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있었으면 (서상만 시집 | 양장본 Hardcover)

그런 날 있었으면 (서상만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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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시 쓰는 꿈의 반추
인간 삶의 질곡을 기억이라는 공간시학을 통해서 생명력 넘치는 새로운 공간으로 유도하는 일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덕목이자 목표가 아닐까. 서상만 시인은 살아있는 동안 삶의 저변에서 감내했던 온갖 성취와 좌절이 무엇으로 보상받고 또 무시되고 있는가라는 명암을 가장 편안하게 진술함으로써 특히 급격한 노인시대의 존재론적 시, 공간의 깊이 탐구, 적막과 고요의 감각 재현, 고독과 죽음의식의 극복을 통한 성찰을 서정시의 형식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그것은 늙음과 고통의 생존으로부터 건강하게 창조적으로 정신을 치유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정할 수 없는 난삽한 현대시의 흐름 속에서 그래도 서정의 본원적 미학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서상만 시인 나름대로의 간절한 소망에서다.
시집 『그런 날 있었으면』에서 주도적 제재는 역시 우리들 보편적 삶에 이웃하는 것들에서 출발해 가장 간절하고 허무했던 음력을 서정적 목소리로 노래했다. 너무 초탈한 변주를 따라가지 않고 가장 편안하고 진솔한 성찰을 전체 시의 토대로 삼았다. 시를 대하는 이러한 시인의 마음가짐은 아래와 같은 고백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나의 첫 시집 『시간의 사금파리』에서 시집 『그런 날 있었으면』까지 자유시집 12권, 시선집 1권, 동시집 3권을 내면서 지난날 버릴 수 없었던 시의 도정과 고독한 꿈을 다시 반추하며 언젠가 적멸에 들 때까진 그래도 내 영혼을 누일 수 있는 곳은 오직 시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오늘날 삶의 대부분이 무릇 경제적 종속 관계로 타락해 버려 시인과 시의 존재까지도 어쩌면 물질화된 소모품으로 전락해 가고 있는 슬픔을 봐오면서도 나는 그런 가난하고 버림받은 시에 운명을 걸고 오늘도 밤을 지새운다. 새벽 빗소리와 바람 소리와 밤하늘 별들의 반짝거림과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세상의 모든 비밀을 품에 안고 다독이는 연금술사로서 언젠가 닥칠 필연의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시인의 산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