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느리게맞추고배워나가는
가족이야기
“한솥밥을먹다”라는표현이있다.함께밥을먹는식구를뜻하는말이다.혈연이아니어도정을나누고같이생활하는식구라면한가족이라는의미이기도하다.시대가변화하며가족관계와인식도달라지고있다.2024년전국의18세이상남녀를대상으로한정상가족인식조사에서전통적가족을넘어다양한형태의가족을인정하는경향이절반에달한다.혈연·법적관계가아니어도가족으로인식하는대상의범위가넓어진것이다.일반위탁가족,대안가족등가족에대한다양한가치관이생겨나고있지만,그모든형태가‘가족’이라는이름으로유지되는것은상호돌봄이여전히우리삶에필요하기때문일것이다.
지난2017년KBS<인간극장>‘사랑한다는걸잊지마’편에소개되어잔잔한감동을전한김양근·전성옥부부가7년이후의이야기로우리에게돌아왔다.때로는조심스럽고때로는거침없기도한이들의일상이많은사람에게긍정적인힘을발휘하기를기대하며‘우당탕탕,별난가족의일상이야기’라는부제를단《우리는느리게사랑하고있습니다》가바로그것.
부부와두자녀,입양·위탁으로맞이한두아이까지단란했던여섯식구는아이열명을넘나드는대가족이되었다.그룹홈(grouphome)은소수의아이가보호자와한가족처럼지내는소규모사회복지시설이다.나이부터성(姓),모습까지모두다른아이들이엄마아빠의보호를받으며살아가는새로운가족인셈이다.
아이들은각자의상처와외로움을달래다실수하기도하고그나이대에할법한잘못을저지르기도한다.두저자는부모로서아이들의곁을지키고함께치유하는일상을꾸려나간다.가족의울타리로보호하고기다려주면아이들은조금씩스스로변화하는모습을보여준다.그시간을함께하는부모도어른으로서한발짝더나아간다.두저자가아이들과함께겪어낸가족성장이야기가가슴따뜻하게펼쳐진다.
서로의북적임속에서
스스로행복을찾아가다!
아이들은집에있는대부분시간을함께보낸다.엄마는아이들이혼자서도마음을살필수있도록아이들이마음을의지할동물들을키우고있다.아이들이공허한마음에실수를저질렀을때는벌칙으로하루중감사했던일기록하기와‘긍정적인사람이될수있는언어습관’50개쓰고큰소리로말하기등의숙제를내기도한다.부정적인방법으로관심을받으려하는아이들이자신에게긍정적인표현을해주며본인과주변에대한믿음과마음표현을습관화하는것이다.엄마와아이만공유하는비밀일기쓰기같은치유놀이도있다.아이들은따로또같이보내는시간을통해긍정적인습관을기르고불편한마음을건강하게해소하는방법을배워간다.모였을때와혼자일때의장단점모두소중한것들임을알아가는과정속에서아이들은다같이노는것이좋고감사하다는결론을내린다.가족과함께행복해지는방식을터득한다.
모두4부로구성된이책은아빠의유년시절이야기로시작된다.아이들과같은어려움을겪고엄마를만나지금의가족을꾸리기까지,젊은아빠의방황과성장이고스란히녹아있다.
2부는이웃들과함께살아가는이야기로어우러진다.가족의단합과이웃간의정이돈독하게마음을채운다.자연과동물을살피며돌봄을실천하는가족의모습이아름답다.
3부는아이들개인의이야기와가족간의상호작용으로채워진다.서로의아픔을헤아리고자신을받아들이는과정이여러사건을통해펼쳐진다.가정을꾸려가는엄마의고충과아이들에대한마음이묻어난다.
4부는가족이함께치유하고성장하는과정을풀어나간다.엄마아빠도눈치못챈사이훌쩍커가는아이들의변화가읽는이를흐뭇하게한다.때로는거침없는가족의마음치유방법이새롭다.아이들의성장으로함께변화하는엄마아빠이야기가함께살아가는삶의의미를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