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언양은 영남알프스의 준수한 고봉들이 서쪽으로 도열하고, 원효, 포은, 겸재 등 선현들의 생생한 자취가 서린 북구남작의 고읍이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라는 두 선사의 유적에다 일단의 공룡들이 노닐다 제 둔중한 발자국들을 찍어두고 계곡을 따라 내려간 곳, 때마침 현대 문명의 거대한 아나콘다, KTX가 바람처럼 달려와 산굽이를 돌아 사라져간다. 선사와 역사와 현재를 두루 아우르는 향토 시인 임석, 그의 시편들은 이 정겨운 고장에서 날마다 꽃피운 시간의 증언들이다. 가을이면 그리운 가슴 가슴에 편지 쓰는 구절초, 텅 빈 하늘에 빙빙 원을 그리는 솔개, 반구대 산자락에 막 붓을 꺼내는 으악새가 거기 있다. 그뿐이랴, 외딴 초막에 유배된 한 선비, 바위벽 문양 앞에 뒷짐 진 갈문왕, 줄무늬 호피 입고 막 움집에서 나와 고래잡이 떠나는 원시인도 거기 있다.
언양별곡 (임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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