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에서 꺼낸 일기 : 소년의 눈에 비친 1980년대 - 또 다른 일상 이야기

상자에서 꺼낸 일기 : 소년의 눈에 비친 1980년대 - 또 다른 일상 이야기

$17.00
Description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

소년 잡지, 컬러TV, 은하철도 999,
2부제 수업, 멸공 통일, 광주민주화운동…
일기에 기록된 1980년대 그때 그 시절,
소년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떠했을까?
1968년에 태어나 강릉에서 초중고 시절을 보내며 1980년대를 경험한 저자가 오랫동안 간직해 두었던 자신의 ‘소년 일기’를 세상에 펼쳐내 보인다. 이 책 『상자에서 꺼낸 일기』가 바로 그것. 영국에서 소음 진동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자동차 회사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저자 유지우는 당시 소년의 눈으로 본 세상이 어쩌면 오늘의 어떤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나름의 의미를 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가 좋았다거나 그때가 힘들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고 알리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거라 말하는 저자를 따라 1980년대 소년의 ‘또 다른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

유지우

강릉에서자랐으며,지금은자동차회사에서시뮬레이션엔지니어로자동차개발과신기술개발업무를담당하고있다.영국에서소음진동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소음진동과자동차에관련된다수의논문을국내외에발표하였다.자동차뿐아니라비행기에도관심이많아『비행기를만든사람들』이라는책을펴낸바있다.이책본문에서도언급했지만,프라모델만들기와무선조종비행기날리기가취미이다.

목차

들어가는글그때그런일이있었지!

강릉으로이사오다
강릉그바닷가의추억:경포의사계절
강릉그바닷가의추억:엄마같았던바다
강릉그바닷가의추억:친척들과여름나기
동네풍경
소년잡지
초등학교이야기
운동장조회이야기
조기청소
아버지가신문물을접하는법
TV애니메이션
강릉의극장이야기
프라모델이야기
아버지의40만원
과학기술자가될거예요
선생님은무서웠다
여름방학,겨울방학
큰아버지에대한기억
할머니에대한기억
일기에남은광주민주화운동
멸공통일,방공방첩
운동회이야기
연탄보일러
강릉,눈의나라
자전거이야기
운동화이야기

맺는글

출판사 서평

그때그시절,너와나그리고
우리의일상을소환하다

십여년전,드라마응답하라시리즈가촉발한복고(復古)열풍은당시책,음악,미술,패션,음식등문화예술은물론이고산업전반에까지영향을미치면서사회현상을읽는하나의코드로작동하기도했다.사실과거의요소들은그시절을겪은세대에게는당연한것들이지만전혀겪지않은세대라면거의이해하지못할것이기에,그런면에서과거의기록은나름의의미를가진다.

1968년생으로어린시절을강릉에서보냈다는저자유지우는이책『상자에서꺼낸일기』를통해1980년대를지나온소년의평범하지만추억돋는일상을소환한다.책에는당시써내려간약12년간의일기와앨범속사진,옛날티브이(MBC강원영동)속장면,소년잡지에실렸던길창덕화백의만화등아날로그감성이물씬묻어나는자료들이방울방울엮여있다.

이책을쓴이유를“지금과는사뭇달랐던나의어린시절을,나와같은시간을살아가는다른세대의사람들과공유하는것이가치있다고생각했기때문”이라고밝힌저자는“나라가점점부유해지는것과는별개로가난한사람들은여전히하루하루를힘들게살고가치관은급격한충돌을일으키며상식은쉽게변하던그때그시절”파란만장했던(?)소년의일상을소환한다.

프라모델만들기와로보트태권V를좋아했던
한소년의감성복고성장에세이

『상자에서꺼낸일기』는소년의눈에비친1980년대모습이특유의담백하면서도감성적인필치속에녹아있는,자동차엔지니어출신저자의성장에세이다.총26편으로구성된이이야기에는‘나’와‘가족’그리고‘친구’에대한추억과기억이별처럼총총하다.

저자의기억속가장어린시절은초등학교에들어가기도전인철암에서시작한다.지금은철암이단풍관광지로이름이오르내리지만1990년대에는석탄을캐기위해탄광노동자들이모이던,태백산맥에자리한동네였다.그곳철암에서중학교선생님이었던아버지와함께온가족이강릉으로이사오고,셋방살이를하던동네에서지금도가장친하게지내는친구들을만나게된저자는함께초등학교에입학하면서본격적인자신의소년기를펼쳐낸다.

반마다점심때면물로배를채우던아이들(「강릉으로이사오다」),일주일에도몇번씩서던운동장조회(「운동장조회이야기」),‘사랑의매’보다는틀린문제수만큼매를들던무서웠던선생님들(「선생님은무서웠다」),‘나는공산당이싫어요’,‘멸공통일’같은구호를외치며운동장으로뛰어나와줄을맞추던장면(「멸공통일,방공방첩」)들은아마요즘의학교모습과는달라도한참다를것이다.

그렇지만아버지가‘어느날갑자기’사오신컬러TV로「미래소년코난」이나「은하철도999」같은,일본에서수입한TV애니메이션을보며신세계를경험하고(「아버지가신문물을접하는법」),마치요즘의유튜브를보듯「소년중앙」,「어깨동무」같은소년지나어린이신문을통해세상의풍성한이야깃거리를접하며(「소년잡지」),극장에서「로보트태권V」를관람하면서과학기술자의꿈을키우고(「강릉의극장이야기」),넉넉한형편은아니었으나남자아이들의로망이던프라모델만들기에푹빠지는장면(「프라모델만들기」)들은게임,스마트폰,SNS,인터넷등으로그소비형태만바뀌었을뿐지금소년들의일상과본질적으로달라진것은없는듯하다.프라모델을갖고싶어애를태우던아들을위해당시한달월급수준이었을큰돈을쓰셨던아버지(「아버지의40만원」)와우리세대마지막유학자의모습을간직하셨던큰아버지(「큰아버지에대한기억」)그리고비교적이른나이에혼자가되셨지만아들딸을시골에서잘키워내신할머니를기억하는장면(「할머니에대한기억」)들또한가족간에정을나누고추억을쌓아가며살아가는현재의모습과당연히별반다르지않다.그저1980년대와2020년대라는세월의간극만이있을뿐이다.

과거와미래를잇는
40여년전‘소년’의기억과기록

이책『상자에서꺼낸일기』에는엄혹했던1980년대의상징적사건인광주민주화운동과관련한내용도짤막하게실려있다.저자는초등학교6학년이었던1980년5월25일일요일뉴스를듣고그내용을다음과같이일기에적었다.“아침뉴스에광주시가대학교를다니고있는형들이총을들고군인들에게대항한다는것이다.그리고죽은사람도꽤많았다고한다.광주에는oo라는내친구와그식구들이살고있는데잘있는지궁금하다…(1980년5월25일일요일)”

당시민주화에대한기대감,정치적불안따위를초등학생이알턱이없었겠지만어린소년의눈에비친모습을통해저마다다르게새겨진그시절불행했던역사의한장면을확인할수있다.아마도이렇게모인개인의기억과기록은현재를넘어미래로향하는다리가될수있지않을까?이책은같은시대를살아온세대에게는애틋한공감과향수를,전혀경험하지않은세대에게는앞선세대의삶과문화를조금이라도이해할수있도록여러단초를제공한다.저자의바람처럼극히일부분으로남은이기록을통해어제의모습으로부터만들어질우리의내일을상상해보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