투는나라가소멸하는지름길’이라는대단히중요한사실을스스로인정하고있다.
270쪽_2015년개봉한영화「암살」에서대한민국임시정부경무국대장으로행세하면서일제경찰의밀정노릇을하여주목을받았던이정재가연기한염석진과2016년개봉한영화「밀정」에서송강호가연기한조선인출신일제경찰이정출은무장독립운동단체인의열단의뒤를캐라는특명을받고의도적으로의열단에접근한밀정으로,두사람모두실존인물을모델로하고있다.
특히황옥을모델로한이정출은현재까지많은연구논문이나왔지만,그의밀정행위에대한논란이이어지고있는대표적인물이다.‘황만동’으로도불렸던황옥은식민지의청년지식인이자조선인으로는오르기쉽지않았던중간간부까지승진했던일제의관리였고,1920년대초기사회주의운동사와의열단투쟁에서민족운동가들과함께등장하는대단히이례적인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