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옹의 나라 (김연동 시조집 | 양장본 Hardcover)

노옹의 나라 (김연동 시조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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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의 눈길은 “작은 풀꽃들의 가는 몸짓”을 향한다. 그것도 “허리를 구부리고 눈높이 맞춰가며.” 사실 어느 시인이나 마음을 끄는 꽃을 보면 그렇게 하게 마련이리라. 또한 “밀어를 속
삭이듯이/ 눈빛을 건네보[는]” 행위도 김연동 시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둘째 수에서 시인이 꽃과 시인 사이의 경계를 무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 “노루귀 참별꽃이
수줍게 고개 들고/ 시든 내 얼굴도 꽃인 듯 쳐다[본다]”니! 이로써 시인은 ‘꽃’에게 ‘내’가 ‘꽃’이 되었음을, ‘나’에게 ‘꽃’이 ‘내’가 되었음을 암시하고 있지 않은가! 거듭 말하지만, 이처럼 ‘내’가 ‘꽃’이 되고 ‘꽃’이 ‘내’가 되는 경지야말로 주체와 객체의 경계가 무화된 “최고의 직관적 인식”의 경지이자 선불교의 시조인 달마가 추구하고자 했던 선禪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아무튼, ‘꽃’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경지를 체험했으니, 어찌 시인의 마음이 “한나절을 들뜨[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고의 직관적 인식을 지향하든 또는 선의 경지를 추구하든 이에 이르기 위한 선결 조건은, 이미 앞서 여러 차례 암시했지만, ‘나 자신’을 버리고 ‘무아無我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이 같은 경지를 서양의 대표적인 선험철학자 에드문트 후썰Edmund
Husserl의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사적 자아das personliche Ich”나 “경험적 자아das empirische Ich”를 극복함으로써 “직관적 순 수die eidetische Reinheit”의 경지에 이르는 것으로 정리할 수도 있겠다. 결국 궁극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나를 없애는 일’이다. 감히 말하건대, 이처럼 ‘나’를 없앤 끝에 비로소 이를 수 있는 시적 인식의 경지가 현실적인 일상생활에서도 가능하다면, 이를 보여주는 것이 앞서 논의한 「풀꽃」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저자

김연동

1987년〈경인일보〉신춘문예당선,《시조문학》천료,《월간문학》신인상당선등으로등단했다.시조집으로『저문날의構圖』『바다와신발』『점묘하듯,상감하듯』『시간의흔적』『휘어지는연습』『낙관』등이있고,사화집으로『다섯빛깔의언어풍경』(5인시조집)『80년대시인들』(8인시조집)1,2가있다.평론집으로『찔레꽃이화사한계절』,시조칼럼집『가슴에젖은한수』등이있다.중앙시조대상신인상,성파시조문학상,경남시조문학상,마산시문화상,경상남도문화상,중앙시조대상,경남문학상,김달진지역문학상,가람시조문학상,이호우·이영도시조문학상,토지문학제하동문학상,제3회노산시조문학상,올해의시조집상(『낙관』)등을수상했고,홍조근정훈장을받았다.김해여자중학교장,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인제대교육대학원겸임교수등교직생활을했으며,경남시조문학회회장,마산문인협회회장,경남문인협회회장,오늘의시조시인회의의장등을역임했다.현재마산문인협회고문,경남문인협회고문,오늘의시조시인회의고문,한국시조시인협회자문위원.노산시조문학상운영위원장으로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들꽃
꽃씨를심다/남천/석양길/들꽃/촛불의밑동/술권하는동네/이어찌능이리오/그늘/투본강을읽다/특무상사/그또한바람이라/모두다귀하시네/종이비행기/환한봄꽃/재다가거두다가

2부노옹의나라
노옹의나라/풀꽃/운성/소리꾼/가파도/별난꽃/개펄삽화/여로/토론토를지나며/오리/파란곡절/안경/광주댁/공룡시장

3부상소문을쓰는바다
면벽/혀/상소문을쓰는바다/새우/그날/오월/다시보고싶다/장벽/절규/낙화/수레바퀴/황혼근처/봉암갯벌/적막강산

4부못다쓴편지
못다쓴편지/붉은이름/가을한때/당항포/푸른생각날을쥐고/맑음과흐림/도깨비바늘꽃/서생산성/야자수그늘아래/에이란쿠르디/주산지/고불매/마지막외출/공원의침묵/예이류공원

5부낙화의시간
낙화의시간/거님길/타이완/엄마의성/바람이시린날은/해피바이러스/영실/어쩌면숙명/착륙/고려동/솔제니친/낭만포차/짜오프라야강/맥박이뛰는아침

해설_장경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