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마음을 비우고 비워야만 온다는 / 기쁨이 슬픈 기억 전부를 밀쳐내”고 “살아서, 또는 살아야 하는 / 이유의 전부인” “그날을 위해”라고 쓴 ‘시인의 말’은 힘겹게 버티고 있는 삶의 추동력이 무엇인지를 짐작게 한다. 그의 시편들을 읽으면 이율배반의 인식적 세계와 만나게 된다. ‘나’와 ‘너’로 분리된 시적 자아가 또 다른 세계와 불화를 겪고 한계를 노출함으로써 소통의 부재를 실감하는 것이다. 그 결과 시적 주체는 합일에 대한 열망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세계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타자에게도 가닿지 못한 채 스스로를 고립으로 이끈다. 그 외로움의 실체를 찾아 떠나는 시인은 바다라는 원융의 세계 안에서 마침내 구도적 완성에 이르게 된다. 김종영 시인의 시는 분리되고 고립된 존재가 마침내 ‘해변이 둥근 이유’를 찾아가는 여로를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모난 현실’을 견딜 수 있는 힘은 화합과 융화의 ‘둥긂’에 있음을 역설하는 원융무애圓融無碍의 세계관이 이 시조집을 관류하는 김종영 시조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해변이 둥근 이유 (김종영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