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DNA (최성아 시조집)

최성아의 시조는 소박한 형식 속에 담긴 평범한 일상을 통해 세계를 읽어내고 세계로부터 되읽히는 언어의 마술을 구사하여 읽는 이에게 귀감이 되어준다.
우리의 삶과 세계를 언어로 읽어낸 풍경에는 삶과 세계 속에만 몰두해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것들이 아로새겨져 있다. 최성아의 시조에는 바삐 지나쳐 가는 것들을 멈춰 세우고, 멈춰 선 것들을 오래 들여다보고, 그늘에 묻힌 것들에 한 줌 볕을 비추는 꾸준한 정성이 깃들어 있다. 땅속에 잠들어 있던 고대의 유적을 일으켜 세우듯이, 시조의 소박한 한 소절 한 소절마다 우리 주변에 감춰진 것들이 맑은 민낯을 하고 정답게 불러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