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의 정치: 역설, 법, 민주주의

비상사태의 정치: 역설, 법, 민주주의

$29.64
Description
이 책의 구성과 주요 내용

칼 슈미트는 예외상태 또는 비상사태의 권력을 연구한 이론가이다. 그에게 주권은 예외상태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로, 그 순간 주권은 일원화된 권력으로 드러나거나 탄생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민주주의 이론과 실천을 위해 더 필요할 만한, 비상사태와 주권에 대한 대안적 개념화를 탐구한다.
조르조 아감벤은 비상사태가 값진 민주 정치의 가능성을 차단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비상사태의 특성을 중단으로 규정함으로써 그 핵심을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 그와 반대로, 이 책은 비상사태 상황에서조차 민주적 정향을 갖고 행위에 참여하며 혁신을 꾀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와 권유방안을 명료하게 밝히고자 한다.
저자

보니호닉

BonnieHonig(1959~현재)
호닉은홀로코스트로영향을받은사람들의후예인유대인으로캐나다콩코르디아대학교에서제임스모어의지도로정치를연구하고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오크숏을연구한이후리처드플라트만과윌리엄코널리의지도로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미덕과탁월한기예:칸트이후세계에서의정치」라는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다.1989년부터1997년까지하버드대학교에서조교수와부교수로재직하였고,1997년이후노스웨스턴대학교교수와미국변호사재단의연구교수로재직하였다.2013년이후브라운대학교교수로재직하고있다.호닉은심의민주주의를비판하고경합민주주의이론을체계화하였다.그의경합개념은독특하다.
개별적으로발표한논문으로주로구성된단독저서는다음과같다.미덕정치와역량정치라는구도로정치이론을정립한「정치이론과정치의배제」(1993),외국인성과친근성이란구도로민주주의문제를고찰한「민주주의와외국인」(2001)이있다.데이비드이스턴상수상작인「비상사태의정치:역설,법,민주주의」(2009)는정치와삶의관계,정상과예외의역설적공존을다양한각도로조명하고있다.‘정치의역설’은이책을잇는외올실이다.이후소포클레스의비극에관한저작,「방해받는안티고네」(2013)에서는‘비탄의정치’라는개념에입각해안티고네의정치적삶을재조명하였고,「공적사물:황폐화된민주주의」(2017)에서는공영화와민영화의문제를조명하였다.마지막저서는페미니즘시각으로가부장제문제를검토한「셸쇼크:트럼프이후페미니스트적비판」(2021)이다.

목차

옮긴이의말
한나아렌트와경합하는보니호닉:더나은삶과민주주의에관한성찰

감사의글
머리말

서론생존:단순한(생물학적)삶과더나은(인간다운)삶
제1장시작:인민,다중그리고정치의역설
정치의역설
루소의정치의역설재구성:민주적정당성의역설
입헌민주주의역설
정치의역설재고찰
제2장출현:정치의역설에서본새로운권리
생성의정치
권리형성의시간논리
일보전진,이보후퇴?:시간속슬로푸드운동의갈래
제3장결정:법치의역설적의존
예외상태의예외주의에대한반대
루이스프리랜드포스트와제1차적색공포
민주적행정권?
법률세부조항의해석ㆍ적용을둘러싼정치
법의행위능력
제4장정향:역설적예외상태의기적과은유
은밀한대화란?
은유의기적:슈미트,로젠츠바이크그리고정치신학
기적에대한로젠츠바이크의입장
마법과예언:므리바에서무엇이발생했나?
발람(Bilaam)의당나귀
인민의기적
제5장인접성:새유럽에서법과정치의역설
환대와권리
이중적표현의역설
새로운사실,옛규범
경합적세계정치(cosmopolitics)
후기
여파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이책의목표는우리가예외를예외로부터벗어나게할때기회가열린다는것을밝히는것이다.우리가통상적으로생각하듯이,비상사태정치가법치아래이루어지는일상의삶을중단시키는“결정”과동일하다면,법치아래이루어지는민주적실천과제도화또한“결정”이라고말하는게유용할수있다.이때의결정은법치의전제로서인간의재량권형태이지만,법치또한재량권과긴장상태에있다.또한,우리가주권을비상사태로뚜렷하게드러나는단일화된권력이라고생각한다면,통합적이고하향적이며비상사태로형성된신홉스주의적주권개념도민주적특성을지니고있다고할수있다.이개념은주권에대한대중적동의를요구한다.
이책에는민주주의와비상사태에관한일련의글을수록하고있다.
첫째저자는합법적으로법을정지시키는예외적결정(예외상태)에관한문제에머무르지않고,초점을일상적인민주정치에서예외상태를만드는여러요소들이어떻게작동하는지에맞추고자한다.둘째,비상정치의예외상태에서도민주적으로참여할수있는기회가있음을강조하면서,칼슈미트의‘결단주의decisionism’조차대중적감수성과정향에의존하고있음에주목한다.
‘정치의역설’이란,권력은국민에게있지만,그러한권력을민주적으로행사할만큼(통합되고민주적인)국민이충분하지않다는,민주주의의근본문제를이르는말이다.심의민주주의자들은이것을민주적정당성의역설이라고부른다.
1장에서는그것을정치의역설로평가하는것이좋다고주장한다.민주주의국가는루소가이론화한문제,즉‘인민/다중(多衆;multitude)’의‘공존’과이들의결정불가능성이민주정치에미치는효과때문에생기는문제에매일직면한다.정치의역설과그함의(인민은항상결정불가능한다중이다)는이책의모든장에서다른얼굴을하고다시나타난다.
2장에서는비트겐슈타인,코널리,아렌트그리고아감벤의저서를독해하면서,‘새로운권리의역설’덕택에잠재적으로나타나는비상사태와출현사이의연계성을탐구한다.이장에서는자살할권리,동물의권리,그리고식량정치단체가주도하는소비인프라의정치화등의사례를살펴본다.
3장은비상사태정치에관한색다른사례로,미국의‘제1차적색공포’시기에노동부차관보였던루이스포스트가벌인여러활동상을집중해서살펴본다.이장에서는민주적행위와‘거버넌스(협치)’에서‘결정’의역할이무엇인지에초점을맞춘다.
4장에서는법의합법적중단이라는예외상태의역설에대해직접고찰한다.여기서저자는다시프란츠로젠츠바이크에게주목하여,슈미트의예외상태가낳은주권에대한결정주의적시각을바꿀수있는대안을모색한다.이장에서저자는슈미트의예외상태를지지하는이론가들때문에강압적이고냉정하고불가항력적인것으로보이는예외정치에대해서도우리가준비하고수용하며지향할수있어야한다고강조한다.
5장에서는비상사태발동이어떻게‘법의정지’뿐만아니라‘법의팽창’을용인하는지에대해살펴본다.세일라벤하비브는국제형사재판소설립을범세계주의의실례로집중했다.벤하비브는아이히만재판을통해나치의집단학살과같은비상사태의문제를환기시킴으로써새로운국제형사재판소에동의하고믿음을보여주었다.벤하비브의이러한노력은특히중요하다.

이책은서론에서언급하고있듯이,‘생존’은비상사태로인해기껏해야유지하는단순한삶(merelife)을의미하기도하지만이상태의극복으로누리는장수(여분의삶;sur-vivre)를의미하기도한다.생존(단순한삶과더많은삶)의이러한두가지측면은상호간분투적제휴에서민주적삶과비상사태정치의척도를설정하며그들에대한전망을말하고자한다.

‘홍원표의한나아렌트시리즈’에이책을포함한것은몇가지이유가있다.

첫째,호닉의저작을읽다보면많은철학자와이론가들을만나게되지만그중심에는한나아렌트가있다.호닉은정치를이해하기위해아렌트의학문적입장을수용하면서도자신의구도속에서아렌트를이해하고자하였다.해제에세이에서언급했지만,호닉은“나는여러모로후기구조주의자아렌트를연구대상으로하고있고니체의도움으로그런아렌트를그리고자노력하고있다”고밝혔다.옮긴이는호닉의삶과저작을검토하면서때론아렌트의저작을읽고있다는인상을받았기에이를‘일종의기시감’으로표현하였다.
둘째,아렌트가자신의저작에서일관되게밝혔듯이,호닉도‘삶과정치’의관계를이책의기저로삼고있다.잘알려진바와같이,아렌트는인간의삶을활동적삶vitaactiva과정신의삶lifeofthemind으로구분하고이와관련한인간조건,즉삶ㆍ세계성ㆍ다원성의현상학적의미를독특하게밝혔다.호닉은이런구도를수용하지만,자신의정치언어인단순한삶merelife과더나은삶morelife이란개념으로정치와삶의관계를조명한다.단순한삶은아렌트의‘생물학적’삶의다른표현이며,더나은삶은‘인간다운’삶(정치적ㆍ정신적삶)의다른표현이다.호닉은데리다의‘sur-viance’개념을원용하여이런범주를설정하였다.물론호닉은이를통해아렌트의현상학적사유를확장하려고하였다.
셋째,호닉은아렌트의저작에드러난경합ㆍ역설ㆍ새로운시작ㆍ기적ㆍ예외상태개념에주목하여자신과아렌트의입장을심도있게밝히려고하였다.호닉은이런개념이모두정치와밀접하게연계되어있다는점을밝히고있다.호닉은아렌트연구자들이원전해석에서주목하지않았던부분을드러냄으로써아렌트연구의지평을넓히고있다.옮긴이는이러한개념과관련한호닉의학문적입장을이해할기회를독자들에게제공하고자해제에세이에서아렌트와호닉을비교정치사상의입장에서소개하였다.물론호닉은아렌트를수용하면서도아렌트로부터멀리나가기도한다.
넷째,아렌트가비상사태인혁명과정에등장한평의회민주주의의중요성을제시하였듯이,호닉은21세기9ㆍ11테러등의비상사태를목도하면서비상사태에서우리의삶과민주주의의생존문제를정치이론의핵심으로삼고있다.아렌트가현실을직시했듯이,호닉역시현실문제에서그해결책을찾고자하였다.호닉은정상적인상태에서발생하는비상사태의다양한유형을드러내고자하였다.자연재해(기후위기,지진과해일)ㆍ공중보건위기(팬데믹-19비상사태)ㆍ핵위기ㆍ테러위기ㆍ식량과에너지위기등은우리의단순한삶뿐만아니라더나은삶에중대한영향을미치고있기때문이다.

요컨대호닉은이러한위기에직면해당면한문제를어떻게풀것인가를고민하였다.K-방역과한국민주주의는그해답의일부를제공할것이다.호닉은우리시대를‘역설의시대’로이해하고있다.역설은기존의사유방식으로는풀기어려운문제이지만,호닉은역설을통해현실문제를풀수있는정치적지혜의필요성을저작전반에서밝히고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