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밥상 (수라와 궁궐 요리사, 그리고 조선의 정치)

왕의 밥상 (수라와 궁궐 요리사, 그리고 조선의 정치)

$23.00
Description
이 책은 왕에게 올리는 수라상과 궁궐 안팎에서 열리는 잔치를 위해 차리는 잔칫상 그리고 궁궐에서 요리를 하는 공간인 수라간과 궁궐 요리사들에 주목하여 정치와 사회,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들이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조선시대의 역사를 쉽고 편하게 접근해 보는 대중 역사서이다.
저자

김진섭

저자:김진섭
우리문화와역사콘텐츠를전공하고‘역사는어떻게소비되는가?’의주제에관심을기울이며교양강의와대중역사서집필활동을하고있다.국립중앙도서관사서추천도서,올해의청소년교양도서,2021인문교육콘텐츠개발지원사업등에선정작이있으며,동국대학교만해마을교육원교수·춘천교육대학교겸임교수를지냈고,춘천교육대학교와인천대학교,동국대학교에출강했다.
지은책으로는《어찌하오리까?》,《왕비,궁궐담장을넘다》,《정도전의시대를읽다》,《조선의책》,《이야기우리문화》,《신화는두껍다》,《비겁한근대깨어나는역사》,《일제강점기입학시험풍경》,《나비야청산가자,김법린》등이있으며,논문으로〈리얼버라이어티쇼의확장성과전통연희에대한소고:2006무한도전등장이후를중심으로〉,〈리얼버라이어티쇼에내재된동시대인의일상연구〉등이있고,〈김치의혁명을몰고온고추〉,〈우산,근대와전근대가만나다〉등이고등학교교과서에실려있다.

목차

책머리에

序?역사는왜요리와요리사이야기에주목할까?
최고통치자와요리사는어떤인연이…|최고의정치는요리하듯이하라!|누구나할수있지만,아무나할수없는것은?|백성에게밥은하늘이다

1부나라에서왜요리사를찾았나?
●태조가이인수를고집한까닭은?
개국한달만에단행한인사에대신들이반발하다|태조가이인수를중추원에붙잡아둔이유는?|최초의궁궐요리사가탄생하다
●충청도병마절도사를한양으로불러들여라
왜충청도병마절도사를갑자기교체했나?|얼마나요리를잘했기에…|왕실을대표하는공식요리사가되다
●궁궐요리사는요리만하는것이아니었다
외교관역할도수행한궁궐요리사|바쁜일정을소화해야했던궁궐요리사|고기요리를위해서예외조항까지두기도|요리의다양화에도영향을미치다
●궁녀들에게속성으로반찬만드는법을가르쳐라
집찬비는왜따라갔을까?|궁궐에는여자요리사가없는데어찌하겠는가?|궁궐에서속성으로요리를가르쳐라|명나라황실에서도그들의존재를몰랐다

2부왕의밥상과대신들길들이기
●왕이밥을굶으면어떻게되나?
세종이초강수를둔이유는?|세조는무리한선언까지하다|경등은함부로말하지말라!
●감선에담긴의미읽기
밥상을받기는했지만…|명분을찾지못하면굶어야한다?|고도의정치적상징성까지담기다
●변화무쌍(?)했던왕의밥상
감선은정국의흐름을읽을수있는열쇠였다|감선에감선을더하기도…|감선을선언하며대신들을질타하기도
●근대화의물결이밀려와도감선이이어지다
혼란한국내외정세까지감선에담다|근대화의물결속에서도전통사회의관례가이어지다|감선과철선에도변화가생겨나다
●살아서못먹거나죽어서못먹거나
쑥갓과거여목을올리지말라|금기사항도지속적으로생겨나다|몸뚱이가완전한것이온전한것이거늘|미나리와조선왕실의악연(?)

3부왕과밥상정치
●밥상도공(公)과사(私)를구별한태종
왕을굶긴것인지왕이굶은것인지…|무엇이태종의심기를건드렸나?|태종과재상들이기싸움(?)을벌이다|나의사생활을간섭하지말라
●어린나이에도감선을주도한성종
다시뒤에오는비를기다려도늦지않다|무엇을경비에서덜려고또다감하십니까?|음식이입에맞으면될뿐이다!|백성들이굶어죽는데왕만혼자살수는없다
●대신들의눈치를본명종
즉위하면서부터감선을고민하다|혼자서는아무것도할수없었던명종|재상들이먼저피전감선을권했지만…|왕이선언한감선을대신들이거두어들이게하다
●밥상정치의진수를보여준영조
역대왕가운데최고기록을보유하다|연소한젖내나는무리가어떻게알겠는가!|실질적인대책을내놓고스스로실천하라

4부왕의밥상에아부와사치가담기기도…
●아부와충성심은어떻게구별하나?
왕의밥상을사적으로이용한유자광|맛있는것만보면임금님만생각나니어찌하옵니까?|왕의밥상에서권력이나오다
●감선의관행을근본적으로무너뜨린연산군
무엇이든먹을수있는게왕의권한이다!|백성들의농사는왕이알바아니다|왕의밥상이부패한관리의먹잇감이되다|하늘을경계하고두려워할이유가없다!|대신들의직언을어린아이놀이로취급하다
●사치의대명사가된연산군과잔칫상
진심어린충언을조롱으로답하다|얼마나소비했을까?|잔치가일상이되고,국고는바닥나고…
●이것이태평성대가아니고무엇이겠는가!
궁궐에기생은넘쳐나고,백성들은도망가고…|나라를말아먹다|왕의유전자는없다
●최고의배려이면서최고의사치를상징했던궁궐요리사
궁궐요리사도아르바이트를했다?|궁궐요리사가부와권력을상징하기도…|단지요리를했을뿐입니다

5부왕의밥상에서권력이나온다?
●왕의밥상으로내시부가부상하다
왕의식생활과권력의관계는?|사옹원에도환관들이진출하다|내시부가실질적으로사옹원을장악하다
●내시부설리들이주목받은이유는?
업무의확장은권력과비례했다?|때로는목숨이달려있기도…|세조가반찬투정을했다?|군사를동원하고말을배정하는특권까지
●내관들을대신들이경계한이유는?
세종은왜내관들의교체를검토했을까?|집단으로사직서까지제출하며반발하다|문종과대신들이설전(?)을벌였지만…|공경대부도이러지는않습니다!
●왕의밥상은황금알을낳는거위인가?
책임과의무를권력으로남용하다|부정비리의정점에도설리가있었다|누구의의심도받지않을정도로관례화되다|환관들에게의도적으로접근하여아부하기도…|임금이사대부를접촉하는날이적기때문입니다|폐해를끼치는환관하나도처리하지못하니…

6부왕의밥상이무기가되기도…
●정적제거에이용된왕의밥상
기미상궁은왜인기가있었나?|조선에서처음으로독살을우려했던왕은?|독살을혼자실행에옮기는것은불가능했다|누가인조의밥상에독을넣었을까?
●수라간출입을철저하게통제하라
외부음식을엄격하게통제했지만…|궁인의출입은반드시승정원이알게하라|사형을당하기도…|궁궐에서길을잃다
●김씨성의수라간나인을찾아라
수라간에서일하는자들을선별할것을건의하다|김씨성의수라간나인은어디에…|안찾는건지,못찾는건지…|경종과영조는왜소극적이었을까?|누가그책임을담당해야하겠는가?
●수라간이역모사건으로주목받은이유는?
수라간에서역모의주모자까지나오다|역모사건에서수라간관원이주목받은이유는?|서양요리사는왜고종의독살을시도했나?|수라간관계자들이줄줄이처벌받다

7부왕의밥상과남성요리사
●다양한의미가담긴왕의밥상읽기
밥은모든것의시작이다|일을하려면밥은먹여야하지않겠는가!|궁궐에서는누가식사했나?
●잔칫상에왕의존재감을담다
세분화·분업화·전문화되다|왕과왕실에서주기적으로잔치를베푼이유는?|왕권과잔치분위기는비례했다|나라안의잔치는모두왕이주관했다|다양한용어들이생겨나고체계가갖추어지다
●남성요리사들이궁궐주방을장악(?)한이유는?
수라간의남녀비율은14대1|궁궐주방을장악(?)한남성요리사들|격무에시달려도망가고도둑이되기도…|사람을부리려면마땅히먹여야하지않겠는가!
●숙수들의역할을대체한여관(女官)들
여관들이수라간을왕래하기는했으나…|수라간곳곳에배치되다|숙수들의역할을대체하다

출판사 서평

왕의밥상에서부터시작되는
조선의정치이야기

조선시대의통치이념이었던유학(儒學)에서는자연재해나하늘에서이상징후가발생하면천견(天譴),즉하늘이꾸짖으며큰벌을내리는것으로받아들였고,하늘의명을받아인간사회를다스리는왕이직접나서서스스로근신하여하늘의노여움을풀어야하는책임과의무를강조했다.철선(輟膳)·감선(減膳)·소선(素膳)등은왕의밥상과관련한근신으로모두‘나라에큰재앙이발생했을때왕이하늘의경고를겸허하게받아들여두려워하고스스로마음을가다듬고반성한다’는의미였다.그중철선은식사를하지않는것이고감선은왕의밥상에서반찬의가짓수를줄이는것이었으며소선은고기먹는것을중지하는것으로,이세가지는왕이주도하고통치력을강화하는기회로삼을수있는정치수단이기도했다.자연재해로20회이상감선을선언한왕으로는성종21회,중종28회,영조89회,정조29회가있다.특히영조는감선을선언하며기간도함께공표했고자연재해외에도다양한이유로감선했는데여기에는대신들을통제하여왕권을강화하고더나아가백성들을대상으로왕의존재감을확인시키는등다양한정치적의도가담겨있었다.

‘역사는어떻게소비되는가?’의주제에관심을기울이며교양강의와대중역사서집필활동을하고있는김진섭작가가역대조선왕들이수라를어떻게정치에이용했는지주목하며왕권을중심으로생겨난대신들의권력다툼,요리사와환관들의부정비리등그동안잘알려지지않았던조선역사속이야기들을묶어《왕의밥상:수라와궁궐요리사그리고조선의정치》를펴냈다.

이책은왕뿐만아니라왕과요리사의관계도중요하게다루고있다.조선건국부터이후외교문제까지요리사는정치에빠질수없는역할이었다.태조의조선개국공신이자조선최초의공식궁궐요리사였던이인수,세종대에명나라와의외교를위한요리를맡았던이교,사신접대에특별히파견됐던고기요리를전담하는별사옹(別司饔),명나라의요구로공녀와함께떠난집찬비(執饌婢)등수라와잔칫상을오간요리사들이남긴발자취를빼놓지않았다.

반면,사가에서인기있었던궁궐요리사들이관리들에게사적으로불려나가논란이되어처벌받거나역모와같은정치적혐의에휘말리게된이야기,사옹원제조유자광이왕에게아부하여정치적인이익을보려했던이야기,도설리박경례를비롯한환관들이수라를통해부정비리를저지른이야기와러시아어통역관이었던김홍륙이수라간에서일했던공홍식과김종화를시켜고종을독살하려했던사건등왕의권력을이용해부정비리와역모를꾀했던인물들의이야기도흥미롭다.

잔칫상으로역대왕들의왕권을가늠해볼수있는점도눈여겨볼만한내용이다.왕권이강했던영조의경우영조의기로소(耆老所)가입을축하하는내연과외연모두성대하게이루어졌고준비과정에서각부서의역할분담도체계적이었던반면,왕권이약했던광해군은부모의제사였음에도잔치를준비하는단계에서부터요리사의인원이충분하지못해어려움을겪었으며잔칫상역시왕실에서준비했다고보기힘들정도였다.또한왕이주관하는행사인노주연(勞酒宴)임에도예조판서가참석하지않는등왕권에따른대신들의태도도엿볼수있다.

왕의밥상을이루는
신하들과백성들의삶을조명하다

수라와왕이베푸는잔칫상등왕의밥상에는왕을포함한왕실의존엄성을상징하는의미들이담기게된다.그러나왕의밥상이화려하고풍성하기만한것은아니었다.평상시왕과왕실에서의낭비는가장경계해야할대상이었고,솔선수범해서근검절약하는것을최고의미덕으로삼았다.백성들에게부담을주지않는정치가왕이할수있는최상의정치이면서왕과왕실이존재하는이유이기도했다.

태종이사옹(司饔)·사선(司膳)에서잡물(雜物)을실어나르는말의등을호랑이나표범가죽으로덮는것을알게되자가죽의값이비싸다는이유로이를금지했으며,단종이어선(御膳,왕에게올리는음식)을사냥하는군인들의식사문제가거론되자“이제부터는수라상을위하여사냥을하지말라”고명한일이그예다.또한현종은백성들의부담을덜기위해진상품의가짓수를제한하고값을지불하라고명했고,정조는초목이무성하여특별히꿩을사냥하는어려움을염려하여“사옹원에서매일올리는산꿩을다른것으로대신하여바치라”라고명한일도있었다.

특히,작가는궁궐에서일하는신하들을배려한왕들의정치도살폈다.궁궐에서제공되는밥상은왕에대한감사와충성을강조하기도하지만,한편으로는‘백성을위해서나랏일을제대로하라’는책임감과격려등공적인의미를강조했고이는모든정치의시작은밥이라는것을드러낸다.

세종은인덕궁시녀들에게마땅히선반과방자(房子)와밥을짓고물긷는사람들을붙이고,환관을정하여고찰케해야한다고명했으며,예종즉위년과성종즉위년을거쳐왕실에서는어린시절의왕을보살폈던유모와보모그리고이들을시중들었던여종모두에게왕실가족에준하는예우를갖췄다.또한예종대에는궁궐출입의통제를강화하기위해경계를서던말단병사들과당직자들에게도식사를제공했다는기록이있다.성종대에는대전을비롯한대비전등의말단관원과노비등정해진일원들에게지급되는봄과가을의복,봉급등을규정으로정하면서식사도제공하라는명을내렸는데이러한대우에서는왕실의존엄성유지와강화라는의미를읽을수있다.

모두7부로구성된이책은정치를중심으로한통치자와요리사의관계에대한이야기를시작으로조선시대의역대왕들이수라를통해정치를어떻게요리했는가를살피고있다.왕의밥상이만들어지는과정에는다양한인물들의일화와사건들이엮여있다.이러한전개는평소에쉽게접하지못했던조선시대수라간여관(女官)들에대한이야기로마무리된다.왕이주관하되주변의대신들과역사에기록되지않은백성들의노고도담긴왕의밥상을꾸밈없이보여주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